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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학폭, 종말, 사이비종교까지 어디로 튈지 모를 이야기들 <지옥만세> [신작 영화 리뷰] 어느 공터, 교복을 입은 가해자 학생들이 생일을 축하한다며 주저앉아 있는 단발머리 황선우의 얼굴에 케이크를 묻힌다. 한편 송나미는 엄마의 가게 방에서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다가 엄마한테 혼나고 집을 나간다. 그녀는 자살 시도를 했는데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다. 둘은 친구들이 모두 수학여행을 갔을 때 만나 동반 자살을 하기로 한다. 나미가 우선 목을 메기로 하며 선우에게 유서를 건넨다. 하지만 곧 자살 시도는 끝난다. 선우가 말하길 나미의 유서 속 박채린은 서울로 가서 잘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SNS에 버젓이 만천하에 알렸다나 뭐라나. 그들은 공동의 적, 선우에겐 학폭 가해자이고 나미에겐 따돌림 가해자인 박채린의 인생에 흠집이라도 내고자 수안보를 떠나 서울로 향한다. 그들이 향한 곳.. 더보기
죗값을 치른 이 살인 가해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보이 A> [신작 공연 리뷰] 모종의 죄를 지어 '보이 A'라는 이름으로 교도소에서 10년 넘게 복역한 에릭, 24살이 되어 모범 복역수로 보호관찰관 테리의 도움을 받아 가석방되어 세상 밖으로 나간다. '잭'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잭은 새로운 직장에서 동료이자 친구 크리스를 만나고 월급으로 저축도 하면서 사람답게 살고자 한다. 하지만 어김없이 그를 찾아오는 건 A, 잭이 어린 시절 함께 범죄를 저지른 친구이자 당시 그의 분신과도 같은 사람. 잭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A가 나타날 때마다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크리스와 함께 놀러 갔다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어린아이를 구해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잭에게로 향하니, 머지않아 그의 과거가 드러난다. 동급생을 잔.. 더보기
어느 마약 운반책의 고백, 그녀는 왜 어떻게 마약을 운반하게 되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3년 8월 15일, 페루 리마 공항에서 전 세계 유력 신문들 1면 톱을 장식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북아일랜드 출신 미카엘라 매콜럼과 스코틀랜드 출신 멀리사 리드가 코카인 밀매 혐의로 붙잡혔기 때문이다. 스페인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에 붙잡혔는데, 20살에 불과한 여성들이었다. 일명 '페루 2인조', 자못 생경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 중 미카엘라 매콜럼은 스페인 이비사에서 왔는데, 마약을 운반해 주는 대가로 5천 유로 정도를 받기로 했다. 5천 유로라고 하면, 결코 많은 액수라고 할 수 없다. 특히 마약이 관련되어 있는 만큼 체포되면 돌이킬 수 없는 막중한 처벌을 받을 게 불 보듯 뻔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그들이 운반하고자 한 마약은 11kg에 달했고 자그마치 .. 더보기
중국 청춘 영화가 보여 주는 청소년 범죄의 일면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신작 영화 리뷰] 3년 전 엄마를 잃은 후, 자허와 아빠의 삶을 피폐해졌다. 과거 한때 레슬링 선수였던 아빠는 도축장에서 받은 고기를 나르며 연명하고 있고, 열네 살 생일이 코앞인 자허는 학교에서 고기 냄새가 난다며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어떤 소년을 보게 되는데 낯이 익었다. 자허는 그가 3년 전 엄마를 살해한 소년 유레이라는 걸 직감한다. 유레이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는 모양으로 곧잘 친구들이랑 어울려 술도 마시고 PC방도 가는 것 같다. 자허는 이후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그런데, 그는 3년이 아니라 4년 형을 선고받았더랬다. 집이 잘 산다더니 일찍 나온 것인가. 들어 보니, 소년원에도 가지 않고 학교와 다름없는 교정시설에서 편안하게 지내다가 왔다고 한다. 뒤늦게나마 소.. 더보기
인생을 올바르고 건강하게 바꾸는 '치유' 프로그램 <돈 워리> [모모 큐레이터'S PICK] 미국 포틀랜드의 유명 만화가 존 캘러핸(호아킨 피닉스 분), 휠체어에 앉은 채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히 충격적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걸은 날은 전날 마신 술로 잔뜩 취한 상태였기에 숙취 없이 잠에서 깼다는 것이다. 곧 그는 술을 찾아 마시고 계속 술을 찾아 헤맨다. 밤에는 파티에 가서 '언니'들이랑 놀았는데, 덱스터(잭 블랙 분)가 와서 훨씬 좋은 파티에 가자고 한다. 그들은 밤새 술을 마시며 놀고는 계속 차를 타고 이동했다. 술을 진탕 마셨으니 제정신이 아니었을 테고 밤새 놀았으니 졸렸을 것이다. 덱스터가 운전할 때 가로등을 들이박는다. 이 사고로 운전자 덱스터는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끝나고, 동승자 존은 전신이 마비된다. 그때 병원으로 찾아온 자원봉사.. 더보기
파격의 거장 프랑수아 오종의 전환점 <프란츠> [리뷰]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프랑수아 오종은 프랑스가 낳은 작금 세계적인 작가주의 감독이다. 갓 20살이 넘은 1980년대 후반부터 활동했지만 2002년 에 이르러 그 이름을 알렸다. 그 이전까지 그의 작품이 국내에 개봉된 적이 없고, 그 이후로 그의 모든 작품이 국내에 개봉된 사례만 보아도 어림직잠할 수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뛰어 오른 건 아니고, 1990년대부터 비평계에 그 이름을 드높여 왔다. 그는 매 작품마다 파격적 소재를 기본 장착하고 개성있는 상상력과 풍자를 선사했다. 비평가들이 좋아마지 않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까. 그렇지만 무엇보다 오종을 상징하는 건 섹슈얼리티 기반의 욕망이다. 한국에 처음 소개된 그의 작품 이 당대를 대표할 만한 섹슈얼 미스터리라는 점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이 먼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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