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추억의 놀이-야외
아동 비만이 부쩍 늘었습니다. 어른들은 말하곤 하죠. 요즘 애들은 밖에서 뛰어놀지 않고 집안에 틀어 박혀서 컴퓨터만 한다고. 그래서 뚱뚱해지는 거라고. 물론 거기에는 비만이 되기 쉽게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요즘'은 언제부터 일까요? 즉, 밖에서 뛰어놀지 않고 집안에 틀어 박혀 컴퓨터만 하게 된 시기 말이죠. 아이러니한 건 TV가 보급되었을 때도 TV는 아이들을 불러모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컴퓨터만큼 중독성이 심하지 않았었나 봅니다. 제 일기에 의하면 1990년대 초에 컴퓨터가 보급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같은 시기에 밖에서 뛰어노는 것도 다반사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는 하교 이후 저녁 즈음에 매일 해오던 축구를 못하게 되자 울었던 기억도 나네요. 또 그때만 해도 동네 또래 아이들이 전부 몰려나와 해가 질때까지 같이 놀곤 했습니다. 그때 같이 놀았던 친구, 형, 동생들을 지금 보면 서먹서먹해서 아는 체도 못하죠.
그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팽이치기'입니다. 하나에 500원인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줄은 한 번 사놓으면 거의 바꾸는 경우가 없었는데, 팽이는 여기저기 부서지곤 해서 자주 바꿨었죠. 시합이라도 있을라치면 무릎이 까지는 걸 무릅쓰고 팽이를 힘껏 상대 팽이로 향해 돌진시켜 날려버리곤 했었습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렇게해서 이기면 그 팽이를 갖거나 아니면 먹을 걸 사주는 내기도 존재했었던 것 같네요.
1994년 6월 23일 목요일
제목 : 팽이치기
오늘은 팽이치기를 했다.
편을 갈라 2명, 2명으로 대결했다. 참 재미있었다.
나는 팽이치기를 매일 한다. 팽이치기를 매일해도 나는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없고 더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몇 시간 동안 팽이치기 놀이를 하며 논다.
기산풍속도 <팽이치기> ⓒ문화콘텐츠닷컴
1996년 9월 8일 일요일
제목 : 팽이놀이
동네친구들과 나, 동생은 팽이놀이를 하였다.
나는 오랜만에 했기 때문에 잘하지 못했다.
먼저 동네형과 시합을 하고 다른 아이들과 편을 짜서 시합을 했다.
우리 동네에는 4명이 잘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중에 내가 속해 있다.
하지만 4명 중에는 3번째로 잘한다. 그래서 나는 4위하고 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내가 이겼다. 그래서 기분이 참 좋았다.
기쁨은 잠시쁜 다시 4위와 해서 지게 되었다.
4위와의 싸움은 계속 되었다. 결국 나는 지게 되었다.
팽이치기뿐만 아니라, 달리기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고 얼음땡도 하곤 했습니다만 제 일기에서 찾아볼 수는 없네요. 반면 '덤블링'이라는 제목의 일기가 눈에 띕니다. 제 기억으로 1990년대 말까지 하곤 했었습니다. 덤블링의 주인은 항상 할아버지였던 기억도 생생하고요. 한 번 뛰기 시작하면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놀이가 시작되죠. 더구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곤 했습니다. 반면 난 가만히 있는데, 무엇인가가 나를 뛰어주는 느낌이 들 때면 일종의 평화(?)를 맛보곤 했던 것 같네요.
1995년 4월 19일 수요일
제목 : 덤블링
오늘은 친구와 함께 덤블링을 탔다.
친구와 함께 타서 더욱 재미있었다.
10분에 200원인데 20분을 탔다.
친구가 800원을 내고 20분을 태워준 것이다.
그 이유는 어느 날 그 친구가 준비물을 않가지고 와서 500원을 빌려주웠는데 그걸 값은 것이다.
다음에도 와서 타고 싶다.
지금은 정말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놀이들이 되었네요.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당연해지고, 걷는 것보다 서거나 앉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다리를 움직이는 것보다 손을 움직이는 시대가 되었죠. 그 덕분에 제가 이렇게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지만, 정작 앞집, 옆집, 뒷집에 사는 사람들과는 쉬이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다시 그때로 돌아가지는 못하겠지만, 가끔 추억을 끄집어내는 건 심신에 참 좋은 것 같네요. 추억은 방울방울.
2013.11.28 08:57 신고
추억속 놀이들...
땅따먹기 비석치기,자치기..ㅎㅎ
추억이 새록 새록^^ 좋은 하루 되세요^^
2013.11.29 09:31 신고
추억이 새록새록~ 방울방울~
2013.11.28 11:36 신고
정말 요즘 아이들은 다리가 이닌 손으로 놉니다.ㅠㅠ
그래서 참 안타깝습니다.
추억의 놀이들 그리고 일기를 보니~
저도 추억에 잠기게 됩니다.ㅎㅎ
즐거운 목요일 보내세요!
2013.11.29 09:32 신고
최소한 다리로 놀지는 않더라도,
많이 걸어다녔으면 좋겠네요!
2013.11.28 12:53
저도 어렸을 적 친구들이 노는 걸 부러워하며 자랐습니다.
끼이지도 잘 하지도 못했지만 말이죠.
그래도 나름의 한(?)이 있기에 스스로 재능을 발견한 게 아닐까 싶네요^^
2013.11.29 09:32 신고
허허. 그러셨군요.
그래도 재능을 발견하신 게 더 좋아보이는 듯?
2013.11.28 15:30 신고
예전 기억이 살아나네요^^
저도 예전에 일기를 썼었는데 그 일기장이 어디 있으려나 ㅎㅎ
잘보고 갑니다^^
눈이 많이 내렸던 길이라 길이 너무나 위험하더라구요 아침에 구두발이라서 미끄럼 많이 타서
차 안에 운동화가 있어서 그걸 신고 다녔습니다 ㅎㅎ
눈길 안전 운전하시고 조심해서 다니시길 바랍니다^^
즐겁고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
2013.11.29 09:33 신고
분명 어딘가에서 주인의 손길이 닿길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2013.11.28 15:37 신고
요즘 아이들은 다리로 놀지 않는다는게 참 안타까워요.
2013.11.29 09:33 신고
다리로 논다는 건 인간 고유의 일인데 말이죠ㅠ
2013.11.28 16:42 신고
전 어릴 때 일기장을 잃어버려서 이렇게 추억을 되짚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아쉽네요ㅠㅠ저두 어릴 때 덤블링 타고 팽이치고 놀았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놀이 방식이 단조로운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2013.11.29 09:34 신고
같은 시대시군요~
요즘 아이들도 그 재미를 알았으면 ㅠ
2013.11.28 18:47 신고
팽이치기 정말 추억의 놀이로군요~
어렷을적 생각이 나네요^^
2013.11.29 09:34 신고
요즘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어요~
추억으로 밖에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