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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그녀가 남의 쓰레기를 주워 파헤치는 이유 <너를 줍다> [신작 영화 리뷰] 한지수는 오늘도 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를 뒤진다. 쓰레기를 통째로 집에 가져와선 하나하나 분류하곤 컴퓨터에 정리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단지 내 사람들을 하나하나 속속들이 파악한다. 그런데 정체불명의 남자가 한 명 보인다. 그녀는 그가 바로 옆집인 705호 사람이라는 걸 파악한 후 곧 쓰레기를 수집해 파악에 들어간다. 그녀가 파악한 그, 강우재는 품위 있는 사람이다. 물고기 하나 죽었을 뿐인데 마치 선물을 포장하듯 곱게 포장했으니 말이다. 이후 지수는 우재의 주위를 맴돌며 그가 관심을 가질 만한 행동을 정확히 한다. 우재로선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지수는 밀키트 판매 회사에 다니는데 고객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선임인데도 컴플레인을 도맡아 처리한다. 지수와 우재 모두 마.. 더보기
밥 로스의 행복한 사고 그리고 배신과 탐욕에 대하여 <밥 로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작년부터 SNS를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으니 바로 '밥 로스'이다. 1990년대 EBS를 통해 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며 많은 이에게 '어때요, 참 쉽죠?'라는 말로 각인되어 있는 있는데, 그 특유의 편안한 목소리가 마치 ASMR를 듣는 것 같다고 재평가된 것이다. EBS에선 작년에 를 25년여 만에 부활시켜 지금까지도 계속 방영하고 있다. 언제 들어도 편안하고 긍정적인 힘이 나는 그의 목소리와 말, 그보다 그를 특정짓는 건 30여 분 만에 환상적인 그림을 완성시키는 그림 기법일 것이다. 일명 'wet-on-wet' 기법으로 한국어로는 덧칠 기법으로 불린다. 유화 물감을 칠한 후 마르기 전에 물감을 덧칠하는데, 정교함보단 우연에 기대해 빠르게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다.. 더보기
거장이 만든 침묵 속으로 그저 들어가보면 될 일 <사일런스> [리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7세기 중반 일본, 천주교 박해가 한창이다. 그 한가운데에서 떨고 있는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 분). 그의 표정을 보니 흔들리는 것 같다. 그렇게 그의 소식은 끊겨버렸다. 몇 년이 흘렀다. 페레이라 신부의 제자들인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 분)와 가르페(아담 드라이버 분)가 스승의 부정적 소문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일본으로 떠난다. 물론 복음 전파의 목적도 있었다. 페레이라 신부의 부정적 소문은 다름 아닌 '배교'였다. 불교로 개종하고는 일본 여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두 신부는 마카오에서 일본인 안내책 키치지로를 만나 함께 일본으로 향한다. 그들을 맞이한 건 철저히 종교적 신념을 숨기며 살아가는 독실한 천주교도들이었다. 모두 일본인으로, 두 신부.. 더보기
<서푼짜리 오페라>서글픈 한 마디... "돈이 세상을 지배하니까요" [지나간 책 다시읽기]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1988년에 일어났던 일명 '지강헌 사건'은 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을 때 일어나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샀다. 사건의 대략은 이렇다. 당시 전두환의 동생인 전경환은 수십억 원의 사기와 횡령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2년 정도 실형을 살다가 풀려났다. 반면 지강헌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죄질의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10~20년의 형량을 받았다. 이에 지강헌을 비롯한 12명의 미결수는 집단으로 탈주해 인질극을 벌이다가 자살하거나 경찰에게 사살당했다. 12명의 미결수 중 마지막 인질범이었던 지강헌은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들으면서 깨진 유리로 자기 목을 그었다. 그리고 곧바로 경찰의 총에 맞고 죽었다. "돈 없고 권력 없이는 못 사는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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