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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 인물 캐서린의 체제 전복 <레이디 맥베스> [리뷰] 온몸을 뒤덮는 베일을 쓴 한 소녀, 불안한 눈빛으로 두리번 거린다. 보이진 않지만 옆에는 남편될 사람인 듯하고, 뒤에는 늙은 남자와 흑인 여자가 서 있다. 결혼식이다. 뭔가가 빠져 있는 결혼식. 곧이어 첫날밤, 모습을 드러낸 남편은 소녀 캐서린(플로렌스 퓨 분)에게 벗으라고 명령하고는 혼자 침대로 들어가 몸을 돌려버린다. 이해할 수 없는 첫날밤. 일반적인 결혼식과 첫날밤의 모습이 아니다. 19세기 영국, 알고 보니 캐서린은 탄광을 소유한 명가에 팔려온 이였다. 남편은 원하지 않았고 남편이 극도로 싫어하고 증오하는 아버지가 사온 것. 일련의 이상함들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캐서린이 이 집에서 할 일은 없다. 집에서 나가지 말고 가만히 성경이나 읽고 있으면 된다. 여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면 되는 것이.. 더보기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일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 황송해 하라고? [지나간 책 다시 읽기] 조지 오웰의 사회 고발 잘 알려진 소설가 조지 오웰은 영국인으로 식민지 인도 태생이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와 누이를 따라 영국으로 돌아왔고, 공부를 잘해서 명문 이튼 스쿨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이때부터 외려 성적이 떨어졌다고 한다. 19살이 되던 해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인도 제국경찰에 들어가 버마(미얀마)에 부임한다. 굉장히 안정된 직업이었지만, 그는 견디지 못했다. 식민지 경찰로써 제국주의의 온갖 추악한 면모와 모순을 겪게 된 것이다. 그 한계를 절감하고 오웰은 이후로 그 누구보다도 이를 통렬히 비판한다. 결국 6년 뒤 경찰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 수업을 쌓는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부랑자와 접시닦이 등의 밑.. 더보기
달리는 열차 안에서 격렬하게 돌진하는 인간들의 이야기 [서평] 프랑스 만화 '창세기' 6~8장을 보면,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나온다. 최초의 인류가 타락한 생활에 빠져 있어 하느님이 대홍수로 심판하려 한다. 홀로 타락하지 않고 바른 생활을 하던 노아는 하느님의 계시를 받고 홍수가 올 것을 미리 알게 된다. 그는 120년에 걸쳐 길이는 약 135m, 폭은 약 23m 높이 약 14m의 삼층 구조 배를 만든다. 8명의 가족과 여러 쌍의 동물들을 데리고 방주에 탑승한다. 대홍수는 40일(또는 150일)동안 계속되어, 노아의 방주에 탄 이들을 제외한 모든 생물이 전멸한다.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재앙을 피할 길은 오로지 노아의 방주 뿐인 상태이다. 언제 끝날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극한의 두려움 속에서 노아의 가족은 어떤 생활을 할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종교적 상..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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