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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깡패가 꿈이었던 소년이 모두의 존경을 받기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퀸시 존스, 그 이름은 이곳저곳에서 수없이 들어왔다. 음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말과 함께. 그런데 정확히 정체가 뭔지 알지 못했다.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직접 부른 가수가 아니면 잘 모르거나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퀸시도 가수는 아니니까 잘 모르는 게 이상하진 않을 테다. 그런데 그가 프로듀서로서 제작한 면면만 조금 훑어도 그의 위대함을 단번에 캐치할 수 있다. 프랭크 시나트라, 레이 찰스, 마이클 잭슨, 투팍 샤커, 스티비 원더 등과 함께했고 마이클 잭슨의 가 특히 유명하며 자선기금 프로젝트 일환으로 만든 Africa for America의 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인의 귀를 호강시.. 더보기
왜 아이들이 처연한 물음을 고민해야 하는가 <흩어진 밤> [신작 영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들이닥친 사람들, 열 살 소녀 수민은 어리둥절하게 지켜만 볼 뿐이다. 한 달만에 집에 온 아빠가 그들을 상대했는데, 반응이 미직쩌근했다. 집이 쉽게 팔릴 것 같진 않다. 수민에겐 네 살 위의 오빠 진호가 있다. 그리고 진호가 닮고자 하는 똑부러지고 능력 있는 엄마도 있다. 오랜만에 한 집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어색하고 집은 팔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빠 승원과 엄마 윤희는 아이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곧 따로 살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아이들은 따로 산다는 현상은 바로 알아차리고 받아들였지만, 따로 산다는 현상의 본질은 알아차리기 힘들다. 아니, 이해할 수 없어 보인다. 도대체 왜 따로 살아야 하는 걸까? 같이 살면 안 되는 걸까? 엄마 아빠는 서로 친하다고, .. 더보기
결혼에서 이혼으로 가는 선상의 순간들 <결혼 이야기> [모모 큐레이터'S PICK] 10년, LA에서 잘 나가던 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 분)이 연극 연출가 찰리(아담 드라이버 분)와 결혼하면서 뉴욕으로 떠나 생활한 세월이다. 그 사이 그들은 아이도 낳고 찰리의 극단에서 연출가와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니콜은 LA로 돌아가고 싶었고 찰리에게 제안했지만 뉴욕 브로드웨이에 입성하는 게 꿈인 찰리는 듣지 않았다.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관계. 불에 기름 부은 격으로 니콜과의 잠자리를 뜸하게 하던 찰리가 극단 동료와 불륜을 저지른다. 물론 찰리는 원나잇이었을 뿐이라고 하지만. 때마침 니콜에게 드라마 배우 제안이 들어오고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그녀는 아이와 함께 LA로 향한다. 그들은 자연스레 별거 수순으로 들어가고 이혼 조정 과정에 들어간다. .. 더보기
사랑 없는 세상에서 찾는 사랑 그 자체로 충만한 사랑 <러브리스> [모모 큐레이터'S PICK] 전 세계 영화제가 사랑하는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안긴체프, 2003년 장편영화 데뷔작 으로 베니스를 석권하며 국내에 개봉되기까지 했다. 이후 2편은 국내에 개봉되지 않았고 2014년작 으로 다시금 소개되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진정한 거장으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그리고 2017년 로 다시금 거장의 면모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엔 2년 만에 소개되었다. 안드레이 즈비안긴체프 감독의 소식은 일찌감치 들어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정식으로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통에 보지 못할 줄 알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차 개봉 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말할 수 있겠다. 국내 예술영화 시장이 아직은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반증이랄까. 가깝지만 먼 나.. 더보기
북한소설 <벗>을 소개합니다 [편집자가 독자에게] 북한소설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판문점선언은 대한민국이, 아니 한반도가 65년만에 진정한 평화를 되찾는 첫걸음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도 바라마지 않을 한반도 평화를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염원하고 실천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먼저 해야 할 건 북한에 대해 알아가는 게 아닐까요. '먼나라 이웃나라'는 아주 유명한 학습만화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이웃해 있는 나라가 오히려 가장 먼 나라일 수 있다는 아이러니의 명구이기도 합니다. 우린 일본, 중국, 러시아와 굉장히 가깝지만 그들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다른 나라, 인종, 문화, 역사를 가졌기에 모르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요. 반만 년의 유구한 역사 동안 한 민족.. 더보기
12년 간의 촬영으로 소년기를 온전히 보여주다 <보이후드> [오래된 리뷰] 12년 촬영의 위대한 결과물 우리는 '최고'라는 수식어는 수없이 본다. 또 쓰기도 한다. 자신이 느끼기에 최고이면 되는 것이다. 상당히 주관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반면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는 함부로 붙일 수 없다. 만약 신이 있다면 신에게나 붙일 수 있을 것이고, 인간에게라면 극소수만 허락될 것이다. 그런 사항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 영화 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보이후드(boyhood)'라고 하면 '소년기'를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만 열두 살부터 스무 살까지로 잡는 반면 서양에서는 여섯 살부터 열여덟 살을 잡는다.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단계,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등에서 공통적으로 이 시기를 소년기로 잡는다. 인생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 더보기
<덕수리 5형제> 가족 영화인데 가족끼리 볼 수 없는 이유는? [리뷰] 누가 봐도 만화 '독수리 5형제'를 패러디한 제목의 영화 . 포스터를 보니 전혀 무겁지 않은 싼 느낌까지 나는 코미디 영화로 보인다. '덕수리'는 뭘 뜻하는 지 모르겠지만 5형제가 뭉쳐 무슨 일을 벌이는 것 만은 분명하다. 영화를 보기 전의 느낌 상으로는 의 형제들처럼 진저리가 나도록 바보 같은 짓을 일삼으며 수많은 문제들을 일으키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듯하다. 해피엔딩은 당연히 5형제의 우애에 관련될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소박한' 예상은 완벽하게 배신 당한다. '덕수리'와 '5형제'의 정체는? 먼저 '덕수리'는 충남 태안군 이원면 덕수리의 덕수리이다. 그러니까 덕수리라는 동네의 5형제를 그린 영화인 것이다. 여기까지는 하등 나쁠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좋다. 시골의 좁은 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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