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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고양이와 도쿄의 알쏭달쏭 산책 이야기 <고양이 눈으로 산책> [서평] 동네에 고양이가 많은 편이에요. 하루에 한 번은 마주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딱히 없어서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엔 고양이랑 참새가 어찌나 귀여운지 눈에 띄기만 해도 웃음이 나요. 개와는 달리 차분한 몸짓으로 쳐다보는 그 눈빛은 저로 하여금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들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가끔은 말을 거는 것 같아요. 안녕? 오늘도 수고했어. 고양이는 참으로 몸이 유연해요. 골목마다 그들만의 아지트가 있겠죠. 사람의 눈에 절대 띄지 않을 곳일 거예요. 능력이 되면 한 번 따라가 보고 싶어요. 얼마나 아늑하고 포근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지내는지. 아니면 데려와서 같이 지내고 싶어요. 대체적으로 똑똑하다는 고양이랑 지내는 건, '집사'라는 말까지 있는 걸 보면.. 더보기
삶에 직결되니 만큼 아주 중요하게 작용하는 <오늘의 운세> [한국 대표 소설 읽기] 한창훈의 1987년 형식적으로 나마 민주화가 실현되면서 이후 소설은 중심을 잃은 듯 보였다. '우리'는 흩어지고 '나'만 남게 되었고 '대의'는 그 존재 가치를 상실하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자본주의가 우리네 삶에 깊숙이 들어 왔고 이는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너도나도 대도시로 몰려갔고(이미 예전부터 몰려갔지만) 소설은 그들의 삶을 그리기 시작했다(전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바야흐로 대도시의 자본주의 행태에 대한 탐구가 90년대 소설의 주류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 와중에도 대도시와 자본주의를 그리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 윤정모, 한창훈, 김석중, 전성태 등. 이들 은 그야말로 '희귀'한 소설가들이었다. 아무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 소외된 이들을 그려냈으니 말이다. 그 중에서 한창.. 더보기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델리의 삶, <델리> [서평] 쿠쉬완트 싱의 행정사회적인 의미인 도(都: 도읍)와 경제적인 의미인 시(市: 저자) 두 가지 의미가 합쳐져 탄생한 '도시'. 많은 소설가들이 도시를 이야기했다. 서울을 이야기한 정이현의 , 더블린을 이야기한 제임스 조이스의 , 파리를 이야기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 파리와 런던을 이야기한 찰스 디킨스의 등. 거기엔 도시에 대한 사랑, 증오, 애정, 질투 등 그야말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어느새 '삭막함'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도시를 어찌 멀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편 세련되고 매력적인 도시를 어찌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도시에는 떨쳐내고 싶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다. 쿠쉬완트 싱의 또한 작가의 델리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이 강력하게 드러나.. 더보기
이 빠름의 시대에 느리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서평] 이 시대 모든 이들이 '빠름'을 외친다. LTE(Long Term Evolution)는 빠름의 상징이 되어 모든 이들을 빠름의 세계로 인도한다. 장기적 발전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을 보니, 어디까지 빨라질지 기대가 되면서도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과연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까? 뒤처지게 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빌 게이츠가 15년 전에 예견했듯이 속도가 비즈니스를 결정하고 세계를 변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빠름의 세계에 진입했다. 빠름의 세계에서 느림은 부끄러운 것이고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 받는다. 머지않아 패배, 죽음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반면 빠름은 최고의 가치이자 시대가 요구하는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빠름과 느림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 기준 중 가장 중요한 부분.. 더보기
<고찰명: 중국 도시 이야기> 하나의 중국을 온전히 보기 위한 방법 [서평] 학창시절에 배우기를, 도시(都市)는 정치적인 의미와 경제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했다. 말인즉슨, 왕궁의 소재지인 도읍(都邑)과 저잣거리 시장(市場)의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촌락이나 마을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자본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는 인공적인 의미라고 하였다. 이와는 별개로 다른 나라를 방문하게 될 때의 신기하지만 당연한 경험이 있다. 당연한 듯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신기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어떤 나라를 방문하게 될 때나 심지어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을 때나, 사실은 나라가 아닌 어느 도시만을 방문하고 어느 도시에서만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여기에서 도시는 촌락과 마을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그 곳의 지명이다.) 우리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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