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 표지 ⓒ천년의상상



'삼국지'는 나에게 특별하다. '책'이라는 존재를, 나아가 '이야기'라는 존재를 각인시켜 준 장본인이니까. 책이 나에게 특별해졌기에 삼국지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잊지 않고자 주기적으로 삼국지 콘텐츠를 접하려 한다. 장편으로, 축약본으로, 게임으로, 만화로, 영화로, 드라마로, 그리고 고사로. 이는 실제로 내가 삼국지를 접한 순서다. 고사가 가장 마지막인 이유는 이런저런 고사들이 삼국지에서 나온 거라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삼국지를 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가 시작이었다. 1988년 출간되어 20여 년 간 2000여 만 권이 팔린 한국 출판 역사상 초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바로 그 책이다. 다름 아닌 '이문열 평역 삼국지'는 나에게 책 읽는 재미와 함께 중국 역사의 재미를 선사했다. 중국의 역사가, 나아가 역사가 이리도 재미있는 것이구나. 이 책을 읽었던 당시 내 장래 희망이 '역사학자'였던 건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지금의 나를 만들고 사로잡고 뒤흔든 책이 아닐까. 


문제는 한참 나중에 발생했다. 문제라기보단 실망이랄까, 불신이랄까. '이문열 평역 삼국지'가 실제 역사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수많은 삼국지 콘텐츠를 접하며 달달 외우다시피 한 그 이야기들, 당연히 역사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내 마음 속에서 중국의 다른 시대 역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데, 그게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이란다. 그것도 '나본'을 한 차례 각색한 '모본'을 다시 평역했다고 하니,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헷갈리는데 당시에는 어땠을까. 


삼국지 '외' 이야기를 다루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가 역사적 사실과 상당히 다르고 오류도 많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이문열이 다시 쓴 소설이지, 삼국지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다. 나에게 너무나도 큰 영향을 끼친 만큼 '삼국지'를 사랑하지만, 어디 가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삼국지'하면 '이문열 평역 삼국지'를 떠올릴 것 같기에. 그렇다고 굳이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읽고 싶진 않다. 너무 재미 없을 게 불보듯 뻔하다. 오래된 딜레마다. 


삼국지에 대해선 할 말이 참 많다. 은근 알고 있는 것도 많다. 다만, 그건 삼국지 '내'이고 삼국지 '외'는 전혀 모르다시피 하다. 무슨 말인고 하면, '삼국지'라는 책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읽혀왔고 어떻게 변해왔냐는 모른다는 것이다. 솔직히 알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지만 그걸 모르고 삼국지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오래된 딜레마는 절대 해결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안다.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이상 '중국, 일본, 조선 책>은 삼국지 '외'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렇기에 '와~ 삼국지 책이네'하고 덤벼들었다가는 '삼국지 책인데, 뭐 이리 재미없냐'하고 중도에 포기할 수 있음을 미리 말해둔다. 삼국지를 사랑하는 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들이 꽉꽉 채워진 책이라는 것도 미리 말해둔다.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삼국지가 중국, 일본, 조선(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쓰이고 읽혔는지 알려준다. 공통적으로 시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쓰이고 읽혔다. 거기엔 지금까지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두 대립 요소가 있는데, 유비와 조조 즉, '촉한정통론'과 '조위정통론'이 그것이다. 전한 시대 경제의 후손 유비가 한나라의 정통이라는 이론과 시대가 낳은 간웅이자 중국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능력자 조조야말로 중국의 새로운 중화 정통이라는 이론의 대립이다. 누가 맞을까. 


삼국지는 중국, 일본, 조선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쓰이고 읽혔을까


'촉한정통론'과 '조위정통론'은 중국, 일본, 조선이 다 다르게 받아 들였다. 나라보다는 시대마다 다르게 받아들였다는 게 맞을 것이다. 당연히 중국에서 만들어진 '삼국지'는 오히려 중국을 만들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부터 시작해 삼국지연의의 최종개정판인 '모종강평본삼국지연의'까지 계속해서 바뀐 삼국지다. 


진수는 위나라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진나라(서진) 사람이기에 위나라를 정통으로 기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후 북방 오랑캐에 쫓겨 내려간 진나라(동진)에 이르러 자신들이 유비의 촉나라와 같다고 생각해 촉한 정통론을 내세운다. 송나라 때 이르러 더욱 대조되었는데, 평화로운 송나라(북송) 시대 때는 위나라를 정통으로 내세우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하지만 금나라에 의해 쫓겨 내려간 송나라(남송)에 이르러 다시금 자신들이 촉나라와 같다고 생각해 촉한 정통론을 내세운다. 


이번엔 '주희'라는 희대의 인물이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비판한 <통감강목>까지 지어 촉한 정통론을 확고히 정립시킨다. 다름 아닌 모종강이 바로 이 <통감강목>에 맞추어 기존의 삼국지를 바로잡았다고 한다. 이때에 와서 '삼국지'는 더 이상 소설이 아니었다.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중국인의 염원을 담은, 중국을 만든 영원한 텍스트가 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에도 시대 초기에 유입되어 '역사서'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가 아닌 '삼국지연의'가 말이다. 그러던 것이 남북조 시대 흥망성쇠를 그린 군기 소설 <다이헤이키>의 유행과 맞물려 향락적 소설로 변해갔다. 거기에 지극히 일본풍의 삽화까지 더해 더 이상 삼국지라 부를 수 없는 새로운 소설로 되어 갔다. 일본 전통 연극 가부키로 공연되면서 일본풍이 한껏 고조된 것이 결정타였다. 일본에서 삼국지는 일본 것이나 다름 없었다. '기무치'가 생각나는 건 왜 일까. 


일본판 삼국지는 어떻게 이용되었을까. 일제 시대 삼국지는 전쟁을 독려하는 도구로 쓰였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의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드높은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다. 그의 삼국지는 중일전쟁 당시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들어가는데, 촉한 정통론보다 조조를 긍정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는 조조가 혼란한 시대를 평정한 인물이라고 인식하게 하였고, 자신들의 침략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작동했다. 이전 시대부터 이어진 무사적 충의를 전시에 맞게 고쳐 더욱 부각시키기도 했다. 무사적 충의가 애국이 되고 애국은 군국주의로 이어졌다. 


조선은 삼국지를 괴탄하고 잡스럽고 경박한 책으로 받아들였다. 일본처럼 역사서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후 양란을 거치면서 삼국지는 유행하기 시작한다. 관우를 군신으로 모시며 전쟁을 치렀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판본이 만들어졌고, 대청복수론이 대세를 이루며 극에 달했다. 조선 후기의 소설 유행에 '소설' 삼국지도 함께했다. 필사하고 낭독하고 빌려 읽었고, 내용을 바꾸거나 새롭게 창작하기도 했다. 일본과는 다른, 중국에 가까운 반응이다. 


일제 시대 일본이 전쟁을 독려하는 도구로 삼국지를 이용하려 했다면, 조선은 식민지 조선인에게 희망을 주는 도구로 삼국지를 이용하려 했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일보>에 연재한 한용운의 삼국지다. 그는 '삼국지를 한 번씩 읽도록 한다는 것은 다만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소개한다는 좁은 범위가 아니라 실로 귀중한 한 개의 사업으로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사업'은 식민지 조선인의 염원과 민족주의를 결합해 조선인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었을 테다. 그래서 한용운은 <조선일보>가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당했을 때 울본을 토한 한시를 쓰기도 했다. 


비로소 '삼국지'를 알게 되다


위에서 말한 걸 취소해야 할 것 같다. 재미 없어서 중도에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말. 삼국지 내에 흐르는 형용할 수 없는 수많은 인물들의 삶과 나라들의 역사 못지 않게, 삼국지라는 텍스트의 삶과 역사도 흥미롭다. 재밌다고 할 순 없을지라도. 어찌 그리 각기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신기하고, 하나의 텍스트에 불과할진데 어찌 그리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는지 정녕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나라마다 변용되어 읽힌 삼국지를 통해 한중일 문화사를 보여주고자 했다지만, 필자는 덕분에 비로소 삼국지가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되었다. 그런 삼국지를 통해 무엇을 얻는 건 조금 더 훗날의 일이다. 한 권의 책이지만 이제는 당당히 '삼국지가 나를 만들고 사로잡고 뒤흔든 최초이자 최고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럴 줄 안다. 또한 삼국지뿐만 아니라 많은 텍스트가 그럴 줄 안다. 진실을 알게 되면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진짜로 사랑하는 콘텐츠라면 그럴 때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겐 삼국지가 그러하다. 내 인생에 이런 콘텐츠가 또 있을까, 한중일 역사상 이런 콘텐츠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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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역사상 최고의 게임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가 드디어 영화로 나오다. 여러 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을 텐데, 개봉을 강행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게임을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안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였을까.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포스터. ⓒUPI코리아



중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다. 아직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지 않아 PC방도 없었던 그때, 친구들 사이에서 '워크래프트 2 해봤냐, 엄청 재밌다'는 말이 돌았다. '워크래프트'의 존재도 몰랐는데 2가 나왔다니 어리둥절했지만,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그렇게 실시간 전략 시물레이션 게임의 묘미를 알게 되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스타크래프트로 옮겨 갔지만, 어린 시절 받았던 그 충격적인 영상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많은 이들에게 '워크래프트 2'는 최고의 게임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제는 3이 나온 지도 오래고 4번째 시리즈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나온 지도 오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세계 온라인 게임의 절대강자다. 


1억 명 이상의 엄청난 팬을 거느린 이 게임을 영화계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출시되고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인기를 끌자, 2006년 영화화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10년이 지나 개봉했다. 인기를 가늠해본 것일까, 작업 자체가 힘들었던 것일까. 그 사이 워크래프트의 인기는 미국, 한국 등에서 중국으로 넘어가 있었다. 


원작 게임에 충실한 게임 영화 


영화적으로 스토리 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전개가 너무 빠르고 불진철했다. 게임을 아는 이는 빨려들듯 영화에 열중할 수 있었지만, 게임을 모르는 이는 시작부터 삐그덕 댔을 것이다.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의 한 장면. ⓒUPI코리아



지금에 와서 개봉하는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팬서비스 차원이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마니아 층만 남아 있지 않을까, 싶다. 누가 봐도 미국, 한국 등에서는 흥행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당연한 듯 흥행에 참패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흥행하게 되어 있었다. 당연한 듯 흥행에 대성공했다. 어떤 내용일까. 


영화 콘텐츠는 나날이 하향 평준화 되고 있는 듯하다. 더 이상 새로운 걸 내놓기가 힘들다. 리메이크와 속편이 점점 많아 지고 있는 이유다. 그 와중에 소설, 만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들은 예전부터 많았고 상당수가 잘 되었다. 게임도 시대를 선도하는 콘텐츠 중에 하나이기에 영화계에서 눈독을 들여왔는데, 잘 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기억나는 게 <툼 레이더>나 <레이던트 이블> 정도? 그만큼 불모지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당연했다. 


그래서 였을까.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다른 게임 원작 영화보다 더 게임에 충실했다. 게임 자체의 방대한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많은 위험을 감수했을 건 불 보듯 뻔하다. 더욱이 영화의 스토리 전개가 너무 빨랐다. 게임을 아는 이는 빨려들듯 영화에 열중할 수 있었지만, 게임을 모르는 이는 시작부터 삐그덕 댔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게임은 자주했지만 스토리는 잘 몰랐음에도 빠른 전개가 나쁘지 않았다. 감히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판타지 시리즈인 <반지의 제왕>와 비교하자면, <반지의 제왕> 같이 느리고 진중한 전개보다 차라리 더 좋았다. '아는 사람끼리 왜 이래'라고 하면 알까?


기대하지 않고 봤기에 의외로 괜찮은 스토리


은근히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들이 의외로 복잡하다. 스토리를 기대하기 힘든 와중에 괜찮았다. 그나마 건진 수확이라 하겠다.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포스터. ⓒUPI코리아



'드레노어'에 사는 오크 종족, 그 정예부대는 행성이 황폐해지자 차원의 문을 열어 인간을 비롯한 얼라이언스의 땅 '아제로스'로 쳐들어간다. 오크 종족의 대마법사이자 여러 부족장들 위에 군림하는 굴단의 사악한 지옥 마법에 의해서였다. 인간, 엘프, 드워프 등의 7종족이 어울려 사는 '아제로스'에서 오직 인간만이 오크 종족을 상대한다. '전쟁의 서막'답지 않은 빠른 전개, 그리고 '전쟁의 서막'다운 소규모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인간 종족의 린 왕, 수호자 메디브와 사령관 로서는 전쟁을 진두지휘한다. 그 와중에 수호자의 제자 카드가와 오크의 노예에서 로서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 가로나가 큰 역할을 한다. 한편, 오크 종족은 내분에 휩싸인다. 정예부대를 이루고 있는 3종족 중에서 비교적 약한 축에 속하는 서리늑대 부족의 장인 듀로탄이 굴단의 지옥 마법을 못마땅하게 여기게 된 것이다. 생명력으로 시전되는 지옥 마법으로 자신의 고향이 황폐화된 걸 깨닫고 인간 종족과 연결을 시도한다. 과연 성공할까. 


여기에 수호자와 제자, 듀로탄과 그의 절친 그리고 아내와 자식, 가로나와 로서 그리고 굴단, 은근히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들이 의외로 복잡하다. 스토리를 기대하기 힘든 와중에 괜찮은 설정이다. 또한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연상케 하는, 뜻밖의 죽음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마무리도 '전쟁의 서막'의 선을 지켰다. '이 영화는 시리즈의 1탄입니다. 곧 2탄이 나옵니다.'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고 보았기에 그나마 건진 수확이라 하겠다. 


굉장히 불친절하고 허점이 많다


오랜만에 시원하게 욕하면서 보고 싶었다. 결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의 영화들, 기대를 하고 봤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엑스맨: 아포칼립스>이 하나같이 실망스러웠기에, 훨씬 못 미치는 평가를 받은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앞엣것들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한 게 없었다. 어줍잖은 철학을 넣는 것보다 넣지 않는 게 낫다. 


여러 부분에서 괜찮았지만, 굉장히 불친절하고 허점이 많다. 특히 스토리 전개와 화면 전환의 유기성에서 상당히 형편 없었다. <반지의 제왕>의 친절함이 새삼 그리웠다.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포스터. ⓒUPI코리아



그렇다고 이 영화를 치켜세울 마음은 없다. 굉장히 불친절하고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시리즈가 계속되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데, (중국을 제외한) 1편의 흥행 참패로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일반 대중이 챙겨보진 않을 듯하니 이대로의 느낌으로 가는 게 나을 것이다. 


스토리 전개와 화면 전환의 유기성은 어떤가. 가장 거슬리는 부분 중 하나였는데, 몇 마디 말로 대신하는 주요 장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크와 인간의 '전쟁'인데, 전쟁은 나오지 않고 '전투'만 나왔다. '얼라이언스'의 아제로스인데, 인간만 나온 건 애교로 봐줄 정도다. 시리즈의 1편이라는 걸 강하게 인지하고 캐릭터 각각에 지나치게 생명력을 불어넣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손 치더라도, <반지의 제왕>의 친절함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애증의 시리즈 <반지의 제왕>이다.


중국의 존재로 아마 시리즈는 이어질 것 같다. 1편을 본 입장에서 2편도 보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공부할 필요성을 약간 느낀다. 그러며 '게임'에 대한 그리움이랄까, 뭔지 모를 포근함까지 느껴진다. 고맙다고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리고 또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콘텐츠는 계속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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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중국을 움직이는 거인들과의 대화>



<중국을 움직이는 거인들과의 대화> 표지 ⓒ카멜북스


어릴 때, 그러니까 20년 전에는 전자 제품을 살 때 삼성이니 LG니 한국 브랜드를 애용했다. 내가 아닌 부모님이 애용한 것이나,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게 뻔하다. 아는 게 그것 뿐이고 보이는 게 그것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부터 바뀌었다. 적어도 난 애플을 애용하게 되었다. 비록 상당한 고가이고 폐쇄적이고 이용하기도 불편하지만 괜찮았다. 스마트폰이니 MP3니 소형 가전제품을 애플로 도배했다. 


그렇게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은? 중국 브랜드로 조금씩 이양 중이다. 샤오미 미밴드와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고,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로 중국 제품을 직구한다. 동영상 사이트 소후 또는 요우투도우를 이용해 영화, 드라마, 예능을 시청한다. 텐센트의 QQ나 시나의 웨이보, 바이두 검색을 최소 한 번씩은 이용해봤다. 나도 모르게 나는 중국 브랜드를 섬렵하고 애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줄은 몰랐다. 


요즘 나와 거의 혼연일체를 이루고 있는 샤오미의 미밴드는 샤오미의 3대 상품 중 하나다. 다른 두 개는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만만치 않은 아니 오히려 더 좋은 성능을 뽐내는 샤오미의 제품들은 오랜 애플 팬인 나조차 굴복시켰다. 초창기엔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애플을 완벽히 모방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제는 '대륙의 실력'으로 불리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세계적인 브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4대 천왕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12개 기업들


그런 샤오미와 더불어 중국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기업이 있는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그리고 샤오미이다. 물론 나는 이들 브랜드를 모두 접해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텐센트의 QQ와 위쳇, 바이두의 바이두, 샤오미의 제품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중국을 움직이는 거인들과의 대화>(카멜북스)에서 이들 4대 천왕과 함께 12개의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간략하게나마 접할 수 있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그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IT 기업들 이야기는 그들 기업들을 세운 이들과 함께 널리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구글의 에릭 슈미트 등. 이들은 공교롭게도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나 거의 같은 시기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0년대 초중반에 태어나 1970~80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지금 한국을 호령하는 IT 기업들인 넥슨, 다음, 엔씨소프트, 네이버는 1990년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에 생겼다. 이들 기업을 창업한 이들이 공교롭게도 86학번으로 동일하다. 


그렇다면 중국은? 비슷하다.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2000년대를 거치며 성장해 2010년대에 이르러 중국을 등에 업고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넘어 중국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이다. 양(量)으로는 이미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 있는 중국이 질(質)까지 넘보고 있으니, 질로만 승부를 거는 다른 나라 기업들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현상은 지극히 환영한다. 그동안 질적으로만 승부를 걸어 왔던 기업들의 행태는 참으로 볼 만했다. 혁명과도 같은 변화 속에서 선구자격인 그들의 제품을 고객들은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고, 가격 면에서 고객은 호구로 전락했다. 고객이 주인이 아니고 기업이 주인이었던 것이다. 따져보면 애플의 폐쇄적 디바이스 체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 고객에게 맞추는 게 아니라 고객이 기업에게 맞추는 게 아닌가. 


그런 와중에 중국 기업들이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무기로 들고 나왔다. 제일 큰 게 가성비라고 할 수 있겠는데, 초창기에는 질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그런 전략을 들고 나왔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다름 아닌 '중국' 그 자체다. 세계의 1/5에 달하는 인구를 대상으로 축척한 자본과 역량 말이다. 이건 중국 기업의 힘이 아닌 중국의 힘이다. 


비로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승부를 보는 '중국' 기업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다름아닌 '중국'이다. 한국, 일본, 미국의 기업과 기업인들의 신화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점이 바로 '중국'인 것이다. 아직까지도 그들을 '중국'의 기업이 아닌 중국의 '기업'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그들이 과연 중국을 등에 업지 않고 그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그래서 그들이 생각보다 훨씬 오랜 시간 동안 활동을 해왔음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고, 또 이런 류의 책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야 막 소개되고 알려지는 건, 그들이 비로소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건 즉 오래지 않아 그동안 승승장구해온 그들 중 몇몇은 사라질 거라는 것, 반면 몇몇은 비로소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기업으로 우뚝 솟을 거라는 말이 된다. 지금이 그 분기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기존의 기업들과 '중국' 기업들의 대전이 발발하고 있는 한중간에 말이다. 


소위 춘추전국시대의 영웅들 이야기는 재밌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그 시대를 조망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나날이 변하는 것들을 체험하는 건 재밌고 흥미롭다. 그런 면에서 난 행운아이지 않을까.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체험하고, 그 체험을 인지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기대하고. 계속 같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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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쿠타가와의 중국 기행>



<아쿠타가와의 중국 기행> 표지 ⓒ섬앤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우리나라의 '이상'과 같은 느낌이자 위상을 갖고 있다. 각각 30대, 2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것도 그렇고, 일본의 '아쿠타가와상'과 한국의 '이상문학상'이 그 이름에 걸맞게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것도 그렇다 하겠다. 실제로 이상은 아쿠타가와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천재들의 합창이다.


우리에게 아쿠타가와는 어떻게 다가올까.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는 알지 모른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라쇼몽>. 그 원작을 그가 썼다. 1915년 작인 <라쇼몽>과 1922년 작인 <덤불 속>을 교묘히 각색했다. 인간의 내면, 나아가 심연을 이토록 완벽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니. 또한 이 작품은 굉장히 다각적이고 다층적인 이야기를 뽐내는데, 그 의식과 수법은 다름 아닌 그의 생애 처음의 '중국 기행'에서 영향을 받았다. 대단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존재한다. 


그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1/5이 지나가는 시점에 자살로 생을 마쳤으니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를 살았다. 짧은 평생, 외국에 나가보는 게 꿈이었던 그에게 기회가 온다. 1921년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사'의 객외 사원이 되었고 곧 중국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약 4개월 간 체류하였고 돌아와 <상해유기> <강남유기> <장강유기> 따위를 집필했다. 


만족스러운 거 하나 없는 중국의 첫인상


중국에 가기 전, 아니 평생에 걸쳐 그는 서구 지향 일변도의 문단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외려 한문맥적인 전통에 근거해 창작 활동을 전개했다. 그렇게 중국에 대한 관념을 쌓아 올린 아쿠타가와는, 그 근원인 중국에 가게 된 것을 무척 기뻐했다고 한다. 물론 일을 하러 가기 때문에 완전하게 즐기고 만끽하고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본 중국의 실상은 그가 쌓아올린 관념으로서의 중국과는 완전히 달랐다. 낯 두꺼운 노파와 낮에 탔던 인력거,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아쿠타가와가 받은 중국의 첫인상이었다. 그들은 초라하고 비참해 보였고 약싹 빠르고 비굴해 보였다. 또한 그가 중국에서 보낸 첫날 밤의 숙소에서 느낀 건 '만족스러운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생각이었다. 


"지금 현대 중국에 무엇이 있는가? 정치, 경제, 학문, 예술 모두 타락해 있지 않나? 특히 예술에 대해서 말하자면 가경과 도광 시기 이후 무엇 하나라도 자랑할 만한 작품이 있나? 게다가 국민은 노소를 불문하고 제 멋대로 태평이다. 물론 젊은 국민 중에는 조금이나마 활력이 있는 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소리라 해도 전 국민의 마음에 울릴 정도로 커다란 정열은 없음이 사실이다. 나는 중국을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가 없다." (본문 212p 중에서)


첫인상이 안 좋은 건 괜찮다. 앞으로 나아지면 되니까. 그렇다면 과연 아쿠타가와의 중국에 대한 인상은 나아졌을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중국 자체에 대한, 요컨대 자연 풍경이나 사람들의 행태에 대한 인상은 하등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곳을 가도 그가 그리던 중국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가 애초에 품어 왔던 중국에 대한 열망이 엄청나기에, 실망을 하면서도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만, 그가 만난 위대한 인물들은 '역시'라는 생각이 들 만했다. 


아쿠타가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다층적인 중국 기행


중국을 가기 전과 후의 상호 모순적인 생각을 공유하게 되는 아쿠타가와. 그 혼란의 와중에도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 특히 중국은 당시 일본과 전쟁 중에 있었기 때문에, 타자가 일본을 보고 느끼는 바를 적나라하게 마주할 수 있었다. 그걸 여실히 보여주는 천평산 백운사 정자 벽의 배일 낙서.


" 그중에는 "여러분! 거기 있는 당신 말입니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저 굴욕적인 21개조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라는 것과 "개와 일본 놈은 벽에 낙서하지 말 것"이라는 것도 있었다.(그러나 시마쓰 씨는 태연하게 층운파의 하이쿠 제목을 짓고 있었다.)" (본문 154p 중에서)


이런 낙서를 마주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자신이 동경하는 곳에 와서 자국을 욕하는 낙서를 보는 심경이. 그러면서 함께 간 또 다른 자국민은 태연하게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란. 자기 분열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 그는 몸이 좋지 않았는데, 빡빡한 일정의 여행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또한 여행을 다녀와 글을 쓰는 와중에도 좋지 않은 몸이 더욱 안 좋아져 많은 고생을 한다. 이처럼 그의 생애 최초 중국 여행은 다층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후 그의 작품 활동과 그의 세상을 보는 눈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이 책은 아쿠타가와에게 있어서 전환점을 마련해준 계기가 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우리에게도 아쿠타가와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21세기 초, 전 세계는 혼란했다. 아시아는 그 혼란의 중심에 있었다. 거즌 100년이 지난 지금은? 혼란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 여러 의미로 아시아가 그 중심에 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때 그 시절 일본 최고의 작가가 바라본 혼란의 한 가운데는 어땠을까. 처연했을 거다. 헛헛했을 거다. 혼란스러웠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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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서평] <차의 지구사>



<차의 지구사> 표지 ⓒ휴머니스트


'차 한 잔 드릴까요?'


손님이 오면 제일 먼저 의향을 여쭙는다. 주인은 차를 준비하며 아울러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손님은 주인이 차를 준비하는 동안 분위기를 파악하고 역시 준비를 한다. 그러고는 차를 한 모금씩 마시며 대화를 시작한다. 차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에 차는 자주 즐기느냐, 차의 풍미가 아주 좋다, 어디서 구입할 수 있겠느냐,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차를 추천해 달라, 등등. 


우리나라가 차보다 커피를 즐기는 이유


이런 모습은 세계 어디서든 목격할 수 있다. 차는 그야말로 만국 공통의 언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차보다는 커피이다. (물 대용으로 먹는 보리차나 결명자차는 제외하고.) 나도 그러한데, 차보다 커피가 덜 부담스럽다. <차의 지구사>(휴머니스트)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분 음식과 비전분 음식을 입 속에 한꺼번에 넣고 먹는 습관을 가진 한국인에게 식후 짠맛을 상쇄 시켜주는 음료는 숭늉이었다. 1970년대 말 이후 전기밥솥이 널리 보급되면서 더 이상 가정에서 숭늉을 만들어 먹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자리를 커피, 그중에서도 믹스커피가 대신하기 시작했다. 숭늉에서는 단맛(포도당)과 동시에 탄 맛도 느낄 수 있는데, 믹스커피에서도 역시 단맛과 탄 맛이 난다. 한국인이 '밥 + 탕 + 반찬'이라는 식사 형태를 지속하는 한 단맛이 나지 않는 차는 식후 음료로 자리 잡기 어려울 듯하다."


한국인의 짠 맛 나는 식사에는 씁쓸한 맛의 차 대신 단맛의 믹스커피가 어울리나 보다. 그러는가 하면 한국인의 식사가 다양한 형태로 바뀐 지금,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면 차도 인기를 끌어야 하는데, 커피가 '건강에 좋은' 차라는 개념도 가져가 버린 게 아닌가 싶다. 커피도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연구가 많이 나오지 않는가? 만국 공통의 언어인 차가 한국에서는 비리비리 하다. 


처음에 차는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귀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더불어 갈증을 풀어주고, 힘을 북돋워준다. 불교 신자들에게는 명상에 꼭 필요하고, 일본인들에게는 차가 고결한 대상이다. 전 세계인들의 차 마시는 방법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중국인은 자그마한 찻잔으로 차를 마시고, 일본인은 차를 휘저어 거품을 만들며, 티베트인은 버터를 넣는다. 러시아인은 레몬을 곁들이고, 영국인은 밀크와 설탕을 넣으며, 인도인은 연유를 넣는다. 우리나라는? 딱히 특색이 없는 듯하다. 세계적인 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과 일본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 이토록 차를 즐기지 않으니 미스터리 할 뿐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차, 그 종류는?


차는 중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차의 고향은 중국이다. 그렇지만 차나무의 기원은 인도와 중국이다. 차나무는 재배 지역의 이름을 붙여 '중국' '아삼' '캄보디아'로 나뉘는데, 중국은 말 그대로 중국에서 났고 아삼은 인도에서 났으며 캄보디아는 캄보디아에서 났다. 다만 캄보디아는 중국과 아삼의 교배 품종이다. 


책에 따르면, 차의 종류는 찻잎을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다. 대개 백차, 황차,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가 있다. 이를 다시 비발효와 반발효, 발효로 나눌 수 있다. 모르긴 몰라도 다른 네 가지 차와는 다르게 백차와 황차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백차'라는 이름은 찻잎을 감싸는 여린 은백색의 솜털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중국 푸젠성의 특산물이다. 신선한 잎을 볕에 말리거나 약한 불로 건조 시키는 두 가지 방법만 존재한다. '황차'는 오직 중국에서만 생산된다고 한다. 열처리와 열건조를 거친다. 


'차' 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차를 마시는 것과 그 의식은 일본인의 생활 방식과 예술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도(茶道)'의 나라이다. 불교와 함께 전해졌고, 불교 의식과 함께 형태가 정립되었다. 반면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현재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차는 차나무에서 나온 진정한 차가 아니다. 거의 약효 성분이 다분한 차들인데, 주로 차가 가지는 '건강함'을 수용했나 보다. 


차는 전 세계로 퍼졌다. 아시아 전역은 물론 서양으로 까지 퍼진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서양에서도 처음엔 차를 약용 음료로 썼다. 자연스럽게 상류층 음료가 되었고 오랜 시간이 흘러서는 가격이 많이 내려 대중적인 음료가 되었다. 차를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이 팔리면 좋지 않겠는가? 조금은 웃긴 일화가 하나 전해오는데, 이 새롭고 이국적인 재료를 갖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느 공작부인이 친척에게 사용법도 설명하지 않고 차를 보냈는데, 요리사는 찻잎을 끓여 물을 버리고 시금치 같은 채소처럼 찻잎을 요리해 내놓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훌륭한 요리법인 것 같다. 


차의 다양하고 섬세하고 혁명적이며 짙은 역사


한편 '차'에 관련된 중요하고 역사적인 사건이 있다. 미국 독립전쟁의 발단이 된 '보스턴 차 사건'이다. 18세기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였다. 영국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였다. 이에 식민지 주민들은 차를 밀수했다. 동인도회사가 파산할 위험에 처하자 영국은 동인도회사가 정부에게 차에 대한 세금을 폐지한다. 결국 식민지 주민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식민지 주민들은 다시금 영국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 차를 마시지 않는 쪽을 택했다. 급기야 선창에 차를 내리는 일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인디언으로 위장해 배에 올라탔고 대량의 차 상자를 배 밖으로 던졌다. 당연히 영국은 이를 강력하게 탄압했고, 이후 영국과 미국 간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차는 그야말로 다양하고 섬세하고 혁명적이며 짙은 역사를 갖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뿌리내려 있으면서도 그 나라의 영향을 받아 문화를 흡수하고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렇지만 차를 즐긴다는 면에서는 모두 같다. 전 영국 수상 윌리엄 글래드스턴은 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추울 때면 자기 몸을 따뜻하게 녹여줄 것이고 당신이 더울 때면 시원하게 식혀줄 것이다. 당신이 우울할 때면 위로해줄 것이고 당신이 흥분해 있을 때면 진정시켜줄 것이다."


차가 가진 여러 모습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차 처럼 자주 즐기면서도 긍정적인 게 없다. 인류가 공통적으로 즐기는 술, 담배, 커피 등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지 않은가? 오히려 부정적이면 부정적이었지. 개인적으로 물을 자주 안 마신다. 그런데 언젠가 중국 차를 마셨을 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물을 섭취했다. 그 시간이 참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더불어 맛도 아주 좋았다. 그렇게 보면 차는 너무 매력적인 친구다. 맛과 건강과 행복을 완벽하게 챙겨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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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동안의 중국 유학. 그곳에서 첫 전체 모임이 있던 날. 그녀도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나와는 정반대로 저 멀리 어딘가 있었다. 20명이 넘게 모인 긴 탁자의 끝과 끝. 그건 곧 그녀와 나의 물리적, 정신적, 육체적(?) 거리였다. 


그 거리는 단번에 좁혀졌다. 그 많은 아이들 중에서 내가 가장 연장자이자 가장 높은 학번이었는데, 여기저기 두루두루 아이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명분 하에 반대편으로 전격 진출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녀와 나의 거리는 불과 30cm가 되었다. 


그러면 뭐하나. 어리석고, 어색하고, 어리숙한 '3 어'의 소유자인 나인데. 정작 그녀한테는 한 마디 말도 붙이지 못하고 애꿎은 술만 홀짝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다시 반대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했을 때였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우리 잘 아는 사이죠? 한잔 받으세요!

어? 어... 어, 그래. 잘 알지 하하하. 한잔 하자!

선배님, 잔 다 비우고 받으셔야죠^^ 

어, 어, 그래, 그렇지. 뭘 좀 아네 하하하. 


지금이야 '그녀'라고 하지만, 당시에는 제일 어린 까마득한 후배 녀석이 감히 최연장자한테 무슨 말버릇이! 라는 생각을 조금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바로 그런 모습이었다. 내가 평소에 그리던 이상형이. 당돌하고 톡톡 튀는 매력을 원했다. 


한편으론 지난 1년 반 동안 지켜보기만 했던 그녀였는데, 이리도 쉽게 가까워진 듯하다니. 인생 참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어리둥절, 어절씨구, 어화둥둥! 더욱이 '우리 잘 아는 사이죠?' 라니. 그렇다는 건 지난 1년 반 동안 매 학기 같은 강의를 1~2개 씩 들었던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아닌가? 그녀도 날 알고 있었다...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날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아서 큰형님으로 100위안(우리나라 돈으로 18,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곳에서는 체감 상 최소 5배는 더 나갈 듯한 상당한 금액이다.)을 더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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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포스터 ⓒ BoXoo 엔터테인먼트



정체를 알 수 없는 거인의 출현으로 파멸의 직전까지 직면한 인류. 가까스로 거인을 물리친 후 거인보다 훨씬 큰 높이의 50m 방벽을 아주 두텁게 쌓는다. 이후 100년 간 거인의 침공을 받지 않은 채 평화가 지속된다. 얼마나 더 오래 계속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10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계속 되어 왔기에 앞으로도 계속 될 거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두텁고 높은 방벽만 믿고 있을 수는 없기에, 방벽 밖은 거인 뿐이 없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곳이라는 걸 알면서도 조사병단을 꾸려 탐사한다. 결과는 처참할 때가 많다. 현존 인류 최고의 병사들로 꾸려진 이들이지만 거인에게 대항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초대형 거인이 출현한다. 기존의 거인에 대비해 만든 방벽을 훨씬 상회 하는 크기의 거인이다. 단 한 마리의 힘으로 지난 100년 간 인류를 지켜왔던 방벽이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변한다. 그러고는 수많은 거인들이 방벽 안으로 밀고 들어온다. 인류는 또다시 파멸의 위기에 처한다.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의 한 장면 ⓒ BoXoo 엔터테인먼트



이 만화가 인기 있는 이유, '단순함'


만화 <진격의 거인>은 2009년 연재를 시작해 6년 동안 약 4500만 부를 팔아 치우는 괴력을 발하고 있다. 인류와 거인이라는 단순 명쾌한 대립 구조, 어떤 누구를 대입하든 아귀가 들어 맞는 해석력을 지닌 구조, 한 아이의 성장담으로 읽힐 수 있을 만큼 소년 친화적이면서도 다분히 정치철학적으로 읽힐 수 있을 만큼 어른 친화적인 스토리, 극우적 성적을 띄는 발언으로 수없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원작자 등 수없이 많은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애니메이션, 그리고 극장판으로 오면 한 가지가 더 붙는데 '퀄리티'이다. 화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 듯한 극강의 퀄리티는 원작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액션적인 요소가 상당하고 그게 주로 빠르다 보니 눈이 더 호강하는 듯하다. 반면 스토리는 극장판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원작을 요약해 놓은 듯하다.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은 2부작으로 나뉘는 시리즈 중 1부에 해당한다. 


영화는 거시적으로 시작한다. 거인에 대비해 방벽을 쌓고 평화를 가장한 채 살아가는 인류를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그러다가 초대형 거인이 출현한 후 방벽을 뚫리면서 미시적으로 접근해 간다. 조사병단을 선망하며 거인이 언제 침공할지 걱정하는 주인공 소년 엘렌. 하지만 정작 거인이 출현하자 속수무책으로 눈 앞에서 엄마를 잃고 도망친다. 이후 그는 군대에 들어가 거인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일을 수행한다. 


초대형 거인은 급기야 3개의 방벽 중 2번째 방벽마저 뚫어버린다. 엘렌을 비롯한 군인들은 어떻게 하든 거인을 맞아야 한다. 그게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건 오래지 않아 깨닫는다. 점점 패퇴하는 만다. 와중에 엘렌은 거인에게 잡혀 먹히고 마는데... 제일 성적이 좋았던 엘렌마저 그 지경이라면, 다른 소년들은 어떠했는가? 인류는 그야말로 파멸의 직전까지 몰리고 만다.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의 한 장면 ⓒ BoXoo 엔터테인먼트



이 영화는 인류 대 거인이라는 너무나 단순한 구조에, 막지 못하면 파멸 한다는 역시 단순한 명제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스토리가 전개되기 위해서는 인류가 거인을 전멸 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가까스로 막고 다시 평화를 찾아와야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떤 숨겨진 이야기가 있어야 하겠다. 그건 물론 주인공에 관련된 것일 테고. 또한 주인공은 위험에 빠질 테고, 그 위험을 어떻게 하든 헤쳐 나올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단순한 구조와 명제에 예측 가능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만화)의 인기는 그 '단순함'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인류 대 거인' 여기에 누구라도 대입할 수 있다


'인류 대 거인'.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여기에 누구라도 대입할 수 있다. 일본의 입장에서 말이다. 먼저 일본을 인류에 대입해보자. 거인은 아마도 중국이 아닐까. 중국은 세계금융위기를 전후해 이른바 '슈퍼차이나'로 부상해 세계 경제를 부양하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 중 하나로 호령했던 일본은 지금도 물론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지만 이빨 빠진 호랑이 그 이하의 존재가 되었다. 


일본은 극우적인 성향을 지닌 아베 총리가 국수주의 정책으로 오직 일본 만을 생각하는 경제 정책으로 경제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중국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중국이 두려운 건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미국과 일본이 한 패거리를 이루어 대항 아닌 대항을 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영화 속에서 100년 간의 평화가 깨진 것처럼, 실제로도 일본의 중국에 대한 평화가 깨졌다. 


인류에 일본의 불안정한 젊은이들을 대입 시킬 수도 있다. 일찍이 버블의 붕괴로 경제가 파탄 났으며 세계금융위기를 겪고 이어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대재앙까지 겪으며 나라 꼴이 말이 아니게 된 일본. 더욱이 세계 최고의 고령화가 진행 중이며, 그에 비례해 노동력은 급감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일본 젊은이들. 그들 중 일부는 극우적인 성격을 띄며 외국인들을 배격한다.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논리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럽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외국인이 와서 특혜를 받으며 손쉽게 일자리를 얻어 살아가는 모습이, 거인이 침공해와 삶의 터전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는 모습과 달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생각이 극단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가 한순간에 좋은 모습을 보일 리가 없기 때문에 그들의 불안정함은 계속 될 테고, 끝 모를 불안감은 결국 다른 것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의 한 장면 ⓒ BoXoo 엔터테인먼트



현재까지는 일본에 국한된 거라 할 수 있겠지만, 거인을 동일본 대지진과 같이 언제 어디서 일본을 덮칠 지 모르는 자연재해에 대입할 수 있다. 물론 자연재해는 세계 어디서 사람들을 덮칠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은 경우가 다른 게, 세계 최고의 재해 방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음에도 그를 훨씬 상회 하는 재해가 들이닥치기 때문이다. 이미 수차례 겪어본 지라 그에 대한 두려움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영화에서 아무리 높은 방벽을 쌓아 거인을 방어한다 한들 그보다 훨씬 큰 초대형 거인이 출현해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 어떤 것보다 훨씬 큰 불안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총체적 난국 일본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복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계, 눈앞에 두려움에 총력을 기울일 뿐


시대를 반영하는 콘텐츠는 장르를 떠나 인기를 끌기 마련이다. 요즘처럼 좋은 소식 하나 없는 시대에는 그런 콘텐츠 또한 암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진격의 거인 신드롬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 아포칼립스 이후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만화가 말이다. 그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눈 앞의 방어를 위해 수많은 목숨을 바치는 스토리가 말이다. 


일본에 아포칼립스가 들이닥친 지 오래되었다. 비단 일본 뿐만이 아닐 것이다.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 일본이 그러하다면,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에 그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다. 희망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장밋빛 미래를 예견하지 않는다. 다만 눈앞의 두려움을 상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뿐이다. 지금은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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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슈퍼차이나>



<슈퍼차이나> 표지 ⓒ가나출판사



2000년대 들어서였던 것 같다. 중국이 향후 30년 내에 세계 최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설 거라는 예측이 난무하던 때가 말이다. 당시 중국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는 단계인 '온포'를 지나 경제, 정치, 문화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단계이자 국민 수준을 중산층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소강' 사회로의 이행을 선포한 시기였다. 1997년 장쩌민의 선포 이후 2003년 후진타오는 본격적인 소강사회로의 진입에 박차를 가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단적으로 말해 중국은 아직 소강사회로의 완전한 진입은 하지 못한 상태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이한 시진핑 주석이 '전면적 소강사회'로의 진입을 꼭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현재 세계 최강대국이라 불리우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슈퍼차이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지난 새해를 맞이해 1월 KBS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를 7부로 방영했다. 세계가 관심을 갖고 또 알고 싶어하는 중국의 현실체를 자세하게 보여줘 찬사를 받았고, 동명의 제목 <슈퍼차이나>(가나출판사)로 출간되었다. 여기서 중국은 '슈퍼차이나'의 면모를 과시했는데, 한국에서 출간이 되기도 전에 판권을 3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이다. 아무래도 예쁘게 보이지 않았을까?


중국이 보여주는 슈퍼 파워


책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다. 그래서 이미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정리하는 차원에서, 보지 않으신 분은 책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중국이 보여주는 슈퍼 파워가 어떻게 발현되어 어떻게 뻗어나갈 것인지 6개 프레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인구, 경제(기업), 군사, 땅, 문화, 공산당이 그것이다. 


책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양'을 자랑하며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그에 '질'까지 더해져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겸하게 되었다고 한다.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의식주 방면에서 모든 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 엄청난 인구의 생활 변화는 전 세계의 변화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본다. 중국의 육류 섭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에 따라 돼지 사육이 절실하다. 돼지 사육에는 '콩'이 필요하다. 그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소고기 생산을 자랑했던 아르헨티나는 어느새 세계 최고 수준의 콩 생산을 자랑하게 되었다. 중국하고만 거래를 해도 기존의 소고기 수출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슈퍼차이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슈퍼차이나의 핵심인 '경제' 그리고 중국 그자체


한편 '슈퍼차이나'의 핵심인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두드러지게 도약하고 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가장 핫한 건 단연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중국 IT 제품들이다. 여전히 'made in china'에는 좋지 않은 시선이 따라다니지만, 이제는 그런 시선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말그대로 좋지 않은 제품이라는 뜻으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붙였지만, 이제는 실수라고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초저가에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양을 따라잡은 질의 정점이다. 


'역시 대륙이야. 스케일이 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 땅덩어리와 인구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씀씀이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대륙적 씀씀이는 곧 '차이나 머니'로 발현된다. 중국은 세계를 지배할 양인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들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수많은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싼 값에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을 남길 수밖에 없다. 미국이라도 국가적 차원의 이런 투자를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값싼 제품을 수출해왔다. 덕분에 미국인은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걱정 없이 소비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미국에 판매한 수익금으로 미국 국채를 사면서 다시 미국에 돈을 빌려주었다. 결국 미국은 다시 소비를 하고 경제성장이 가능해졌다." (본문 중에서)


중국은 5000년 문명의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가 중국에 있고,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도 있다. 그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를 써먹지 않을 중국이 아니다. 세계를 향한 중국의 전방위적 진출에는 문화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군사'이다. 지난 200년 동안 세계 패권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있었다. 중국은 이를 다시 가져오려 한다. 그야말로 사방팔방 문어발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모든 걸 진두지휘하고 있는 건 중국 그 자체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가능하다. '공산당'에 의한 일당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욱더 뻗어갈수록, 정치적으로 더욱더 보수화되고 있는 이유다. '중국식 자본주의'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으로 대표되는 '작은 정부 큰 (자유) 시장'이 그 힘을 다 잃어가고 있는 시기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책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우리나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중국의 현재와 미래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이다. 아마도 이 책도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했을 것이다. 문제는 책에서 그런 의도를 찾아보기 힘들 다는 점이다. 시종일관 중국에 대한 지극히 낙관적인 시각만 보일 뿐이다. 각종 수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세계가 중국화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하는 문제 제기는 소량에 그친다. 책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광물인 '희토류'가 거의 중국에서만 생산되는데, 영토 문제로 일본이 문제를 일으키자 중국이 수출을 금지해버린다. 이에 일본은 급히 사과하고 제재를 풀 것을 요구했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것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마치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책인 느낌이다. 


중국이 머지 않아 세계 최강대국의 위치에 서게 될 거라는 건 의심할 나위가 없다. 자연스레 그 현상들도 여기저기에서 접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현상만을 말할 게 아니라, 그 현상을 놓고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더 좋은 길로의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중국의 잠재력과 다양성이 무궁무진해 그 현상을 파악하는 것마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알고자 하는 건 중국의 무지막지함만이 아니다. 중국을 넘어설 수 없다면 어떻게 그들과 공존해야 하는 지 알고 싶은 것이다. 단편적으로, '중국에 진출해라'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라' '중국과 협력해라' 같은 종류 말고 더 심층적으로 알고 싶다. 미시적인 중국을 기대해본다. 

슈퍼차이나 - 10점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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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른 책] '중국근현대사 5' '찌라시의 중국이야기'


이번 주 내가 고른 책은 

삼천리의 '중국근현대사 5'(다카하라 아키오, 마에다 히로코 지음 // 오무송 옮김)

굿플러스북의 '찌라시의 중국이야기'(송명훈 지음)


<중국근현대사 5>는 역사, <찌라시의 중국이야기>는 인문인 것 같네요.


공교롭게도 두 책 모두 '중국'에 관련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중국학부 출신이고 또 그것과는 별도로 중국에 관심이 많기도 하구요. 


<중국근현대사 5>보다는 <찌라시의 중국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바로 읽기 시작했지요. 

65쪽까지 보다가 멈췄어요. 신간을 읽다가 멈춘 건 또 엄청 오랜만이네요.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편집이 문제더군요. 인기 팟캐스트를 책으로 옮겼다고 하는데 엮은이가 있더군요. 

즉 지은이가 아닌 엮은이가 글을 썼다는 얘기인데, 맞춤법은 그렇다고 해도 문장이 너무 형편 없었어요.

표지도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이고요... 팟캐스트는 재밌던데 책은 왜 이런지ㅠㅠ 안타깝습니다. 


<중국근현대사 5>는 전부 아는 내용이라 읽지 않으려 했는데요. 

조금 읽어보니까 제가 아는 중국 근현대사와 다른 시선이더군요. 

부제가 '개발주의 시대로 1972~2014'인데, 통상적으로 1972년이 아닌 1978년 제11기3중전회를 시대의 분기점으로 여기곤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1972년 마오쩌둥의 플랜트 기술 도입을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더군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던 부분입니다. 재밌을 것 같아요. 


다음 주 서평은 <중국근현대사 5>로 정했습니다^^

<찌라시의 중국이야기>는 정말 안타깝네요ㅠ


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로요~

중국근현대사 5

찌라시의 중국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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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중국인은 누구인가>


<중국인은 누구인가> ⓒ은행나무



세상 모든 이들이 자신이 진짜라고 말한다. 자신이 만든 제품이야말로 간난고초의 창조 작업 끝에 태어난 진짜라고 말이다. 수없이 많은 것들 중에서 자신의 것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 뿐이라는 듯이 말이다. 그만큼 가짜가 판을 치고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시대이다. 그래서 그렇게 외치는 소위 '진짜' 조차 믿을 수 없는 시대이다. 종종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이 만들어 가짜가 진짜를 이겨낼 때 사람들은 가짜를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5년 현재 중국 최고의 IT 기업으로 성장 중인 '샤오미'는 일명 '중국식 애플 짝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닌 채로 순항 중이다. 누가 봐도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완벽하게 베꼈다. 대놓고 가짜를 표방한 셈인데, 중국 내에서는 애플을 앞섰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그런데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애플의 그것보다 더 좋다는 얘기들이 많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베끼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 그러면서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린 것이다. 이미지는 어쩔 수 없겠지만, 실속 만으로 따졌을 때 애플 대신 샤오미를 고를 이유가 충분하다. 정말 무서운 '샤오미'이고, 정말 무서운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가짜 시장이다. 


중국에 대해 더 알고자 한다


중국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 <중국인은 누구인가>(은행나무)라는 책을 골라 짚었다. 책에서 저자는 아더 핸더슨 스미스의 저서 <중국인의 특성>을 몇 차례 언급하는데, 중국인 성격의 장단점 26가지 중에 '성실성과 신용의 결여'가 있다고 한다. 이는 세계 최고의 가짜 혹은 짝퉁 시장인 중국의 특성을 나타내는 데 적확하다. 필자도 중국에서 짝퉁 명품을 사본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진짜 이상의 퀼리티를 자랑했다. 


이밖에도 저자는 위에서 말한 <중국인의 특성>을 통해 중국인의 특성들인 인내심, 강인한 생명력, 지나친 체면치레, 정확성 결여, 완고함, 무딘 신경, 공공심의 결여, 수구적 태도, 서로 시기하고 의심함, 성실성과 신용의 결여 등을 골자로 이야기들을 펼쳐 나간다. 크게 6장으로 중국인, 중국사회, 자본, 문화와 역사, 인물, 고전과 격언을 통해 중국과 중국인을 들여다본다. 


이 책을 통해 중국과 중국인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굉장히 짧게 단상들을 늘여 놓을 뿐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래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듯싶다. 부담스럽지 않게 그들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중국과 중국인 탐문의 입문서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겪었던 또는 주위에서 보고 들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들을 빌려와 소개한다. 


때론 비판으로 때론 칭찬으로 중국인들의 천태만상을 보여주는 저자의 태도는 자못 중국이 그리운 모양세다. 짧게 지나가는 단상들 속에 중국에 대한 진한 관심이 엿보인다. 저자가 살펴본 그들의 삶은 우리와 거의 다를 바 없다. 살아가는 장소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역사가 다르고 정치 상황이 다르고 민족이 다른데 어떻게 같으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다를 바가 없다. 


중국과 한국, 다를 바 없는 두 나라


서민들은 스트레스와 근심에 짓눌려 살아가고, 농촌은 꿈을 잃어가고 있으며, 도시에는 빈민 노동자가 늘어가고 있다. 입시 지옥은 한국보다 중국이 훨씬 심하고,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끊는 걸 다반사로 한다. 노인과 청년의 대립각은 날카롭고, 한국에 왕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중국에는 황제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다. 터무니 없는 박봉에 시달리는 건 두 나라가 어김없이 똑같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식언만 내뱉는 건 또 어떤가. 부정부패가 나라 살림을 좀 먹는 건 또 어떻고. 돈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들은? 그렇지만 정직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돈이 궁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매춘과 매란 행위는? 한편 중국은 가짜를 만들고 한국은 가짜를 즐긴다고 한다. 그렇지만 마음씨 착하고 수수한 서민들의 깊은 정 또한 존재한다. 


이 모든 것들이 중국에 존재한다. 그리고 보면 알겠지만 한국에도 고스란히 존재하는 것들이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느낀 중국과 중국인의 본모습인데, 어쩌면 이리도 한국에도 고스란히 통용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고 그런 곳인가? 아니면 세계에서 제일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한 성 만도 못한 땅과 인구를 가진 한국이, 중국이라는 숲에 있는 나무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중국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


한편 이 책을 통해 현대 중국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다. 바로 현대 중국의 중요한 인물들인데, 쑨원, 마오쩌둥, 장제스, 루쉰 등의 유명인들은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반면 이 책에서 간단하게나마 소개하고 있는 차이위안페이, 타오싱즈, 담사동, 시중쉰 등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하지만 그들의 업적은 앞의 유명인들을 능가한다. 


차이위안페이를 예를 들면, 그는 마오쩌둥, 덩샤오핑, 저우언라이, 량수밍, 루쉰 등의 현대 중국의 위대한 인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마오쩌둥은 생전 차이위안페이를 학계태두, 세인의 귀감으로 흠모하였다고 한다. 그는 베이징대학 총장에 취임해 개혁에 박차를 가하며 천하의 인재들을 불러 모았고, '근공검학' 운동을 전개해 젊은 혁명가들에게 학문적, 문화적, 사상적 경험을 쌓게 했다. 지금도 중국 곳곳에는 그의 동상과 길, 학교 등이 세워져 있다. 


중국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매우 힘들지만, 굳이 표현해보자면 '중국은 알다 가도 모르겠다' 정도 일 것이다. 몇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저자는 이를 '숲이 크면 온갖 새가 다 있다'는 경구로 표현하는데, 적확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중국에 관심을 갖고 중국을 다녀와 직접 체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애증'의 마음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중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좋아하고 중국인의 대륙적 기질 즉 대범한 기질을 좋아한다. 반면 중국과 중국인의 더러운 면면들과 겉과 속이 다른 면모를 싫어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중국과 중국인


중국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중국은 더럽고 중국인들은 시끄럽다' 정도로 답해온다. 중국이 세계 최고의 강국이 된 지금, 중국어를 잘해서 중국을 이길 생각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중국어가 아닌 중국을 알아야 한다는 사람은 중국어과 교수들한테도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중국과 중국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확한 시선이다. 중국에 진출해 중국을 이기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국어도 중요하지만,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중국인이 누구인지 아는 게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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