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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간호사의 '태움' 악습으로 들여다보는 폭력의 악순환 <인플루엔자> [신작 영화 리뷰] 다솔은 이제 막 3개월 차에 접어든 신입 간호사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아 보이는 그녀는 허구헌 날 실수하고 잘 몰라 선임들한테 혼난다. 그런데 선임들이 후임한테 지적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일을 더 잘해 보자는 의도는 오간 데 없고 욕설과 인신 공격까지 동반한, 그것도 군대에서 보이곤 하는 내리갈굼의 형태다. 다솔이 더 이상 견디기 힘들 것 같던 때 나이 많은 신입 은비가 들어온다. 수간호사는 다솔에게 후임 은비 교육을 일임한다. 가뜩이나 간호사 인력이 없는 병원에 신종 전염병 판토마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선임들이 신입을 챙기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다솔로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왕 하는 거 절대 선임들처럼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다. 한발 더 나아가 은비를.. 더보기
엎친 데 덮친 격, 한정된 공간의 다섯 사람의 핏빛 스릴러 <팡파레> [신작 영화 리뷰] 7년 전, 그러니까 2013년 이라는 영화를 보고 굉장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뒤늦은 속죄와 단죄에 대한 날 것의 이야기로, 당시 한국 독립영화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으로 이어지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굴곡지고 안타까운 삶의 형태가 이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다. 자그마치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제1회 들꽃영화상 신인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을 비롯해, 국내외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어 무서운 신인 감독의 출현을 알렸다. 이듬해 이돈구 감독은 김영애, 송일국, 도지원 등을 내세운 으로 흥행과는 별개로 비평적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과 둘다 파괴적이고 끔찍한 사건을 겪은 이들이 그 여파로 어찌할 바를 모르며 .. 더보기
LA 다운타운의 맨얼굴, 그 날 것의 매력 <탠저린> [리뷰] '자유롭게 사고하며 인디영화들을 장려·육성한다'라는 취지로 할리우드 영화배우이자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축이 되어 시작된 '선댄스 영화제'. 선댄스는 다름 아닌 에서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한 선댄스 키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영화제에는 당연히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먼 영화들이 출품되지만, 그중 많은 영화들이 명작 반열에 오르고 많은 감독들이 명감독 반열에 오른다. 한국에 개봉 3년 만에 상륙한 션 베이커의 또한 2015년 당시 선댄스가 낳은 핫이슈 작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는 곧 개봉할 션 베이커의 역대급 걸작 의 영향으로 늦으나마 개봉했을 게 분명하지만, 그 때문이 아니라고서라도 이 영화는 당당히 홀로 설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션 베이커는 많은 선댄스 출신 선배 명감독들의.. 더보기
깨끗하지 접시에 놓은 싱싱한 회와 같은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오래된 리뷰] 2000년대 초반, 영화 를 필두로 일명 '조폭 영화'가 범람한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법, 그만큼 인기도 많이 끌어서 나오는 족족 흥행에 성공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 영화의 파이가 커진 게 그쯤이 아닌가 싶다. 개중엔 조폭을 미화한 경우가 많았는데, 사회적 반향이 작지 않았다. 그만큼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었다. 즉, 필수적이리만치 리얼리즘에 반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1990년대에 훨씬 날 것의 조폭 영화가 있었다. 다. 물론 대형 스타들이 즐비했기에 완전한 날 것을 연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회는 좋아하지만, 날 것의 영화는 좋아하기 쉽지 않다. 날 것은 생활에서 접할 수 있겠지만, 영화에서까지 접할 필요가 있겠는가. 영화는 영화다워야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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