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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제대로 만들었지만 재미는 보장 못하는 하드보일드 탐정 영화 [신작 영화 리뷰] 20세기 초중반 미국을 대표하는 추리 소설가 중 한 명으로 활약한 레이먼드 챈들러, 그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정립하며 그 영향력을 문학 전체로 퍼트렸다. 뿐만 아니라 역사에 길이남을 탐정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필립 말로'가 바로 그다. 트렌치코트를 입고 입에 담배를 문 채 머리엔 중절모가 얹혀 있다. 술과 총과 여자도 빠질 수 없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푸아로'와 함께 가장 유명한 탐정 캐릭터라 할 만하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필립 말로를 모든 장편에 출연시켰는데 마지막인 직전 작품이 바로 이다. 그리고 의 공식 후속작은 60여 년이 지나 맨부커상 수상자 존 밴빌이 벤자민 블랙이라는 필명으로 쓴 다. 등으로 아카데미를 포함해 전 세계 유수의 .. 더보기
산전수전 다 겪은 소시민이 해내야만 했던 뜻밖의 일 <수리남>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윤종빈 감독, 가장 좋아하고 신뢰가 가는 한국 감독이다. 그의 데뷔작 (2005)부터 (2008), (2012), (2014), (2018)까지 빠짐없이 챙겨 봤거니와 그중에서도 는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 베스트 1에 뽑는다. 첫인상이 이보다 좋을 순 없었을 테다. 그의 곁엔 (거의) 언제나 하정우가 함께했다. 을 제외한 부터 까지 네 작품을 연달아 함께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윤종빈 감독은 하정우가 주연을 맡았던 에 각본으로 참여했고 에는 제작으로 참여한 바 있다.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절친 사이로, 윤종빈 감독이 신혼여행을 갔을 때 하정우가 따라 갔다는 후문도 있을 정도다. 영화적으로는 둘도 없는 페르소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 그들이 이후 8년 만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보기
"우리 가족들은 이상해. 잔인한 구석이 있어." <비뚤어진 집> [영화 리뷰] (Crooked House)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는 말년에 일본 번역가에게 본인의 10대 작품을 직접 골라 답장을 보낸다. 그녀가 쓴 80여 편의 작품 중 10편만 선정하기가 매우 까다로웠을 텐데, 이후 그 목록은 애거서를 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큰 레퍼런스가 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가 선정한 10편은 꼭 봐야 한다던지, 10편을 시작으로 애거서를 접한다던지, 그녀의 10편이 아닌 본인만의 10편을 정해본다던지. 그중에서도 애거서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단 한 편이 존재할 텐데, 의외로 그녀의 최전성기인 1920~40년대의 끝자락인 1949년에 내놓은 이 그 작품이다. 참고로, 저 10편에는 등 누구나 알 만한 최고의 작품들이 속해 있다. 그녀는 을 선정하면서 '탐구하기 매우 .. 더보기
최고의 짜임새 있는 각본을 자랑하는, 최악의 막장 코미디 <행오버> [오래된 리뷰] 결혼식 이틀 전, 더그는 친구 세 명과 함께 라스베이거스로 총각파티를 떠난다. 아내와 아이가 있는 가장에 학교 선생이지만 잘생기고 훤칠한 것도 모자라 바람둥이 끼가 다분한 듯한 필(브래들리 쿠퍼 분), 바람 핀 여자친구에 꽉 잡혀 동거 중인 겉으로는 무난한 치과의사 스투(에드 헬름스 분), 그리고 더그의 사돈이자 친구인데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진 듯한 느낌의 앨런(자흐 갈리피아나키스 분)이 그들이다. 사치와 향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술 마시고 도박하고 얘기하며 신나게 놀고자 했던 그들, 하지만 결혼식 하루 전날 아침 호텔 숙소에서 깨어보니 난리도 아니다.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데, 화장실엔 호랑이가 있고 방에선 아기가 울고 있으며 더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스투의 이빨 하나가 빠..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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