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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질문이 답을 바꾼다>


<질문이 답을 바꾼다> ⓒ어크로스

'우문현답'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한다는 뜻인데요. 흔히들 질문한 사람의 어리석음보다는 대답한 사람의 현명함을 칭송할 때 쓰이지요. 물론 그 반대인 '현문우답'도 존재합니다. 이에 비슷한 말로 '동문서답'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동쪽을 묻는데 서쪽을 대답한다는 뜻이지요. 즉, 묻는 말에 엉뚱한 대답을 한다는 것입니다. 


언급했던 고사들은 질문과 대답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옛적부터 소통을 중요시했고, 소통에 있어서 '질문'과 '대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요소들을 적절히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둘중에서도 먼저 꺼내어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요소인 '질문'을 잘하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원하는 답이 있거든 그에 맞는 질문을 해야 하겠죠?


적절한 질문의 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약 '정치 스타'로 발돋움한 사건이 있습니다. 국회 5공 비리조사특위의 일해재단 청문회였는데요. 그때 그가 했던 질문을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죽은 노동자는 그 사람이 실수로 죽었거나 실수 아닌 걸로 죽었거나, 증인이 돈을 벌려면 노동자는 화약 옆에 가야 합니다. 기계 옆에 가야 합니다. 화약 앞에 가면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항상 노동자들에게 '우리 가족'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 가족이 죽었는데 3,000만원 주니, 4,000만원 주니, 8,000만원 주니. 돈 10억, 5년 동안 34억 5,000만원. 권력자에게는 34억 5,000만원을 널름널름 갖다 주면서 내 공장에서 내 돈 벌어 주려다 죽은 그 노동자에게 3,000만원 주느니 8,000만원 주느니 하면서 그렇게 싸워야 합니까? 그것이 인도적인 것입니까? 그것이 기업이 할일입니까? 답변하십시오."


당시 많은 의원들이 사실규명보다는 정치연설과 알맹이 없는 호통으로 일관한 데 비해 그는 치밀한 논리를 동원한, 간명하되 예리한 신문으로 노한 증인들을 압도했습니다.(1988.11.11 경향신문) 이에 청문회 대상자는 우물쭈물 제대로 대답을 못했습니다. 고의성 '동문서답'의 예입니다. 그런 모습이 청문회 자리에서는 질문하는 자가 원하는 대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리하고 좋은 질문이 필요한 순간이 많이 있습니다만, 청문회 자리만큼 올바른 질문이 필요할 때도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일화를 소개해 드립니다. <질문이 답을 바꾼다>(어크로스)에서 발췌해 보았습니다.


"그 사람을 내 방에서 확 내쫓아버렸어요."

"뭐라고요?" 

나는 프레드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똑똑하고 강인한 프레드는 얼간이를 보면 못 참는 타입이다. 그렇다 해도 그가 화를 내며 누군가를 사무실에서 억지로 내쫓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정말로 내쫓았다고요? 농담이죠?"

"농담 아닙니다. 그 사람이 '그 질문'을 했단 말입니다."

"무슨 질문이요?"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

프레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책은 전략 컨설턴트인 저자가 '답을 바꾸는 탁월한 질문' 매개체로 질문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질문부터 바꾸라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스티브 잡스는 항상 직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합니다. "이게 자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한번 더 자신을 돌아보고 최상의 품질을 위한 고민을 해보게 하는 간단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군요. 


위의 일화에 대한 분석을 하며 답을 찾아 봅니다.(상대방이 높은 지위라는 가정 하입니다.)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 이런 류의 질문은 그냥 되는 대로 던지는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상대방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추상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쾌한 감정에 휩싸이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라는 단어의 선택입니다. 상대방이 조직에서 운영상의 문제를 담당하는지, 큰 비전을 세우고 성장과 혁신을 담당하는지 파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죠. 상투적인 질문이 아닌, 미래 비전과 관련된 질문,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 상대방의 입장에 알맞은 질문을 하는 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질문은 문제를 정확히 바라보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판단을 이끌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죠. 혹자는 질문을 어렵게 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하는 것을 질문을 잘 하는 법이라고 생각할 지 모릅니다. 물론 예를 들었던 청문회 자리 같은 경우에는 맞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원하는 것이라면, 원하는 답을 듣고 싶은 거라면 탁월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판단을 올바른 곳으로 이끌고, 문제의 핵심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게 하고, 무엇이 진짜 중요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질문의 힘입니다. '원하는 게 있거든 질문을 바꿔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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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