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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상에서 찾는 사랑 그 자체로 충만한 사랑 <러브리스>

모모 큐레이터'S PICK 2019. 4.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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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큐레이터'S PICK] <러브리스>


영화 <러브리스>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



전 세계 영화제가 사랑하는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안긴체프, 2003년 장편영화 데뷔작 <리턴>으로 베니스를 석권하며 국내에 개봉되기까지 했다. 이후 2편은 국내에 개봉되지 않았고 2014년작 <리바이어던>으로 다시금 소개되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진정한 거장으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그리고 2017년 <러브리스>로 다시금 거장의 면모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엔 2년 만에 소개되었다. 


안드레이 즈비안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 소식은 일찌감치 들어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정식으로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통에 보지 못할 줄 알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차 <러브리스> 개봉 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말할 수 있겠다. 국내 예술영화 시장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반증이랄까. 


가깝지만 먼 나라 러시아의 영화를 접하기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 할리우드의 유수 영화들이야 러시아와 우리나라가 공유하겠지만 왠만한 러시아 영화들을 우리나라가 공유하긴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건 반대도 마찬가지일 듯. 와중에 예술영화라는 카테고리 안에 다양한 외국 영화들이 소개될 수 있다는 건, 영화가 갖는 상업적 속성의 아이러니다. 


이혼 진행 중 부부와 가출한 아이


부부의 이혼과 아이의 가출. 영화 <러브리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영화는 눈 쌓인 삭막한 숲 속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풍요롭고 평화로운 숲 속이 아니다. 이어 역시 삭막해 보이는 학교의 전경에서, 수업이 끝나고 쏟아져 나오는 학생 중에 12살 남자아이 알로샤의 모습이 보인다. 소년은 숲 속을 지나 집으로 간다. 집에는 엄마 제냐가 있다. 그녀는 알로샤가 진절머리 나는 것 같다. 안 그래도 남편 보리스와 이혼을 진행 중이다. 


제냐와 보리스는 만날 때마다 싸운다. 서로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특히 제냐는 보리스를 사랑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아이를 갖고 결혼하여 13년을 지내왔다는, 그래서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알로샤는 어느 날 저녁 그 얘기를 듣고 정말에 차서 울다 잠이 든다. 자신이 아빠와 엄마의 사랑의 결실은커녕 불행의 씨앗이었다니. 다음 날 아침 알로샤는 집을 튀쳐나가다시피 한다. 학교에 간 것인지?


제냐와 보리스는 알로샤는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각자의 '사랑'을 키우는 중이다. 보리스는 이미 그 사랑과 아이까지 가진 상태이다. 이틀 후, 알로샤가 이틀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는 제냐와 보리스는 알로샤를 찾아 나선다. 곧 경찰에 신고해 조사를 시작하지만, 담당 경찰의 말마따라 제대로 된 조사와 수색을 기대할 수 없다. 


경찰은 수색구조팀에 연락해 보라고 한다. 그들은 자원봉사자 집단으로, 정부에서 하는 일이 아니기에 관료주의도 없고 24시간 무료라고 전해준다. 제냐와 보리스는 수색구조팀과 함께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알로샤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쉽지 않은 듯하다. 문제는, 제냐와 보리스가 진실로 알로샤를 찾을 마음이 있는가이다. 그들의 말과 표정과 행동을 보면 의무감으로 하는 것 같다. 찾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정된 이야기에서 보편적인 이야기로


한 가족의 한정된 이야기는, 시대의 보편적 이야기로 발전된다. 영화 <러브리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러브리스>는 별거 아닌 소재와 고급스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소재와 구조가 이원화 아닌 일원화되어 있다. '이혼을 앞두고 있는 부부, 걸림돌이라 생각하는 아들의 가출'이 곧 소재이자 구조인 것이다. '별거 아닌' 이유는 요즘 시대에 이혼과 가출이 큰 일이 아니라는 점이고, '고급스러운' 이유는 별거 아닌 소재 두 개를 투 트렉으로 사회 나아가 시대까지 조망하게 되기 때문이다. 


제목이 직설적이다. 'Loveless', 사랑이 없다는 뜻이다. 이혼을 앞둔 부부는 물론, 부부가 아들을 대하는 태도와 부부가 각각의 새로운 상대와 함께 그들의 부모를 대하는 태도에서 사랑 비슷한 것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제냐와 보리스가 각자의 새로운 '사랑'을 키우는 상대와도 결국은 어떤 결말을 겪을지 상상이 간다.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가 될 테지만, 알로샤가 집에 돌아올 것 같지도 않다. 


이혼과 가출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때 먼저 드는 생각이 씁쓸함이다. 어쩌다가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 하는 도의적 생각의 연장. 곧바로 수긍이 가면서 공허함이 대신 그 자리를 채운다. 결국은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시대적 조류와 인간적 본능의 결합 이후, 사랑을 사랑으로 채우는 불합리성의 역설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곤 제냐와 보리스로 상징되는 당사자들이 아닌 알로샤로 상징되는 '피해자'를 향한 안타까움이 남는다. 알로샤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을 태어나게 한 사람들한테 괴롭힘을 당하며 존재까지 부정당해야 하는가. 


이 감정의 흐름은, 영화를 보면서 드는 감정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분명 러시아라는 한정된 나라 안 한정된 지역의 한 부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고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을 것이다. 그건 인종과 나라와 지역과 나이를 막론하고 이 영화를 보는 누구라도 느낄 만한 감정이다. 한정에서 보편으로 이르는 흐름 또한 이 영화의 특징이다. 


사랑 그 자체로 충만한 사랑에의 희망


사랑 없는 세상에서, 사랑이란? 영화 <러브리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사랑과 행복과 희망을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이 영화에서 유일한 희망은 자원봉사자 집단 수색구조팀이다. 영화는 경찰의 입을 통해 간략하게 설명해줄 뿐, 사실상 그들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전해주지 않는다. 그건 극 중 그들이 행하는 무조건적인 자원봉사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하겠는데, 이는 곧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사랑 없는 이 시대의 해법이 아닌가 싶다. 


사랑으로 대체하는 사랑, 후회하는 사랑, 조건 있는 사랑 등 이 시대를 지탱하는 사랑의 방식은, 여러 유형이 있고 선택의 여지가 많으며 보다 개인의 삶에 나은 쪽으로 발전해가는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민주주의적이고 '좋은' 쪽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 그 자체로 충만한 사랑 말이다. 다른 무엇도, 어떤 수식어도 불필요한 사랑. 


말이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러브리스>는 그 말이 안 되는 소리를 전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집단 수색구조팀의 무료, 무조건적인 활동이라는 소재로 특이하다면 특이하게, 고급스럽다면 고급스럽게 말이다. 수시로 생각해본다. 나와 아내는 '사랑'을 하고 있는가, 그게 아니면 무엇일까. 이게 '사랑'이라는 것인가,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 지금은 사랑을 하더라도 나중엔 사랑을 하지 않게 될까. 사랑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을까. 꼭 사랑을 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그야말로 중구난방 횡설수설, 사랑을 생각할 때는 이렇게 되고 마는 것 같다. <러브리스>가 보여주는 이 시대의 사랑과 행복과 희망, 그 단면은 결코 전부라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편적으로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생각이 많아지며 눈썹을 지푸리고 있다면, 결코 단면일 뿐이라고 안심할 순 없다. 우린 사랑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게 맞다. 사랑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영화 한 편을 추천해주시길 바란다. 단, 특별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보편적 사랑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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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러브리스, 러시아 영화, 사랑, 이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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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 문화라는 신화를 한순간 전복시키기 위해, 소설 <가출>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8. 11.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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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조남주 작가의 K-픽션 023 <가출>


조남주 작가의 <가출> 표지. ⓒ아시아



저희 아시아 출판사는 태생부터 '세계인'과 함께 하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2006년 국내외 유일무이한 한영대역 문예 계간지 <계간 아시아>를 시작으로 2012년 한국문학의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대표작을 주제별로 선정하여 선보인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이하, '바이링궐'), 2014년 최근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하여 매 계절 한 편씩 선보이는 <K-픽션>, 2017년 한국 대표 시인의 자선(自選) 시집 시리즈 <K-포엣>까지. 


이중 <바이링궐>은 지난 2015년 장장 110권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다른 한영 대역 문학 시리즈들을 계속 출간하고 있습니다. <K-픽션>과 <K-포엣> 시리즈는 <계간 아시아>를 통해 먼저 부분적으로 선보인 후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나오는데, <K-픽션>은 2012년 처음 선보였습니다. 


<바이링궐>의 연장선상이라 할 만한 <K-픽션>은 단편소설 단 한 편에 해설 한 편, 그리고 작가의 말과 비평 몇 편이 실려 있는 초경량 문고판입니다. 지금은 많은 출판사들이 단편 또는 중편 소설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데, 저희는 오래전부터 해왔던 작업이죠. 더구나 모든 내용을 영어로 한 책에 선보이기도 하니, 유일무이한 파격의 일환이라고 자부합니다. 


아쉽게도 잘 팔리진 않습니다. 이 시리즈의 최대 차별점인 한영 대역이 대중들에겐 가닿지 않았을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한, 단편소설 한 편 읽는 것인데 굳이 이 책을 사지 않고 단편집을 사면 되겠지요. 반면 출판계, 특히 작가계에서는 꽤 알려진 것 같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기획이기도 하거니와, 표지에 작가 얼굴이 큼지막하게 있고 한영 대역이기에 작가들이 국내외 어디서든 일종의 명함처럼 자기소개의 대용으로 쓰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K-픽션>이 어느덧 4년이 훌쩍 지났고 23권이 나왔습니다. 이젠 완전히 자리를 잡아서 <계간 아시아>에서는 매호 'K-픽션'이라는 꼭지 하에 영어 본문과 한영 창작노트, 한영 해설을 선보이고 단행본으로는 비평을 추가해 모두 한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초판엔 계간지에서는 이 꼭지 저 꼭지로 옮겨다녔었고 단행본으로는 3~5권씩 한꺼번에 출간되어 몇몇 책들은 빛을 많이 보지 못했었죠. 


이 시리즈는 '계간 아시아'와 '아시아 출판사'가 연계된 자체 심사위원단에 의해 매 계절 최고의 작품을 선별하는지라 겹경사를 받은 적도 종종 있습니다. 6번째 작품 황정은의 <양의 미래>는 제59회 현대문학상을, 16번째 작품 김금희의 <체스의 모든 것>은 제62회 현대문학상을, 20번째 작품 권여선의 <모르는 영역>은 제19회 이효석문학상을 탔죠. 13번째 작품 장강명의 <알바생 자르기>와 18번째 작품 최은영의 <그 여름>은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K-픽션> 시리즈 작품들이 해당 작가의 대표 소설집의 대표작으로 올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같은 제목의 저희 책이 없었다면 표제작이 되었을 것입니다. 장황하게 <K-픽션>의 내막을 들여다보며 본의 아니게 자사 홍보를 하게 되었지만, 한국문학번역원 이하 한국의 문학계 전체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을 소규모로나마 대신하고 있다는 자부심의 발로입니다. 


이번 2018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K-픽션> 23번째 작품은 조남주 작가의 <가출>입니다. <82년생 김지영> 등으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소설가이자 가장 첨예하고 현시류적인 주제의식을 갖고 있는 작가 조남주의 단편소설이죠. 그의 소설은 현재를 비추는 논하는 가장 적절한 콘텐츠일 것입니다. 


사실 너무나도 잘 나가고 너무나도 바쁠 게 분명할 조남주 작가께 청탁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내심 떨렸죠. 하지만 작가님은 너무나 기뻐하셨고 너무나 흔쾌히 허락하셨으며 너무나 칼같이 마감을 지켜주셨습니다. 편집부는 너무나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죠. 현재 가장 잘 나가는, 그래서 너무나 바쁠 인기 작가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진행이었습니다. 흔히 생각하기 쉬운, 인기인의 권위를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생각하기 쉬운 '권위의 부재'는 <가출>의 내용과 주제로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새삼스레 '언행일치'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더군요. 


"아버지가 가출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 창작노트에서 밝혔듯 조남주 작가가 아버지를 여읜 지 정확히 한 달만인 2010년 11월 2일 밤에 시작했다는 이 소설, 그녀가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썼던 소설이지만 대중에게 공표된 <창작과비평> 2018년 봄호는 소설을 시작한 지 자그만치 8년이 지난 때입니다. 이 소품 뒤에 여러 소소한 '작가'적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었네요. 그렇지만 이 느슨하게 완곡하면서도 굉장히 직설적인 소품 뒤엔 확연히 보이는 소소하지만은 않은 '소설'적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소설적 이야기들이 이 소설 자체에겐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릅니다. 바로 위에서 말했던 대로 굉장히 직설적이기 때문이죠. 여전한 가부장 문화에서의 갑작스런 가부장의 부재, 그야말로 믿도 끝도 없는 설정입니다. 생각할 겨를도 행동할 겨를도 없는데, 작가는 이 신화를 전복시키기 위해선 '서서히'가 아닌 '한순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 소설은 "아버지 없이도 남은 가족들은 잘 살고 있다"로 끝을 맺습니다. 그 사이 큰오빠, 작은오빠, 그리고 막내딸인 나는 당연히 아버지를 찾으려 사사로운 행동을 개시하지만 곧 가족들이 예전보다 자주 엄마만 있는 집에 들르는 걸로 귀결됩니다. 아버지의 부재가 가족들로 하여금 보다 긍정적인 화목의 길을 가게 해준 것으로 보이는 것이죠. 그런 한편 아버지를 찾으려는 행동의 주체가 아들이 아닌 딸이라는 점과 아버지의 부재 후 알아차린 엄마의 '정확한 발음' 등의 모습에서, 가족의 중심이자 주체가 남성 아닌 여성이라는 인식 또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가는 인식의 변화가 보입니다. 


엄밀히 말해, 개인적으로 또 편집자의 안목으로 이 소설이 누구나 인정할 만한 훌륭한 문학적 성취를 이룩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 '훌륭한 문학적 성취'라는 게 다분히 문학적 권위에 기댄 고전적 의미의 그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단편소설 분량, 탄탄한 기승전결, 인간 삶의 한순간을 현미경 보듯 집어내되 그 자체로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 말이지요. 


반면, <가출>은 이 모든 조건들에 상관하지 않고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듯 본인만의 길을 갑니다. 소설의 길이자 작가의 길. 치명적인 소재 한 가지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려내는 것이죠. 현시대를 지탱하는 가부장제 문화, 가부장제 문화를 지탱하는 가부장, 그런 가부장의 출가 아닌 가출로 인한 부재라는 소재는, 사실 아버지와 가족을 향한 게 아닌 이 시대의 문제적 문제를 향한 날카롭고 뾰족한 날입니다. 아버지는 사라진 게 아니 죽은 것과 다름없고,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은 깨진 것과 다름없습니다. 


가출 Run Away - 10점
조남주 지음, 전미세리 옮김/도서출판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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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K-픽션, 가부장제, 가족, 가출, 조남주, 한영대역
  • BlogIcon 여강여호
    2018.11.28 17:12 신고

    마지막 구절이 꽤 도발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지배적인 남성 중심의 가부장 문화에 일침을 가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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