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이방인보다 못한 20대 북한이탈주민의 처연한 한국 생존기 [신작 영화 리뷰] 한영은 중국에서 머물며 배운 중국어를 바탕으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하지만 외려 한국말이 어려워 보인다. 그녀는 힘겹게 서울살이 중인 20대 여성이지만 사실 북한이탈주민이다. 믿을 건 북한에서 함께 탈출해 온 남동생 인혁과 친구 정미뿐이다. 중국어를 가르쳐 줬던 리샤오가 찾아오기도 한다. 담당 경찰 태구, 동료 미선과 청하도 있다. 그런데 북한이탈주민이라는 꼬리표에 관해서는 누구도 도움을 주기는커녕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래서였을까, 동생 인혁은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태구한테 도움을 청해 보지만 한계가 있다. 알아 보긴 하지만 기다리면 돌아올 거라는 말을 되낼 뿐이다. 그런가 하면 친구 정미는 말도 없이 남자친구와 독일 이민을 준비 중이다. 곁에 더 이상 믿을 수 있.. 더보기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에의 뜻 깊은 여정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국의 극작가 '오거스트 윌슨', 한국에선 생소한 이름일 수 있다. 그의 작품이 번역된 적이 한 번도 없고,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또한 한 번도 정식으로 개봉된 적이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 그의 위상은 '현대 미국 연극계의 셰익스피어'라는 한마디로 충분하다. 그는 1945년 피츠버그 흑인촌 빈민가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10대 후반에 백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이사해서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그의 양육에 손을 떼다시피 해서 흑인 어머니 손에서 컸다고 한다. 시인으로 데뷔해 극작가의 길을 걸었던 오거스트 윌슨은, 1982년 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후 1987년 퓰리처상과 토니상 그리고 1990년 다.. 더보기
슬픔과 행복 사이에서 허우적거릴 나이, 29살의 이야기 <나의 서른에게> [리뷰] '서른'이라는 나이, 솔직히 지금에 와선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긴 했다. 백세 시대에 서른이 갖는 의미가 클 수 없는 것이다. 예전 삼십대가 인생의 최절정기라고 했다면, 요즘 삼십대는 이제 막 세상에 한 발을 내딛는 시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서른에게 여전히 관심을 갖고 의미부여를 하려는 건 예전부터 이어온 관념 때문이다. 서른이라는 말이 들어간 콘텐츠는 소설, 시, 노래, 영화 등 부지기수이다. 1992년 최영미 시인의 는 시대를 관통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1994년 고 김광석의 는 시대를 뛰어넘는 국민가요가 되었다. 이들은 '서른'이라는 나이의 상징성을 특유의 감정선으로 내보내 만민의 호응을 얻었다. 요즘 서른에 투여하는 바는 많이 다르다. 일례로 얼마전 출간되어 꽤 호응을 얻고 .. 더보기
<허삼관 매혈기> 부모님, 이제는 당신을 위해 사세요 [지나간 책 다시 읽기] 몇 년 전, 일명 '현대판 라푼젤' 브라질 소녀가 10년 동안 길었던 머리카락을 600만 원 가량에 판매해 소형 주택을 장만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얼마후엔 영국 여성들이 돈이 필요해 머리카락을 팔았다는 기사도 났었다. 몸의 한 부분을 팔아서 돈을 장만하는 것만큼 절실한 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부모님께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신조가 널리퍼진 나라에서는 더욱 말이다. 그럼에도 불과 몇 십년전, 국가 전체가 가난에 찌들었을 당시에는 머리카락을 팔아 간간히 연명하는 집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리 옛날 일도, 그리 먼 일도 아닌 것이다. 요즘은 여간해서 한 가지 일만 해서 먹고 살기가 힘든 것 같다. 그래서 '투잡 시대'라고 하는가 보다. 불황의 그림자는 정말 깊고..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