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영화]



<친구 2>

2013년 11월 14일 개봉, 곽경택 감독, 유오성·김우빈·주진모 주연, 느와르


2001년에 개봉해 전국 820만 명을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친구>가 다시 돌아왔다. 마초 영화의 1인자 곽경택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 친구들 4명 중에 '준석이'(유오성 분)만이 돌아왔다. '동수'(장동건 분)은 준석이에게 죽었으니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지 못했다. 


이야기는 동수가 죽은 지 17년 후의 이야기라고 한다. 즉, 준석이가 동수를 죽이게 된 죄로 17년 간 감옥에서 복역한 후 돌아온 것이다. 한편 그의 아들로 '철주'(주진모 분)는 아버지가 복역하게 된 후 흐터졌던 조직을 다시 결합시키기 위해, 감옥 안에서 만난 준석을 아버지처럼 따르는 '성훈'(김우빈 분)을 오른팔로 둔다. 사실 성훈은 죽은 동수의 숨겨진 아들이었다나 뭐라나.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자란 성훈. 자기 아버지의 절친이자 자기 아버지를 죽인 준석을 아버지처럼 따른 것이다. 어느 날 성훈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는 철주. 과연 어떻게 될까? 눈물과 우정과 배신과 딜레마 등이 뒤엉켜 난무할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 재개봉되는 영화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나 1990년대, 2000년 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영화들을 다시 재개봉하여 적은 돈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관객들은 이에 부응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12년 만에 돌아온 <친구 2>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솔직히 그 저의를 잘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할 것이고, 곽경택 감독의 슬럼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년 사이에 조폭 영화도 많이 바뀐 것이다. 얼마 전 <신세계>처럼, 단순히 배신과 욕망이 점철된 스토리가 아닌 그보다 더욱 지독한 딜레마가 가미되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스토리 상으로 보았을 때 <친구 2>에도 딜레마가 나온다. 바로 성훈의 딜레마이다.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아버지처럼 따른다. 그런데 너무 식상하다는 점이 흠이다. 





<더 파이브>

2013년 11월 14일 개봉, 정연식 감독, 김선아·마동석·신정근 주연, 스릴러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웹툰 원작 영화가 다시 돌아왔다. 다만 원작의 파워도 영화의 파워도 많이 밀리는 듯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같은 날 개봉하는 <친구 2>에게 밀리는 감은 보이지 않는다. 

<친구 2>가 워낙에 기대가 되지 않는 작품이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친구 2>와 개봉관 수와 러닝타임까지 비슷하다고 한다. 거기에 <친구 2>는 롯데엔터테인먼트, <더 파이브>는 CJ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한다. 국내 영화 배급사 빅2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친구 2>나 <더 파이브>나 결국에는 저번 주에 개봉한 <토르: 다크 월드>에 밀릴 것으로 예상해본다. <더 파이브>는 홍보가 많이 되지는 않은 듯한 느낌이다. 배급사가 돈이 없어서 그러진 않은 것 같고, 그냥 영화 자체가 계절에 안 맞는 것인가? 감독이 특이하다. 원작 웹툰의 작가가 영화의 감독을 맡았다. 아무래도 웹툰을 그리며 영화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 


스토리는 인기 웹툰이 원작인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최악의 연쇄 살인마가 나오고, 그에 의해 행복이 송두리째 찢겨나간 한 여인이 나온다. 그 여인이 핏빛 복수를 시도한다. 그리고 꼭 5명이 모여야만 복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어져갈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들에는 기대가 간다. 김선아, 마동석, 신정근, 온주완 등. 개성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모였다. 단순히 네임벨류로 캐스팅하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고 믿음이 간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친구 2>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왠지 모르게 2등 싸움이 될 것 같은 슬픔 예감이 드는 <친구 2>와 <더 파이브>의 대결. 나름 흥미진진하다. 개인적으로 <더 파이브>에게 손을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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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서]




<병자호란 1, 2>-역사평설

2013년 10월, 각각 396쪽, 각각 15900원, 한명기 지음, 푸른역사 펴냄 


역사 전문 출판사 '푸른역사'에서 어김없이 역사 대작을 펴냈다. 저자 한명기 교수는 일전에 광해에 대한 영화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때, 10여년 전의 책인 <광해군>(역사비평사)이 재조명된 적이 있다. 주류에 편입하지 않는 독특한 해석이 특기인듯. 그러나 그 논리와 자료가 굉장히 탄탄하다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저자의 본래 특기인 동아시아사를 살려, 병자호란을 국제전쟁으로 재조명하는 책을 냈다. 

최소 3개국이 참여한 임진왜란의 경우, 국제전쟁이라는 인식이 재조명을 통해 널리 퍼져있다. 반면, 조선을 뒤흔든 2대 전쟁 중 하나인 병자호란의 경우는, 전혀 그런 인식이 퍼져 있지 않다. 사실 들어본 적도 생각해 본적도 없는 것이다. 단순히 청나라와 조선의 싸움이었을 텐데 말이다. 


이에 저자는 병자호란을 현재로 환치해보아야 하며, 엄연히 국제전쟁적 성격이 띠고 있다고 말한다. 즉, 작금의 한국이 G2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명분과 실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 병자호란 당시 명과 청 사이에서 저울질했던 것과 같다는 이치이다. 이런 식의 현실과 과거의 병치가 아니라면, 지금에 와서 병자호란을 꺼낼 이유가 하등 없을 것이다. 


어릴 때의 병자호란은 임경업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리고 학생 때는 인종의 삼배구고두로 남아 있다. 지금은?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광해군의 실리 외교와 인종의 명분 외교 사이에서 오는 진한 아쉬움까지. 이 책을 보게 된다면, 그 이후 남게될 이미지는 무엇일까?



[신작 영화]



요즘 컴퓨터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인터넷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SNS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에 와서는 컴퓨터=인터넷=SNS는 필수인 것 같다. 필자도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하고 그러니까 말이다. 언제부턴가는 그렇게 확인하지 않으면, 하루라도 그러지 않으면 마치 나 혼자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디스커넥트된 느낌이랄까. 매일 같이 남들의 생활과 생각을 확인해야만 그들과 연결되고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상태를 한 번 더 꼬아서 제목을 붙였다. 우리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것이 사실은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일 게다. 왜냐? 온라인 연결에 신경쓸 사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서 멀어질 테니까. 온라인 연결에 신경을 쓰면 쓸수록, 옆에 있는 사람에게서 더욱 더 멀어질 테니까. 


영화는 크게 3개의 스토리 라인이 있다.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다. 어린 친구들 두 명이 가짜 여성 아이디로 음악에 푹 빠져 있는 학교 친구와 페이스북 채팅을 하다가 일어난 사건. 그 가짜 여성 아이디 친구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음악에 푹 빠져 있는 친구와 그의 가족들과의 관계는?


여기에 온라인 불법 성매매를 하는 아이를 꾀어내어 자신의 커리어를 높이려는 방송국 여기자. 그 여기자는 아이를 꺼내오려고 하지만, 과연 아이는 좋아할까? 아이가 죽고 나서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한 부부. 부인은 실의를 참을 수 없어 온라인 채팅을 통해 우울증을 풀어내려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닥친 온라인 피싱 사건. 과연 그들의 앞 날은? 자세한 건 리뷰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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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영화]



<토르>-다크 월드

2013년 10월 개봉, 앨런 테일러 감독, 크리스 헴스워스 주연, 액션·모험·판타지


다른 영화를 고를 수 없었다. 한국 영화 두 편 <노브레싱>, <응징자>가 같이 개봉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 영화는 수익 분배 마찰로 인해, 서울 CGV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같이 개봉한 영화들을 압도적으로 이겼고, <그래비티>나 <공범>도 제쳤다고 한다. 


솔직히 1편 <토르: 천둥의 신>은 실망을 금치 못했었다. 이건 뭐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런데 감독이 바뀐 2편은 스케일부터가 달랐다. <섹스 앤 시티>, <왕좌의 게임>, <보드워크 엠파이어> 등의 굵찍한 미드의 연출을 맡았던 '앨런 테일러' 감독이라고 한다. 다른 건 제쳐두고, <왕좌의 게임>만 봐도 그의 스타일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2편 <토르: 다크 월드>는 <왕좌의 게임> 느낌이 물씬 풍긴다고 한다. 전작에는 없던 대형 교전 장면이 보이고, 등장인물이 다양해졌다. 결정적으로 분위기가 굉장히 음울해져서 이 겨울에 잘 맞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주인공들인 '크리스 햄스워스'나 '톰 히들스턴'이 <어벤저스>로, 또 각각 <캐빈 인 더 우즈>, <미드나잇 인 파리> 등으로 좋은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인기도 수직상승했기에 기대감이 한층 부풀어 오른다. 여기에 전작에 이어 '나탈리 포트만', '앤소니 홉킨스'가 건재하다.


줄거리는 매우 간단하다. 전 우주를 위협하는 새로운 적의 출현, 위협을 느낀 토르, 한 때 적이었던 동생 로키와 위험한 동맹을 하게 되는 토르. 과연 이들의 앞날은? 옛날 만화 <드래곤 볼>을 보는 것 같다. 우주를 위협하는 거대한 적이 출현하자 동맹을 맺는 카카로트(손오공)과 베지터? 


여튼 개인적으로 1편을 보고 전혀 기대를 안 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 빠진 것 같다. 다만 그동안 긴 호흡의 미드를 주로 찍어왔던 감독이, 짧은 호흡의 영화를 어떤 식으로 찍을지? 기대반, 걱정반.



[신작 도서]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

2013년 10월, 304쪽, 18000원, 소피 카사뉴-브루케 지음, 마티 펴냄


표지부터가 굉장히 고답스럽다. 딱 봐도 중세풍이다. 출판사 서평을 보니, '책이 세상의 모든 것'이었던 중세의 책에 대한 이야기란다. 지금이야 '베껴쓰는' 행위는 남의 것을 훔치는 나쁜 짓이 되어 있지만, 중세에 '베껴쓰는' 행위는 굉장히 신성한 행위였다고 한다. 천국에 들어가기 위한 참회의 행위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쇄술이 발명되지 않았던 시대에는 오죽했으냐? 그야말로 희귀하고 고귀한 행위로, 그렇게 만들어진 책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했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종이책이 사라질 거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지 이미 10년이 넘었다. 여전히 종이책이 우위에 서 있지만(현재 전세계 책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우리나라는 2%라고 한다), 어찌될 지 장담할 수 없다. 이미 디지털 혁명은 인쇄술 혁명의 이어 '혁명'으로 까지 일컬어지고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는 전자책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책이라는 것이 내용, 즉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책이라는 촉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다가온다. 또한 책을 빌리지도 않는다. 나에겐 책이란 소장해야만 하는 가치 있는 것이다. 책 제목을 빌려 '나는 한 권의 책이었다'라고 불리고 싶다. 


이 책을 열어 보면, 휘황찬란하다. 중세를 느끼게 해주는 수많은 도판과 수서본이 담겨져 있다. 헌책을 찾는 이라면 환장할 정도라고 할까? 문득 생각난다. 책사냥꾼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그들은 어쩌면 종이책이 무너지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더욱 더 가치있는, 사라진 책들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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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책 수다]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돌베개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

2013년 10월, 268쪽, 13000원, 유시민 지음, 돌베개 펴냄


유시민과 돌베개 출판사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에 <97년 대선 게임의 법칙>부터 시작해 2002년에는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2007년 <대한민국 개조론>, 2009년 <후불제 민주주의>, 2010년 <운명이다>, 2011년 <국가란 무엇인가>. 하나같이 당대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논란에 중심에 있으면서, 그 힘을 잃지 않고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들이 다시 만나 논란에 중심에 돌직구를 날리는 책을 출간했다.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대선 직전에 벌어졌던 'NLL 포기' (허위) 폭로로 시작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대한 일련의 사건들. 사실 너무나 꼬이고 꼬여서 생각하기도 싫은 문제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생각할 수도 생각하기도 싫은 문제가 되어 버렸다. 이는 아마 국민으로하여금 여기에서 관심을 멀리하게 하기 위한 누군가의 술수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간 '유시민'이 숱한 논란 속에서 전문이 공개된 대화록에 대한 해독과 일목요연한 해설을 곁들인 책을 집필했다. 이 대화록에서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발언'의 해석에 있기 때문에, 저자는 이를 최대한 풀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회담 전후 상황과 텍스트들을 꼼꼼히 비교분석한 것은 물론이다. 


아무래도 유시민이 정치인이었을 당시 반대 입장을 취했던 사람들은 이 책을 굉장히 정치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점이 이 책과 저자가 가져가야 할 숙제이다. 이 책은 단순히 논란을 등에 업고 나온 한순간 반짝하는 책에 그치고 말 것인가? 아니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며, 하나의 텍스트가 될 것인가?



[신작 영화 수다]


<롤러코스터> ⓒCJ엔터테인먼트<톱스타> ⓒ롯데엔터테인먼트


<롤러코스터>

2013년 10월 17일, 하정우 감독, 정경호 주연, 코미디


<톱스타>

2013년 10월 24일, 박중훈 감독, 엄태웅 주연, 드라마


톱 영화배우 출신의 두 신인 감독이 공교롭게도 한 주를 두고 영화를 내놓았다.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와 박중훈 감독의 <톱스타>.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를 대표하는 하정우와 1990년대를 대표하는 박중훈. 과연 이들이 연출한 영화는 어떠할 지 기대된다. 그 기대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화면을 만들었는지, 어떤 각본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궁금한 것이다. (사실 이들의 이름을 빼고 영화 자체로만 볼 때는 거의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점) 


먼저 <롤러코스터>는 코미디라고 한다. 한류스타가 된 주인공이 일본 활동 중 여자 아이돌과 스캔들이 터져 도망치듯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믿을 수 없는 일들. 거기에 기상악화로 착륙도 할 수 없는 상황! 과연 무사히 착륙할 수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얼마 전에 열연했던 <더 테러 라이브>의 한정된 공간 모티브를 가져온 것 같다. 이번에는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 그것도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잘만 하면 본전은 뽑을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했을까? 일단, 이유없이 보고 싶어지기에 어느 정도 점수를 준다. 


다음으로 <톱스타>는 드라마라고 한다. 왠지 제목만 봐도, 감독인 박중훈의 지난날이 보이는 듯하다. 솔직히 시놉시스는 안 봐도 뻔할 것이다. 주인공은 원래 톱스타가 아니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톱스타로 오르는 기회를 얻는다. 그는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욕망에 휩싸인다. 정상에 올랐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이 폭발한다. 과연 그와 그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미래는?


뻔한 시놉시스이지만, '욕망'에 관한 드라마는 언제나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또한 진정한 톱스타였던 박중훈이라면 아무도 모르는 연예계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들게 한다. 그런데 보고 싶진 않다. 너무나 추악한 욕망을 그릴 것이 자명하기에, 보기 불편해지는 것이다.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할까?


감독으로 다시 시작하는 이들을 박수치며 응원해주고 싶다. 단지 배우로써의 인기를 등에 엎으려는 수작만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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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 셋째주부터 기존의 '내맘대로 신간 수다'가 '내맘대로 신작 수다'로 개편(?)되었습니다. 기존에서는 3권의 신간 도서를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가졌었는데요. 이번부터는 신간 도서 한 권과 신작 영화 한 편을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는 시간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책과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구요. 동반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시대의 콘텐츠 시장을 봐도 책과 영화는 절대로 서로를 원하는 관계이기도 하지요. 카테고리를 책·문학으로 할까, 영화로 할까 고민을 했는데요. 그래도 책이 우선적으로 다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문학으로 결정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신간 책 수다]


<더 기타리스트> ©어바웃어북


<더 기타리스트>-그들의 기타가 조용히 흐느낄 때

2013년 9월, 748쪽, 28000원, 정일서 지음, 어바웃어북 펴냄


1~2년 전 부활의 김태원이 한창 주가를 올릴 때, 일명 '3대 기타리스트'가 유행했었다. 그 주인공들은 넥스트의 신대철, 부활의 김태원, 백두산의 김도균. 셋 다 1980년을 호령하며 서울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세계 3대 기타리스트도 있지 않을까? 조사해보니 영국을 대표하는 3대 기타리스트가 존재한다고 한다. 1997년 9월 20일자 '매일경제'를 보니, 그 주인공들은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제프 벡이란다. 


이 세 명은 모두 <더 기타리스트>에 소개된 105명 중에 속해 있다. 챕터3 부분의 1960년대 영웅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실 필자는 기타리스트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편인데, 극소수만 알고 있다. 굳이 나열해 보자면, 위에서 말한 '에릭 클랩톤'이나 '지미 페이지'라든지 '지미 헨드릭스' 정도? 


그럼에도 이 책이 끌리는 건, 팝 역사에서 기타리스트들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걸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컬리스트가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면, 이들은 기타로 노래하는 것 뿐이다. 하등 다를 게 없다. 그들의 노래를 듣기 전에, 일단 이 책으로 기본적 정보를 얻어보시라. 자연스레 팝의 역사와 시대상들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신작 영화 수다]


<그래비티> ©워너 브라더스


<그래비티>

2013년 10월, 알폰소 쿠아론 감독, 조지 클루니·산드라 블록 주연, SF


여기서도 세계 3대라는 타이틀을 꺼내야 겠다. 아무래도 이번에 프리뷰할 영화가 SF이다 보니, 세계 3대 SF 영화가 되겠다. 그 주인공들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 이 두 영화에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듯하다. 다만 세 번째 영화는 확실하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꼽아보았다. 그 주인공은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매트릭스> 시리즈. 그런데 이 영화 <그래비티>. 지금 같은 분위기로 봐서, 세계 4대 SF 영화에 편입되는 게 아닌지?


개봉전부터 이미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였고, 개봉 후 그야말로 '빵' 터졌다. 우리나라보다 2주 일찍 개봉한 북미에서는 평단과 관객으로부 거의 만장일치 수준의 호평을 얻었고, 흥행으로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 2주만에 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7일에 개봉해 당일 성적 1위에 랭크되었다고 한다. 


예고편을 봤는데, 더더욱 보고 싶어진다. 광활한 우주에 혼자 남겨진 기분은 어떨까? 그 우주의 공허함을 완벽히 보여주는 기술력이란. 그리고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까지. 다만 영화에 비해 우리나라 포스터 타이핑 내용이 살짝 에러라는 말이 들려오기는 하던데. 그래도 조만간 보고 리뷰를 쓸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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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만화로 읽는 20세기 패션의 역사

2013년 10월, 200쪽, 14000원, 김경선 글, 이경희 그림, 부키 펴냄


<미니스커트는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까> Ⓒ부키

개인적으로 패션에는 거의 문외한이라고 자부(?)할 수 있지만, 누구나 아는 유명 브랜드는 알고 있다. 샤넬이라든지 디올, 아르마니, 프라다, 베르사체 등등. 또 이들 브랜드 이름이 디자이너 이름이기도 하다는 것까지. 아무래도 역사를 좋아하다보니, 어느새 역사적인 인물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이들에게 자연스레 관심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만화인데, 제목도 만화스럽다. 하지만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내용은 전혀 유치하지 않다. 20세기 패션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잘 설명해 놓았다. 전형적인 교양 만화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미니스커트'를 '패션'으로 바꾸면 이해하기가 훨씬 쉽지 않을까 생각된다. 역사를 보는 여러가지 시선 중에서 '패션'을 선택하였고, 그것을 중심으로 역사를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접하는 패션의 모든 것이 이 당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찾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펩 과르디올라>-또 다른 승리의 길!

2013년 9월, 560쪽, 22000원, 기옘 발라게 지음, 이주만 옮김, 한준희 감수, 한즈미디어 펴냄


<펩 과르디올라> Ⓒ한즈미디어

위의 책이 여성에게 편중되었다면, 이 책은 단연코 남성에게 편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과르디올라'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남자치고 이 이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인 스페인 프리메가리가 '바로셀로나'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감독이었다. 특히 부임 첫해인 2008-2009년 시즌에 6관왕의 전무후무한 성적을 올렸다. 또한 이후 6관왕을 올린 6개의 대회에서 최소한 1회 이상의 우승을 거머쥐기도 하였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큰 힘을 못 쓰던 '바로셀로나'가 스페인리그를 넘어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확정 짓게 되는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도중에는 '바로셀로나' 선수들이 주축이 된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2008 유로, 2010 월드컵, 2012 유로 3연패의 업적을 달성하기도 하였다. 말 그대로 '바로셀로나 신드롬', '바로셀로나 전성시대'였던 것이다. 


그런 그가 2011-2012시즌 종료 후 자진 사임을 하였다. 그리고 한 시즌을 쉰 후 이번 2013-2014시즌에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인 'FC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우승 청부사 '무리뉴' 감독처럼 가는 곳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명 감독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다산 정약용, 조선을 고발하다

2013년 9월, 404쪽, 16800원, 정약용 지음, 노만수 엮어옮김, 앨피 펴냄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앨피

작년 2012년은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이었다. 안 그래도 그에 대한 책이 수없이 나오는데, 기념년이니 오죽했겠는가? 역시나 부지기수로 쏟아졌다. 그리고 올해도 이어지는가 보다. 정약용은 500여 권에 이르는 엄청나게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그리고 그 저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그 다양함은 보통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다. 또한 어느 곳에서는 기막힌 추리의 명탐정으로, 어느 곳에서는 당쟁에 휩쓸린 힘 약한 지식인으로, 어느 곳에서는 박력있는 개혁가로 활약한다. 참으로 다방면에서 걸출했던 만능인이었던가 보다.


그런 그가 이번엔 꼬장꼬장한 욕쟁이(?) 참여작가로 활약한다. 제목부터가 살벌하지 않은가. 내용은 주로 정약용의 사회비판적 논설과 한시, 소설, 편지글들이라고 한다. 흔히들 정약용을 실학을 바탕으로 개혁과 혁명을 추구한 반골 지식인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는 조선 왕조의 유교적 기틀을 부정하지 못하였다. 어디까지나 왕도정치의 이상을 규현하려고 노력했다. 단지 그 방법론에서 당시에는 파격에 가까운 개혁적 노선을 걸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성향은 사회비판적이었을 테고, 그 생각들이 그의 방대한 저술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비록 이 책은 새로울 건 없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적어도 정약용을 한 번 더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본다. 그것도 각종 욕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정약용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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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2013년 9월, 332쪽, 14000원, 도진기 지음, 추수밭(청림출판) 펴냄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추수밭

얼마 전에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표절 시비가 붙었던 적이 있다. 4~6회 분에 해당하는 '쌍둥이 살인 사건'이 2012년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4>의 도진기 작가 '악마의 증명'을 표절했다는 논란이었다. 이 논란은 논란으로 그치고 더이상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았지만, '악마의 증명'이란 단편소설은 대중의 뇌리 속에 확실히 각인되었다. 


그리고 그 소설을 지은 도진기 작가도 부각이 되었는데, 이미 그는 유명인사(?)였다. 그는 무려 현직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는 도중에, 어린 시절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경력을 살려 2010년 추리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매년마다 꾸준히 추리소설을 내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법률가와 소설가의 특징을 잘 살린 책을 한 편 내놓았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전혀 상상할 수 없고, 부제로 봤을 때 재판에 관련된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라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피고인을 천국으로 보내려하는 소크라테스 변호사와 지옥으로 보내려는 욱 검사(?), 그리고 재판장 염라대왕이 등장하고 여러 콘텐츠들의 캐릭터들과 그들이 맞이한 법에 관련한 상황들이 나온다. 


저자는 이런 상황들을 상상력으로 재밌게 풀어냄과 동시에 법률적 정확성을 지키고 있다. 그렇게 이 책에 실린 법의 원리는 22가지에 달한다. 법의 원리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 재미있고 잘 읽히는 수십편의 법정 드라마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가장 오래된 교양>-3천년 인문학의 보고, 성서를 읽는다

2013년 9월, 552쪽, 22000원, 크리스틴 스웬슨 지음, 김동혁 옮김, 사월의책 펴냄


<가장 오래된 교양> ⓒ사월의책

인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성서'임은 너무나 유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단지 기독교인들이 믿는 하느님의 말씀이 적혀 있는 책일 뿐이다. 다른 의미로 성인(聖人)이 저술한 책이라는 뜻이 있듯이, 인류 보편적으로 애용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성서는 정확히 어떤 책일까. 단지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듯 하느님의 말씀일까. 아니면 유대인들의 역사를 다룬 책일까. 아니면 이 둘을 묶어놓은 책일까. 사실 이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성서에는 수많은 지식과 지혜가 들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현대에서도 논란을 일으킬 만큼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고, 또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교양>은 이런 성서를 '인문학의 보고'라 칭한다. 모순투성이로 수많은 논쟁거리를 선사하지만, 그만큼 수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한 사람에 의해서 쓰인 것이 아닌 수 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쓰였기 때문에, 도서관과도 같은 지식이 쌓여 있다. 이 책을 통해 성서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큰 재미일 듯. 



<에덴 추적자들>-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지식인들의 발칙한 에덴 탐험기

2013년 9월, 416쪽, 22000원, 브룩 윌렌스키 랜포드 지음, 김소정 옮김, 푸른지식 펴냄


<에덴 추적자들> ⓒ푸른지식

'에덴'이라 함은 기독교 구약 성경에 나오는 지상 낙원이다. 인류의 시조인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명령을 거역하여 추방당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과연 에덴은 실제로 존재했는가? 왠지 과학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에덴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에덴 추적자들>는 그 14명의 추적자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신학자, 대학교수, 의사 , 건축가, 과학자, 고고학자, 지리학자, 역사학자, 종교학자 등이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에덴을 찾으려 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 에덴을 찾으러 가는 그 흥미진진한 탐험의 과정. 그리고 그들은 왜 에덴을 찾으려 하는가? 


사실 과학과 종교는 양립하기 힘들다. 창조론과 진화론(무신론)이 끊임없이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일면 과학적, 즉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지식인들이 창조론의 대표 심볼인 에덴을 찾아나서고 있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새롭고 흥미로운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에덴 추적자들은 실제로 에덴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읽지 않고서는 알 수 없으니,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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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게임>-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아파트 게임> ⓒ휴머니스트

2013년 9월, 204쪽, 18000원, 박해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유례없는 집값 폭락과 전세값 폭등때문인지 몰라도, 요즘 들어 '아파트'에 대한 책이 종종 나오고 있다. 아파트 인테리어에 대한 책은 준 반면, 아파트가 가지는 상징에 대한 고찰을 하는 책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6월 달에 <아파트>(마티), 7월 달에 <아파트 한국 사회>(현암사), 그리고 9월에 <아파트 게임>(휴머니스트). 많은 종수는 아니지만, 자주 눈에 띄어서 그런지 많이 나온 것 처럼 보인다. 


저자는 디자인 연구자로서 2년 전에 <콘트리트 유토피아>(자음과 모음)이라는 책을 출간해, 아파트에 대해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전반을 고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저작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20세기 디자인의 역사는 중산층의 역사이고, 한국 중산층의 역사는 아파트의 역사"라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나라 아파트의 역사를 다루며, 그 안에서 세대론과 양극화, 아파트 키드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큐브'에서 살아가는 청춘들의 애환을 끄집어 낸다. 과연 이 돌이킬 수 없는 치킨런 게임에서 나의 자리는 어디에 있을지?



<탐묘인간 New 1>-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탐묘인간> ⓒ애니북스

2013년 9월, 204쪽, 12000원, SOON 지음, 애니북스 펴냄


나는 고양이는 커녕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티비에서 보이는 귀여운 동물들이 마냥 귀여워 보이면서도, 실제로 눈 앞에 있으면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 때 부터인가 고양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촐랑거리지 않고 얌전히 있는 그 모습이 의젓하면서도 새초롬해 보이기도 하고, 토실토실한 고양이들은 너무나도 귀엽다. 그러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연재되고 있는 '탐묘인간'을 보게 되었다. 


작가 특유의 터치로 안그래도 귀여운 고양이는 더할 나위 없이 귀여웠다. 그래서 추후에 여건이 되면 고양이를 꼭 길러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 그리고 이번에는 드디어 연재가 책으로 묶어서 나왔다. 이미 작년에 <탐묘인간>(애니북스)이 나왔었는데, 그건 작가의 블로그 연재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탐묘인간 New 1>(애니북스)이 '다음 만화속세상' 정식 연재분을 묶은 첫 책인 것이다. 


사실 연재를 시작한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초 인기작이 왜 이제야 정식으로 출간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여하튼 환영하는 바이다. 아 참, 왜 탐묘인간이냐고?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냥이(고양이의 애칭)를 아끼고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필수, 고양이에게 관심조차 없던 독자라도 한 번만 보면 빠져나올 수 없을 듯. 참으로 사랑스러운 만화이다. 



<'대한민국', 재건의 시대(1948~1968)>-플롯으로 읽는 현대사

<'대한민국', 재건의 시대(1948~1968)> ⓒ푸른역사

2013년 8월, 576쪽, 32000원, 이하나 지음, 푸른역사 펴냄


감히 출판사를 다니는 편집자임에도 사장님께 좋아하고 눈여겨 보고 있는 타 출판사의 이름을 당당히 말할 수 있다. '푸른역사' 출판사라면 가능하다. 이 출판사는 그 이름답게 오리무중의 역사를 푸르게 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크지 않은 출판사임에도, 대중적이지 않은 역사물을 주로 출간함에도, 거기에 깊다 못해 특이한 시선으로 역사를 보고 있어 어렵기 까지 함에도 '푸른역사'는 꾸준하다. 


이번 신간도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재건의 시대(1948~1968)>(푸른역사). 제목만 들어도 숨이 턱턱 막혀 온다. 부제는 '플롯으로 읽는 한국현대사' 즉, 영화를 통해 역사를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아... 정녕 대단하다. 이런 연구를 하고 있는 저자도 대단하고, 이런 대중적이지 않은 논문 형식의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낸 출판사는 더욱 대단하다. 


사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역사에 관한 책 중에서는 진실로 생각지도 못한 여러 각도에서 역사를 바로 보는 책들이 많았다. 스포츠, 문학, 역사인물, 그림, 학문, 문헌 등. 요즘엔 역사 속 책에 대한 책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신간은 영화로 보는 역사인 것이다. 


역사를 포함해 세상을 보는 시선을 참으로 다양하다. 나도 그걸 깨닫고 여러 가지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데, 어렵기 짝이 없다. 가끔은 스스로 모순을 느낄 때도 있고 말이다. 그렇지만 아직 배우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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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 ⓒ돌베개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

2013년 9월, 204쪽, 11000원,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한승동 옮김, 돌베개 펴냄


저번주 일요일에 SBS 스페셜에서 '죽음의 습격자-후쿠시마발 방사능 공포'를 방영했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후 어디에도 갈 수 없었던 주민들이 출연했다. 그들이 말하기를, "정부는 우리를 버렸어요."라고 했다. 즉, 그 땅에 있는 모든 걸 포기하고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일본의 철학자는 이와 관련해 일본 군국주의와 궤를 같이하는 '희생의 논리'라고 말한다. 자연재해를 하늘이 내린 처벌이며, 희생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속죄를 받는다는 논리이다. 겉으로는 어떤 이들의 희생이 공동체(국가, 국민, 사회 등)를 위한 '귀중한 희생'으로 미화되고 정당화되고 있지만, 실상은 어떤 이들의 희생이 단지 어떤 이들의 이익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희생의 시스템 후쿠시마 오키나와>의 저자는 이 대표적인 예로 후쿠시마와 오키나와를 들고 있다. 사실 후쿠시마는 원전폭발이 있기 전부터 희생되어 왔다고 한다. 후쿠시마에 지어진 원전은 타 지역, 도쿄 수도권 지역의 사용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건설되었고, 이로 인해 항시적인 피폭노동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어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당시 본토를 대신에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일본은 패전 대가로 오키나와에 대규모 미군기지를 허락했고 지금은 절대적으로 주민들이 계속되는 희생에 봉착해 있는 실정이다. 과연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한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국정원을 말한다> ⓒ메디치미디어

<국정원을 말한다>

2013년 9월, 296쪽, 15000원, 

신경민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국정원(국가정보원)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건들때문에 온나라가 떠들썩하다. 댓글 사건, NLL 사건, 이석기 사건 등. 끊임없이 관련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 너무 방대해 '국정원 사건 정리' 파일과 만화까지 나온 실정이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도리가 없다. 


그러던 중 야당(민주당)의 초선 국회의원인 신경민이 당의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으로서 겪은 270일간의 기록을 묶어 책으로 출판했다. 제목은 <국정원을 말한다>. 상당히 진부한 제목이지만,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할 것 같다. 직접 최전선에서 보고 듣고 말한 내용이니까. 


그렇지만 지금 국정원 관련 된 사건들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민주화운동과 같은 '투쟁'적인 사항은 아니기에 조금 경솔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궁금하지만 굳이 책까지 사서 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느낌? 그럼에도 진실을 드러내려는 움직임이라는 시선에서 볼 때,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여왕의 시대> ⓒ미래의창

<여왕의 시대>

2013년 9월, 560쪽, 19800원, 

바이하이진 엮음, 김문주 옮김, 미래의창 펴냄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취임한지도 어언 반년이 흘러가고 있다. 최초라고는 하지만, 전 세계적인 추세에 있어서는 딱히 이례적인 것도 아니다. 일찍이 1974년 아르헨티나의 이사벨 페론은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1960년 스리랑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는 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로 취임한 적이 있다. 


이밖에도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 산 수 치 여사,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영국 수상,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등은 여성의 힘을 몇 단계 올려 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미 옛날부터 국가 최고 통치자에 여성이 오른 예는 많았다. <여왕의 시대>은 12명의 여왕들을 내세우며, 여느 남자 황제 못지않은 여걸들을 소개하고 있다.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들어봤음직한 이름들이다. 클레오파트라(이집트), 아그리피나(로마), 측천무후(당나라), 이사벨 1세(스페인), 엘리자베스 1세(영국), 효장문황후(청나라), 크리스티나 여왕(스웨덴), 마리아 테레지아(오스트리아), 예카테리나 2세(러시아), 빅토리아 여왕(영국), 서태후(청나라), 엘리자베스 2세(영국). 영국이 3명으로 단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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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까치글방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2013년 9월, 192쪽, 16000원, 

스티븐 윌리엄 호킹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글방 펴냄


필자를 포함해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그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보았을 것이다. 스티븐 호킹. 아이큐가 200이 넘는다는 천재 물리학자. 21세에 루게릭병을 판명받으며 조만간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50년 이상 건재하게 활동하는 인간 승리의 표본. 블랙홀, 빅뱅이론, 팽창우주이론 등의 우주 물리학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지만 노벨상을 타지 못한 불운(?)의 아이콘. 세계적인 대중 과학서인 <시간의 역사>(까치) 등으로 1천만이 넘는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 


이처럼 대단한 업적을 쌓은 그의 자서전과 평전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제목은 각각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스티븐 호킹>. 이 중에 나는 자서전을 골랐다. 손 마비와 기관절개 수술로 인해 컴퓨터와 음성 합성기를 통해 1분에 최대 3단어를 말하고 쓸 수 있을 뿐인 저자가, 타인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직접 집필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용이야 평전이 더욱 자세하고 방대하겠지만, 그 과정이 주는 감동이 와닿았던 것이다. 참고로 올해 초에도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자서전과 평전이 동시에 출간된 적이 있었다. 제목은 똑같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두 책 모두 그리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었다. 


여튼 20세기의 과학 아이콘을 넘어 21세기에서는 인류의 아이콘이 된 스티븐 호킹. 부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을 받으시길. 



<이매진>-초일류들의 뇌 사용법

<이매진> ⓒ21세기북스

2013년 9월, 328쪽, 16000원, 

조나 래러 지음, 김미선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표지가 눈길을 끌어서 선택하게 되었다가 읽기도 전에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자그만치 부제가 '초일류들의 뇌 사용법'이다. 일단 '초일류'라는 단어부터 위화감이 든다. 어떤 기준으로 초일류라고 하는 건지? 천재들은 초일류인가? 돈 많으면 초일류인가? 지위가 높으면 초일류인가? 


책을 들춰보면 나온다. 밥 딜런, 3M, 픽사, 스티브 잡스, 셰익스피어 등. 

여기에 적절한 단어는 결코 초일류가 아니다. 벙상치 않다거나, 천재적이라거나, 하다못해 셰익스피어 같은 경우에는 위대하다거나. 내가 괜히 캥기는 게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초일류라는 단어에서 계층을 나누려 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에 관한 말은 이 정도로 해둔다.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물고기 박사 황선도의 열두 달 우리 바다 물고기 이야기

2013년 9월, 240쪽, 15000원, 황선도 지음, 부키 펴냄.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부키

좋지 않은 시기에 나온 책인 것 같다. 우리나라 물고기의 상당수가 동해에서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하필이면 동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유출되어 '통제불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니. 물고기라고 하면 치를 떨고 멀리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말이다.  


사람의 인식이라는 게 참으로 오묘하다. 일본에서 물고기가 굉장히 많이 나고 우리나라로 수출도 많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일본의 어느 한 곳에서 원전 사고로 인해 오염수가 유출되었다. 자연스레 해양으로 흘러들어 많은 수의 물고기가 오염되었을 것이다. 이제 물고기하면 모든 시선이 그곳으로 쏠린다. 그리고 나서는 물고기=일본 물고기=원전 오염수에 오염된 물고기라는 식으로 프레임이 짜여지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물고기에 대한 책이 나왔으니 참으로 안타까우면서도 용기있는 결단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물고기 16종을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바닷물고기에 대한 첫 보고서라고 하는데, 그렇다는 건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 이후의 첫 보고서라는 뜻일듯? 이 방면에 관심이 많지 않은 나로썬 잘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대단하다고 본다. 


저자가 말 그대로 '물고기 박사', 즉 물고기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그 연구 업적 위에 직접 경험한 다양한 체험들과 시사문제, 그리고 물고기에 얽힌 재밌는 얘기들까지. 얇다면 얇은 책자에 상당히 깊은 지식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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