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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가족의 역사> 파격적인 시도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서평] 주말에 아내의 말을 듣고 골동품 시장을 산책하는 한 남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어 흥정을 하고 있던 도중, 근처에서 상인과 손님이 시비가 붙는다. 상인은 '애국주의의 국보'라는 물건을 너 따위에게 팔 수 없다며 소리를 치고 있었다. 시비가 일단락 나고 그 물건에 흥미를 보이는 남자. 상인에게로 가 물으니 그 물건은 일본과 청나라가 싸우는 그림이라고 한다. 급격히 관심을 갖는 남자. 컬러이고 20~30폭을 하나로 합쳐 놓았다는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상인을 따라 후미진 곳으로 따라 나선다. 그 그림의 제목은 . 1894년에 그려진 것으로 '청일 전쟁'이 배경이다. 상인은 그림의 값으로 최소 2만 위안(약 360만 원) 이상을 부른다. 남자는 그따위 것이 그리 비쌀 이유가 있냐며 따지지만, 상인은 그.. 더보기
<길 위에서 읽는 중국현대사 대장정> 새로울 것 없이 아쉬움이 많은 책 [서평] 대학생 때 전공이 중국이었다. 중국 하면 역시 그 광활한 영토와 인구만큼 볼 것도 먹을 것도 느낄 것도 무궁무진하다. 또 수 천 년의 역사에서 수많은 사건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제일 가는 화두는 무엇일까? 단연 '대장정'이었다. 아무래도 현대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단순히 그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당연히 대장정에 관한 수업을 들었고 관련된 리포트를 작성한 적이 있다. 장장 2년 동안 1만 2500 km의 길을 돌파한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짧은 리포트로 담아낼 수 있었을까 암담했지만, 그 배경과 경과, 결과와 의미를 알기 쉽게 요약하느냐고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함과 동시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대장정을 .. 더보기
중국과 친하고, 일본과 맺고, 미국과 이어라 [지나간 책 다시읽기] 1880년 5월 제2차 수신사로 김홍집은 일본에 파견된다. 약 1개월간 머무는 동안 청국 공관을 자주 왕래하면서 주일 청국공사 하여장(何如璋), 참사관 황준헌(黃遵憲) 등과 외교정책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귀국하는 길에 황준헌이 지은 을 얻어와 고종에게 바친다. 이 책은 조선이 러시아를 방어하기 위해 '친중(親中), 결일(結日), 연미(聯美)'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얼핏 보면 조선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며 지은 책인 듯하다. 하지만 기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국이) 속국으로 여기는 조선에 미국과 일본 등을 끌어들여 앞날을 도모하자는 계산이었다. 러시아를 막는 책략 황준헌의 은 러시아를 막는 책략을 의미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조선이 아닌 중국이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 더보기
<1942년을 돌아보다> 류전윈 작가의 후련한 반전을 기대하시라 [지나간 책 다시 읽기] 작년 여름, 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중국 정부가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던,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이었다는 허난성 대기근을 복원해낸 책이었다. 이 책은 중국에서는 2012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류전윈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한 펑샤오강의 영화 가 개봉되어 '홍콩금상장영화제', '중국, 대만 최고의 영화' 등에서 상을 타는 등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관련된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세 명의 기자가 급하게 관련 자료를 찾아 책으로 낸 것이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류전윈의 중편소설 가 나온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1942년의 허난성 대기근은 중편소설로는 담을 수 없는 방대한 이야기들이 있을 진대, 작가는 이를 어떻게 담아냈을까? 류전윈은 중국 사실.. 더보기
<천주정> '중국식 사회주의'를 확립한 중국의 불쾌한 이면 [리뷰] 지아 장 커의 현대 중국 영화는 대개 감독들에 의해 세대가 구분된다. 중국 영화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 놓은 장이모우나 첸 카이거 감독은 5세대로 분류된다. 이들은 중국 전통의 한 부분인 '민족의식'을 새롭게 창조했고 이를 신비롭게 포장하여 선보였다. 또한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표현주의적이지만 사실적이고 자연주의에 근접한 영상기법으로 세계를 점령하였다. 이어 6세대가 출현하였다. 이들은 앞서 5세대와는 달리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고 대신 개혁개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새로운 시대와 조우한 이들의 생활을 영화에 담으려 한 이들은, 영화를 통해 이전 세대의 모든 것들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고 독창성과 정치적 이념으로 무장해 거부의 길을 택한다. 그러며 주로 변화한 도시의 소외된 .. 더보기
<남왜공정> 일본과의 전쟁은 현재진행형, 2045년에 재침한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한반도가 속한 동아시아의 지형도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공존만큼이나 대립이 상존하였고, 한국·중국·일본·미국까지 물리적·경제적·문화적 모순의 실타래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중 일본과는 특히 기나긴 악연의 끈이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사실 한국과 중국 못지 않게 한국과 일본의 관계 또한 오래되었다. 160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일본에 의한 한반도의 침략으로 점철되었다고 한다. 책 (다빈치북스)은 그에 대한 역사적·현재적 사실과 의미들이 속속들이 파헤쳐져 있다. 각오가 되셨는가? 학습된 증오나 막연한 동경 내지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태도와 자세에서 탈피해 가감없이 현실을 직시할 각오가? 한국와 일본, 그리고 왜구 '왜구'라는 단어를 많이.. 더보기
<인생>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위화의 우리나라와 중국의 근현대사 사이에는 은근히 공명하는 부분들이 많다. 특히나 일반 민초들이 겪어온 삶은 그 사건의 내막이나 미세한 부분이 다를 뿐, 느꼈던 바는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압력, 시달림과 저항과 부역과 버티기, 배고픔과 슬픔과 분노와 포기, 계속되는 정국과 정책의 변화에 의한 혼란 등을 공통분모로 두고 살아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를 보고, 우리의 모습에서 그들을 볼 수 있다. 일반 민초들의 삶은 그래서 인류적 보편성을 띠고 있나 보다. '운명의 소용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말일 것이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이라기 보다는, 생사나 존망에 관한 처지라고 해석하.. 더보기
<값싼 중국의 종말> 중국은 더 이상 싸구려가 아냐! [서평] 여전히 세계 금융 위기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을 2010년, 중국 장춘시의 길림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다. 집을 나서면 고생하는 것이 아무래도 '의식주'인지라, 많은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그 위에 군림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돈'이었다. 벌지는 못하고 쓰기만 하는 형편이었기에 한국에서 철저한 지출 계획을 세운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생필품이, 먹거리를 포함한 모든 제품이 생각 외로 너무나 저렴했던 것이다. 중국산이 싸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었다. 그렇게 6개월여를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베이징으로 열흘간 휴가를 갔다. 세계적인 대도시 베이징이었지만, 후통(베이징에 산재한 좁은 골목길)에 숙소를 잡아서 그런지 저렴했다. 하지만 중심부로 나가보았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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