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살

부정확한 기억과 불충분한 문서가 만든 역사의 한가운데 [지나간 책 다시 읽기] 난 현재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남들처럼 아침에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워 아침도 먹지 않은 채 출근길을 재촉해 출근을 완료하고 정신없이 오전을 보낸다. 점심을 먹고 졸음을 참아가며 오후를 보내고 퇴근을 기다린다. 퇴근길에는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책을 탐독하고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컴퓨터를 하고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든다. 너무나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이 계속 되다보니, 이 범주 밖에서의 기억들은 자연스레 해체된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한 시간이 흘러 온전히 기억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누군가 나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 받거나 감동을 받았을지 모른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내 평생에 걸쳐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장면이 있지만, 정작 장면 .. 더보기
<파수꾼> 미성숙한 소통이 이끈 파멸, 과연 당신은? [리뷰] 좁혀지는 미간, 꿈틀대는 눈썹, 뿜어져 나오는 한숨, 쯥쯥거리는 입술, 바싹 당겨지는 뒷목. 영화 을 보고 난 후 남겨진 것들이다. 10대 친구들을 그린 이 '성장영화'를 보며 이런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에게서 나의 오욕의 학창시절을 투영했기 때문일까. 영화 자체가 소름끼치게 하였던 것일까. 영화 은 독립영화에 속한다.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소규모의 자본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눈을 속이는 현란한 특수효과나 가슴을 뻥뚫리게 하는 거대하고 스펙터클한 장면을 볼 수는 없다. 대신 디테일하기 그지없는 미시적 심리묘사와 짜임새있는 스토리가 송곳에 찔린 것처럼 가슴을 파고들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필자가 독립영화를 처음 본 기억은 2005년으로 거.. 더보기
나약한 인간이 세상과 싸우는 법은 자기혐오? [지나간 책 다시읽기] 다자이 오사무의 대학교 1학년 시절은 그리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쉽사리 적응할 수가 없었다. 온갖 열등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 내성적인 성격과 변하지 않는 외모, 너무나 말랐던 몸 등. 결정적이었던 건, '나는 얘들과 달라. 이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야'라는 의식이었다(고백하건대, 모의고사 점수보다 수능점수가 상당히 많이 떨어져 원하지 않은 대학교를 갔다. 당시에는 많이 후회를 했고 오랜 시간 콤플렉스로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이겨냈다). 절대적 열등감과 상대적 우월감이 아주 교묘하게 자리 잡아 나를 괴롭혔었다. 그렇다고 인간을 멀리하거나 왕따가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친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