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시장의 불황과 잡지의 전체적 감소 추세로 인해, 만화 잡지 내지 신문에 연재해왔던 많은 만화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온라인이 구원 투수가 되어준 것이죠. 만화가 가지는 연재물로서의 특성과 때마침 불어온 스마트폰 열풍이 만나, 언제 어디서나 보고 손쉽게 소통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웹툰의 질적인 측면도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즉, 그림체는 물론이거니와 스토리텔링과 콘텐츠로써 가지는 힘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혹은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죠. <순정만화>, <26년> 등으로 웹툰의 대중화를 선도했던 강풀 작가의 작품들을 위시해 <신과 함께>가 보여준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능력, <이끼>가 보여주는 탁월한 연출력, <다이어터>, <어쿠스틱 라이프>, <수업시간 그녀>가 선보이는 일상적 고민의 흔적과 즐겁고 아기자기한 감수성 등은 큰 인기 요인이 되어 성공을 이끕니다. 이런 요인들을 저 또한 마음껏 받아들이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위상에 미치지 못하는 창작자의 수익성이 해소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로써 손에 잡히는 물질적 향유감을 느끼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웹툰의 종이책 출간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편입니다. 2013년을 화려하게 수놓은 <미생>의 경우는 애초에 종이책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였다고 하는데, 주목해볼만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이 분야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만화(그림)야말로 글자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인류가 주요 소통․전달 수단으로 역할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 힘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미술의 경우 이미 너무 고상한 존재가 되어 버려 손에 닿을 수 없어졌지만, 지상에서 악전고투 하는 만화는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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