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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아론 소킨이 재창조한 최악의 '시카고 7 재판' 실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할리우드에 많고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지만, '아론 소킨'만큼 유명한 이를 찾기도 힘들다. 각본가 중에 이름만 대도 전 세계적으로 알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193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매카시즘 광풍에 엮여 10개가 넘는 필명으로 활동한 할리우드 전설의 각본가 '달튼 트럼보' 정도가 생각날 뿐이다. 그의 일대기는 영화로도 두 번 만들어져 일반 대중에게 보다 더 잘 알려질 수 있었다. 한편, 아론 소킨 하면 떠오르는 작품들이 1990년대부터 끊임없이 있다. 그가 손을 댄 것들이 대부분 유명하기에 유명한 것들만 언급해도 리스트가 꽤나 길다. 연극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다가 성공적으로 영화 각본 데뷔를 한 을 시작으로, 등의 영화와 최고의 미드로 손꼽히는과 등의 TV시리즈까지 섭.. 더보기
<나비효과> 감독이 보여주는 반전 밀리터리 호러 <고스트 오브 워> [신작 영화 리뷰]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나치 독일 점령 하의 프랑스, 크리스와 4명의 미 육군 병사가 전초기지를 향해 간다. 가는 길에 소수의 독일군을 일망타진하고 피난 가는 유대인 모녀에게 온정도 베푼다. 드디어 도착한 전초기지, 으리으리한 대저택으로 나치가 프랑스 귀족에게서 빼앗았다가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전쟁 상황에서 편안해 보이는 그곳, 하지만 기존의 교대 병사들은 이들에게 기지를 넘기고 황급히 가 버린다. 석연치 않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저택을 수색한다. 각기 다른 곳을 둘러 보던 그들, 뭔가 으스스하다. 유령인지 뭔지 모를 형체가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누군가가 알 수 없는 말을 무섭게 전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5명에 불과한 그들에게 50명에 달하는 독일군이.. 더보기
근래 보기 드문 완벽한 오리지널 미스터리 탐정물 <나이브스 아웃> [신작 영화 리뷰] 라이언 존슨 감독, 70년대생의 젊은 감독으로 일찌감치 2000년대에 훌륭한 장편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에도 장르에 천착한 작품을 내놓던 그는, 2010년과 2012년 미국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는 시즌 3과 5에 참여했다. 그러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2017년에는 로 혹독한 블록버스터 데뷔식을 치렀다. 그에겐 장르물을 세련되게 직조할 재능이 있었고, 미스터리물로 장편 데뷔를 했던 만큼 관심 또한 많았다. 평소 미스터리 탐정물에 지극히 천착하고 탐닉했다고 하는데, 실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2019년 후반기 북미 개봉작 중 와 더불어, 평단과 대중 할 것 없이 호평일색임에도 상응하는 폭발적 흥행을 하진 못한 작품 이다. 상징적인 1억 달러 돌파는 이뤄냈지만 말이다. 결론부터 말.. 더보기
문학적 철학적 신화적 질문들을 던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나의 마더>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인류가 완전히 멸망한 다음 날, 인류 재건 시설에서 인간 여자아이 한 명이 태어난다. 시설에는 63,000개의 인간 배아가 있는데, 로봇 하나가 모든 걸 관리한다. 태어난 인간 아이의 양육도 그의 몫, 로봇은 '엄마'가 되고 인간 여자아이는 '딸'이 된다. 시간이 지나 인류가 완전히 멸망하고 13867일이 지났다. 그런데 딸은 10대 중반에 불과한 듯하다. 수십 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엄마와 딸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무엇보다 딸은 엄마의 다방면에 걸친 완벽한 교육으로 모르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다. 나아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까지 낱낱이 짚고 넘어간다. 이보다 완벽한 인간이 있을 수 없을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딸은 바.. 더보기
'질투' '완벽'의 섹슈얼심리 공포스릴러 <퍼펙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유서깊은 배코프 음악 아카데미 출신의 촉망받던 천재 첼리스트였던 샬럿, 쓰러진 엄마의 병 수발로 10년 동안 떠나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배코프로 돌아가고자 한다. 배코프를 운영하는 앤턴과 팔로마 부부에게 소식을 전하고, 배코프 4년 기숙 장학생을 뽑기 위한 대회 최종전이 열리는 상하이로 향한다. 앤턴은 본인이 키운 현역 최고의 신인 첼리스트 엘리자베스 웰스와 함께 샬럿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한다. 샬럿과 웰스는 섹슈얼한 관계로 돌입하고, 웰스의 2주간 휴가에 함께 한다. 숙취 때문에 유난히 고생하는 웰스, 그래도 흔치 않은 장기간 휴가이기에 억지로라도 나가야 한다. 허름한 버스를 타고 상하이에서 통리로 향하는 그들, 웰스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빠질 뿐이.. 더보기
더 이상의 전쟁영화는 NO! 하지만 <고지전>은 되새겨야 [오래된 리뷰] 1953년 2월, 6·25전쟁은 여전히 휴전 협정 중에 있다. 하지만 매일 같이 뺏고 뺏기는 고지 때문에 제대로 선을 긋고 휴전을 할 수가 없다. 방첩대 소속 강은표 중위(신하균 분)는 해서는 안 될 불순할 말을 내뱉어 영창에 갈 위기에 처하지만, 상사의 선처로 동부전선에 배치되어 사건 하나를 조사하게 된다. 최전방 애록고지의 악어 중대에서 죽은 중대장 시신에 아군 총알이 발견된 것. 애록고지에서 은표는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 분)을 만난다. 이등병이었던 그는 2년 만에 중위가 되어 있었다. 한편 이제 갓 약관의 나이가 된 듯한 청년 신일영(이제훈 분)이 임시중대장으로 대위 계급장을 달고 있는 걸 보고 기시감을 느낀다. 그는 모르핀 중독 상태였다. 이후 은표는 악어 중대의 비.. 더보기
'신'의 말을 빌려 50년의 기행적 소설 쓰기를 해명하다 <모나드의 영역> [서평] 쓰쓰이 아스타카의 독자가 책을 접할 때 출판사의 홍보 마케팅 전략 바깥에 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상품이 그러지 않겠냐마는 책은 다르다. '책'이라는 단일 상품군 안에 샐 수 없이 많은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한 상품이자 특별한 사업 생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거기엔 정녕 수많은 '최고'들이 존재한다. '책', 그 중에서도 '소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읽을 거리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는 주지 못하고 읽는 데에 방점을 둔 '소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유럽 소설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한 반면, 일본 소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더보기
참으로 거대한 이야기, 끝을 잘 맺어야 할 텐데... <하트 오브 더 씨> [리뷰] 어두운 밤, 젊은 남자가 늙은 남자의 집을 찾는다. 젊은 남자는 전재산을 늙은 남자 앞에 내밀며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라고 부탁한다. 늙은 남자는 한사코 강하게 거절한다. 이에 젊은 남자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만 결국 거절 당한다. 그때 늙은 남자의 아내가 나선다. 그녀도 평생 듣고 싶었지만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다. 아내의 부탁으로 늙은 남자는 입을 연다. 젊은 남자는 훗날 늙은 남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라는 희대의 걸작을 탄생 시킨다. 젊은 남자는 다름 아닌 '허먼 멜빌'이다. 늙은 남자는 1819년 여름, 미국 낸터킷 섬에서 출항했던 포경선 에식스호에 승선한 21명의 선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에식스호에서 세상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을 그런 일을 겪었고, 그 이야기를 허먼 멜빌에게 해준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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