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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누구의 책임도 아닌 죽음에 대하여 [영화 리뷰]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중심 도시 클루지, 가짜 공룡들이 포효하는 숲 속 테마파크를 초라한 노숙인이 훌렁훌렁 돌아다닌다. 뭐라 뭐라 중얼거리는데 도심으로 들어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구할 때는 공손한 편이다. 하지만 실속 없이 돌아서는 그는 어느 집의 지하실로 향한다. 그곳에서 잠을 청하는데, 오래지 않아 일련의 무리가 들이닥친다.법원 집행관 오르솔리아가 경찰들을 대동하고 와선 노숙인을 강제 퇴거시키려 한다. 곧 집이 통째로 밀려 ‘콘티넨탈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고 노숙인이 지하실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으니 퇴거시켜야 했다. 잠시만 정리할 시간을 주라는 노숙인, 오르솔리아 일행은 잠시 밖으로 나가 시간을 때운 후 돌아온다.하지만 노숙인은 라디에이터에 전선으로 목을 매고 죽어 있었다. 일행은.. 더보기
식어가는 사랑, 붙어가는 몸… 올여름 가장 기묘한 영화 [영화 리뷰] 10년을 함께한 커플 팀과 밀리. 결혼은 미뤄둔 채 동거만 이어가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시골로 이사하지만, 상황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지인들 앞에서 밀리의 깜짝 청혼은 팀의 망설임으로 무산되고, 둘 사이엔 어색한 공기가 짙게 깔린다. 시골에서의 삶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 밀리와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팀은 여전히 같은 공간을 공유하지만, 마음은 점점 멀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산책 도중 폭우를 만나 길을 잃고 구덩이에 빠져버린 두 사람. 꼼짝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기묘한 일이 시작된다. 팀은 밀리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기 시작한다. 단순한 욕망이 아닌, 마치 서로의 내면과 육체가.. 더보기
고통과 슬픔뿐인 삶의 끝에서 서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랑이란 [영화 리뷰] 영경과 수환은 친구의 재혼식 뒤풀이에서 처음으로 조우한다. 안주 없이 소주만 들이붓고 있는 영경의 곁으로 세상 온갖 시름을 짊어진 듯한 수환이 다가온다. 술을 못 이기고 고꾸라진 영경은 이내 일어나 수환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 통성명을 한다. 수환이 영경을 업고 집으로 데려다준다. 영경은 수환의 등에 업힌 채 김수영의 시 을 중얼거린다.둘은 다시 만나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데, 과거로부터 오는 후회가 깃든 슬픔이 그들을 따로 또 같이 지배한다. 영경은 교사로 살다가 결혼했는데 오래지 않아 이혼한 후 100일 된 아이를 전 남편이 몰래 데려갔다. 그녀는 중증 알코올 중독자의 길로 들어섰다. 수환은 철공소를 운영하며 잘된 때도 있었지만 결국 부도가 났고 신용불량자에 건강보험도 가입하지 .. 더보기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조직 세계의 인간군상이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1년 전의 범 영동파 내부 쿠데타에서 절대적인 공을 세운 남기준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른 후 종적을 감춘다. 이후 구봉산과 이주운은 각각 봉산과 주운이라는 이름의 거대 그룹을 키워낸다. 그런데 구봉산의 아들 구준모가 개차반이라 어찌해 볼 수 없어 이주운한테 부탁 겸 거래를 요청한다. 큰 걸 줄 테니 아들 좀 제대로 다뤄 주라고 말이다.이주운은 2인자 남기석 전무를 보낸다. 잘 처리되었다 싶었을 때 느닷없이 죽임을 당하고 만다. 혼란의 와중에 남기석의 형 남기준이 출몰한다. 유일한 피붙이 기석의 죽음을 파헤치고자 말이다. 남기준은 절대 혼자이기 때문에 서울을 양분했던 양대산맥 봉산과 주운이 움츠러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결정적이.. 더보기
그가 늙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은 이유와 그 방법에 관하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1977년생 억만장자 브라이언 존슨은 뭇사람들에겐 특별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에겐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2007년 직접 만들고 키운 온라인 결제 플랫폼 '브레인트리'를 2013년 페이팔에게 8억 달러에 팔아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인물이다.그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하루는 이렇다. 4시 반 기상, 자외선 없는 백색광 쬐기, 햄철과 철과 비타밈 섭취, 체온 측정, HRV 요법, 54개 알약 복용, 혼합물 그린 자이언트 섭취, 312개 레이저 다이오드 방출하는 모자 착용, 1시간 동안 35가지 운동, 채소 섭취, 고주파 전자기, 근적외선과 적생광 요법, 오디오 치료, 34알 약 복용 등. 이밖에도 여러 프로토콜을 시행한다... 더보기
잔인하고 역겹기까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희열이... [영화 리뷰] 지난 세기말을 전후로 전 세계적으로 공포 스릴러 장르가 대유행했다. 등이 몇 년 새 쏟아져 나왔다. 세기가 바뀌는 때의 불안함이 반영된 결과물이 아닐까. 와중에 이 독보적인 면모를 뽐냈다. 정확히 2000년에 나온 1편은 '죽음'이라는 실체 하지 않는 빌런이 '운명'이라는 이름으로 쫓아와 결국 죽음으로 이끈다는 신박한 설정으로 큰 반향을 이끌었다. 반면 죽음에 이르는 방법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한동안 밤잠을 설치고 조심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삶은 어렵지만 죽음은 쉬웠으니까.'데스티네이션' 시리즈는 그 인기, 질리지 않는 설정에 힘입어 2011년까지 자그마치 5편이나 만들어졌고 모두 다 흥행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공포 영화의 트렌드가 바뀌니 더 이상 끌고 가기.. 더보기
일찍이 본 적이 없는 뮤지컬 영화에 나오는 트렌스젠더 마약왕? [영화 리뷰]   지난 2025년 1월 23일,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되었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지만 미국 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프랑스 뮤지컬 영화 가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색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세간에 화제를 뿌렸다.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한 중간 결과였다.물론 21세기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작품이자 이미 제7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골든 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크리스틱 초이스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다수 부문 노미네이트되어 수상의 영광까지 안았기에 어느 정도는 예정되어 있기도 했다.도대체 무슨 영화길래 작품, 연출, 연기, 각색, 촬영, 음악 등에서 총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았을까? 개.. 더보기
19세기 중반 계엄령이 발동된 미국 서부의 한가운데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의 유타주, 세라는 다리가 불편한 어린 아들과 함께 남편이 기다리고 있다는 크룩스스프링스로 향한다. 그곳까지 데려다줄 사람을 포트 브리저 교역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먼저 가 버리고 말았다. 세라는 책임자에게 부탁해 다른 사람을 물색하는데, 황무지에서 홀로 사는 백인 아이작은 거절하고 모르몬교 신자 제이콥과 그가 사랑해 마지않는 부인 애비시와 동행한다.그런데 여정 도중 알 수 없는 세력으로부터 습격을 받는다. 세라와 아들은 도망치다가 아이작의 도움을 받고, 애비시는 쇼숀족의 호전적인 붉은 깃발에게 끌려갔으며, 제이콥은 죽을 뻔했다가 모르몬교 일파에게 도움을 받는다. 한편 미국 정부가 파견한 델린저 대위는 진짜 정보를 얻으려 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