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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흔한 갱스터 범죄 영화, 알고 보니 고품격 심리 스릴러 <아웃핏> [신작 영화 리뷰] 1956년, 미국 시카고의 어느 골목길에 위치한 수제 양복점. 영국에서 건너온 재단사 레오나르드는 비서 메이블에게 양복점의 전체적인 관리를 맡기고 자신은 조용, 차분, 꼼꼼하게 양복을 만들 뿐이다. 지역 마피아 범죄조직이 양복점을 수시로 드나들며 박스로 서신을 전하는 걸 보면, 그가 굉장히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점과 범죄조직과 접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조직 보스 보일의 아들 리치와 핵심 부하 프랜시스가 '아웃핏'(모든 마피아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조직)으로부터 녹음 테이프를 전달받는데 조직 내 밀고자가 FBI에 협력하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라는 것이었다. 거기에 FBI 내 밀고자가 존재하고 또 조직 내 밀고자는 지역 내 라이벌 조직인 라퐁텐에 정보를 넘기려 .. 더보기
이 결혼, 이 사랑은 시작부터 잘못된 걸까?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신작 영화 리뷰] 영국 남부의 작은 해안도시 시포드, 시 선집을 엮는 그레이스와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에드워드는 29주년 결혼기념일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레이스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반면 에드워드는 소극적이고 조용한 듯하다. 그때쯤 오랜만에 찾아온 아들 제이미, 부모님 댁이 그리 반갑지는 않은 눈치다. 그런데 하필 그때 사달이 난다. 다그치는 그레이스와 반응이 없는 에드워드 그리고 반응이 없는 에드워드가 답답한 그레이스와 계속 몰아부치는 그레이스를 피하고 싶은 에드워드 말다툼을 벌인 것이다. 그레이스는 에드워드를 자극하고자 에드워드에게 손찌검을 하고 아침 밥상을 엎어 버린다. 에드워드는 자리를 피한다. 제이미는 아빠를 몰아 세우고 손찌검까지 하는 엄마를 이해하기 힘들다. 그레이스가 성당에 간 사이.. 더보기
90분에 풀어 낸 어느 가족의 90년 희로애락 <더 빅 밀> [신작 연극 리뷰] 언제인지 모를 미국 어딘가의 레스토랑 저녁 식사 시간, 젊은 남녀 샘과 니콜이 처음 만난다. 수줍고 나름 진지한 샘과 하룻밤 상대를 찾고 있는 니콜, 여지없이 사랑에 빠진다. 시시콜콜, 좌충우돌, 우여곡절 끝에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룬다. 부모님 챙기랴 아이들 챙기랴, 서로를 챙기지 못하고 자신을 챙기지 못한다. 사소한 갈등이 쌓여 점점 커지고 샘의 외도를 눈치 챈 니콜은 이혼을 결심하는데, 샘의 아버지이자 니콜의 시아버지가 돌아가신다. 다시 뭉치는 또는 봉합되는 샘과 니콜, 아들 로비와 딸 메디가 어느새 훌쩍 커 버렸다. 그들도 하나둘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를 데려와 소개시켜 줄 나이가 된 것이다. 그렇게 당연한듯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룬다. 그런데,.. 더보기
"내 모든 잎사귀가 다 지는 것 같아" <더 파더> [신작 영화 리뷰] 매년 초, 나아가 이전 해 말부터 당해 상반가까지 영화계는 명작과 걸작 홍수를 이룬다. 전 세계 영화계를 주름잡는 미국 할리우드의 자타공인 최고 시상식들인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가 연초에 연달아 열리기 때문이다. 노미네이트와 수상 여부에 따라 흥행이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즉, 돈을 쏟아붓는 블록버스터급이 아닌 작품성과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영화들의 마케팅 승부처인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 판데믹으로 통상 2월에 열리던 아카데미 시상식이 4월로 연기되어 많은 영화가 개봉은 물론 마케팅 일정에 차질이 있었을 줄 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의 영화들은 전혀 상관이 없다시피 했지만, '아카데미용' 영화들의 개봉 일정이 예전보다 많이 늦춰진 2021년이다. 여우주연상, 감독상, .. 더보기
따뜻함을 잃지 않고 사회와 개인 문제를 녹여낸 연극 <2호선 세입자> [연극 리뷰] 이호선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관사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현실은 겨우 얻은 2호선 역무원 인턴, 간신히 취업을 했지만 여자친구가 떠나간다. 술에 취해 잠들어 차고지까지 가게 된 호선,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아무도 없어야 하는 늦은 새벽 전동차 안에서 한 명 두 명씩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그들은 그곳에서 노숙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선은 역장에게 알린다. 역장은 확인 후 본사에게 보고해야 하건만, 그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이나 호선 모두 무사하지 못할 거라며, 호선에게 제안/명령한다. 2호선 노숙자들을 쫓아내고나서 본사에 알리면 호선의 능력을 높이 사 정규직의 길이 열릴 거라고 말이다. 호선은 받아들이고 본격적으로 2호선 노숙자들을 쫓아낼 계획을 세운다... 더보기
비루한 청년세대와 파렴치한 욕망의 기성세대 <댓글부대> [연극 리뷰] 공대 출신의, 사회부·정치부·산업부 기자로 잔뼈가 굵어가는 와중에, 메이저 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해 단숨에 한국문학의 인기작가 반열에 올라선 장강명. 그는 기자 특유의 취재력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고 정확한 문체와 거침없이 핵심을 파고드는 구성 능력을 바탕으로 누구도 지나치기 힘든 현실 감각 투철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어느덧 데뷔 10년에 가까워 오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기다려지는 작가임에 분명하다. 지난 2015년은 그에게 있어 중요한 해임에 분명하다. 2011년 으로 등단하고선, 2015년까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물론, 이후의 인기에 비해서 말이다. 2015년 장강명은 3권의 소설책을 내놓는다. 그것도 중장편으로, 그중 2권이 문학상 수상작이다. 모두 흥행했고 장강명은 한국문.. 더보기
대문호 체홉이 들여다본 '아내'의 사랑과 욕망 <체홉, 여자를 읽다.> [공연 리뷰]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안톤 체홉'(본래 '체호프'라 읽어야 하지만, 이 리뷰에서는 '체홉'이라 읽겠다), 소설과 희곡 가릴 것 없이 900편을 남겼다. 그의 영향력은 러시아를 넘어 서는데, 그를 일컬어 '현대 단편소설의 완성자' '현대 희곡의 선구자'라고 하는 이유다. 체홉은 삶의 단면을 칼로 잘라 보여주는 듯한 인상의 작품을 많이 남겼다. 개중엔 진지한 것도 많았지만 유머러스한 것들도 제법 있었다. 주지한 것처럼 900편에 이르는 글이 모두 발표된 건 아니었을 테다.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는 것처럼 미발표 글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했을 테다. 그의 사후 10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들은 수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단편소설의 거장이지만, 희곡에서는 셰익스피어와 쌍벽을 아니 오.. 더보기
열일 하정우, 대세 하정우, 종합예술인 하정우 [배우열전] 하정우 2005년, 일병 정기휴가 때였다. TV를 틀어 우연히 보게 된 게 하필 윤종빈 감독의 . 현역 군인이 제대로 된 한국 군대 영화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못해 빨려들어 갈 것 같았다. 저 상병과 병장은 미래의 내 모습일 것 같고, 저 일병은 현재 내 모습인 것 같고, 저 이등병은 얼마 전 내 모습인 것 같고... 그때 배우 하정우를 처음으로 보았다. 하정우가 분한 유태정 병장의 군대 생활과 제대 이후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며, 그의 중학교 적 친구 이승영이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과 맛물려 누가 진짜 '용서받지 못한 자'인가를 신랄하고 가슴 아프게 전한다. 하정우의 실생활적 면모에 기반한 연극적·영화적 연기를 두루 감상할 수 있는데, 윤종빈 감독이 중요한 역으로 나와 함께 전설적 캐미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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