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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대형서점의 도서관화, 그 본질과 대안은? [기획] 출판사 편집자의 눈으로 본 대형서점의 도서관화 도서관보다 서점을 더 좋아했다. 읽다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살 수 있었으니까. 서점에서 책을 다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처럼 서점에서 책을 읽었다. 도서관보다 서점에 책이 많고, 서점에서는 도서관처럼 반드시 조용해야 할 필요도 없으니까. 온라인 서점이 생긴 후로는 오프라인 서점으로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가더라도 구입까진 가지 않고 미리보기용으로 취급되기 일쑤였다. 온라인 서점의 파격적인 할인과 적립금, 굿즈 증정 이벤트 등으로 오프라인 서점은 설 자리를 잃었다. 나부터가 그랬다. 책은 '당연히' 온라인에서 구입해야 하는 것이었다. 2014년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동일하게 10% 이상의 할인이 금.. 더보기
길 잃은 바링허우 세대, 어찌해야 할까? [서평]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세대를 규정짓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는 '58년 개띠' '386 세대'를 지나 '88만원 세대'와 'N포 세대'에 이르렀다. 일본도 마찬가지, '단카이 세대'를 지나 '사토리 세대'가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생소할 수 있다. 중국은 '링허우'라는 말로 50년대부터 최근 9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세대를 구분한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80년대생을 일컫는 '바링허우'는 특별한 함의를 지닌다. 1980년대 직전, 1978년 10월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을 상징하는 문화대혁명을 부정하고 중국 사회주의의 현대화와 개혁개방정책 노선을 결정한다. 중국사회는 완전한 전환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후 1가구 1자녀 정책 아래 태어난 바링허우들은 '소황제'라 불리며, 나라와 가정의 전과 비교.. 더보기
망해 가는 일본 영화의 마지막 버팀목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열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긴 역사, 엄청난 제작 편수와 관객수, 질 높은 작품성까지 겸비한 '일본 영화', 하지만 급격한 쇠락의 길로 접어든 지 꽤 되었다고 한다. 작품의 질보다 흥행에 더 초점을 맞춘 결과라 하겠다. 그래도 일본인들의 일본 영화 사랑은 높다. 단, 여기서 말하는 일본 영화는 여전히 일본의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만화 원작 위주다. 일례로, 그나마 일본이 자랑하는 현대 일본 영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특급작 가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극장판에 밀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현대 일본 실사 영화의 마지막 보루 같은 느낌을 준다. 모든 일본 영화인들이 그만 바라보고 있다는 걸 바다 건너서도 느낄 수 있다. 그는 지난.. 더보기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헝거게임의 뒤를 잇는 틴에이저 파워 콘텐츠 <메이즈 러너 시리즈> [리뷰] 십 대야말로 세상의 중심이다. 십 대야말로 희망이며 세상을 바꾼다. 영화 시리즈는 미성숙한 존재로 치부 되기 일쑤인 십 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조금은 어설프지만 다이내믹한 파워를 분출해 시선을 잡아 끈다. 중량감에서는 조금 달려 보이지만, 등의 뒤를 잇는 틴에이저 파워 콘텐츠라 할 만하다. 은근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꿀 것인가,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영화는 토마스라는 십 대 소년이 영문도 모른 채 '글레이드'란 곳으로 가게 되면서 시작한다. 그곳엔 토마스와 비슷한 또래의 십 대 소년들이 수십 명 있다. 그들은 이름 외에 아무런 기억이 없이 살아간다. 글레이드 사방엔 어마어마한 높이의 장벽을 자랑하는 미로가 존재하고 그 미로는 매일 변한다. 일명 '러너'들이 매일 아침 .. 더보기
그녀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그녀가 원하는 건 뭘까. 참으로 오랫동안 고심해왔다. 고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흔적의 하나가 변하고자 노력한 거다. 그녀의 바람에 맞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런데 노력을 어필하려 할 때마다 그녀가 하는 말이 있었다. "변하려고 노력하지마. 오빠의 본 모습도 사랑해야 진짜 사랑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난 그러려고 하니까. 그녀의 어떤 모습이든 다 사랑스러우니까. 물론 바꼈으면 하는 모습도 있지만, 바뀌면 더 이상 그녀는 내가 아는 그녀가 아니다. 내가 택한 그녀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어김없이 또 다툼이 생기면 다른 말을 한다. "너무 노력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아냐? 내가 변하지 말랬다고 노력하지 말라는 건 아니잖아. 우리를 위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 흠... 그녀가 원하는 .. 더보기
6년차 커플의 '100일 처럼 사랑하기' 일전에 25년여 만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가 일요일 저녁에서 밤 사이였는데, 생각도 정리할 겸 산책도 하자는 취지였죠. 그런데 생각이 정리되기는 커녕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 동네에서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던 거죠. '우리 동네가 이런 곳이었구나. 이런 분위기였구나. 예쁘다.' 한 달 정도 후에 한번 더 다녀왔어요. 더 오래 걸려 더 많은 곳을 다녀 봤는데요. 왠지 시들하더라구요. 벌써 지루해진 걸까요? 처음만큼 재미있지가 않았어요. 여자친구한테 말했더니 한번 더 가보라는 거예요. 큰 기대없이 한번 더 다녀왔죠. 같은 장소인데 또 다르더라구요. 제가 변한 건지, 동네가 변한 건지~ 저희 관계가 딱 이래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햇수로 6년차에 접.. 더보기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당대 최고의 탐미주의 문학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조우하다 [서평] 참으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항상 뛰어다닌다. 걸어다니는 건 열정이 없는 것이고 무능한 것이며 '반역'에 가까운 것이다. 이 시대에서 변화 그리고 빠름이란 진리이자 지상 최대 목표가 되었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라며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런 와중에 '느림'을 말하고 '옛 것'을 입에 올리면 지리멸렬한 보수주의자 딱지를 맞기 십상이다. 무능력한 사람이 되는 건 당연지사이다. 지식인이라면 응당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발맞춰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옛 것이나 전통을 말하고 있나니 한심해 보일 만하다. (정은문고)에서 보여.. 더보기
<플레전트빌> 불변의 완벽한 흑백 세계에서 변화를 외치다 [오래된 리뷰] 영화 은 판타지 동화 같은 분위기와 설정으로 시작된다. 이혼한 편모 슬하에 있는 전혀 다른 성격의 남매 데이빗(토비 맥과이어 분)과 제니퍼(리즈 위더스푼 분). 오빠 데이빗은 '플레전트빌'이라는 프로그램에 푹 빠져 지내는 자칫 찌질해 보이는 학생이고, 제니퍼는 성적으로 굉장히 개방적이고 괄괄한 성격의 학생이다. 그들은 같은 시간에 다른 TV 프로그램을 보겠다고 싸우다가 리모컨을 고장 낸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다가 들렀다는 수리 기사가 전해주는 마술 리모컨. 설마 하니 그 리모컨은 '플레전트빌' 프로그램 속으로 그들을 데려다 주었다. 암울한 현재와는 다른 1958년을 배경으로 하는 그 프로그램은 모든 것들이 완벽했다. 완벽한 가정은 물론이었다. 하지만 데이빗에게는 파라다이스, 제니퍼에게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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