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도 봐도 재밌고 또 봐도 감동적인 콘텐츠들이 있다. 드라마, 영화, 책, 만화, 음악 등. 퇴색되지 않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이고,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건 아마도 볼 때마다 환경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필자가 살아가면서 보고 또보고 계속봤던,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콘텐츠들을 나름 엄선해 간단히 리뷰해본다. 이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 전대물①[1980년대 2대 전대물]유치원 때인가, 당시 우리 집은 비디오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비디오가 있는 친한 친구네 집에 가서 둘러 앉아 목을 내밀고 '전대물'을 눈이 빠져라 봤다. 전대물이라 하면 일명 '슈퍼 전대 시리즈'로 일본 도에이에서 제작하고 있는 특촬(특수 촬영물)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로, 다수가 팀을 이루어 각자의 역할을 맡아 지구를 구하거나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을 주로 다르는 장르이다. 1980~1990년대에 남녀를 막론하고(필자가 어렸을 때 여자인 친구도 같이 봤었다), 그 재미에 홀딱 빠지게했던 2대 전대물을 소개해 본다. (내용은 생략하고 대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치중한다. 양해해주시길.)
<초전자 바이오맨> 그냥 '바이오맨'으로 불리곤 하는 이 전대물은 1975년부터 시작된 슈퍼 전대 시리즈 8번째 작품으로, 일본에서 1984년에 나왔다. 하지만 한국으로 건너온 건 1990년. 그 전에 '후레쉬맨'이 수입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흔히 바이오맨이 후레쉬맨의 짝퉁 혹은 아류작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후레쉬맨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그 오명을 조금이라도 벗을 수 있게, 바이오맨을 후레쉬맨보다 앞에 배치했다. 바이오맨은 슈퍼 전대 시리즈의 매너리즘 타파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작품이다. 전과는 다르게 여성 멤버를 두 명으로 늘려, 레드 1호가 리더를 맡고 옐로 4호가 서브리더로 작품을 이끌어 갔다. 이처럼 '색깔+숫자'의 방식을 차용한 것도 처음이다. 또한 상대편 괴물이 패한 후 매번 커지는 패턴을 탈피한 것도 최초였다. 이런 시도들은 이후 전대물의 많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전대 시리즈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고, 완구업계의 스테디셀러로 급부상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도 있었는데, 옐로 4호가 실제로 갑자기 하차하여 실종되었다. 이에 10회가 대폭 수정되어 옐로 4호의 죽음으로 처리되기도 하였다. 이후 옐로 4호 2대가 들어와 계속 활동했다. 1년 여간 총 51회를 방영했으며 평균시청률은 전 시리즈 중 10위를 기록했다.
<초신성 후레쉬맨>우리나라로 수입되면서 '지구방위대 후레쉬맨'으로 바뀌었다. '바이오맨'의 차차기작으로 슈퍼 전대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이다. 1986년부터 1987년까지 방영되었으며, 종영 5개월 만에 한국에 수입되었다. 일본에서는 전작 '전격전대 체인지맨'의 인기에 가려 많은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평균 시청률이 전 시리즈에서 4위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한국에 발빠르게 수입되면서 엄청난,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인기를 얻었다. 당시 대한민국에 처음 수입된 슈퍼 전대 시리즈물로, YMCA 조사에 의하면 1989년 9월 어린이가 가장 많이 본 비디오 전체 4위 및 만화영화 부문 2위, 1991년 8월 어린이가 가장 많이 본 비디오 4위 이내, 그리고 1994년 8월 대여 순위 3위 이내를 기록하였다. 1980년대를 넘어 1990년대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린 것이다. '후레쉬맨'의 인기로 인해 후속작들인 '바이오맨', '마스크맨' 등의 수입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런 가공할 인기 때문인지, 당시 신문들을 보면 '폭력적이다', '저질이다', '황당하다' 등의 말로 걱정을 하며 깔아뭉개고 있다. 총 50화를 방영했으며, 한국에 들어오면서 한 비디오 당 3화씩 17편으로 재편되었다. 이는 다시 1~10편이 1탄, 11~17편이 2탄으로 구성되었다. 후속작들도 이런 구성을 답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전대물=후레쉬맨"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다.
<슈퍼 전대 시리즈>
'바이오맨'이 8번째, '후레쉬맨'이 10번째, '마스크맨'이 11번째, 그리고 미국에서 '파워레인저'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어 한국에 방영된 바 있는 '전자전대 메가레인저'가 21번째 작품이었던 '슈퍼 전대 시리즈'는 1975년 시작된 이래로 현재 2013년까지 계속되고 있다. 얼마 후면 40주년을 맞이할 것이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장기간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마냥 부럽기만 하다. 정말 진심으로 대단한 시리즈이다.
아무래도 1970년대 후반에 1980년대 중반 태생까지는 바이오맨과 후레쉬맨에 더 정이 갈 것이고, 그 이후의 분들에게는 파워레인저에 더 정이 갈 것이다. 정이 간다기보다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원조는 일본의 '슈퍼 전대 시리즈'이고, 우리나라에서의 원조는 '후레쉬맨'이라는 걸 알아두자. 그리고 하나는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보고 또보고 계속보고 싶어질 것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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