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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운명의 피해자들이 운명의 피해지 갤버스턴으로... <갤버스턴> [리뷰] 세기말에 프랑스에서 영화배우로 데뷔하여 조연으로 차근차근 입지를 쌓고 주연으로 발돋움 후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 것도 모자라 메이저 영화 주연을 꿰찬 배우. 데뷔한 지 10여 년 후에는 감독으로도 데뷔하여 단편 필모를 쌓은 후 다큐멘터리와 장편까지 섭렵한 감독. 물론 각본도 직접 쓴다. 그런가 하면 가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멜라니 로랑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녀는 올해는 활동 소식이 없지만 작년까지 매해 숨막히는 활동을 해왔다. 그 최신작 중 하나가 우리를 찾아왔다. 유명 미드 시리즈와 영화 각본을 썼던 닉 피졸라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벤 포스터와 엘르 패닝이 함께 한 이다. 멜라니 로랑이 감독으로 참여했다. 잔잔하지도 파괴적이지도 않은 애매함과 잔잔하기도 하고 파괴적이기도 한 풍성함 사.. 더보기
세상은 생각보다 '덜' 무섭고 '덜' 폭력적이며 가망없지 않다 <팩트풀니스> [서평] '확증편향'이라는 개념이 있다. 자신의 선입관 또는 선입견을 확증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 및 탐색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이 개념은 인류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을 오류에 빠뜨렸지만, 소셜미디어가 삶을 지배하다시피 하게 된 지금 더욱 증가하였고 집단화 되었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만 소위 '친구'를 맺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는 아예 상종을 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에 과도히 치중하면 '진실'을 놓치기 십상이다. 내 생각과 다른 곳 또는 편에 진실이 있다 해도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진실이 필요없고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되어가고 .. 더보기
'아빠 찾기'의 외형을 갖춘 성장 이야기 <보희와 녹양> [리뷰] 소심하고 예민한 소년 보희와 대범하고 씩씩한 소녀 녹양은 중학생 1학년 동갑내기 베프다. 그들은 같은 산부인과에서 한날한시에 태어나기도 했는데, 보희는 아빠 없고 녹양은 엄마 없이 자랐다. 두 분 다 그들이 어렸을 때 돌아가신 걸로 안다. 한데 보희가 엄마한테 남친이 생긴 듯한 모습을 보고는 아빠가 죽은 게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곤 녹양과 함께 아빠를 찾아나선다. 녹양은 그 여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보희의 생물학적 아빠를 찾는 도중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보희 사촌 누나와 그녀의 남자친구, 아빠의 친구와 지인들, 그리고 보희와 녹양을 놀려대는 학교 급우들도 있다. 특히 친해지는 이가 있으니 보희 사촌 누나의 남자친구 성욱이다. 그는 주말에만 바텐더로 일하니 만큼 평일에 .. 더보기
이자벨 위페르만 홀로 둥둥 떠다닐 뿐... 어중간하기 짝이 없다 <마담 싸이코> [리뷰] 감독과 배우들 면면, 그리고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제목만 보면 매우 저렴한 스릴러일 것 같은 가 의외로 그러한데, 감독은 닐 조단이고 주연배우는 이자벨 위페르와 클로이 모레츠이다. 이 정도면 시놉시스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아래에 보다 조금 자세한 줄거리를 소개하기로 하고 3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먼저 닐 조단 감독, 우리에겐 로 유명하다. 자그마치 25년 전 영화인데,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인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캐스팅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닐 조단은 90년대 각본과 연출을 두루 섭렵한 최고의 감독 중 하나였다. 으로 오스카 각본상을 시작으로 런던 뉴욕 LA 시카고 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고, 로는 베니스 최고상인 황금사.. 더보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하고자 하기 전에, 위기를 들여다보자 [서평]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1998년 퓰리처상 수상작 로 유명한 세계적인 석학이자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지식인으로 우뚝 선 '지리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그의 인생에도 큰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1950년대 후반 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려던 과정에서 실패를 맛보고 과학자로 계속 살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학자의 길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아버지와의 진심 어린 대화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1980년의 연구 방향 전환과 2000년의 이혼이라는 큰 위기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예컨대 이런 류의 개인 위기라는 렌즈를 통해 국가 위기를 보는 게 유익하다고 말한다. 국가와 개인이 엄연히 다르다는 걸 아주 잘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역사학자에게는.. 더보기
'특별'한 마녀이자 '평범'한 소녀의 성장과 좌절 <마녀 배달부 키키> [리뷰] '마녀'가 되기 위해선 13살에 고향 마을을 떠나 1년간 다른 곳에서 정착해 수행해야 한다. 13살 견습마녀 키키는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아직 제대로 타지도 못하는 빗자루를 타고 길을 나선다. 바다를 낀 거대한 마을에 도착한 키키와 지지, 하지만 환영받지 못한다. 풀이 죽어 길을 돌아다니다가 빵집의 오소노 아줌마를 도와주게 되고, 이내 오소노의 도움으로 머물 곳을 마련한다. 빵집에서 머물며 빵집 일도 도와주고 날아다니는 능력을 이용해 배달부 일도 한다. 성심성의껏 고객들을 응대하며 마녀로서의 수행도 하고 마을에도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키키에게는 이 거대한 마을에 도착했을 때부터 계속되어온 못마땅함이 자리잡고 있다. 시골 고향 마을에서 출발하면서 돈 몇 푼에 무채색 칙칙한 옷 한 벌 정도만.. 더보기
원작과 같은 듯 또 다른, 충분하고 충분한 영화 <알라딘> [리뷰] 지난 2014년 로 '디즈니 실사영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1년에 한 편 이상씩 선보였는데, 까지 이어졌다. 과 의 기록적 흥행으로 힘을 받아 2018년, 2019년 2편 이상을 선보일 계획을 세웠지만 2018년에는 망했고 2019년 첫 주자 도 맥을 못추렸다. 하지만 '필살기'가 있었으니 2019년 7월 개봉 으로, 의 존 파브로 감독이 또 한 번의 역대급 대박을 준비하고 있다. 그 바로 전 6월에는 이 개봉했는데, 의 개봉 전 이벤트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감독은 가이 리치로, 20여 년 전 로 데뷔와 동시에 할리우드 최고 기대주가 되면서 10살 연상 마돈나와 결혼까지 했지만 곧바로 추락한 이력이 있다. 2010년대에 들어 시리즈로 재.. 더보기
한국 고유의 서정시 시조를 한영대역으로 선보이다 <시조, 서정시로 새기다> [편집자가 독자에게] 지금은 문학 편집자로 밥 벌어 먹으며 일하고 있지만, 학창 시절엔 국어 시간이 가장 싫었다. 국어 실력이 형편 없기도 했었는데, 국어를 못해서 국어 시간이 싫었던 건지 국어 시간이 싫어서 국어를 못했던 건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전자이지 않을까 싶다. 왜 국어를 못했을까. 고3 중요한 때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소설 책을 보다가 걸려 선생님께 압수당하기까지 할 정도로 글을 읽는 건 좋아했는데 말이다. 글을 읽으며 감상하고 나름의 정답 없는 해석을 생각하며 즐기는 대신, 글을 읽고 정해진 해석에 맞춰 정답을 찾는 게 맞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고 끼워맞추기 식으로 생각해본다. 문학 작품을 접하고는 '아, 좋다!'가 아닌 '저자의 의도가 뭘까? 이 작품에 숨겨진 주제와 소재는?'을 생각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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