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이자벨 위페르만 홀로 둥둥 떠다닐 뿐... 어중간하기 짝이 없다 <마담 싸이코> [리뷰] 감독과 배우들 면면, 그리고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 많은 기대를 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제목만 보면 매우 저렴한 스릴러일 것 같은 가 의외로 그러한데, 감독은 닐 조단이고 주연배우는 이자벨 위페르와 클로이 모레츠이다. 이 정도면 시놉시스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아래에 보다 조금 자세한 줄거리를 소개하기로 하고 3명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먼저 닐 조단 감독, 우리에겐 로 유명하다. 자그마치 25년 전 영화인데,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인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 캐스팅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닐 조단은 90년대 각본과 연출을 두루 섭렵한 최고의 감독 중 하나였다. 으로 오스카 각본상을 시작으로 런던 뉴욕 LA 시카고 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고, 로는 베니스 최고상인 황금사.. 더보기
멈춰버린 시간을 사는 일상이란 <한강에게> [모모 큐레이터'S PICK] 진아(강진아 분)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첫 시집을 준비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녀는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술도 마시고, 합평회나 낭독회에도 나가 자리를 빛낸다. 하지만, 왜인지 잘 타던 자전거를 팔아버린다. 마치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그녀에겐 10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 길우(강길우 분)가 있었다. 하필 그와 크게 싸우던 나날이 이어질 때 그에게 사고가 났다. 결과는 의식불명, 진아는 사고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자기 탓인 것만 같다. 매일, 매순간이 괴롭다. 시가 써지지 않는다. 그녀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백이면 백 그녀의 소식을 듣고 그녀에게 묻는다, 괜찮냐고. 안 괜찮다고 할 수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는데, 사실 전혀 괜찮지 않다. 10년 동안 헤어질 거라 생각.. 더보기
'잘돼가? 무엇이든'이라고 묻는 배려 [리뷰] 이경미 감독의 데뷔작이자 첫 책 이경미 감독, 한국 영화계에서 굉장히 특이한 존재이자 케이스이다. 많지 않은 여자 감독이라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다섯 글자 짜리 장편영화 단 두 편 로 마니아까지 양산시킨 장본인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이경미 월드'가 존재한다.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그녀의 작품들은 관객 평점과 기자·평론가 평점이 비슷하다. 대중이 평단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방증인가, 그녀의 작품들은 수작임에 분명하지만 별개로 기막히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기막히게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일까. 둘 다 맞는 말일 테다. 그녀의 작품들은 흥행에 참패했지만 무수히 많은 상을 탔다. 그녀가 최근에 책을 냈다. 지난 15년 동안의 끼적거림을 모아 놓은 에세이 (아르떼), 나.. 더보기
삶은 언제,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패터슨> [리뷰] 짐 자무쉬의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를 말함에 있어 '짐 자무쉬'를 언급하지 않는 건 결레다. 그렇지만 1982년 로 센세이션한 데뷔를 한 이후 시종일관 '거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 위대한 예술가를 난 잘 모른다. 그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 정식 개봉한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이유가 이유라면 이유겠다.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좋은 영화 중 하나라 만평할 만한 을 빗대어 간단히 언급하자면, 짐 자무쉬는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세계에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간과 공간과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다른 어느 것도 아닌 '삶'에서 예술을 건져올리고 아름다움을 캐치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보다. 영화 은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시에 사는 버스기사 패터슨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버.. 더보기
사방면으로 보는 회사와 일상의 이야기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서평]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출판 콘텐츠 중에 '퇴사'가 소소하게 눈에 띈다. 퇴사를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를 위로하거나, 퇴사를 해도 잘 살아갈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라거나, 회사가 전부가 아니니 너무 의존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라거나.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고 가슴속 깊이 받아들이지만 결코 쉽게 하지 못할 퇴사. '퇴근', '퇴사', 얼마나 가슴 설레는 말인가. 그 설레는 말 이면엔 회사에선 설레는 일 따위는 없다는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지만 회사야말로 먹고 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편이 아닌가. 맡은 일을 하여 성과를 내고 그에 맡는 돈을 받는 것, 설레는 일 따위 없어도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이상의 것을 얻어갈 수 있다. 결국 다시 회사다. 그렇다면, 중요한 .. 더보기
폭력의 악순환이 시작된, 뜻밖의 그곳 <폭력의 씨앗> [리뷰] '폭력', 인류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주제이다. 그 어느 누구도 이 폭력이라는 놈이 쳐놓은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폭력이라는 소재와 주제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천착해왔다. 영화, 그중에서도 한국 독립영화에 국한한다면,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악순환이 가장 큰 주제를 형성했다. 윤종빈 감독, 하정우 주연의 가 그 시작으로 보는데, 여기서 '용서받지 못한 자'는 누구일까.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용서받지 못한 자이자 가해자라 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결국 진정한 최후의 가해자는 '군대' 그 자체이다. 그들이 군대라는 곳이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폭력을 휘두르고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그런 극단적 후회를 했었을까? 이후 한국.. 더보기
어떤 길을 가든 우리는 그녀를 응원한다 <어메이징 메리> [리뷰] 몸에서 힘을 빼면 더 좋은 연기를 선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알듯 말듯한 조언이 있다. 비단 연기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통용되는 조언이겠다. 이는 다분히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말일 텐데, 진짜로 힘을 잔뜩 들인 것들만 맡다가 가끔 전혀 힘이 실리지 않은 가벼운 것을 맡기도 한다. 분위기 전환이랄까, 쉬어가는 시간이랄까, 아니면 그것이 진짜 하고자 하는 바일까. 마크 웹 감독은 데뷔작 로 또 하나의 현대판 클래식 주인이 되었다. 매우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특유의 감각으로 특별함을 끄집어 냈다. 그런 그를 할리우드가 가만히 놔두지 않았던 바, 그만의 감각만 쏙 빼어내 블록버스터를 만들게 했다. 다. 극히 나쁘진 않았지만, 전혀 좋지 않았다. 라는 작품으로 데뷔적의 감성과 감각을 다시 선보이려 한다... 더보기
멀어지고, 다가오고, 그 모든 것들이 인생의 정수 <다가오는 것들> [리뷰] 30대 남자로서 50대의 여자를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패턴으로, 어떤 생각으로, 어떤 신념으로 살아가는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어머니 나이대이기에 의외로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도 똑같이 대응하며 살아갈까, 지금까지는 이렇게 살아왔으니 앞으로는 떠나보내며 멀어지는 삶을 살아갈까. 대부분은 다가오는 것들에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무던히 대응하며 살지 않을까. 프랑스 영화 은 50대에 접어들어 이룰 것을 다 이루고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한 여성의 일생을 그녀의 일상을 통해 들여다본다. 고등학교 철학 교사이자 작가라는 안정된 직업의 외적인 면과,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본 후에 받게 되는 충격 아닌 충격들이 은근히 긴장감 있게, 심심치 않게 진행된다. ..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