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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 없는 올곧고 올바른 신념이 생생한 곳이면 어디든! <킹덤 오브 헤븐> [오래된 리뷰] 할리우드를 넘어 세계 영화사에 남을 만한 굵직한 영화들을 족히 수십 년간 찍어온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05년작 이 15년 만에 '디렉터스 컷'으로 돌아왔다. 전 세계 최초 개봉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수많은 영화팬의 질타를 받아온 극장판을 뒤로 하고 '제대로된' 판본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극장판과 감독판이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하는 와중에, 반드시 감독판을 볼 것을 추천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라면, 20편이 넘는 연출작 중에 본 것보다 안 본 걸 찾는 게 빠를 텐데 유독 을 볼 생각이 없었다. 아무래도 정식으로 개봉한 극장판에 대한 후기가 너무나도 좋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늦게나마 정식 개봉한 감독판을 볼 수 있어서 감동까지 받았다. 단순한 서사 액션 대작.. 더보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주 작은 단면을 들여다보다 <블러드 오브 제우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원 소스 멀티 유즈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 하면 단연 '그리스 로마 신화'를 들 수 있겠다. 다분히 판타지가 가미된 배경에, 신이 중심이 되어 괴물과 반인반신과 반인반괴와 인간 등 온갖 존재가 출현하여 전쟁, 사랑, 배신, 모험, 암투, 욕망 등 온갖 것이 뒤섞여 수많은 갈래로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특히 영감을 주는 건 최고 신 제우스의 사생아 이야기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구상 모든 신화와 전설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헤라클레스'가 있다. 그는 제우스가 "거인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는 위대한 인간 영웅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운명의 세 여신의 예언에 따라, 티린스 왕 암피트리온의 부인 알크메네와 동침해 낳은 아들이다. 헤라클레스는 평생 시련을 겪었는데, .. 더보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매스미디어, 그 속살에 대해서, 영화 <트루먼 쇼> [오래된 리뷰] '굿모닝, 미리 인사하죠.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이트.' 성격 좋고 무난한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 분)는 조그마한 섬에서 살며 보험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대학 동창 메릴과 결혼했고 역시 대학 동창 말론과 절친 사이다. 트루먼은 대학 때 잠깐 만났다가 황망하게 헤어진 로렌을 만나러 피지로 여행을 가려 한다. 하지만 그는 어렸을 때 바다에서 아버지를 잃고 물 공포증을 앓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하늘에서 조명기구가 떨어지질 않나,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를 만났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와서 끌고가버리질 않나, 차를 타고 가는데 라디오에서 자신의 이동경로를 고스란히 생중계하고 있질 않나. 하지만 엄마와 아내는 그의 말을 전혀 믿어주질 않고, 말론은.. 더보기
'신'의 말을 빌려 50년의 기행적 소설 쓰기를 해명하다 <모나드의 영역> [서평] 쓰쓰이 아스타카의 독자가 책을 접할 때 출판사의 홍보 마케팅 전략 바깥에 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상품이 그러지 않겠냐마는 책은 다르다. '책'이라는 단일 상품군 안에 샐 수 없이 많은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한 상품이자 특별한 사업 생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거기엔 정녕 수많은 '최고'들이 존재한다. '책', 그 중에서도 '소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읽을 거리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는 주지 못하고 읽는 데에 방점을 둔 '소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유럽 소설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한 반면, 일본 소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더보기
글을 시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는 기억한다> [서평] 글이란 게 시작과 끝이 가장 어렵고 그만큼 중요하다. 일단 어떻게든 시작하면 만들어지는 게 글이고, 어떻게든 끝을 맺으면 일단은 자리를 털 수 있는 게 글이다. 그 중에서도 더욱 어렵고 중요한 게 시작이다. 시작을 해야 끝을 맺을 수 있을 게 아닌가. 그래서 수많은 글쓰기 교본들에서 글쓰기 시작 비결을 전한다. 글쓰기 책을 많이 접하지 않았거니와 글쓰기 시작 비결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데, 최근 읽은 책에서 괜찮은 비결을 얻었다. 이남희 소설가가 내놓은 (아시아)에서 글쓰기를 아주 쉽게 시작하는 방법 중 하나로 '나는 기억한다'를 제시했다. "'나는 기억한다'고 쓴 다음 마침표를 찍지 말고 잠시 기다려본다. 다음 말이 나오지 않으면 소리 내어 몇 번이고 중얼거린다. 아마도 뒤따라 이어지는 말이.. 더보기
전염병에 대처하는 치명적인 자세 <네메시스> [서평]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4년 미국 뉴저지의 뉴어크 지역, 폴리오 바이러스가 발병한다. 이 치명적인 전염병은 주로 열여섯 이하의 아이들에게 걸리며, 마비로 인해 기형적인 불구자가 되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다. 백신이 없는 상태였기에 발병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감염된 사람에게 가까이 있기만 해도 옮을 수 있었기에 쉽지 않았다. 동네는 불안에 사로잡혔고 평화는 깨졌다. 아이를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은 도시를 벗어나 산이나 시골의 여름 캠프에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메르스 사태와 흡사한 라인을 가진 이 이야기는 필립 로스의 마지막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의 초반부이다. '네메시스'라 하면 '보복'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보복의 여신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 더보기
<아마데우스> "난 평범한 이들의 대변인이라오" [오래된 리뷰] 중학교 음악 수업. 음악 선생님께서 뜬금없이 영화를 보여주신다. 음악 수업 시간에 영화를 보여주는 건 절대적으로 어떤 이유가 있을듯. 아마도 음악 관련된 다큐멘터리 정도가 아닐까? 수업 시간이 한 시간 정도이니 이번 시간과 다음 시간, 그리고 더 시간을 들여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보여준다고 하신다. 도대체 어떤 영화기에? 일단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그냥 영화이다. 분위기는 우중충하고 배경은 중세 이후의 서양 같아 보인다. 다 죽어가는 할아버지가 나오고 신부가 그를 면회한다. 그는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옛일을 회상한다. 그러기 전에! 그는 능숙한 솜씨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신부에게 물어본다. 이 멜로디를 아시는가? 모릅니다. 그럼 이건? 흠... 몰라요. 그래요? 그렇다면 이.. 더보기
<신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조차 자본이다 [서평] 어느 날 이름도 성도 신이라는 그가 나타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들이 자본으로 수렴된다. 예를 들어 보자면 이렇다. 불과 30여년 전까지 못 잡아먹어서 안달했던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상의 정점에 서 있는 것들, 1960년대 전 세계적인 반 사회적 열풍이었던 히피 문화, 그리고 언제나 인류를 공포에 떨게 하는 전쟁과 테러까지. 이런 것들은 물론이거니와 반 자본주의 문화라 할 수 있는 것까지 자본주의는 끌어안아서, 콘텐츠화 시킨다. 그리고 돈을 받고 판매한다. 무엇이든 돈이 된다고 생각하면 파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쿠바 혁명의 상징이자, 반미·반자본주의의 상징인 체 게바라는 세상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상품'이다. 걸프전 당시 3류 방송이었던 CNN은 전쟁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