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열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망해 가는' 일본 영화의 버팀목,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긴 역사, 엄청난 제작 편수와 관객수, 질 높은 작품성까지 겸비한 '일본 영화', 하지만 급격한 쇠락의 길로 접어든 지 꽤 되었다고 한다. 작품의 질보다 흥행에 더 초점을 맞춘 결과라 하겠다. 그래도 일본인들의 일본 영화 사랑은 높다. 단, 여기서 말하는 일본 영화는 여전히 일본의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만화 원작 위주다. 일례로, 그나마 일본이 자랑하는 현대 일본 영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특급작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러브라이브> 극장판에 밀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현대 일본 실사 영화의 마지막 보루 같은 느낌을 준다. 모든 일본 영화인들이 그만 바라보고 있다는 걸 바다 건너서도 느낄 수 있다. 그는 지난 20년 넘게 그 기대를 충족시켜 왔다. 물론 부침이 없지 않았다. 스타일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은근히 욕을 먹기도 했을 테다. 여하튼 그는 일본 영화의 버팀목이다. 


충격적 데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충격적 데뷔작 <환상의 빛>. ⓒ씨네룩스



우린 영화 감독들의 충격적인 데뷔를 많이 접했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 가이 리치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파이크 존즈의 <존 말코비치 되기>, 홍상수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창동의 <초록 물고기>,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 장이머우의 <붉은 수수밭> 등. 1970~90년대인데, 선입견일지 모르겠지만 2000년대 이후엔 많이 접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환상의 빛>이 있다. 1995년작으로, 자그마치 20년이 넘었다. 그는 명문 와세대학 문학부를 나온 문학수재인데, TV 다큐멘터리 연출을 하다가 이 작품으로 장편영화 데뷔를 한다. 그래서인지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하였고 다큐멘터리적 작풍이 다분하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그보다 정적인 구도에 따른 미장셴에 집착했던 것 같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카케무샤>가 보여주었던 구도가 일면 엿보인다. 거기에 상실과 기억의 소재가 주를 이룬다. 주인공 유미코는 계속되는 상실을 겪지만 그럼에도 살아간다. 하지만 문득문득 찾아오는 상실 전의 기억들이 그녀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그의 국제영화제상 수집은 이미 데뷔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환상의 빛>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영화제 제52회 촬영상을 수상한다. 이후 불과 수 개의 영화에서 족히 수백 개는 될 듯한 상들을 수집한다. 세계 3대 영화제 진출만 보아도, 제54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 <디스턴스>, 제5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 <아무도 모른다>, 제62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진출 <공기인형>, 제6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과 경쟁부문 진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제6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바닷마을 다이어리>, 제69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진출 <태풍이 지나가고>. 즉, 그의 필모그래피 절반 이상이다. 


'가족'에 천착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최근까지 계속 이어가고 있는 '가족' 천착의 진정한 시작 <걸어도 걸어도>. ⓒ영화사 진진



그의 영화가 조금 바뀌게 되는 건, 아이러니하지만 일면 이해가 가는 <하나>부터이다. 이 영화는 그의 영화 이력 중 가장 범작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사무라이의 복수극을 통해 '가족'을 말하고자 한다. 물론 소소하고 잔잔하게 행복을 이야기한 무난한 이 작품을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아닌 이가 만들었다면 충분한 호평을 받았을 것이다. 


여하튼 그는 이후 10여 년 동안 가족에 천착한다. <하나> 이후에 나와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대표하는 확실한 가족 영화로 자리매김한 <걸어도 걸어도>를 필두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까지 쭉 이어졌다. 그 사이에 <공기인형> 정도가 튀는데, 아마 가족이 아닌 소재를 새롭게 시작하려다가 실패한 케이스라 하겠다. 


그의 필모 상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이 이 부분이다. 계속되는 천착은 그만의 세계를 확고히 하며 그에 걸맞는 거장의 칭호를 그에게 안겨주는 등 좋은 결과을 낳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싶은 마음을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모두가 아는 시기가 왔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나온 <태풍이 지나가고>가 그 분기점이어야 하고,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든다. 


밝은 소소함에 날카롭고 서늘한 게 깃들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스타일을 규정하는 '밝은 소소함과 날카롭고 서늘함의 조화와 공존', 그걸 잘 볼 수 있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티캐스트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0년 넘게 천착하고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이건 아마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을 그만의 것인데, 밝은듯 쓸쓸한듯 유쾌한듯 서늘한듯 한 분위기이다. 대체로 그의 영화 분위기는 밝고 유쾌한 것에 가깝다. 소소하고 잔잔하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내재되어 있는 혹은 드러내지 않는 사건사고는 가히 인생을 흔들 만하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영화일수록 이 구도가 극에 달하는 것 같다. 


굳이 열거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그의 필모 전반에 걸쳐 있다. 기억에 남는 건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다. <공기인형>은 말할 것도 없겠다. 그 밝은 소소함엔 특별하고 날카롭고 서늘한 것이 있다. 그게 인생이라는 걸까? 그게 인간이 가진 면모들이라는 걸까? 이 기조는 그가 지난 10여 년간 천착하는 '가족'이라는 키워드와는 달리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도 무방할 것 같다. 아니 그러길 바란다. 보편성이 담보되지 않는 특별함이니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이 나오면 주저 없이 보고 악착 같이 평할 준비가 되어 있다. 1~2년에 한 편씩 꾸준히 신작을 내고 있는 걸 보면, 내년 안에는 차기작이 나올 것 같다. 반드시라고 할 만큼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수상 후보에 오르고 무수한 호평이 쏟아질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나도 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나는 바란다. 그의 변화를. 비록 그동안 실패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덕분에 더 나은 길을 걸어올 수 있지 않았나 반추해본다. 자기 혁신적 모습의 일환이라면, 무엇이라도 괜찮다. 기대와 설렘과 불안의 삼중주로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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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책으로 책하다'가 뽑은 2016년 최고의 영화 10]


안녕하세요? '책으로 책하다'입니다. 책에 이어 2016년 최고의 영화를 뽑아보고자 합니다. 언젠가부터 책보다 영화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네요. 뭐, 형제지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둘이기에 큰 부담이나 죄책감(?)은 많지 않습니다. 여하튼 올해는 어떤 좋은 영화가 우리를 반겼을까요. 


아무래도 매년 초에는 아카데미 후보작 및 수상작이 쏟아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년초에 좋은 영화가 몰려 있는 경향이 있죠. 올해도 어김 없이 그랬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레버넌트>. 영화 자체보다는 영화 속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대형 곰에게 맞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드디어 남우주연상을 탄 것도요. 


여름 시즌엔 한국 영화가 득세했습니다. <부산행>과 <터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상당히 괜찮았어요. 우리나라의 블록버스터가 이만큼이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부산행 열차를 타기 직전에 <부산행>을 보아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도 인상적이었는데 리뷰를 쓰진 못했습니다. 


후반기에는 주로 서양의 작은 영화를 봤습니다. <맨 인 다크>, <다가오는 것들>, <라우더 댄 밤즈>, <로스트 인 더스트> 등이 인상에 남습니다.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라라랜드>를 아직 보지 못했는데, 내년 초에라도 꼭 보고 싶네요~ 고로 2016년에도 2017년에도 '책으로 책하다'가 뽑은 최고의 영화 리스트에는 못 올라가네요. 걱정 마세요. 최고의 영화는 많습니다. 


자, 이제 2016년 최고의 영화 10을 뽑아보겠습니다. 역시 제가 보고 리뷰로 남긴 것들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올해에는 제가 신작 영화를 꽤 많이 봐서 경쟁률이 은근 높았지요. 그러니 어디 가서 꿀리진 않을 영화라 자부합니다. 따로 코멘트를 달진 않았고, 대신 리뷰 url을 달았습니다. 한 해 마무리하면서 좋았던 영화 한 편 보심이 어떨지요^^ 잔잔함을 원하시면 <다가오는 것들>을, 쌈빡한(?) 걸 원하시면 <부산행>!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바닷마을 다이어리


캐롤


스포트라이트


4등


부산행


터널


다가오는 것들


로스트 인 더스트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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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포스터 ⓒ(주)티캐스트


20세기 일본 최고의 걸작 만화 <바나나 피쉬>. 큰 스케일과, 하드보일드적인 측면,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 그리고 완벽한 캐릭터까지. 거장 요시다 아키미의 대표작이다. 필생의 대작은 한 편으로 족할 것을, 그는 21세기에 또 다른 걸작을 들고 왔다. 2006년부터 연재 중인 만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 작품은 2013 '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77년에 데뷔해 올해로 40년이 된 요시다 아키미의 그칠 줄 모르는 질주다. 그 질주는 또 다른 거장에 의해 다른 영역으로 옮겨진다. 


또 다른 거장은 다름 아닌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감독이다. 1995년에 데뷔해 20년을 넘긴 그는 누구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감독으로, 세계가 인정하고 좋아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요시다 아키미의 팬을 자처하는 그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원작을 읽는 순간 꼭 영화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상의 순간들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만화를 보면 영화가, 영화를 보면 만화가 보고 싶어질 것이다. 


네 자매 이야기


'네 자매 이야기'라고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세 자매로 시작된다. 한 지붕에 세 자매만 살고 있는데, 첫 등장부터 각자 확고한 캐릭터가 보인다. 첫째 사치는 믿음직하고 깐깐하지만 속이 깊고, 둘째 요시노는 사랑에 목 마른 차도녀 스타일이지만 천방지축인 면이 있으며, 셋째 치카는 마냥 좋고 걱정 없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한 장면 ⓒ(주)티캐스트



이들은 15년 전 자신들과 엄마를 버리고 집을 떠나 다른 살림을 차린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을 찾는다. 그곳에서 10대 중반의 어린 소녀 스즈를 만난다. 그녀는 나이에 맞지 않게 믿음직스럽지만 어딘지 모르게 수심에 차 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이복동생이었다. 왠지 모르게 스즈에게 마음이 쓰이는 세 자매. 서로 말은 안 해도 알고 있다. 더구나 스즈는 홀로 남아 계모(세 자매와 스즈의 아버지는 3번 결혼했던 것이다.), 이복동생과 같이 살아야 했던 것이다. 헤어지기 직전, 사치는 스즈에게 한 마디를 건넨다. 


"스즈, 우리랑 같이 살래?"

"네."


이렇게 세 자매는 '네 자매'가 되고, 영화는 비로소 온전히 시작된다. 도쿄에서 50km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인 양 독특한 분위기의 바닷마을 카마쿠라에서 말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단연 네 자매가 있고, 그 중에서도 첫째 사치와 넷째 스즈가 주를 이룬다. 속 깊은 사치와 스즈이기에 할 이야기도 숨겨진 이야기도 많을 것 같다. 그렇지만 요시노와 치카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처럼 허전할 것이다. 그들은 네 자매가 함께 여야 한다. 


완벽하게 전달되는 '일상'


일상을 이야기하고 특별한 순간을 잡아내고 아름답게 풀어나가는 건 언뜻 봐서 쉬울 것 같다. 일단 '일상' 이라는 단어가 주는 당연함과 편안함이 작용할 테고, 그만큼 공감 시키기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이야말로 제일 단순하고 알맹이가 없기 쉽다. 또한 보는 입장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래봤자 다 똑같은 이야기인데 뭐가 다르겠는가 하고 말이다. 


일상을 다룰 때 주의해야 할 게 있다. 주입 시키려 하면 안 된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달 이상의 것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런 일상도 있어. 그냥 한 번 봐봐.'하고 전달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인간이 있어야 한다. 상황이나 사건이 주를 이루는 것보다 사람이 주가 되어야 하고, 만약 상황이나 사건이 주를 이룬다고 하여도 사람이 거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휴머니티가 있는 일상을 전달해준다면,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아도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한 장면 ⓒ(주)티캐스트



이 영화는 완벽에 가깝다. 네 자매의 일상을 그저 전달해줄 뿐이다. 그런데 거기에 잔잔한 파문이 계속 인다.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그에 따라 어머니 또한 집을 나간 상황, 이복동생을 데려와 같이 살게 된 상황의 기본 배경이 사실 결코 일반적이지는 않다. 그래서 그들의 일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아름다운 게 아름답다면 당연한 거지만, 그러지 못한 게 맞는 게 아름답다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이지 않겠는가? 네 자매의 보이지 않는 아픔이, 보여주지 않는 아픔이 그들을 아름답게 만든다. 오히려 그리도 씩씩하고 밝게, 웃음과 유머가 끊이지 않을 수 있다니. 영화는 이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위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가마쿠라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정경이 한 몫 했음은 당연하다. 중세의 군사·정치 도시로 맹위를 떨치며 '가마쿠라 막부' 시대에 정점을 찍은 가마쿠라는, 에도 시대에 들어서는 한촌으로 전락한 역사가 있다. 이후 다시 관광 도시로 활기를 되찾았고, 지금은 도쿄와 매우 가깝지만 전혀 다른 세계로 유명하다. 단순히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하기 뭣한 것이, 정녕 신비로운 곳이기 때문이다. 고층빌딩도 없고 네온사인도 없다. 동, 북, 서가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만 만을 향해 트여 있다. 산과 바다의 완벽한 구도를 자랑한다. 참으로 드라마틱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한 장면 ⓒ(주)티캐스트



이곳에서 촬영을 결심한 감독의 탁월한 심미안은, 이 영화에 완벽히 들어맞았고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이곳에서 촬영을 하겠다고 결심한 순간 반은 성공한 것이리라. 더불어 극 중에서 '낡고 오래된 집'으로 통칭 되는 네 자매의 집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식물들과 같이 살아가는 전통 가옥. 그런 곳에 꼭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느낌을 자아냈다. 


누가 뭐래도 이 영화는 네 자매 이야기다. 나머지는 그들을 위한 것일 테다. 그럼에도 영화는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모든 인물들과 소품들을 챙긴다. 그리고 네 자매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환한 미소로 모든 걸 받아준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도. 


영화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데 꽤 많은 장면을 할애한다. 장례식, 제사, 묘지 장면이 몇 번이나 나오고, 집에서 계속해서 죽은 사람을 위한 공양을 한다. 어떤 종교임을 떠나서, 그런 모습이 좋은 의미로 비춰졌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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