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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트 찍으러 갔다가 생존 게임… 이 영화 뭐지?

singenv 2026. 4. 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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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아나콘다>

 

영화 <아나콘다> 포스터. ⓒ넷플릭스



그리프와 더그, 둘도 없는 절친 둘은 어린 시절 진심으로 영화 감독을 꿈꿨으나 중년으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은 제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리프는 영화판에 있지만 조연조차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더그는 웨딩 영상을 만들어 주며 안정적이나 재미없게 살아가고 있다. 더그의 생일 때 만나 그들이 함께 처음으로 만든 영화를 돌려본다.

그리고 다시 만난 그들, 그리프가 대뜸 제안한다. 영화 <아나콘다>의 판권을 갖고 있으니, 우리가 직접 리부트를 찍어 보자고 말이다. 다른 친구들 2명도 합세한다. 심사숙고 끝에 저질러 보는 더그, 그렇게 초저예산으로 영화 <아나콘다 리부트>를 찍으러 브라질 아마존으로 향한다.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나름 순탄하게 촬영을 이어간다. 그런데 만나고 싶지 않은 그것, 진짜 거대한 식인 아나콘다가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왕 영화를 찍는 거, 가짜 말고 진짜 아나콘다를 출현시켜 진정한 공포를 보여주면 어떨까? 진짜 아나콘다를 찍겠다고 설쳤다가 누가 다치거나 죽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그들의 선택이 궁금하다.

진짜 아나콘다와 마주한 현실의 벽

2025년판 <아나콘다>는 자그마치 30여 년 전인 1997년에 나와 컬트적인 인기를 끈 영화 <아나콘다>를 계승한다.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계승하는 게 아니라 <아나콘다>의 리부트를 만들려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영화 속 영화라고 할 수 있을 테니 ‘메타-<아나콘다>’라는 개념이 성립된다. 아나콘다의, 아나콘다에 의한, 아나콘다를 위한 영화다. 북미 한정으로 괜찮은 흥행 성적을 냈을 뿐 우리나라에선 극장 개봉조차 하지 않고 OTT로 직행한 게 흠이라면 흠.

장르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영화는 코미디다. 옛날의 그 험악한 <아나콘다>처럼 공포 모험 크리처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리부트를 만들고자 브라질 아마존에 직접 가서 진짜 아나콘다와 조우한다고 하니, 최소한의 공포심이 부각되겠으나 그 아나콘다조차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네 친구는 현실적 제약을 과감히 뿌리치고 옛 꿈을 이루기 위해 한데 뭉쳐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을 저질렀다. 돈도 많이 들 텐데, 초예산으로 처리해 버렸다.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진짜 아나콘다가 출현하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믿기지 않지만, 도망 다니며 생존하는 것도 감지덕지다.

이게 진짜 현실이란 말인가? 이상을 향해 막무가내로 부딪혔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단 말인가? 결국 영화는 만들지 못한다는 말인가? 이상을 따른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아니 목숨 걸 만큼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그러니 아나콘다는 이상을 향하는 네 친구 앞에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암초라는 상징성을 띤다.

웃음 뒤에 남는 질문, 꿈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이 영화가 외형상 공포 스릴러가 아니라는 점과 코미디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점을 인지하면 ‘모험’ 장르가 부각된다. 네 친구는 먹고살게 해 주는 현실을 뒤로 하고 꿈을 이루려 한다는 모험과 브라질 아마존이라는 안전을 보장하기 힘든 곳으로 떠난다는 모험을 따로 또 같이 저지른다.

즉 모험 코미디라는 것인데, 잭 블랙과 폴 러드 조합이 기가 막히게 시너지를 일으킨다. 차원을 달리 하는 코미디 대가 잭 블랙(더그 분)의 변함 없는 가멸찬 드립을 폴 러드(그리프 분)가 잘 받아 준다. 일종의 탱킹 담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종횡무진 좌충우돌 모험 액션 어드벤처를 표방하지만, 코믹한 부분들이 마냥 재밌게 느껴지진 않는 게 이 영화의 특장점이다. 이들은 3주간 잠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꿈에서 깨면 다시 현실로 돌아가 치열하게 또는 지루하게 살아가야 한다. 결국 꿈과 이상은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쉼일 뿐인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는 없는가?

이 코미디 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정이 참으로 묘하다. 단순히 현실을 뒤로 하고 꿈과 이상을 향했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반대로 크게 성공해 모험을 떠난 걸 뿌듯해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보는 이들이 처한 현실에 따라 이 영화는 각기 달리 보이고 또 다가갈 것이다. 생각보다 괜찮은 영화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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