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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9.11 테러의 20년 전과 후까지 다룬 미국 현대사의 단면 <터닝 포인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21년 9월 11일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하며 20년에 걸쳐 이어진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났다. 21세기 최초의 전쟁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의 시작점,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가 흔들리게 된 원인 등 이 전쟁을 수식하는 말은 이밖에도 무수히 많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9.11 테러'야말로 이 전쟁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일일 것이다. 2001년 9월 11일 화요일 아침, 미국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뉴욕 맨해튼 한복판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북쪽 타워에 보잉 767 아메리칸 항공 11편이 날아와 충돌한다.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고 사람들은 대피하고 언론들은 득달같이 달려와 보도하고 있던.. 더보기
30년 전 그때, '왜' 범인을 잡을 수 없었을까 <살인의 추억> [오래된 리뷰] 봉준호 감독의 올해로 30년이 되었다. 한국에서 발생한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자, 최악의 미제 사건. 일명 '화성 연쇄 살인 사건'. 1986년 9월 15일에 시작되어 10명의 여성이 피해를 입었다. 반경 5km 안에서 일어났음에도,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었음에도, 결국 살인자를 잡을 수 없었다. 잡히지 않는 범인도 대단하지만,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도 대단했다. 잡을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1990년대 중반에 3편의 단편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한동안 연출을 이어나가지 않았던 봉준호 감독은, 2000년 로 장편에 데뷔한다. 비록 흥행엔 실패하지만 평단의 호평과 마니아층의 환호 속에 2003년 으로 돌아온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그.. 더보기
위대한 인물, 트럼보의 매력적인 인생 역전 <트럼보> [리뷰] 진정 멋진 삶이란 무엇일까. 명예로운 직업에 돈 많은 부자까지 겸하고 있는 삶이나, 자신이 믿는 신념을 죽는 한이 있어도 부러뜨리지 않는 삶이 멋진 삶이라는 진부한 생각은 접어 두자. 단조롭기까지 하다. 최소한 이 둘을 합친 삶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적이 많을 것이기에 무엇 하나는 잃을 게 뻔 하다. 그럼에도 그런 삶을 산다면, 더욱이 많은 걸 가졌었고 많은 걸 잃었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정녕 위대하다고 하겠다. 역사상 수많은 위인들에게서도 그와 같은 삶을 많이 보지 못했다. 대부분은 올바르지만 힘겨운 삶을 살았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런 삶을 산 사람의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할리우드 최고의 고전으로 뽑히는 의 각본가 '돌턴 트럼보'다. 그는 할리우드.. 더보기
<용서 받지 못한 자> 우리 모두는 희생자, 가해자 그리고 용서받지 못한 자 [리뷰] 철없는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이 된 남자에게 "군대를 갔다 와야지 철도 들고 정신차리지"라는 말은, 마냥 듣기 싫은 말이기 보다 일종의 기대심리가 적용되는 말이다. 말인즉슨, 누구나 군대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면 세상이 원하는 진정한 남자가 되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엔 필수적으로 '변화'가 뒤따른다. 과연 어떤 변화일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한국 특유의 위계질서, 그 중심에 있는 남자들만의 위계질서. 군대를 가기 전의 '무질서'에서 군대를 다녀온 '질서'로의 변화가 이를 주도한다. 군대는 문신을 새기듯 질서를 몸에 체득시킨다. 이는 곧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남자가 되는 길인 것이다. 그리고 그 길에는 수많은 '용서 받지 못한 자'들이 존재한다. 영화 는 군대라는 소재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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