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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설이란 무엇인가? <이것이 나의 도끼다> [서평] 3년 전쯤 라는 책을 굉장히 의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파리 리뷰'라는 세계적인 문학잡지에서 20, 21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를 인터뷰해왔는데, 도서출판 다른에서 설문을 통해 가려내 단행본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1, 2, 3권 각각 12명씩 소개했고 내가 본 건 1권, 거기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움베르토 에코를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 밀란 쿤데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이 있었다. 그야말로 소설가들 위에 군림하는 소설가들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의외였는데, 소설 쓰는 건 '노동'이라는 것이었다. 흔히 소설가를 비롯 예술가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신의 어깨 위에 올라탄 천재의 이미지와는 정반대. 충격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개인적으로 한때나마 소설.. 더보기
누구나 알만 한 사람의 내밀한 면을 드러내다 <범인은 이 안에 없다> [서평] 얼마 전에 인터뷰라는 걸 해봤다. 인터뷰이가 아닌 인터뷰어로서 말이다. 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저자를 인터뷰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일단, 인터뷰이가 누군지 알아야 했다. 그의 경력과 이력을 섭렵하고, PD였던 만큼 그가 만들어 낸 프로그램을 섭렵해야 했다. 그리고 당연히 책도 잘 알아야 했다. 한 번 읽고 서평도 썼지만,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질문 거리를 찾아야 했다. 책과 관련된 것이지만,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을 말할 수 있게 유도하는 질문이어야 했다. 초보 인터뷰어로서는 이것이 최선이다. 종종 인터뷰 모음집이 출간된다. 인터뷰를 해보니 인터뷰이도 중요하지만 인터뷰어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겠다. 대부분 인터뷰이는 유명할 것이다. 일단 유명해야 독자들을 혹하.. 더보기
메마르고 음습한 시대를 담백하게 헤쳐나갔던 김근태를 그리다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지나간 책 다시 읽기] 한국 근현대사는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마치 삼국지처럼 대단한 인물들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낭만과 격이 다른 처절함으로 시대를 창조하고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리라. 그 풍부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박진감를 선사해주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 이면에는 '나와는 동떨어진' 그러나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이야기의 모순이 자리잡고 있다. 마냥 편안하게 그리고 재밌게 접할 수 있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겠다. 그 박진감을 마냥 재미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재밌겠는가? 그들끼리 치고박고 죽고죽이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이야기들. 그들만의 이야기들. 난 3자의 자세로 보고 즐기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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