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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좋은 만듦새의, 균형감 상실의 진실 오도와 망상 <빅토리아 & 압둘> [이 영화 안 본 눈 삽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최악이라고 할 수는 절대 없는, 아니 어느 면에서는 수준급의 모양새를 보이는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는 참으로 애매하다. 하지만 그 영화가 그 모양새를 앞세워 사실을 보여주되 진실을 오도하려 할 때는 더 이상 애매하지 않다. 철저히 까발리고 진실을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모양새 좋은 영화야말로 영화의 본연, 즉 '보여주기'에 충실한 거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건 요즘 영화에서 어찌 보면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건 옳은 말도 아니다. 결국 알맹이가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스토리텔링 말이다. 스토리텔링은 그저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다. 거기엔 어떤 식으로든 메시지가 담.. 더보기
웨스 앤더슨의 '예쁜 영화', 그 환상적 정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오래된 리뷰]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예쁘다. 파스텔 톤과 원색의 환상적인 색감 조합과 완벽한 좌우대칭형 수평 구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예쁨을 선사한다. 그 앞에 '예술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그 정점에 있는 영화가 이 아닌가 싶다. 세계대전 분위기가 타오르고 있던 1927년, 알프스에 위치한 가상 국가 주브로브카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는 그 화려하기 그지 없는 외관답게 전쟁과는 무관한 듯한 느낌이다. 호텔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총지배인 구스타브, 그가 총애하는 신입 로비 보이 제로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주요 고객이자 구스타브의 연인인 세계 최대 부호 마담 D.가 피살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구스타브와 제로는 그녀를 기리기 위해 떠난다... 더보기
자기 과잉의 시대, 도덕적 실재론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 <인간의 품격> [서평] 이 시대를 한 마디로 무어라 규정할 수 있을까. '과잉 시대'라고 하면 맞을까. 정보 과잉, 자극 과잉, 기록 과잉, 유혹 과잉, 피로 과잉, 공급 과잉, 서비스 과잉, 학력 과잉, 음식 과잉, 긍정 과잉... '과잉' 앞에 거의 모든 것을 붙일 수 있을 시대이다. 어마어마한 과잉 앞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한다. 이를 수용하고 선도하는 소수의 사람들 꽁무니를 따라가기 바쁠 뿐이다. 거기에서 능력이 갈리고 계급이 갈린다. 또 하나의 과잉이 여기 있다. '자기 과잉'. 세상의 중심에 자신이 있고 그 어떤 것보다 자신이 중요하며 자신을 사랑한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고 자신에 대해서는 겸손이라는 걸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이 곧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최우선의 능력이며 잘 해내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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