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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신'의 말을 빌려 50년의 기행적 소설 쓰기를 해명하다 <모나드의 영역> [서평] 쓰쓰이 아스타카의 독자가 책을 접할 때 출판사의 홍보 마케팅 전략 바깥에 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어떤 상품이 그러지 않겠냐마는 책은 다르다. '책'이라는 단일 상품군 안에 샐 수 없이 많은 상품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별한 상품이자 특별한 사업 생태계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거기엔 정녕 수많은 '최고'들이 존재한다. '책', 그 중에서도 '소설'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읽을 거리와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정보는 주지 못하고 읽는 데에 방점을 둔 '소설'이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에서 '일본 소설'은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유럽 소설의 인기가 수직 상승 중이지만 한계가 분명한 반면, 일본 소설은 꾸준히 인기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더보기
판에 박힌듯 단조로운 세상살이, 극복할 수 있을까? <언플래트닝, 생각의 형태> [서평] 어처구니 없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언젠가 동네를 한번 산책하고자 집을 나섰다. 생각해보니 30여 년을 산 동네를 제대로 돌아다본 적이 없었다. 동네 산책이니만큼 여기저기 구경도 하며 쉬엄 쉬엄 걸어보려 했다. 오래지 않아 당황과 황당이 한꺼번에 몰려 왔다. 여기가 어딘지, 우리 동네가 맞는지, 집은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결국 산책의 묘미는 온데 간데 없고 2시간 만에 겨우겨우 집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매일 단조로운 패턴으로 다니다보니 겪게 된 황당한 일이었다. 황당한 일은 또 있었다. 이건 내가 기본적으로 길치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지만, 길치 또한 과도한 단조로움으로부터 잉태된 기형이 아닌가 싶다. 그러고 보면 난 단조로움의 화신인 듯하다. 강남역 근처에서 일할 때였는데, 매달 .. 더보기
팀 버튼의 뒷걸음질에 제동을 걸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리뷰] 천재 감독 '팀 버튼', 1982년에 데뷔해 어언 30년을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현역이고 인기 감독이다. 신이 내린 재능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팀 버튼의 영화라는, 시리즈와 으로 전 세계에 알린 그만의 명확한 스타일도 여전히 그의 영화들에 도장처럼 새겨져 있다. 기괴한 판타지 동화, 전 지구상에서 그만이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장르이다. 그렇지만 종종 오명을 쓰기도 한다. 그런 장르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의 필모를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비슷한 장르, 기과한 판타지로 구성되어 있는 건 사실이다. 그와 8작품을 함께 한 페르소나 조니 뎁이 비슷한 류의 캐릭터로 인기를 유지하려다가 폭망의 길에 발을 걸친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특히 그들은 2000년대 이후 5작품을 함께 했는데, 이는 팀 .. 더보기
작은 곤충들이 펼치는 <반지의 제왕>? 오히려 더 낫다 [리뷰] 프랑스산 애니메이션 태어나자마자 가족을 잃고 혼자 남겨진 무당 벌레(이하 "무당이") 한 마리. 똥파리들의 도발과 위협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는 혼자 발을 딛게 된다. 하지만 다치게 되어 한쪽 큰 날개를 잃는다. 이후 우연히 흑개미 특공대가 옮기는 각설탕 박스에 탑승하게 된 그는, 도중에 흑개미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특유의 소리를 내어 도마뱀을 쫓아버린 것이다. 흑개미들은 그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동행한다. 프랑스에서 건너온 애니메이션 의 시작점이다. 무당 벌레와 흑개미가 본래 공생 관계라는 것을 의식한 구성인지 모르지만,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영화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해서 만들어졌다. 배경의 자연 환경은 실제 프랑스의 유명한 공원이라고 한다. 그 위에 곤충 캐릭터들이 날아다니고 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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