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래된 리뷰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사랑의 위대함 <브로크백 마운틴> [오래된 리뷰] 약관 20세의 두 청년 잭(제이크 질렌할 분)과 에니스(히스 레져 분), 함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를 몬다. 광활한 대지에 두 사람뿐이라 어색하다. 그것도 잠시, 어느새 친해져 브로맨스를 선보이는 두 사람. 어느 날 잭은 밖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자는 에니스에게 텐트에 들어 오라고 한다. 새벽녘 그들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없었던 일로 하자는 에니스, 받아들이는 잭. 그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자신은 게이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미 그들의 친밀감은 전에 없이 높아져 있었다. 갑작스레 철수하게 되는 그들,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그들은 주체할 수 없는 혼란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들은 헤어진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더보기
대상이 잘못된 아메리칸 나이트메어 <아메리칸 히스토리 X> [오래된 리뷰] 남 캘리포니아의 스킨헤드 데릭(에드워드 노튼 분)은 자동차를 훔치러 온 흑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그러곤 신음하는 그들을 무참히 살해한다. 그와 함께 있던 여자친구와 남동생 대니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충격적으로 시작된 영화 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유럽 난민 사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지 한참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수용할 것인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 논란도 엄청 나고 결정도 쉽지 않다. 안 그래도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시점에, 불황에 허덕이는 자국민들은 그 분노를 이주민에게 돌리기 쉽다. 그 어느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오랫동안 보다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오는 모든 .. 더보기
시간이 흘러 비로소 알게 된 사랑,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랑 <중경삼림> [오래된 리뷰] 왕가위 감독의 왕가위 감독을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르게 한 영화 중 하나인 . 제목을 이야기하지 않고 영화를 이야기하기 힘들다. 중경삼림을 영어로 바꾸면 'Chungking Express'이다. 홍콩에 가면 Chungking Mansion(重慶大廈: 중경대하)이 있다고 하는데, 처음 지어질 당시에는 고급 아파트였던 것이 현대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는 소란스럽고 낡은 건물이 되었다고 한다. 왕가위 감독은 그곳을 중심으로 을 찍었다. 또 하나, Express는 영화에서 주된 장소로 등장하는 패스트푸드점의 이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머무르지 않고 떠나곤 하는 곳이다. '급행의' '신속한' '속달'의 의미를 지닌 Express와 일맥상통한다. 영화에서는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이 찾아.. 더보기
'영생'이라는 아름다운 지옥, 택할 것인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오래된 리뷰] 아무런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영원한 삶을 얻을 것인가. 너무 극과 극에 있지 않은가. 누구라도 영원한 삶을 선택할 것 같다. 나 또한 그럴 것 같다. 광활한 중국 대륙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도 그랬고, 중세의 연금술사들도 그랬다. 많은 종교 또한 그러하다. 그래서 인간은 죽음 못지않게 영원한 삶에 대해 수많은 콘텐츠들을 양산해냈다. 그 중 하나가 '뱀파이어'다. 그들은 햇빛에 노출되지 않거나 동족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는 이상, 영원한 삶을 보장받는다. (그들의 신체 능력은 발군을 자랑하기에 동족이 아니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뱀파이어가 된 당시보다 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유지하기에, 경우에 따라 영원한 '젊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정녕 뱀파이어.. 더보기
깨끗하지 접시에 놓은 싱싱한 회와 같은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오래된 리뷰] 2000년대 초반, 영화 를 필두로 일명 '조폭 영화'가 범람한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법, 그만큼 인기도 많이 끌어서 나오는 족족 흥행에 성공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 영화의 파이가 커진 게 그쯤이 아닌가 싶다. 개중엔 조폭을 미화한 경우가 많았는데, 사회적 반향이 작지 않았다. 그만큼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었다. 즉, 필수적이리만치 리얼리즘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1990년대에 훨씬 날 것의 조폭 영화가 있었다. 다. 물론 대형 스타들이 즐비했기에 완전한 날 것을 연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회는 좋아하지만, 날 것의 영화는 좋아하기 쉽지 않다. 날 것은 생활에서 접할 수 있겠지만, 영화에서까지 접할 필요가 있겠는가. 영화는 영화다워야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지질한 상류층 인간의 정신이상 일지 <아메리칸 사이코> [오래된 리뷰] 하얀 바탕으로 진한 빨간 색의 피가 흐른다. 하얀 바탕은 곧 접시가 되고 피는 곧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의 핏물이 된다. 그곳은 상류층이 즐비한 레스토랑이다. 종업원인지 셰프인지 손님들에게 요리를 내주며 코스를 설명한다. 상류층으로 보이는 손님들은 경청한다. 나만 그렇게 보이는가? 그들의 행세가 매우 지질해 보인다. 그들의 학력은 매우 높을 테고 매우 잘 살고 있으며 또 사회적 지위와 명망도 높을 테지만. 세상에서 가장 지질한 상류층 인간 영화 는 이처럼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된다. 피와 핏물의 동질성, 상류층의 지질함. 그리고 그걸 보는 제3자의 시선까지.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만(크리스찬 베일 분) 또한 이 상류층의 일원이다. 그는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월스트리트 중심가 금융사 P&P의 .. 더보기
자신도 모르게 고독에서 나와 소통을 원하다 <김씨 표류기> [오래된 리뷰] 한강 다리에서 떨어져 내려 자살하려는 한 남자 김씨가 있다. 뛰어 내린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대신 밤섬에 표류 된다. 죽었다 살아난 김씨는 이곳을 떠나 살던 곳으로 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 섬에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들락거리지 않는다. 즉,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는 눈앞에 고층 빌딩이 보이는 이곳에서 꼼짝 없이 살아야 한다. 영화 는 얼핏 를 생각나게 한다. 설정 상 어쩔 수 없이 그럴 진대, 실상은 완전히 다른 영화이다. 가 생존과 인생, 방황과 고독에 관한 이야기라면 는 행복과 아픔, 관계와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자가 공감을 일으킨다면, 후자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진다. 버림받은 존재, 고독으로 다시 태어나다 먼저 김씨가 자살하려 했던 이유를 보자. 그는 뭘 해도.. 더보기
사랑으로 귀결되는 평등과 자유에의 투쟁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오래된 리뷰] 오랫동안 풀지 않았던 숙제를 푼 기분이다. 오랜 숙원을 푼 기분이다. 영화 를 본 후 느낀 기분이다. 영화를 즐겨 보는 만큼, 추천도 받고 추천도 많이 해준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를 추천 받아 볼 때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맛 본 것 같다. 추천해준 이가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좋은 영화 한 편에는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께 영화 추천을 받는 경우가 드문데, 두 분께 받은 두 편의 영화가 생각 난다. 중학교 2학년 때 큰이모부께서 추천해주셨던 영화, . 이 영화 덕분에 톰 행크스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후 그의 영화를 챙겨봤었다. 그리고 는 그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남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리고 15년 이후 첫 회사의 사장님께서 추천..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