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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학교에 내던져진 아이들의 이야기 <플레이그라운드> [신작 영화 리뷰] 일곱 살 노라는 막 입학한 낯선 학교가 두렵기만 하다. 입학 첫날 아빠의 손을 떼기가 무섭고, 오빠 아벨이 함께 입학해 종종 볼 수 있다고 해도 울음이 멈추지 않는다. 선생님이 돌아가며 이름을 말해 보라고 해도 잘 대답하지 않는다. 체조, 수영 등 체육 시간도 무섭다. 점심 때는 오빠한테 가서 밥을 같이 먹으려고도 한다.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라는 것이다. 어느새 학교에서 웃고 있는 노라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 가는 모양새다. 그런데 오빠를 보러 가니 누군가한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처음엔 선생님이 와서 말렸고 두 번째엔 선생님한테 가서 말했더니 와서 말렸다. 그런데 세 번째엔 선생님한테 가서 말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괴롭힘이 끝나고 아벨은 동생에게 .. 더보기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세계관까지 흔들린다! <좋은 사람> [신작 영화 리뷰] 남자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경석, 담임을 맡은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 CCTV를 한 번 돌려 보고 세익이 의심 갈 만한 행동을 했다는 걸 알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아이들 양심에 기대해 보기로 한다. 하지만, 아무도 자백하지 않는다. 비밀을 지켜 주고 불이익도 없을 거라고 공표까지 했지만 말이다. 결국 지갑을 도난당한 광렬이한테 돈을 주며 사건을 봉합하려 한다. 그때 전 부인 지현한테서 연락이 와 딸아이 윤희를 이틀만 봐 달라고 하고, 같은 반 학생이 찾아와 세익이가 의심된다고 말한다. 경석은 세익이를 불러 사건 당시 교실에 들어가서 뭘 했는지 자세하게 쓰라고 하고는 윤희를 데리러 간다. 그런데 윤희는 경석과 같이 있기 싫은 듯 계속 엄마만 찾는다. 윤희를 .. 더보기
괴랄하지만 따뜻하고, 코믹발랄하지만 단단한 '인생'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장르문학'이 '순문학' 중심의 한국 문학계에서 자리를 잡은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아니, '웹소설'도 장르문학에 속한다고 한다면 대중적 인기와 시장 크기에서는 이미 순문학의 그것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다만, 2015년 일명 신경숙 사태 이후로 한국 문학계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 그 일환으로 발빠르게 장르문학을 편입시키려 했다. 하여 역학 관계가 참으로 애매해졌다. 장르문학은 꾸준히 팬층을 확보하며 문학성도 높이고 있던 와중에, 순문학 주류의 문학계에서 받아 주겠다는 모양새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금의 판도를 보아선 장르문학이 순문학 위기의 한국 문학계를 떠받들고 있는 모양새이다. 정세랑 작가가 그 중심에 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그는, 장르문학도 순문학.. 더보기
완급 조절 하난 기가 막힌 태국산 복합장르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신작 영화 리뷰] 시체안치소에서 눈을 뜬 '나',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심정으로 밖으로 나와 헤맨다. 급기야 창밖으로 나와선 발을 헛디뎌 떨어진다. 어느 순간 공간이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뀌더니, 창문닦이가 한 명 다가오는 게 아닌가. 그는 자신을 수호자라고 소개하며, 내가 '민'이라는 남자 고등학생의 몸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후 간호사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수호자는, 나에게 100일간의 시간이 있다며 그동안 민이 자살하게 이유와 민을 자살로 몰고 간 사람들을 밝혀내야 한다고 한다. 죽어서 환생조차 할 수 없게 되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곧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학교에도 다시 돌아간다. 학교에는 독감이 심하게 걸렸었다고 거짓말하기로 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좀.. 더보기
잔혹의 시대를 살아간 청춘을 위해 <말죽거리 잔혹사> [오래된 리뷰] 2004년 당시 데뷔 3년이 채 안 된 두 신세대 스타를 앞세운 영화가 개봉한다. 영화 와 드라마 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권상우, 여고 시절 KBS 도전 골든벨 출연 후 단번에 CF를 찍고 드라마 주연을 꿰차며 스타 반열에 오른 한가인이 그들이었다. 거기에 90년대 후반 패션모델로 데뷔한 후 연기자의 길을 꾸준히 걸으며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얼굴을 보인 이정진이 주연의 중심을 잡았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캐스팅이라 하겠다. 조연의 면면도 비슷했다. 나름 잔뼈가 굵은 김인권을 제외하고는 이종혁, 박효준 등 경력은 물론 인지도에서도 거의 신인과 다름 없었다. 지금은 충무로 대세 배우 중 한 명인 조진웅은 이 영화에서 대사 한마디를 날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 더보기
언제 쯤이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답이 나올 수 있을까 <음의 방정식> [서평] 올해로 데뷔 30년 차를 맞은 일본 최고의 작가 중 한 명.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겸비한, 탁월한 스토리텔러. 사회 병폐의 핵심을 찌르면서도, 인간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릴 줄 안다. 그를 대표하는 추리소설을 비롯해, 사회, 역사, 청소년, SF소설을 두루 섭렵했다. 남성 작가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있다면 여성 작가엔 그가 있다. 다름 아닌 미야베 미유키다.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 둘의 추리소설을 최소 1편 이상은 접해보았는데, 공통점이라 한다면 탁월한 가독성에 있다. 이는 곧 대중성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무엇이든 생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곧 작품성으로 이어진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다작(多作) 작가라는 것. 엄청난 작품 수를 자랑하는 이들인데, 출간되었다 하면 거의 베.. 더보기
<호밀밭의 파수꾼> 위선과 거짓의 가면을 벗기고픈 소년의 방황 [지나간 책 다시 읽기]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고 3학년이 되기 전 애매모호한 시간을 보냈을 무렵, 학교 도서관을 배회했다. 인생에 있어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명저를 찾기 위해서였다. 아니, 꼭 그렇진 않았다. 그냥 원래 도서관을 좋아했고, 딱히 할 일도 없었다. 그렇게 한량같이 도서관을 휘젓고 있는데, 정말 우연하게 성장 소설 한 편을 발견했다. 제목은 . 무슨 이유였는지 지금으로선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 자리에서 그 소설을 훔쳐왔다. 즉, 도서관 대출을 하지 않고 대출 코드 스티커를 떼어버린 채 그냥 가져와 버린 것이다. 이유없는 반항이었을까, 소설에 대한 알 수 없는 끌림때문이었을까. 홀든 콜필드처럼 모든 걸 증오하고 있어서 였을까. "그래. 난 학교를 증오해. 정말 증오하고 있어. 그것뿐이 아.. 더보기
<야간비행> 풍성하게 잘 자란 나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 [리뷰] 외롭고, 힘들고, 억울하고... 이런 감정들은 인간이 평생 안고 가야 할 짐이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는 없다. 다만 이해해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이와 함께 헤쳐나가는 것 뿐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을 찾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찾기 힘든 경우가 아닌, 어쩔 수 없는 경우 말이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외로움과 힘듦과 억울함의 이유를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을 때이다. 내가 힘들다고 말할 때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 또한 엄청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내가 힘든데 누구에게도 힘들다고 말할 수조차 없을 때는 살아가기조차 힘들다. 운전을 잘 못하는 이가 낮에 운전을 하면서 힘드니까 도와 달라고 말하는 것과, 운전을 잘 못하는 이가 밤에 운전을 하면서 누구도에게도 힘들다고 말하지 못..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