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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책하다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노인 부부, 무언의 대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초코파이 광고에 나왔던 유명한 카피입니다. 남성분들에게서 자주 언급되는 이 문구는, 뭇 여성분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는 문구이기도 하지요. 어떻게 말하지 않아도 아느냐? 표현을 해야지 알지! 하지만 오랜 세월 같이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말이 필요하지 않을 때가 옵니다.(그럴거라 생각됩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요.)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의 모습을 보면 말입니다. 가타부타 말씀 없이 걸음을 옮기십니다. 다시 보면, 젊은 남성이 주장하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무조건 오랜 세월 함께 한다고 무언의 대화가 실현되는 건 아닐 것입니다. 사랑과 존경, 신뢰와 의지가 내재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 비로소 서로를 한없.. 더보기
<13인의 자객> 태평성대의 사무라이가 존재 증명하는 방법은? [오래된 리뷰] 일본 영화 1950년대 일본영화의 황금기를 이끌며,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화감독 중 한 사람인 '구로사와 아키라'. 그의 중기 1954년작 . 이 영화는 산적들의 행패에 맞서는 7인의 사무라이 이야기를 그렸다. 2007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수많은 패러디까지 양산했던 영화 . 페르시아의 100만 대군에 저항하는 스파르타의 300명 소수 정예의 싸움을 스타일리시하게 그려냈다. 다수에 대항하는 소수의 싸움은 숭고함과 비장미를 선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별것 아닌 장면에서도 숭고함에 감동을 받으며, 극도의 비장미를 위해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자기희생으로 최후를 맞이한다거나 잔인해진다거나 하는 것이다. 위의 두 영화의.. 더보기
파스칼의 <팡세>를 통한 자유로운 사유(思惟)의 장-10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이 자연에서 가장 연약한 한 줄기 갈대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고 우주가 그를 죽이기 위해서는 한번 뿜은 증기, 한 방울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박살낸다 해도 인간은 고귀하다. 인간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사유(思惟)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하는 것' 그것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원리이다. 그러니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단, 올바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 생각하기에 있어 높고 낮음은 없다는 것을 알아두자. 파스칼의 아포리즘은 계속된다. 자유로운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 1. 즐거움과 아름다움의 어떤 모형이 있는데, 그것은 약하기도 하고 강하기도 한 있는 그대로의 우리.. 더보기
<타잔> 친숙함으로 포장되는 흉악함의 정당화 [서평]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미국에서는 콜럼버스가 와틀링섬에 도착한 1492년 10월 12일을 기념해 이 날을 '콜럼버스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 그가 발견한 신대륙인 '아메리카'를 인도의 일부로 믿었는데, 후에 이탈리아의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그곳이 인도가 아니라 새로운 땅임을 밝혀내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이 신대륙을 '아메리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는 순전히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의 시선일 것이다. 이에 따른 비판 또한 거세다. 2002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콜럼버스의 날'을 '원주민 저항의 날'로 바꾸는 대통령령을 공표하며,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후에 이어진 유럽 강국들의 침략으로 원주민 수백만명을 학살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원숭이 .. 더보기
[다음뷰] 블로그 초보의 좌충우돌 2013년 지난 날들을 기억하고 회고하고 반추하는 건,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일정한 날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과거가 뒤죽박죽이면 오히려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 어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매시간, 매일, 매달, 매년마다 반복되곤 합니다. 이번에 [View 다음뷰]에서 2013년을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회고전'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래서 굉장히 뜻깊은 행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금을 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워낙 많은 분들이 참가하시기에 불가능할거라 예상이 되기에, 순수한 의미(?)의 회고전을 열어보려 합니다. 다른 많은 분들과는 달리 저는 올해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기에 조금은 다른.. 더보기
<사이드웨이> 샛길로 빠지기 일쑤인, 그것이 바로 인생 [리뷰] 살다보면 숱한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 절망하고 아파하곤 한다. 그럴 때면 주위에서 여행을 가보라고 한다. 쳇바퀴 돌 듯 계속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일종의 일탈을 선물해보라는 조언일 것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일탈 뒤에 밀려올 또 다시 시작되는 일상에의 압박, 여행이 아니라 도망을 치고 있는 것 같다는 죄책감 등.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구를 위로하기 위한 여행, 내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여행 등. 이런 여행이라면 슬쩍 끼어서 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듯하다. 영화 의 주인공 마일즈(폴 지아마티 분)는 20년 친구인 잭(토마스 헤이든 처치)의 총각파티를 이유로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사실 그도 많이 지쳐있던 상태. 친구를 빌미로 삼아, 친구를 여행의 주인.. 더보기
<명상록>이 전해주는 메시지,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13 로마제국 16대 황제이자 '5현세 시대'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그는 위대한 통치자이자 뛰어난 군인으로, 수많은 전쟁과 반란에서 승리하여 내정을 다졌다. 또한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이기도 했는데, 그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책이 바로 이다. 원제인 'Ta eis heauton'은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앞으로 계속될 '이 전해주는 메시지,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 기대해 주시길. ' 1.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화려한 명성을 떨쳤으면서도 결국은 망각 속에 묻혀 버렸는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들의 명성을 찬양하다가 오래전에 이미 이 세상을 떠났는가. 2. 도움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도시를 공격하는 병사처럼 의무를 완수하는 것이 당신의 직무이기 .. 더보기
<웃기고 자빠졌네>, 웃겨야 사는 여자의 MB 정권 생존기 [서평] 김미화의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일랜드 출신의 유명한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소설가로서 실패한 그는 다양한 문학 활동을 하며 자아를 찾아갔고 1925년에는 노벨문학상을 탔다. 1950년 94세로 죽을 때까지 일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였지만, 묘비명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 있다.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점, 가난했던 어린 시절, 소설가로서의 실패, 신념을 굽히지 않는 행동에서 오는 비난 등을 생각해보면 버나드 쇼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 자명하다. 그럼에도 유머와 위트를 잊지 않았던 그의 생애를 보니, 우리나라에도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웃기다가 자빠져 죽고 싶은 여인 "웃기고 자빠졌네." 이번에도 묘비명이다. 전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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