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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꿈을 찾아 떠날 때 내가 누군지 알게 된다, 영화 <대관람차> [리뷰] 오사카에 출장 온 선박회사 대리 우주(강두 분), 출장 마지막 날 낮에는 덴포산 관람차를 타고 저녁에는 일본 쪽 담당자 스즈키와 저녁을 먹는다. 스즈키와 헤어진 후 술에 취한 채로 핸드폰도 팽개치고는 선배인 과장 대정을 닮은 사람을 보고 무작정 쫓아간다. 우주는 선박 사고로 실종된 대정을 대신해 오사카에 출장을 왔었다. 자전거 탄 사람을 쫓는 건 역시 무리, 놓치고는 근처의 고즈넉한 바 '피어 34'를 찾아들어간다. 이곳은 '대정'이라는 곳이란다. 익숙한 이름이다. 맥주 한 잔을 걸치고 뻗어버린 우주는 다음 날 깨어난다.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시간을 놓쳐버렸다. 주인장의 말 때문인지 평소 생각 때문인지 대정과의 진지한 대화 때문인지 그저 홧김인지, 우주는 회사를 그만둔다. 무작정 피어 34로 .. 더보기
'철학은 치료제로 작용해야 한다'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서평] '철학'은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어려운 건 어쩔 수 없을지 몰라도, 굳이 멀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마느 그 어떤 학문보다 우리와 먼 게 사실이다.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와중에도 철학은 그 고고함을 꺾지 않는다. 가까이 오라 손짓해도 선뜻 가까이 가지 못한다. 철학이 생겨난 고대, 철학은 삶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하는 문제가 곧 철학이었다는 것이다. 지혜 추구가 주요 목표였다. 하지만 17~18세기 자본주의 형성과 시민사회 성립으로 근대가 시작되며 함께 등장한 근대 학문 하에서 철학은 삶에서 멀어졌다. 근대 철학자들은 학문과 기술과 경제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철학은 지금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지극한 '.. 더보기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지나간 책 다시 읽기] 고 스티브 잡스가 남긴 명언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인문에 관한 말을 소개해본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무엇을 말함일까? 바로 '인문'이다. 역사의 길이 남을 최고의 CEO였던 그가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인문'과 바꾸겠다는 것은, 그에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는 또 이런 말도 남겼다. "애플은 변함없이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최고의 기술은 인문에서 비롯된다. 바야흐로, 인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문'이란 무엇인가? 한자로 '사람인'과 '글월문'. 사람의,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학문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에 관한 모든 것.. 더보기
<도서관 옆 철학카페> 철학은 현실의 문제와 싸워 이기게 하는 무기 [서평] 몇 년 전부터 '인문학'이 들어간 책이 쏟아져 나왔다. 2008년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경제·경영 서적이 붐을 이루었고, 이후에 자기계발 시대가 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위기를 벗어났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힐링이 찾아 왔다. 동시에 인문학도 붐을 이루었다. 처음의 인문학에는 힐링의 기운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른바 인문학을 통한 힐링. 그러다가 자기계발적 요소가 다분히 투여되기 시작했다. 인문학을 통한 자기계발. 그야말로 여기저기에 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여기에 최대 수혜자들은 인문학자가 아니라 실용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철학을 쉽게 풀어 전달하다 철학도 인문학의 일종인지라 엄청 쏟아져 나왔다. 그래도 철학은 '품격'(?)을 유지하고 있었던 바,.. 더보기
볼테르가 던지는 질문, 낙관주의냐 비관주의냐 <낙천주의자, 캉디드> [지나간 책 다시읽기] 볼테르의 '계몽주의'라고 들어보았을 것이다. 18세기에 유럽을 휩쓴 시대적 사조로, 이성과 진보를 앞세워 전방위적으로 구습 타파를 외친 혁신적 사상이다. 로크가 그 첫장을 열었고, 이후 루소와 볼테르, 칸트 등 사상가들이 중심에 있었다. 이 사상은 결정적으로 국가와 정부의 역할을 바꾸었고, 이후의 수많은 혁명들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들의 사상적 기반이 같은 건 아니었다. 루소는 낙관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테고, 볼테르는 비관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계몽주의'라고 하는 시대적 사조와는 다르게, 당대 논란이 되었던 철학 논쟁이다. 그 중심에는 그들보다 한 세대 앞선 철학자인 라이프니츠의 예정조화설, 즉 세계는 신에 의해 조화롭게 예정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낙관.. 더보기
<팝, 경제를 노래하다> 오죽했으면 예술로 까지 경제를 말할까? [서평] 예술은 가치는 무엇인가? 먼저 미적 가치가 있다. (위대한) 음악을 들으면, 그림을 보면, 건축물을 감상하면 거기서 느낄 수 있는 미(美)로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 마냥 기분이 좋아지고, 차분해지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다음으로 해석 가치가 있다. 예술 작품을 보고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들여다보고 숨겨진 메시지를 푸는 것이다. 예술의 해석 가치를 더욱 높이 사는 사람들은 예술의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깎아내리곤 한다. 어찌 보면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해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여기서 많이 쓰이는 해석은 시대적 배경과 맥락이다. 그 중에서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제, 정치 등이 핵심이 아.. 더보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버트런드 러셀의 사상 지도 [서평] 버트런드 러셀의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수련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이무송의 가 흘러나왔다. 전체 가사와는 상관없이, '사는게 뭔지'라는 단어만이 날아들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 어린 아이가 삶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겠냐마는, 그래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나이였나 보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훨씬 많을 것이었기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20여 년 가량 흐른 지금, 여전히 살아갈 날들이 많기에 고민은 계속된다. 그래도 나름대로 추구했던 바가 있다. 공교롭게도 그 동안 살아오면서 추구했던 바는, 내가 책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소비할 때 기준과 꼭 들어맞는다. 무엇인고 하면, '재미'와 '감동'이다. 내 스스로 진중한 가운데 유머를 잃지 않.. 더보기
파스칼의 <팡세>를 통한 자유로운 사유(思惟)의 장-7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고 우주가 그를 죽이기 위해서는 한번 뿜은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 해도 인간은 고귀하다. 인간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사유(思惟)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하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원리이다. 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단, 올바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 생각하기에 있어 높고 낮음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파스칼의 아포리즘은 계속된다. 자유로운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1. 아이들은 그들의 친구가 존경받는 것을 보고 놀란다. 2. 몸의 양식은 조금씩 조금씩. 양식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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