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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건 선한 이웃의 악이다 <선한 이웃> [서평] 민주화 30주년의 2017년 6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이 시점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올해 6월 참으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민주화 영령들이 불려 나왔다. 그중엔 당연히 소설도 있는 바, 이정명 작가의 (은행나무)도 그중 하나다.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선과 악의 대립 또는 선과 악의 모호함 등의 소재, 이정명이라는 이름에서 풍기는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픽션적 뒷이야기들. 세종의 한글 창제 뒷이야기를 집현전 학자 연쇄살인 사건으로 풀어내고, 신윤복과 김홍도의 그림과 관계의 뒷이야기를 추리적 기법으로 풀어냈으며, 윤동주와 검열관 스기야마 도잔의 뒷이야기를 검열관 죽음과 미스터리로 풀어내는 등 이정명의 소설은 구미를 당기는 무엇이 있다. 나는 앞의 두 책 와 은 재밌.. 더보기
온갖 낯섦과 함께, 양극단에서 줄타기 하는 짜릿함을 만끽하다 <용의자의 야간열차> [서평] 언젠가 새벽에 기차를 타게 된 적이 있다. 자정은 넘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대전 인근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였으니 한 새벽에 도착했었으리라. 몇 년이나 지난 그때의 길지 않은 야간 여정이 아직도 생각나는 이유는 분위기 때문이다. 객실을 통째로 빌린듯 듬성듬성 보이는 사람들, 어둠 뿐인 밖에는 종종 여린 빛만 보이고, 그렇게 언제고 그 시간 그 자리에 있고 싶었다. 뇌리에 남아 있는 또 하나의 기차 여정은 중국에서 장장 10시간 동안 탔던 침대 기차 여정이다. 창춘에서 베이징까지 갈 때 이용했는데, 기본적으로 앉아 있는 대신 누워가는 거였다. 밖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수많은 사람들만 보였다. 언제고 내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 언제쯤 목적지에 도착하려나 하는 끝없는 기다림, 지루함과 몽롱.. 더보기
우리가 1990년대를 그리워하는 이유 <접속 1990> [서평] 수많은 사건 사고와 더불어 IMF 때문에 최악의 시대 중 하나로 기억될 법했던 1990년대를 '추억의 시대'로 끄집어 낸 건 TV였다. 2012년 은 IMF가 터진 1997을 겨냥한 듯이, 그때는 오로지 IMF만으로 기억되는 건 아니라는 듯이, 그렇게 1990년대의 또 다른 한 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어서 2013년 가 방점을 찍고, 2015년 새해에 이 정점을 찍는다. 그리고는 그 전후로 수많은 1990년대 영화들이 재개봉을 하며 기대 이상의 흥행 몰이를 하기도 했다. 너무 많이 해서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간략히 나열하자면, 한·미·일을 대표하는 1990년대 영화 , , . 어느 순간부터 1990년대는 팍팍한 현실에서 등을 돌려 돌아가고 싶은 시대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한겨레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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