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책하다

블로그 이미지

singenv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경제'에 해당되는 글 9건

제목 날짜
  • 대서사시다운 면모를 충분히 과시했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1) 2016.01.08
  •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 <트렌드 코리아 2016>(4) 2015.12.04
  • 양쪽의 시선으로 한국 현대사를 봐야 한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3) 2015.07.27
  •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 <슈퍼차이나>(11) 2015.05.29
  • <원미동 시인>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리다(2) 2015.05.22
  • <중국근현대사 5> 중국현대사를 다시 보며 중국의 미래를 말하다(5) 2015.05.14
  • <팝, 경제를 노래하다> 오죽했으면 예술로 까지 경제를 말할까?(4) 2014.11.01
  • <조용한 대공황> 세계화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살 수 있다(2) 2014.09.24
  • <천주정> '중국식 사회주의'를 확립한 중국의 불쾌한 이면 2014.05.09

대서사시다운 면모를 충분히 과시했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6. 1. 8. 08:00
728x90



[리뷰]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포스터 ⓒ쇼박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내부자들>은 무거운 정치 드라마 성격을 띤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정치, 경제, 언론, 검찰, 조폭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이야기를 윤태호 작가는 끝마치지 못했다. 이해가 간다. 해야 할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까, 이야기를 어디까지 어떤 톤으로 해야 했을까, 시작은 했지만 끝은 없을 것 같은 그 이야기를 말이다. 


다행히 영화로 재탄생 했다. 웹툰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영화가 해주었다. 괜찮았을까? 영화는 웹툰과는 달리 감독의 역할이 전적이지는 않으니, 상대적으로 괜찮았을지 모르겠다. 표현의 방법이 한층 다양하다. 스토리, 캐릭터, 연출 등 어떤 방법에 방점을 찍느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내부자들>은 인물에 방점을 찍었다. 그럼에도 서사가 머리에 들어온다. 인물에 방점을 찍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다. 반면 메시지는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너무 게릴라식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한 장면 ⓒ쇼박스



영화를 보고 난 후 남는 게 정확한 건 오랜만이다. 조폭 안상구(이병헌 분), 언론 이강희(백윤식 분), 검찰 우장훈(조승우 분).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정치와 경제, 성공과 정의, 배신과 사랑의 소용돌이. 거창하고 복잡하지만 대서사시다운 면모를 충분히 과시한다. <내부자들>이 아닌 확장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라 그랬을지도 모른다. 한편 영화의 서사는 대략 4개의 사자성어로 요약할 수 있다. 토사구팽, 난공불락, 와신상담, 오월동주, 그리고...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있다. 


정치, 경제, 언론의 삼각구도, 그리고 검찰과 조폭


유력 보수 신문인 조국신문의 논설주간 이철희의 정치깡패로 세를 확장한 안상구는 정·제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손이 뻗쳐 있다. 이철희는 유력 정치인이자 대권 주자인 장필우(이경영 분)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오랜 친구로 언론의 힘을 이용해 장필우를 정치계에 입문 시켜줬다. 그러는 한편 굴지의 대기업 미래자동차의 오너 오현수와도 연이 닿아 있다. 


미래자동차는 조국신문에 광고를 내주어 조국신문을 꼼짝 못하게 하는 한편 장필우에게도 선거 자금을 대어 장필우를 꼼짝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자동차가 장필우에게 댄 선거 자금은 불법이었으니, 한결은행에서 3,000억을 대출 받아 그 중에서 300억을 장필우에게 줬다는 소문이 팽배했다. 안상구는 그 비자금 파일을 입수해 이강희에게 넘긴다. 그렇게 안상구의 인생은 꼬이고 비로소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편 빽도 족보도 없고 실력만 있는 검사 우장훈은 대선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진행한 비자금 수사에서 한 몫 잡고자 장필우 비자금을 수사한다. 하지만 안상구가 중간에서 가로채어 이강희에게 넘기는 바람에 수사는 흐지부지되고 만다. 그에 더해 한결은행 전 은행장을 수사하다가 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살하는 바람에 좌천 되고 만다.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한 장면 ⓒ쇼박스



이강희가 장필우, 오현수와 깊은 끈이 닿아 있는 줄 몰랐던 안상구. 안상구는 한방에 토사구팽 당한다. 각자가 굴지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서로가 필요 없을 것만 같은 이 보이지 않는 정치, 경제, 언론의 삼각 세력은 난공불락이다. 토사구팽 당한 안상구와 좌천 당한 우장훈은 성공과 정의 구현을 위해 와신상담 한다. 우장훈은 안상구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그와 함께 '영화' 한 편 찍고자 한다. 과연 성공할까?


완벽한 캐릭터 연기로 서사적 면모를 뽐내다


영화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위치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안상구의 인생 역전을 중심으로, 나라를 뒤흔들 중요한 파일을 가지고 있는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래서 원작 웹툰에서는 존재하지 않은 우장훈이 영화에서는 조금 겉도는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캐릭터가 기억에 강하게 남는 건 역할을 맡은 이들의 연기에 기댄 측면이 크다. 


복잡하고 반전이 있는 영화 치고는 굉장히 평면적인 이 영화가 그 서사적 면모를 한껏 뽐낸 데에는 캐릭터가 있었고, 캐릭터를 완벽히 연기한 이들이 있었다. 즉, 영화 <내부자들>은 조·주연 배우들이 살렸다고 볼 수 있겠다.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의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그나마 이들의 연기력을 받쳐줄 수 있었다. 짧게 편집된 걸로는 온전히 담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례적으로 긴 감독판을 빠르게 선보인 게 아닐까. 예상은 적중했고 감독판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와신상담이라는 사자성어에는 복수든 성공이든 정의 구현이든 반드시 이루게 되어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난공불락이라는 사자성어에도 공략하기 어려워 쉽사리 함락되지 않는다는 만만치 않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과연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힘들다. 


감독의 의도, 적나라하게 볼 수 없었던 견고한 시스템화


사실 정치, 경제, 언론의 삼각 구도는 영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단순히 개인들끼리의 야합이 아니다. 실로 견고하게 시스템화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야 그들은 살아갈 수 있고 얻고자 하는 걸 얻을 수 있다. 공생 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조국신문'의 이강희 논설주간을 원하고, '미래자동차'의 오현수 회장을 원하고, '대권 주자' 장필우 국회위원을 원하는 것이다.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그 '무엇', 그것 말이다.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의 한 장면 ⓒ쇼박스



그렇지만 영화에서 그런 시스템화 되어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는 없었다. 얼핏 느낄 수 있었을 뿐인데, 이는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고 밖에 예측할 수 없다. 아마 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데 방점을 찍었다면, 그래서 메시지 전달에 힘을 쏟았다면, 영화적 재미가 현저히 떨어질 게 자명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연기가 영화를 압도할 상황을 목도한 지금, 메시지 전달에 힘을 쏟았으면 어떤가 하는 생각이 고개를 쳐 든다. 그만큼 영화가 잘 빠졌다는 얘기다. 


영화 한 편이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탑 건>을 보고 전투기 비행사를 꿈꾸고, <더티 댄싱>을 보고 춤꾼을 꿈꾸며, <대부>를 보고 마피아를 꿈꾼다(?). <내부자들>을 보고는 비자금 받는 정치인, 정치의 한 편에 선 언론, 성접대를 일삼는 재벌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본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검찰, 경제, 내부자들, 메시지, 시스템, 언론, 영화, 웹툰, 인물, 정치, 조폭
  • BlogIcon 空空(공공)
    2016.01.08 09:49 신고

    "무괴아심"이라는 말을 잘 새겨 들으면 될듯 합니다 ㅋ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 <트렌드 코리아 2016>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12. 4. 08:00
728x90



[서평] <트렌드 코리아 2016>



<트렌드 코리아 2016> 표지 ⓒ미래의창


끝나지 않을 것 같던 2015년도 어느새 마지막이 보이고 있습니다. 슬슬 송년회다 뭐다 해서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있을 텐데요. 사실 그것도 다 동일한 목적이 있을 거예요. 올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도 힘내서 잘 해보자는 목적 말이죠.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중요한 자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 저는 개인적으로 거의 5년 만에 기존의 아이폰 4에서 아이폰 6s로 갈아탔고요. 내년 봄의 결혼을 위해 프로포즈와 상견례를 했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한 해였죠. 다가올 내년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외국에 나가 있는 동생을 오랜만에 봐서 좋았습니다. 회사에서도 참으로 여러 극적인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네요. 


국가적으로도 사건 사고들이 참 많았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단연 상반기의 '메르스 사태'와 하반기의 '국정 교과서 파문'입니다. 한국 사회를 크게 흔들었죠. 특히 '메르스 사태'는 상반기 한국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장장 몇 개월 동안 사람 많은 곳을 가기 힘들었으니까요. 신속하지 못한 대응과 부정확한 상황 파악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문학계를 뿌리째 흔들었던 '신경숙 표절 사태'도 크게 와 닿았었죠. 


반면 내년 2016년을 관통할 최대 이슈는 단연 '4월 총선'입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6>(미래의창)에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을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회복해내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선제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념 투쟁에만 함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걸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며 2016년 위기 돌파의 관건은 정치와 행정의 혁신과 리더십 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하지만 총선을 치르며 정치가 병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하네요. 정치, 경제, 행정을 관통하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시리즈의 이전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15>는 2015년을 예측하며, 세계 경제와 대한민국의 소비가 크게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작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고 소소한 것과 평범함에 탐닉하게 될 거라 내다보았죠. 거의 정확하게 일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시태그(#)로 대표 되는 '일상 자랑질'이 말 그대로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짧고 가벼운 콘텐츠가 우리네 일상을 지배하는가 하면, 평범함과 심플함이 만들어내는 스타일이 사치와 럭셔리의 스타일을 대체하게 되었죠. 그런가 하면 낙후되고 촌스럽던 골목길이 특유의 소소함과 여유, 그리고 노스탤지어를 앞세워 새롭게 각광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작고 소소하고 평범하고 여유로운 것들이 사랑 받았던 2015년입니다.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


그렇다면 <트렌드 코리아 2016>이 전망하는 2016년은 어떨까요? 경제, 정치 쪽은 보나 마나 겠죠? 2015년과 마찬가지로 크게 호전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정치 쪽에서 큰 이슈가 있을 예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지 않겠죠. 기술 쪽에서는 중국의 엄청난 공세가 있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국내 기업들이 걱정(?)되네요. 반면 문화 예술은 나날이 파이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수많은 즐길 거리가 즐겁게 해줄 거라 기대합니다. 


2016년은 원숭이 해인 만큼 <트렌드 코리아 2016>은 '원숭이의 재치와 날렵함으로 침체의 수렁을 건너뛰다'라는 명구를 제시합니다. 그러며 'MONKEY BARS'의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하죠. '멍키바'는 구름다리를 말하는데,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건너듯 날렵하게 위기를 건너뛰자'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매년 봐도 해당 년의 간지와 10가지 키워드의 영어 앞 글자의 매치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것 만으로도 노력의 흔적이 여실히 보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2015년의 연장선입니다. 2015년에는 작고 소소한 소비였다면, 2016년에는 아예 잔고가 0원인 상태에서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를 말하고 있네요. 플랜 B도 아니고 플랜 Z를 짜면서 소비를 해야 한다니, 2016년의 소비는 암울하기 짝이 없을 것 같습니다. 


2015년의 연장선, 2016년 트렌드


그러며 소비에 대해 몇 가지 키워드를 통해 더 말하고 있는데요. 브랜드가 종말하고 가치가 있는 걸 찾게 된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저도 생각 중인데요. 결혼 예복을 예로 들어서, 비싼 대신 좋은 브랜드의 옷을 살 것인가 나에게 딱 맞는 그리고 가치 있으면서도 품질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옷을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이에요. 한편 기부 등의 개념 소비를 대놓고 할 거라는 전망과 친환경·생태주의적 자급자족을 실현하게 될 거라는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2015년을 지배한 트렌드가 2016년에 방점을 찍은 경우가 몇몇 눈에 띄는 데요. 다른 모습으로 발현된 경우가 많습니다. 2016년 키워드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원초적 본능' '취향 공동체'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는 각각 2015년 키워드 '증거중독' '감각의 향연' '일상을 자랑질하다' '치고 빠지기'와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2015년 10대 트렌드 상품도 뽑았는데요. 제가 2015년 한 해 동안 실제로 접했던 게 6가지네요. 의외로 적었습니다. 그 중에 '한식 뷔페'를 뽑은 건 정말 의외였고요. '소형 SUV'도 의외였습니다. 누군가는 의외라고 할 수도 있을 '편의점 상품'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합당한 트렌드 상품이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와 닿았던 키워드들


2015년 소비 트렌드 회고 부분에서는 '꼬리, 몸통을 흔들다' 키워드가 제일 와 닿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굿즈를 소개하고 있는데, 저도 잘 알고 있는 지라 재밌게 읽었네요. 자체 투표 결과 알라딘에서 제일 좋은 서비스가 '굿즈'라고 나왔다는 데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는 한편, 맥도날드에서도 '미니언즈' 피규어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물량 소진 대란이 일어날 정도의 인기가 있었다고 해요. 일명 '덤 전략' '꼬리 마케팅' '프로비스 전략' 등을 양산하게 한 이 현상은 정체된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2016년에도 계속되겠죠?


2016년 소비 트렌드 전망 부분에서는 '1인 미디어 전성시대'가 가장 와 닿았어요. 블록, 유튜브, 아프리카 TV, 팟캐스트 등의 스타들은 TV 스타 이상 가는 인기를 얻기도 하고, 그 채널 또한 TV 채널 못지 않은 파급력을 지니고 있죠. 저도 유튜브 스타 대도서관, 양띵, 최근 등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1인 미디어'를 꿈꾸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 깊게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친근한 소통이 핵심인 1인 미디어,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예전엔 새해가 밝아오면 설렜는데, 요즘엔 걱정이 되네요. 2016년도 걱정이 됩니다.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은 솔직히 들지 않아요. 지금과 같을까, 혹은 더 악화될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고요. 그런 '침체의 전체화'가 가장 두려운 거겠죠. 누구나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현상 유지 만으로도 고마워할 거라는 예상.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죠. 4월 총선이라는 큰 이슈가 많은 사람들한테 걱정으로 다가오는 한편 희망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과정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 것인지가 중요하겠죠. 그럴 만한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6 - 10점
김난도 외 지음/미래의창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2015, 2016, 경제, 소비, 원숭이, 총선, 침체, 트렌드 코리아 2016
  • BlogIcon 空空(공공)
    2015.12.04 09:10 신고

    2016년은 뭐니 뭐니 해도 4월 선거이겠군요
    한 6개월은 뜨겁겠네요

    • BlogIcon singenv
      2016.01.03 19:20 신고

      그렇습니다. 그 여파가 최소한 반 년은 가겠지요.

  • BlogIcon 조아하자
    2015.12.04 21:47 신고

    솔직히 우리나라 정치가 바뀌려면 많은 기업들의 야근문화부터 없애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나라가 바뀌죠. 지금같이 거의 매일마다 야근하고 주말근무 하는데 어떻게 정치에 참여할 시간과 여유를 내겠어요.

    • BlogIcon singenv
      2016.01.03 19:21 신고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포함한 기업 문화도 적지 않게 직용하겠지요~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양쪽의 시선으로 한국 현대사를 봐야 한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7. 27. 08:00
728x90



[서평]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표지 ⓒ창비


2015년은 유난히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사건의 기념일이 많다. 광복 70년을 필두로, 한일협정 50주년, 을사조약 110주년, 한국전쟁 65주년 등. 그야말로 한국의 운명을 바꾼 사건들이다. 우리는 이 사건들에 대해, 나아가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사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모든 이들이 독도를 외치지만 독도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왜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지? 애증의 대상인 미국이 보여줬던 그 모습들의 이유는 무엇인지? IMF 사태가 터진 진짜 이유는? 우리는 이런 한국 현대사의 주요 쟁점들에 대해 주로 한쪽의 시선으로만 알고 있다. 다른 쪽의 시선으로 볼 생각은 하지 않을 뿐더러, 양쪽의 시선으로 볼 생각은 더더욱 없다. 


흑백논리적 사고가 워낙 강하게 뿌리내려져 있기 때문에, 양쪽의 시선은 중도나 중립이 아닌 '회색분자'의 꼬리표를 남길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그래서 인지 흔히 '선명성'을 외친다. 한쪽을 확실히 선택해야 하고, 그래야 뭘 할 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양쪽의 시선으로 한국 현대사를 봐야 한다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창비)의 저자는 양쪽의 시선으로 한국 현대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정치화되고 신화화된 역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며 한국 현대사는 둘만 모여도 의견이 갈라진다고 집고 있다. 책은 독도, 과거사 망언, 영토, 식민지 근대화론, 미국, 정전협정, 베트남전쟁, 경제성장, 5·16, 햇볕정책 등 한국 현대사 10가지 주요 이슈를 다룬다. 


이 중에 흥미가 동하는 사건이 몇 개 있다. 식민지 근대화론, 베트남전쟁, 경제성장이다. 평소부터 관심이 있었던 사건도 있고,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어서 더 알고 싶게 된 사건도 있으며, 저자가 말했던 양쪽의 시선에 관한 사건도 있다. 특히 양쪽의 시선에 관한 사건에 흥미가 동하는데, 개인적으로 상대주의적인 관점에서 중도파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시선 자체에 관심이 간다. 


저자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이 행했던 수탈, 그리고 일본에 의해 개발된 면모 양쪽 측면을 동시에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며 전 세계 역사 속에 식민지 수탈과 개발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둘은 하나만 오지 않고 필연적으로 같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 저자는 여기에서 더 이상 나가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지?


베트남전쟁에 관해 알아야 하는 것들


베트남전쟁은 전쟁 그 자체가 세계 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 예로 미국은 베트남전쟁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도 지는 바람에 닉슨독트린을 발표하고 금태환을 정지 시킨다. 이로 인해 달러가 가지고 있던 절대적인 지위를 잃게 되고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체제가 흔들린다. 


한편 베트남전쟁 도중에 우리나라는 미국의 요청에 의해 파병을 감행하게 되는데, 사실 이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국이 스스로 안보를 지키지 못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이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해 파병을 한다니? 그런데도 한국이 파병을 결정한 이유는 두 가지라고 한다. 한미동맹과 안보적 문제. 이중 안보적 문제를 보면, 한국군이 파병을 하는 대신 주한미군 감축을 없었던 일로 하는 약속이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전쟁으로 여력이 없어 주한미군을 감축하려 했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무슨 이유가 있던 간에 우리나라는 베트남전쟁 특수로 경제적 이익을 상당히 볼 수 있었다. 과거 한국전쟁 때 일본이 전쟁 특수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봤었는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으며 그에 대해 당연히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베트남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의 경제,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경제성장 부분은 지금의 우리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십 년 전과 지금이 이어져 있다. 저자는 IMF 사태가 일어났던 이유도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경제 위기 해결 때문이라고 말한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와 1980년대까지 계속 경제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1960년대부터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수출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식의 정책을 행하다가, 베트남전쟁 특수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출에 중점을 두는 정책이 나타난다. 기업들이 차관을 들여오고 정부가 지급보증을 서주게 되는 것이다. 결국 1969년 이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조사해 보니 건전한 기업이 하나도 없었다. 기업이 열심히 하지 않아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주니, 그야말로 남의 돈으로만 편안하게 사업을 했던 것이다. 이 경제위기를 박정희 정권은 사채 동결이라는 반자본주의적 조치를 통해 임시적으로 돌파한다.


1980년은 196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 당시 왜 경제위기가 터졌는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때의 경제위기는 '구조조정'으로 돌파한다. 부실기업들을 상대적으로 건전한 기업들에 떠맡기며 대신 큰 혜택을 주는 방법이다. 이 때문에 본격적으로 재벌이 생기기 시작했다. 


재벌은 1997년의 경제위기로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재벌이 커지면서 독과점이 나타났는데, 이들은 국내에서는 엄청난 이익을 보는 대신 상대적으로 세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본격적으로 자유화가 시작되고 보호무역이 불가능하게 된다. 자연 세계와 상대하게 된 독과점 기업들에게 위기가 닥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특히 금융에 크나큰 타격을 입힌다. 


중립의 시선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들이 있다


책은 이처럼 일반적으로 모를 공산이 큰 역사적 사실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해석하며 한국 현대사를 대할 때 흔히 갈리는 첨예한 대립을 최대한 지양하고자 노력한다. 자신의 그런 주장이 양쪽의 시선에서 모두 안 좋게 보인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렇지만 중립을 자처하는 나의 시선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말이 있었다. 그게 비록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감정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어쩔 수 없는 면이기도 하겠지만, 책의 10가지 이슈 중 '박정희'와 관련이 없는 게 별로 없었다. 적어도 저자가 보기엔 한국 현대사가 박정희라는 거대한 그림자로 덮여 씌어져 있다는 것인데 씁쓸했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박정희 신화를 제대로 보려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지 않을지 걱정되는 바가 있었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경제, 광복 70주년, 박정희, 박태균의 이슈 한국사, 베트남전쟁, 식민지 근대화론, 재벌, 한국 현대사, 한일협정
  • BlogIcon 空空(공공)
    2015.07.27 11:33 신고

    양쪽의 시선으로 보는것이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야 이해를 할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도 새로이 조명되어야 할일입니다

  • BlogIcon 늙은도령
    2015.07.28 15:55 신고

    양쪽에서 보는 역사란 가장 위험한 시도입니다.
    기본적인 역사관도 세우지 못합니다.
    사실과 진실은 다릅니다.

  • BlogIcon singenv
    2015.08.09 14:32 신고

    흠... 두 분의 말씀이 정반대인 듯하니, 뭐라 말씀을 못드리겠네요ㅋ
    개인적으로는 양쪽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단, 자신만의 역사관을 정확히 세워 놓은 후예요.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 <슈퍼차이나>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5. 29. 08:00
728x90




[서평] <슈퍼차이나>



<슈퍼차이나> 표지 ⓒ가나출판사



2000년대 들어서였던 것 같다. 중국이 향후 30년 내에 세계 최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설 거라는 예측이 난무하던 때가 말이다. 당시 중국은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는 단계인 '온포'를 지나 경제, 정치, 문화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단계이자 국민 수준을 중산층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소강' 사회로의 이행을 선포한 시기였다. 1997년 장쩌민의 선포 이후 2003년 후진타오는 본격적인 소강사회로의 진입에 박차를 가했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단적으로 말해 중국은 아직 소강사회로의 완전한 진입은 하지 못한 상태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이한 시진핑 주석이 '전면적 소강사회'로의 진입을 꼭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현재 세계 최강대국이라 불리우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슈퍼차이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지난 새해를 맞이해 1월 KBS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를 7부로 방영했다. 세계가 관심을 갖고 또 알고 싶어하는 중국의 현실체를 자세하게 보여줘 찬사를 받았고, 동명의 제목 <슈퍼차이나>(가나출판사)로 출간되었다. 여기서 중국은 '슈퍼차이나'의 면모를 과시했는데, 한국에서 출간이 되기도 전에 판권을 3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이다. 아무래도 예쁘게 보이지 않았을까?


중국이 보여주는 슈퍼 파워


책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다. 그래서 이미 다큐멘터리를 보신 분이라면 정리하는 차원에서, 보지 않으신 분은 책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중국이 보여주는 슈퍼 파워가 어떻게 발현되어 어떻게 뻗어나갈 것인지 6개 프레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인구, 경제(기업), 군사, 땅, 문화, 공산당이 그것이다. 


책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양'을 자랑하며 '세계의 공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그에 '질'까지 더해져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겸하게 되었다고 한다. 생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의식주 방면에서 모든 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 엄청난 인구의 생활 변화는 전 세계의 변화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본다. 중국의 육류 섭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에 따라 돼지 사육이 절실하다. 돼지 사육에는 '콩'이 필요하다. 그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소고기 생산을 자랑했던 아르헨티나는 어느새 세계 최고 수준의 콩 생산을 자랑하게 되었다. 중국하고만 거래를 해도 기존의 소고기 수출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슈퍼차이나'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슈퍼차이나의 핵심인 '경제' 그리고 중국 그자체


한편 '슈퍼차이나'의 핵심인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두드러지게 도약하고 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가장 핫한 건 단연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중국 IT 제품들이다. 여전히 'made in china'에는 좋지 않은 시선이 따라다니지만, 이제는 그런 시선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말그대로 좋지 않은 제품이라는 뜻으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붙였지만, 이제는 실수라고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초저가에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 양을 따라잡은 질의 정점이다. 


'역시 대륙이야. 스케일이 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 땅덩어리와 인구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씀씀이를 두고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대륙적 씀씀이는 곧 '차이나 머니'로 발현된다. 중국은 세계를 지배할 양인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들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수많은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싼 값에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을 남길 수밖에 없다. 미국이라도 국가적 차원의 이런 투자를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에 값싼 제품을 수출해왔다. 덕분에 미국인은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걱정 없이 소비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미국에 판매한 수익금으로 미국 국채를 사면서 다시 미국에 돈을 빌려주었다. 결국 미국은 다시 소비를 하고 경제성장이 가능해졌다." (본문 중에서)


중국은 5000년 문명의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가 중국에 있고,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도 있다. 그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를 써먹지 않을 중국이 아니다. 세계를 향한 중국의 전방위적 진출에는 문화도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군사'이다. 지난 200년 동안 세계 패권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있었다. 중국은 이를 다시 가져오려 한다. 그야말로 사방팔방 문어발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모든 걸 진두지휘하고 있는 건 중국 그 자체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가능하다. '공산당'에 의한 일당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더욱더 뻗어갈수록, 정치적으로 더욱더 보수화되고 있는 이유다. '중국식 자본주의'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으로 대표되는 '작은 정부 큰 (자유) 시장'이 그 힘을 다 잃어가고 있는 시기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책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나? 중요한 건 우리나라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중국의 현재와 미래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이다. 아마도 이 책도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했을 것이다. 문제는 책에서 그런 의도를 찾아보기 힘들 다는 점이다. 시종일관 중국에 대한 지극히 낙관적인 시각만 보일 뿐이다. 각종 수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미 세계가 중국화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하는 문제 제기는 소량에 그친다. 책도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광물인 '희토류'가 거의 중국에서만 생산되는데, 영토 문제로 일본이 문제를 일으키자 중국이 수출을 금지해버린다. 이에 일본은 급히 사과하고 제재를 풀 것을 요구했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것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 마치 중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책인 느낌이다. 


중국이 머지 않아 세계 최강대국의 위치에 서게 될 거라는 건 의심할 나위가 없다. 자연스레 그 현상들도 여기저기에서 접해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현상만을 말할 게 아니라, 그 현상을 놓고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더 좋은 길로의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중국의 잠재력과 다양성이 무궁무진해 그 현상을 파악하는 것마저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알고자 하는 건 중국의 무지막지함만이 아니다. 중국을 넘어설 수 없다면 어떻게 그들과 공존해야 하는 지 알고 싶은 것이다. 단편적으로, '중국에 진출해라' '중국 관광객을 유치해라' '중국과 협력해라' 같은 종류 말고 더 심층적으로 알고 싶다. 미시적인 중국을 기대해본다. 

슈퍼차이나 - 10점
KBS <슈퍼차이나> 제작팀 지음/가나출판사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경제, 공산당, 군사, 땅, 문화, 슈퍼차이나, 우리나라, 인구, 중국
  • BlogIcon 空空(공공)
    2015.05.29 09:33 신고

    중국은 알수록 어렵습니다
    양파보다 더 한것 같아요..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38 신고

      적절한 비유인 것 같아요! 양파

  • BlogIcon 조아하자
    2015.05.29 10:14 신고

    이 책에 중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적지 않은 것은 현실적인 제작비 문제 때문일 가능성도 좀 있죠. 요즘 다큐멘터리나 책이나 잘 안팔리는 시대니까요. 책읽는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잖아요.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39 신고

      예, 뭐 그렇죠;;

  • BlogIcon 뉴론♥
    2015.05.29 12:36 신고

    언젠가는 중국이 대박을 날리는 날이 오겠지여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39 신고

      이미 조짐이 보입니다 ㅋ

  • BlogIcon 늙은도령
    2015.05.30 01:41 신고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의 공산주의는 되고 북한의 공산주의는 왜 안 될까요?
    보수 세력의 논리가 얼마나 엉터리고 기업친화적인지 단적인 사례이지요.

    • BlogIcon singenv
      2015.06.07 16:40 신고

      어찌 되었든 중국은 잘 나가고 있으니까요 ㅋㅋ

    • 경제
      2015.06.13 15:06

      중국의 공산주의는 모택동식의 공산주의로, 다만

      금일의 중국은 공산주의가 아닙니다 물론 장개석도 아닌 그의 후계자 덩샤오핑이 직접 실패작이라고 했고..zz

      물론 너님의 논리를 전면반박하는건 아니다만 글만 적고 감요

    • 123123
      2015.06.13 16:32

      중국이 공산주의를 버린지가 언젠데... ㅋㅋ

    • BlogIcon singenv
      2015.06.15 18:20 신고

      그렇긴 합니다. 중국식 공산주의는 마르크스-레닌의 정통 공산주의와는 한참 떨어져 있죠. 그래도 공산주의가 아니라고도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네요 ㅋㅋ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원미동 시인>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리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한국 대표 소설 읽기 2015. 5. 22. 08:00
728x90




[한국 대표 소설 읽기] <원미동 시인>



<원미동 시인> ⓒ아시아



1990년대였던 거 같다. 고모할머니가 봉천동에서 슈퍼를 운영하셔서 자주 갔었다. 내가 사는 동네도 만만치 않은 달동네였기에 신기하거나 이상하다는 감정은 없었다. 2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달동네가 풍기는 꾀죄죄함과 정겨움. 너무 멀고 힘들다는 느낌 정도. 지금 가보면 이런 생각이 들겠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


1980년대는 경제적으로는 최고의 안정기, 정치적으로는 최악의 혼란기를 겪었다. 시대를 그리려는 소설가들에게는 최고의 시기였을까. 명작들이 소설들이 쏟아져 나온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조명하려는 대하역사소설, 정치의 혼란기에서 꿋꿋이 재 몫을 하면서 또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일으켜 세우려는 이들을 그린 노동소설, 경제 호황의 거대한 그림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린 작품들, 특유의 현실 감각과 필치 그리고 감성을 그린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리다


소설가 양귀자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특유의 감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그렸다. 그러면서 경제와 정치에도 발을 걸치고 있다. 그 감성으로 복잡다단한 세계를 그리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원미동 사람들>이라는 연작소설집은 그 세계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구사해냈다. 그 중에서도 '원미동 시인'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과연 원미동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80년대 원미동은 서울 외곽의 변두리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동시에 서울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패자들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이 속한 <원미동 사람들>의 시작이 '멀고 아름다운 동네'라는 소설인데, 그 소설에서 주인공은 서울에서 집을 갖지 못하고 희망을 갖기 위해 서울을 떠나 멀고 아름다운 동네인 원미동으로 향한다. 그들은 서울에서 살고 싶었지만 서울은 그들을 쫓아냈다. 


그런 동네인 원미동의 시인이라니 마냥 처량하게 느껴진다. 왠지 모르게 누군지 알 수 없는 그 시인의 시는, 패자들의 도시인 원미동을 닮아 있을 것 같다. 그런 원미동을 노래하고 있을 것 같다. 아무도 그의 시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7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군상


'원미동 시인'은 7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원미동 사람들의 인간군상을 그린다. 아이가 그리는 원미동 시인은 '몽달씨'인데, 항상 퀭한 두 눈에 부스스한 머리칼 그리고 물들인 군용점퍼와 낡은 청바지를 껴입고 있다. 약간 돌았다고 한다. 그에게 친구가 있다면 아마 7살 짜리 아이가 유일할 거라 한다. 그는 "너는 나더러 개새끼, 개새끼라고만 그러는구나"라며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곤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총각 친구가 있는데, 형제슈퍼의 '김반장'이다. 그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재미있다. 아이한테 굉장히 잘 대해주는데, 아주 예쁘다는 아이네 집 셋째 딸을 사모하고 있어서 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이지만 아무래도 몽달씨보다는 김반장에게 호감이 가는 게 사실이다.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몽달씨는 김반장의 슈퍼 일을 거들어주곤 한다. 그럴 때면 김반장이 칭찬을 해준다. 다름 아닌 그의 '시'를. 언젠가 몽달씨의 시를 천천히 읽어봄을 다짐 시킨다. 그러면 몽달씨는 신이 나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아이는 김반장이 몽달씨의 시를 읽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몽달씨가 알 수 없는 사내들에게 복 날 개패듯 맞고 있었다. 몽달씨는 겨우 도망쳐 김반장의 형제슈퍼로 피했는데, 여지 없이 사내들이 쫓아왔다. 김반장은 어떻게 처신했을까? 평소 몽달씨와 친하게 지내기도 했거니와 몽달씨가 김반장의 슈퍼 일을 이것저것 도와주었으니, 그도 몽달씨를 도와주었을까? 김반장은 단 두 마디를 했을 뿐이다. 


"무, 무슨 소리요? 난 몰라요! 상관없는 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으니까 나가서들 하시오."

"나가요! 어서들 나가요! 싸우든가 말든가 장사 망치지 말고 어서 나가요!"


몽달씨를 구해준 건 뜬금없는 지물포 주씨 아저씨였다. 그러자 사내들이 도망쳤는데, 잽싸게 나와 거드는 김반장이었다. 그의 말은 가히 가관이었다. 방금 전의 그 모습은 어디 가고?


"하여간 저놈들을 잡아 넘겼어야 하는 건데... 좀 어때? 대체 이게 무슨 꼴인가. 어서 집으로 가세. 내가 데려다줄게."


이후 누구보다 몽달씨에게 관심을 갖고 잘 보살피는 김반장. 그는 어느새 원미동의 '진국'이 되었다. 심지어 당사자인 몽달씨조차 그때의 일을 다 잊어버린 듯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의 진짜 모습을 본 아이는 도무지 김반장에게 정을 붙일 수 없었다. 그리고는 몽달씨에게 더 정이 가는 것이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때로 아이의 눈은 날카롭다. 그 순수함은 감춰지고 쉬쉬하는 구린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춰낸다. 깡패 같이 정치권력(알 수 없는 사내들)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소외된 소시민(몽달씨), 그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자신의 안전을 생각하는 소시민(김반장). 그리고 그 무서움을 몰라서 인지 아니면 용감한 건지 권력에 웅크리지 않은 이(지물포 주씨). 하지만 그는 바보인 듯하다. 김반장을 원미동의 진국으로 추켜세운 사람이 다름 아닌 지물포 주씨니까. 


정녕 완벽한 배경 설정과 구도이다.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녹아 있다. 원미동으로 상징 되는 경제 호황의 어두운 그림자, 소설 내의 유일한 사건을 통해 알게 되는 국가적 정치 상황, 당하는 사람이나 그걸 모른 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나 도와준 사람이나 하나같이 소외된 사람이자 소시민이라는 점까지. 


30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다를까? 달라졌을까? 몽달씨 같이 나잇살 먹어서도 재구실 못하는 사람이 지금은 없을까? 김반장 같이 위험이 닥치면 자기 안전만 생각하다가 기회를 봐서 갈아타는 사람이 지금은 없을까? 결정적으로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쫓겨나다시피 하는 사람이 지금은 없을까? 


백 번 양보해서 한국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이런 사람이 당연히 존재한다고 치자. 문제는 줄어들지도 유지하지도 못하고, 지금보다 당연히 훨씬 못살았을 것 같은 30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많이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모두들 그 상황에 철저히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몽달씨와 김반장이라는 인간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고 미래이다.


아시아 출판사에서 후원하는 '한국 대표 소설 읽기'의 일환입니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와 함께 앞으로 계속됩니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감성, 경제, 소외, 양귀자, 여성작가, 원미동 시인, 정치
  • BlogIcon 空空(공공)
    2015.05.22 10:33 신고

    예전에 한국 문학..소설을 많이 읽었었는데
    요즘은 거의 못 읽었네요

    • BlogIcon singenv
      2015.05.27 18:08 신고

      저와는 반대셔요 ㅎㅎ 저는 예전에 한국 문학을 소홀히 했었는데, 요즘 하나 둘 찾아보고 있답니다^^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중국근현대사 5> 중국현대사를 다시 보며 중국의 미래를 말하다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5. 14. 08:00
728x90




[서평] <중국근현대사 5>



<중국근현대사 5> 표지 ⓒ삼천리



2007년에 발발한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가 극심한 타격을 받고 침몰하는 사이에 중국식 자본주의가 급부상했다. '팍스 로마나'를 빗댄 '팍스 아메리카나'에서 '팍스 시니카'까지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은 세계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자본주의라니. 


그래서 그들이 택한 게 바로 정치와 경제의 모순이다. 정치로는 과거 마오쩌둥 시대에 보여줬을 만한 강력한 통제 강화를, 경제로는 과거 어느 시대에서도 보여준 적이 없던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보여주려는 새 시대를 이끌 중국식 자본주의, 즉 중국 모델이다. 그렇지만 누가 봐도 알 수 있듯이 정치와 경제의 완벽한 모순이다. 


이 모순이 커져 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에 상응하는 많은 사건 사고들이 줄 지을 것도 자명하다. 한편으로 당분간은 중국이 세계 경제의 키를 주고 있을 것이다. 현 시대에서 경제의 키를 주고 있다는 건 국력의 크기도 자연스레 상승한다는 얘기다. 즉, 중국은 초강대국의 위치에 다다랐고 앞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또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한편 과거 200여 년 동안 빼앗겼던 세계 초강대국로서의 위치에 대한 피해자 의식이 여전하다. 중국을 의식한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러시아와의 사이를 진전 시키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중국의 꿈'을 외친 시진핑의 취임연설은 특별했다. 그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 중국의 꿈이라고 했다. 일면 중국의 꿈이 실현되어가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중국의 현대사를 살피며 미래를 말하다


이처럼 중국은 그야말로 다양하고 역동적이다. 정치와 경제의 상반된 행보는 둘째 치고, 모든 국가적 행보에서 이성적인 것 같으면서도 감정적이다.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 행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역사를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중국의 근현대사를 말이다. 1949년 중국의 건설 후 60년이 넘게 일관된 정치 체제를 유지해온 만큼,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게 그 미래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현대사에서 1978년 제11기3중전회를 시대를 나누는 분기점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때를 기점으로 해서 덩샤오핑에 의해 중국에 '개혁개방'이 시작되었고 '개혁개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국 개발주의 시대의 최고 최강의 구호이다. 그런데 <중국근현대사 5>(삼천리)의 저자 다카하라 아키오와 마에다 히로코는 그때가 아닌 1972년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 


1972년이면 아직 마오쩌둥이 집권할 당시로 '문화대혁명'이 한창일 때인데? 어찌 그때가 시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저자는 개혁개방이라는 말 자체가 1980년대 후반에야 정착된 개념이라고 말하며, 1978년 제11기3중전회를 시대를 나누는 분기점이라고 말하는 건 정확한 역사 인식이 결여된 설법이라고 주장한다. 나중에 승리한 자들이 만들어 낸 스토리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1972년인가? 저자는 마오쩌둥도 경제를 중시했다고 말하며, 그의 지시로 1971년에 임금을 인상하고 1972년에는 대규모 플랜트 도입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플랜트는 생산 설비 혹은 제조 설비 일체를 말하는 것인데, 문화대혁명이 한창인 시절에 이미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외교정책에도 전환이 있었는데, 1971년에 키신저 미국 대통령 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했고, 같은 해에 중국은 유엔에서 대표권을 획득했다. 이어 1972년에는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고, 중국은 일본과의 국교를 정상화했다. 그야말로 경제와 외교에서 전에 없는 '전환'을 선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마오쩌둥 이후의 중국현대사


이후 저자들이 말하는 중국현대사는 일반적인 통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문화대혁명으로 실각한 덩샤오핑을 부활시킨 마오쩌둥, 이어지는 4인방의 저우언라이에 대한 맹렬한 비판, 그리고 4인방에 의해 3번째 실각하는 덩샤오핑, 마오쩌둥의 죽음과 4인방 체포. 그리고 다시 부활한 덩샤오핑. 이렇게 중국현대사의 1세대가 마감한다. 


그리고 열린 덩샤오핑에 의한 중국현대사 2세대 시대. 덩샤오핑은 이후 3세대까지, 즉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그 영향력을 행사한다. 덩샤오핑을 말하는 수식어는 상당히 많은 데, 정치적으로는 세 번 실각하고 세 번 부활했다고 하여 '오뚝이'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이다. 그야말로 중국현대사는 그가 열어 젖힌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덩샤오핑을 그렇게만 그리지 않는다. 그가 경제적으로 개혁개방을 어떻게든 견지한 건 맞지만, 정치적으로는 마오쩌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사건이 그 유명한 '천안문 사건'이다. 


1989년 4월, 한때 덩샤오핑의 후계자였던 후야오방의 타계를 계기로 학생들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도 활동을 했고 이 움직임이 점차 민주화를 요구하는 운동을 발전했다. 이에 당은 이 활동을 반당·반사회주의 폭동이라고 단정했고 학생들의 움직임은 더욱 격렬해졌다. 당에서도 온화한 해결과 강경한 탄압의 의견으로 나뉘었는데, 결국 강경론자의 승리로 천안문 광장에 대한 계엄령이 발표된다. 계엄군과 시민·학생들이 충돌한 결과 엄청난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왔다. 이 사건으로 또 다른 덩샤오핑의 후계자인 자오쯔양이 실각한다. 그리고 정치개혁은 정지된다. 


정치개혁이 정지한 상태에서 경제개혁에 더욱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된다. 이 상황에서 덩샤오핑이 택한 수는 그 유명한 '남방담화'. 1992년 초 덩샤오핑은 상하이, 우한 등이 있는 광둥 성 경제특구를 시찰하며 지방 간부들에게 더욱 대담하게 개혁개방을 가속화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 중앙에서 먹히지 않으니 지방에서 목소리를 키워 중앙으로 가려는 생각이었고, 결과적으로 성공한다. 


그리고 덩샤오핑의 후계자로 선택된 장쩌민. 그는 큰 탈 없이 적절한 균형을 지키며 국정을 이끈다. 즉, 덩샤오핑의 영향을 그대로 흡수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주룽지 총리 역시 덩샤오핑의 말을 받들어 철저하게 경제개혁을 실시했다. 


완연한 세계 강대국으로서의 중국, 그리고 미래


완연한 세계 강대국으로서의 위치에 다가가게 된 2002~2012년 후진타오·원자바오 시대. 이 시대는 분명 후진타오가 권력의 정점에 있었지만 그가 완전한 중앙은 아니었다. 장쩌민이 완전히 은퇴하지 않고 일부분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일명 장쩌민계가 정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치열한 권력투쟁이 있을 법 했지만 교묘히 적절한 균형을 이루었다. 


이 시대는 이른바 '조화로운 사회'를 천명하며 균형적인 발전에 유념했다. 그럼에도 가속화되는 성장에 따라 소득 불균형 또한 가속화되었다. 이 사회 모순은 중국이 짊어져야 할 숙명처럼 된 인상이다. 정치개혁 없이 성장이 가속화될수록 모순 또한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을 지나 시진핑 시대가 도래했다. 시진핑 정권은 가속화되는 사회 모순을 완전히 무시하기라도 한 듯, 전에 없는 정치 규제와 경제 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세계 초강대국으로의 진입은 기정사실화되었다. 포브스가 발표한 2015년 세계 기업 순위에서 1~4위를 중국의 4개 은행(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이 싹쓸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말 무서울 정도이다. 


하지만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법. 언젠가 반드시 내려올 터인데, 지금 상태로 중국이 경제에서 내리막길을 걷는 다면 이후의 상황이 어찌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인터넷 시대니 만큼, 과거 덩샤오핑처럼 혼자의 힘으로 정국의 방향을 꺾는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릇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시진핑은 그런 그릇으로 보이진 않는다. 과도기의 인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 시대를 이끌 인물이 필요한 법. 다음 시대에는 어떤 인물이 나올지 궁금하고 한편 걱정되기까지 한다. 우리나라 사정을 보니 이웃 나라일지라도 걱정이 되는 것이다. 혁명 원로의 자손이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보수주의·국수주의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진핑이라면, 자신의 후계자 역시 비슷한 삶과 생각을 가진 이로 들려고 할 텐데 말이다. 포스트 시진핑 시대에 중국현대사를 결정할 또 다른 큰 분기점이 도래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강대국, 개혁개방, 경제, 덩샤오핑, 마오쩌둥, 미래, 시진핑, 역사, 원자바오, 장쩌민, 정치, 중국근현대사, 천안문 사건, 후진타오
  • BlogIcon 조아하자
    2015.05.14 22:16 신고

    사실 주변국이 잘나가는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아프리카가 가난한 이유 중에 하나로 주변국들도 하나같이 더 못산다는 영향도 있으니까요. 우스갯소리로 일본이 부적절한 일을 벌일 때마다 일본침몰에 대해서 쉽게 말하지만 사실 일본의 상황이 안좋아지면 우리나라에 득보다 손실이 많은것처럼요...

    • BlogIcon singenv
      2015.05.17 15:29 신고

      이웃나라에 대한 생각은 항상 모순적인 것 같아요!

  • BlogIcon 늙은도령
    2015.05.15 16:38 신고

    전 세계 어느 나라도 13억5천만 명을 통치해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은 또한 빈부격차가 너무 큽니다.
    급속한 발전을 추구했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수백 년에 이를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중국은 엄청난 혼란을 겪을 것입니다.
    시진핑도 이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패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개발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내수경제를 강화해 빈부격차를 줄이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헌데 미국이나 중국처럼 큰 나라들이 줄어야 세상은 편해질 것입니다.

    • BlogIcon singenv
      2015.05.17 15:30 신고

      네, 시진핑이 그걸 잘 알고 있어 그렇게 하고 있지만
      그만큼 정치적으로는 더욱더 보수화 되어 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요~

  • dssdfds
    2015.06.08 11:49

    다른나라걱정말고 한국이나잘하자 한국역사도 일베로배우는애들이 판치는마당에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팝, 경제를 노래하다> 오죽했으면 예술로 까지 경제를 말할까?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4. 11. 1. 07:00
728x90




[서평] <팝, 경제를 노래하다>


<팝, 경제를 노래하다> 표지 ⓒ아트북스

예술은 가치는 무엇인가? 먼저 미적 가치가 있다. (위대한) 음악을 들으면, 그림을 보면, 건축물을 감상하면 거기서 느낄 수 있는 미(美)로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 마냥 기분이 좋아지고, 차분해지고,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다음으로 해석 가치가 있다. 예술 작품을 보고 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들여다보고 숨겨진 메시지를 푸는 것이다. 예술의 해석 가치를 더욱 높이 사는 사람들은 예술의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깎아내리곤 한다. 어찌 보면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해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여기서 많이 쓰이는 해석은 시대적 배경과 맥락이다. 그 중에서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느끼는 경제, 정치 등이 핵심이 아닐까 한다. 


돈에 대한 찬가를 '비틀스'가 노래했다?


현존 최고의 대중음악 평론가라 할 수 있는 임진모 평론가의 신작 <팝, 경제를 노래하다>(아트북스)는 예술의 해석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팝(노래)로 경제(정치와 사회도 포함)를 해석하려는 시도이다. 또는 반대로 경제를 통해 노래를 해석하는 시각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책은 일단 팝이 주(主)가 되고 경제가 부(副)가 되는 양상이다. 겉으로 보나 안에서 보나 노래가 원문과 함께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노래의 가사만 읽어봐도 당시의 시대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그만큼 직설적인 노래 가사가 많다. 예를 하나 들어 본다. 


사랑이 나를 설레게 하지만 / 그렇다고 내 청구서를 내주는 것은 아니야 / 내게 돈을 주라구 / 

돈이 내가 원하는 거라구 / 돈이 내가 유일하게 원하는 거야 /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 

물론 돈이 모든 걸 다 주지는 않아, 그건 사실이야 / 하지만 돈이 없으면 아예 쓸 수도 없어


'(내가 원하는 것은) 돈'이라는 제목의 이 직설적인 노래는 누구의 노래일까? 영국 리버풀 출신의 찢어지게 가난한 노동계급의 후손들이자,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모든 방면을 막론하고)인 '비틀스'의 노래이다. 그들은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초반 전후 영국의 오랫동안 계속되는 차가운 경제 현실 속에서 오로지 성공을 위해 내달렸다. 당시 정반대로 호황의 절정에 있었던 미국의 슈퍼스타 '엘비스 프레슬리'를 동경하면서 말이다. 


임진모 평론가의 대중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 특유의 과도함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서 있는 화려한 수식어들, 그리고 손에 잡힐 듯 읽히는 경제까지. 특별하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구성이고 진행이다.  평소 그의 평론에서 보았던 남다른 시각과 지식이 빛을 발하고 있는 듯하다. 


음악과 경제의 균형 잡힌 이야기


책은 그러나 읽다 보면 경제가 주(主)가 된다. '팝을'이 아니라 '팝으로'이기 때문이다. '팝으로' 또는 '팝을 통해서' 경제를 읽는 기획이기 때문에, 사실 경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또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더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식의 기획은 많은 단행본에서 접할 수 있다. 특히 철학을 주로 영화, 그림 등을 접목 시키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진다. 그런 책들을 보면 단연 철학 이론들이 눈에 띈다. 즉, 영화나 그림 등은 어려운 철학 이론을 가리기 위한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얼마 전에도 그런 책을 읽다가 얼마 못 읽고 접고 말았다. 시작과 끝은 영화 얘기로 하면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전부 철학으로 채워 놓지 뭔가. 


반면 이 책 <팝, 경제를 노래하다>(아트북스)는 균형을 잘 잡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행히(?) 저자가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 관련된 어려운 용어를 늘어놓지 않고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쉽게 풀어 쓰려는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한편 음악 관련해서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쉽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고 또 쉽게 풀어 쓸 능력도 있다. 


오죽했으면 예술로 까지 경제를 말할까?


하지만 읽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아쉬움, 그리고 안타까움이 있다. 아쉬움은 반복되는 경제의 순환 때문이다. 1930년대 대공황부터 시작해 2008년 세계금융위기까지 17개의 파트로 나뉘는 이 책은, 거의 완벽한 순환을 보인다. 무슨 말인고 하면, 경제의 폭락과 폭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것도 미국과 영국이 번갈아 가면서 말이다. 


대공황의 폭락, 아메리칸 드림의 폭등, 같은 시기 영국의 폭락, 1970년대(베트남 전쟁, 오일 쇼크 등)의 폭락, 레이건과 대처 시대의 폭등,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의 폭락, 그리고 다시 클린턴과 토니 블레어 시대의 폭등, 이후도 계속되는 폭락과 폭등, 다시 폭락... 이 끝없이 이어지는 폭락과 폭등의 순환은 자연스레 시대를 해석하는 음악들의 지루함으로 이어진다. 즉, 음악은 다르지만 옛날에 했던 말을 다시금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안타까움은 예술로 까지 경제를 말해야 할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비롯된다. 현재 우리의 상황이 그야말로 '다시는 겪지 못할 것 같은 호황'을 뒤로 한 채 '다시는 겪기 싫은 불황'을 몸소 겪고 있지 않은가. 그 어느 때보다 '경제'에 목을 메고 '경제'가 중요해진 시기라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어떤 무엇을 가져다 놓든 전부 경제와 연관 시키게 되는 것일까. 책을 덮고 나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진하게 묻어 나오는 안타까움이 있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그래서 더욱 쓸쓸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다시 일어서기 위한 버팀목은 분명 희망과 꿈일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경제, 그림, 꿈, 대공황, 돈, 미적 가치, 비틀스, 세계금융위기, 엘비스 프레슬리, 영화, 예술, 음악, 철학, 팝 경제를 노래하다, 해석, 희망
  • BlogIcon 조아하자
    2014.11.01 18:40 신고

    쩝... 오죽하면 음악으로까지 경제를 말해야 할까? 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런 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시대를 탓해야 할듯요.

    • BlogIcon singenv
      2014.11.05 12:48 신고

      굳이 그런 해석을 안한다면
      아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ㅋ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11.03 10:54 신고

    예술은..시대적상황을 담지않을수는 없을듯해요..
    경제가 그 한꼭지이겠지요..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우야튼.. 아픈시대를 살아가면서..생활토대인 경제부분을 벗어난채..예술을 할수있다는건..불가능이라는 생각인데..
    꺼꾸로 예술이 경제를 노래한다는건.. 너무 과한것 아닌가...싶기도하구..
    뭐..서평만으로 ..제가 의견을 내기는 어려운듯하네요.. 암튼 잘 읽구가요~~
    간만이쥬? 벌써 11월이여요.. 한해마무리도 힘차게!!!

    • BlogIcon singenv
      2014.11.05 12:49 신고

      안녕하세요 ㅋㅋ
      시간이 참 빨리 갑니다~
      점점 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조용한 대공황> 세계화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살 수 있다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4. 9. 24. 07:17
728x90




[서평] <조용한 대공황>


<조용한 대공황> Ⓒ동아시아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는 앞으로 심각한 문제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계속 확대된 소득 격차와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에는 한국 정부의 지출 규모가 너무 작다. 통화 가치의 급격한 변동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실적이 오락가락하는 불안정한 경제 상태도 계속될 것이다. 일본 이상으로 무역 의존도와 시장 개방도가 높은 한국은 글로벌 경제의 혼란으로 발생하는 악영향을 일본 이상으로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정확한 현실 직시와 돌직구적인 발언으로 시선을 끄는 이 책 <조용한 대공황>(동아시아). 이 책은 제목에서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듯이,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촉발된 세계 금융 위기가 1930년대의 세계 대공황과 유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아가 세계 금융 위기에 관해 다룬 대부분의 책들에서 '세계 금융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다'라고 피력하는 것과는 다르게, 작금 세계 금융 위기는 결코 일시적으로 끝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에는 세계화와 자유화가 있다. 1997년 외환 위기를 타개한 제일의 선봉장이었던 세계화가 어찌 위기를 확산 시킬 주범이 되는 것인가? 


19~20세기의 전 세계적인 경제 지표


먼저, 19~20세기의 전 세계적인 경제 지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운 내용이기도 하고 책에 나오는 내용이기도 하다. 19세기까지 서양 제국주의 나라들은 월등한 군사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적인 수탈을 계속한다. 동시에 찾아온 전 세계적인 무역의 시대. 저자에 따르면 지금부터 100년 전에 이미 현대와 비슷한 수준의 세계화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자유방임주의에 의한 세계화의 가속은 단기 자본의 유입으로 버블이 형성되고 그 거품이 꺼지면서 대공황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전에 세계화가 한창 진행될 시점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도 하였다. 이 전쟁 뒤에 찾아온 부흥은 버블을 더욱 가속 시켰다. 결국 세계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뉴딜 정책으로 대표 되는 큰 정부에 의한 극도의 보호주의와 블록화가 실시된다. 이 보호주의는 당시 신흥 대국으로서의 기반을 닦고 있던 독일과 일본 등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고, 이들이 곧 전쟁을 일으키게 되었다는 것이다. 치열한 국가 간의 경제전쟁이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 뒤 전전의 통화 절하 경쟁과 블록화 실패에 대한 반성 아래 마련된 브레튼우즈 체제. 전후 세계 최고의 패권 국가인 미국의 힘 아래에서 수립된 이 체제로, 주요국의 내수가 확대되고 사회제도가 충실해짐에 따라 '자본주의의 황금시대'가 도래하였다. 하지만 이후 석유파동 등으로 다시 찾아온 위기로 막을 내리고, 세계적으로 다시금 신자유주의에 의한 세계화와 자유화가 추진되었다. 저자는 이를 제2차 세계화라 명명하였다. 제1차 세계화는 100여 년 전에 진행되었던 세계화이다. 


그리고 지금이다. 세계 금융 위기의 시대. 저자는 세계 경제 역사를 꼼꼼히 반추하면서, 작금 세계 금융 위기의 원인을 고찰했다. 주지했듯이 그 원인은 세계화와 자유화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확실한 증거는 바로 100년 전 제1차 세계화이다. 그 당시 세계 경제의 통계가 현재와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용한 대공황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사실 작금의 위기는 1930년대 세계 대공황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떠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하기에 문제가 별로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2008년 이후 각국 정부가 완전히 체면을 가리지 않고 온갖 구제책을 적극적으로 동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전의 대공황 시절과 비교해볼 때 경제 운영의 지혜가 쌓이고 정부 활동의 여지가 커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경제 붕괴는 피할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대공황에 필적하는 위기 수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붕괴된 버블의 규모를 보아도 과거의 대공황 이전에 부풀었던 버블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국가에 의한 적극적인 구제책으로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듯한 작금의 위기. 이는 사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지금 한국에 통용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일본은 1980년대 엄청난 버블 붕괴로 나라 살림이 반토막 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잃어버린 10년' 내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하는데, 당시는 세계화가 시작하는 단계라 일본의 위기가 세계 위기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야말로 조용한 대공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완벽한 세계화의 정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국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 된다. 지금은 그 불씨가 유럽으로 튀어 혼란을 빚고 있지만, 언제 한국이나 일본으로 옮겨 붙을지 알 수 없다. 내수는 형편없고 수출로 먹고 사는 이 두 나라야 말로 세계화와 자유화의 최전선에 서 있지 않은가. 저자는 그 핵심을 찌르며 고름을 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세계 금융 위기의 미래


세계 금융 위기의 원인은, 주지했듯이 세계화와 자유화에 있다. 그렇다면 이 위기의 다음은 무엇일까? 어떤 결과로 귀결될까? 역사에서 살펴보았듯이 보호주의와 블록화가 진행되고 그 다음은 전쟁일까?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궁금한 건 결과에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역시 역사에 반추해 단호하게 그러나 확신을 두지 않는 선에서 주장한다. 이렇게 계속해서 세계화와 자유화를 앞세운 정책을 펼칠 시, 최소한 '경제전쟁(통화전쟁)'은 발발(?)할 것이라고 말이다. 


저자가 말하길, 세계화와 자유화로 인해 단기 자금이 유입되고 버블이 일어나 붕괴되었고, 그 파급 역시 세계화와 자유화로 인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보호주의와 블록화는 당연한 수순. 그렇게 될 시 신흥국들은 100여년 전 독일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강한 반발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그 자체로 이미 경제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먼저 국가자본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 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내수를 늘리고 글로벌 임밸런스의 시정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와 투자를 증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고, 각국이 소득 격차를 줄이는 노력 또한 불가결하다." (본문 중에서)


이어 경제의 재국민화를 말하고 있다. 재국민화는 1930년대 대공황 발생 이후 일종의 경제 통제 쟁책을 취함으로써 자국 경제를 자국민의 손에 돌려주려 한 움직임을 말한다. 물론 전전의 경제 통제를 칭찬하려는 생각도 없고 전쟁이라는 결말을 옹호할 수도 없지만, 이 시기에 시작된 우호적인 움직임인 것만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케인즈가 말했던 '투자의 사회화'를 언급한다. 투자의 사회화란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정부에 의한 공공 투자를 의미한다. 여기에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 말의 의미를 확장시켜, 자본의 개념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유형 자본을 넘어서 무형 자본까지, 자본의 개념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본이라는 말에는 단순히 물적인 자본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인간 관계나 조직의 신뢰 같은, 딱히 화폐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자본도 들어간다. 그런 것들이 바탕에 깔린 뒤에야 기업의 활동이나 나날의 경제 활동이 존재한다. (중략) 유감스럽게도 오늘날의 사회과학에서 이런 무형의 자본은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중략) 그러나 화폐로 환산 가능한 유형의 자본뿐만 아니라 화폐로 환산이 불가능한 무형의 자본도 늘어나지 않으면 우리의 생활이 풍요로워지지 않게될 것임은 불문가지이다."(본문 중에서)


책에 대한 코멘트


책에 대해서 간단히 코멘트 하자면, 일단 굉장히 재미있다. 딱딱한 경제 이야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치 잘 읽힌다. 개인적으로 경제에 대해서 거의 문외한에 가까운데, 이 책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역사, 사상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지식을 끌어다 써서 이해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게 볼 책은 아니다. 채 200페이지가 되지 않지만, 기름기를 쪽 빼낸 단백질 덩어리같은 책이기에 시종일관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될 것이다. 


다만 표지와 약표제에서 조금의 아쉬움을 보였다. 'WE ARE THE 99%!'라고 큼지막하게 써놨는데, 책 내용과 거의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대다수 서민을 뜻하는 99%에 대한 발언은 책에서 딱 한 번 나온다. 세계화가 추진되면 기업은 살지만 노동자는 값싼 노동력에 밀려나게 되는데, 그로 인해 계층 간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 사실은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책의 표지를 차지할 만큼의 비중은 안 된다고 생각된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경제, 경제전쟁, 국가자본주의, 버블 붕괴, 브레튼우즈 체제, 세계 금융 위기, 세계 대공황, 세계화, 자유화,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조용한 대공황, 케인즈
  • BlogIcon 노지
    2014.09.24 07:42 신고

    이 책도 다음에 중고서점에 가면 검색해볼 도서 목록에 추가해둬야 되겠어요 ㅎㅎ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09.24 09:57 신고

    재밌게 읽었다시니..엄청 궁금해지는구만요..저도 서점에서 한번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잘 읽고 가요! 오늘도 좋은날!되소서~~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천주정> '중국식 사회주의'를 확립한 중국의 불쾌한 이면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4. 5. 9. 07:08
728x90




[리뷰] 지아 장 커의 <천주정>


지아장커 감독의 <천주정> ⓒ(주)에스와이코마드


현대 중국 영화는 대개 감독들에 의해 세대가 구분된다. 중국 영화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 놓은 장이모우나 첸 카이거 감독은 5세대로 분류된다. 이들은 중국 전통의 한 부분인 '민족의식'을 새롭게 창조했고 이를 신비롭게 포장하여 선보였다. 또한 실험적인 작업을 통해 표현주의적이지만 사실적이고 자연주의에 근접한 영상기법으로 세계를 점령하였다. 


이어 6세대가 출현하였다. 이들은 앞서 5세대와는 달리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고 대신 개혁개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새로운 시대와 조우한 이들의 생활을 영화에 담으려 한 이들은, 영화를 통해 이전 세대의 모든 것들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고 독창성과 정치적 이념으로 무장해 거부의 길을 택한다. 그러며 주로 변화한 도시의 소외된 하층민을 그린다. 대표적인 감독으로 지아 장 커, 장위엔 등이 있다. 


5년 만에 장편 극화로 돌아온 지아 장 커 감독의 <천주정>은 6세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계승하는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중국식 사회주의'를 확립한 중국의 불쾌한 이면을 그렸다. 기존의 작품과 다른 점이라 하면,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이 조금 다르다는 것. 기존의 변화 모습이 '혼란'이었다면, 지금의 변화 모습은 '체념'에 가깝다. 그 기저에 저항이 깔려 있다는 점은 같다. 


<천주정>은 네 개의 길지 않은 에피소드를 통해 '천주정(신에 의해 정해진 운명)'의 모습을 전한다. 끝없이 뻗어 나가는 중국 사회 이면의 모습을 말이다. 중국 사회가 이처럼 끝 모를 성장을 하고 있는 이면에는, 신에 의해 정해진 비참한 운명들이 도처에 있다. 네 개의 에피소드는 이를 대표한다. 


영화 <천주정>의 한 장면. 첫 번째 에피소드. ⓒ(주)에스와이코마드


첫 번째 에피소드는 부패하고 타락한 마을 사람들을 응징하는 광부 '따하이'(강무 분)의 이야기이다. 그는 국가의 돈을 빼돌려 잇속을 챙기는 마을 촌장과 광산 사장을 고발하려 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그를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다. 외려 그는 광산 사장의 부하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병원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이에 따하이는 엽총을 들고 광산 회계사 부부를 시작으로 응징에 나선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먹고 살기 위해 사람을 죽여 돈을 갈취하는 '조우산'(왕보강 분)의 이야기이다. 그는 고향을 떠나 세상을 떠돌며 강도, 살인 등으로 돈을 갈취해 가족에게 꼬박꼬박 돈을 부치는 가장이다. 그런 그가 어머니 칠순을 기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살인 강도뿐. 조우산은 다시금 권총으로 길을 가는 사람을 죽이고 돈을 갈취한다. 


영화 <천주정>의 한 장면. 두 번째 에피소드. ⓒ(주)에스와이코마드


세 번째 에피소드는 성폭력의 위험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게 된 안마시술소 접수원 '샤오위'(자오 타오 분)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유부남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안마시술소 2층 어느 방에 있었다. 그때 갑자기 들이닥쳐 서비스를 요구하는 손님. 그녀는 서비스 직원이 아니라고 계속해서 말하지만 손님은 계속해서 들이닥친다. 급기야 돈을 들고 와 수십 차례 얼굴을 가격하며 돈을 주는 데 어떻게 안 할 수 있냐며 그녀를 몰아 부친다. 이에 참지 못한 그녀는 과도로 그들을 죽인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공장 노동자 청년 '샤오후이'(나람산 분)의 이야기이다. 그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자신의 실수로 손을 다치게 된 동료를 피해 유흥업소를 흘러들어 간다. 거기서 접대부와 사랑에 빠지지만 거절 당하고 만다. 다른 공장에 취직하게 된 샤오후이는 엄마의 돈을 내놓으라는 성화, 그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손 다친 전 동료, 생각지 못한 이별의 아픔 등으로 아파한다. 쇠막대기를 들고 와 누군가에게 해코지를 하려 하는 찰나, 그는 투신 자살을 택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네 개의 에피소드는 2000년대 중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상영 불가의 낙인이 찍혔다. 국가의 돈을 빼돌려 호의호식하고 있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국가, 공산당원에 의해 성폭력의 위험에 처했던 안마시술소 접수원, 살인 강도 말고는 먹고 살 길이 없는 이들, 어린 나이에 비참한 삶에 한 가운데로 내동댕이쳐진 젊은이들까지. 그야말로 중국의 유례 없는 최대 성장 사회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편하고 불쌍하고 불합리하고 불쾌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천주정>의 한 장면. 세 번째 에피소드. ⓒ(주)에스와이코마드

중국은 2012년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부패지수(CPI)에서 80위를 차지했다. 177개국 중에 80위라 하면 중간 이상은 한다고 하겠지만, 명실공히 중국은 경제 분야에서 톱 2를 다투고 있는 나라이다. 외적 성장으로 볼 때, 선진국의 반열에 진작 올라섰지만 중국을 결코 선진국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중국의 외적 성장이 아닌 내적 성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적 성장이라 하면, 빈부 격차가 심하지 않은 하에서 국가 자체가 아닌 국가 전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보면 되겠다. 몇 마디 말로 중국의 내적 성장을 단적으로 말 할 수 있다. 중국 상위 10%가 전체 60%를 넘는 자산을 보유(2014년 현재)하고 있고, 중국의 지니 계수(소득 분포 지수로, 1로 갈수록 높은 빈부격차를 뜻함)가 1980년의 두 배에 가까운 0.55에 육박(2010년 현재)했다. 또한 중국의 백만장자는 64만 3천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4.3%가 증가(2013년 현재)했다. 중국의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이라 하겠다. 


중국의 불평등은 GDP와 1인당 GDP를 봐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중국의 GDP는 9조에 육박하여 2013년 현재 미국(16조 7천억)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1인당 GDP는 형편없다. 약 6600달러로 2013년 세계 87위를 기록 중인 것이다. 내부로 눈을 돌려보면, 가장 높은 1인당 GDP를 자랑하는 천진과 가장 낮은 귀주는 5배 가량 차이가 난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보아, 중국 동쪽에 극도로 치우쳐 여전히 중국 내부와 서남부는 힘든 삶을 영위하고 있는 형편이다. 


영화 <천주정>의 한 장면. 네 번째 에피소드. ⓒ(주)에스와이코마드


여기에 중국의 실업률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도시 실업률은 8%를 넘어섰다.(중국 정부 발표치는 4% 가량)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로, 지방 출신 농민공들의 실업률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주정>에서 두 번째 에피소드 주인공 조우산이 바로 이 농민공이다. 


이런 실정의 중국. 1978년 덩샤오핑이 외친 여러 개혁 개방 정책 중 '선부론'이 있었다. 부자들이 먼저 엄청난 부를 쌓고 이들이 하층민들을 끌어올려 주라는 것이었다. 그의 말처럼 되어 가고 있는가? 1990년대 '내 관을 포함해 100개의 관을 준비하라'고 선언하며 부정부패의 척결에 손발을 걷어 부친 주룽지. 과연 지금 부정부패가 척결 되었는가? 


많은 사람들이 중국만의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옹호하며 칭송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그 이면에서 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보지 못하거나 보지 않고 있다. 너무나 커져 버린 문제이거나 아직까지는 무시해도 될 만한가 보다. 


지아 장 커 감독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보았다. 아픈 곳을 도려내거나 감추려 하지 말고 일단 드러내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말하고 있다. 중국이 먼저 눈을 돌려야 할 곳은 외부가 아닌 내부라고 말이다. 그의 외침은 우리나라에게도 섬뜩하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이나 한국이나 다른 많은 나라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부러 눈을 돌리지 않고 있을 뿐. 그렇게 계속 갔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두렵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6세대 감독, 경제, 부정부패, 중국, 중국식 사회주의, 지아 장 커, 천주정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블로그 이미지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by singenv

공지사항

  • 댓글에 대한 공지
  • [책으로 책하다 도서 목록]
  • <오마이뉴스> 서평/리뷰 송고 방침
  • 모든 이미지는 인용 목적으로 사용⋯

    최근...

  • 포스트
  • 댓글
  • 트랙백
  • '삶'이라는 거대한 벽, 풀리지 않⋯
  • 수많은 마약 중독자들을 살린 그,⋯
  • 홀로 이편에서 슬픔의 나락과 절망⋯
  • 대한민국을 주무르는 두 거대 인맥⋯
  • 역사에 길이 남을 연쇄 살인마 '요⋯
  • 더 보기
  • 감사합니다~ 시즌3를 기대하고 있⋯
    singenv ㆍ 2020
  • 재미있게 읽었어요 지금 시즌2 보⋯
    개구리 ㆍ 2020
  • 감사합니다! 맞구독합니다~
    singenv ㆍ 2020
  • 구독과 하트 누르고 갑니다 맞구독⋯
    아마추어 리뷰어 ㆍ 2020
  •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래 전 서평⋯
    singenv ㆍ 2020

태그

  • 아포리즘
  • 캐릭터
  • 성장
  • 삶
  • 제2차 세계대전
  • 인간
  • 청춘
  • 일본
  • 넷플릭스
  • 욕망
  • 현실
  • 재미
  • 소설
  • 중국
  • 죽음
  • 피해자
  • 희망
  • 연기
  • 만화
  • 미국
  • 여성
  • 관계
  • 전쟁
  • 영화
  • 천재
  • 사랑
  • 책으로 책하다
  • 역사
  • 책
  • 가족

글 보관함


  • 2021/01
    (9)

  • 2020/12
    (13)

  • 2020/11
    (11)
«   2021/01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링크

카테고리

다양한 시선 (1412)N
신작 열전 (603)N
신작 도서 (303)
신작 영화 (300) N
넷플릭스 오리지널 (132)N
모모 큐레이터'S PICK (36)
지나간 책 다시읽기 (108)
한국 대표 소설 읽기 (11)
오래된 리뷰 (202)
생각하다 (231)
황창연 신부의 삶 껴안기 연재 (5)
그대 그리고 나 (17)
서양 음악 사조 (8)
인권 선언 문서 (4)
조선경국전 (5)
중국 영화사 개괄 (5)
출판계 살리기 프로젝트 (3)
카프카의 편지 (6)
팡세 다시읽기 (14)
명상록 다시읽기 (12)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46)
감독과 배우 콤비 (10)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6)
궁극의 리스트 (8)
제9의 예술, 만화 (14)
독립영화의 힘 (4)
생생 스포츠 (10)
내맘대로 신작 수다 (17)
첫 문장-아포리즘 (8)

카운터

Total
2,071,727
Today
71
Yesterday
164
방명록 : 관리자 : 글쓰기
singenv's Blog is powered by daumkakao
Skin info material T Mark3 by 뭐하라
favicon

책으로 책하다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 태그
  • 링크 추가
  • 방명록

관리자 메뉴

  • 관리자 모드
  • 글쓰기
  • 다양한 시선 (1412) N
    • 신작 열전 (603) N
      • 신작 도서 (303)
      • 신작 영화 (300) N
    • 넷플릭스 오리지널 (132) N
    • 모모 큐레이터'S PICK (36)
    • 지나간 책 다시읽기 (108)
      • 한국 대표 소설 읽기 (11)
    • 오래된 리뷰 (202)
    • 생각하다 (231)
      • 황창연 신부의 삶 껴안기 연재 (5)
      • 그대 그리고 나 (17)
      • 서양 음악 사조 (8)
      • 인권 선언 문서 (4)
      • 조선경국전 (5)
      • 중국 영화사 개괄 (5)
      • 출판계 살리기 프로젝트 (3)
      • 카프카의 편지 (6)
      • 팡세 다시읽기 (14)
      • 명상록 다시읽기 (12)
    •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46)
      • 감독과 배우 콤비 (10)
      •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6)
      • 궁극의 리스트 (8)
    • 제9의 예술, 만화 (14)
    • 독립영화의 힘 (4)
    • 생생 스포츠 (10)
    • 내맘대로 신작 수다 (17)
    • 첫 문장-아포리즘 (8)

카테고리

PC화면 보기 티스토리 Daum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