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쟁, 그 잔혹한 룰에서 단 한 명만 살아남는다
[영화 리뷰]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스피랄링크스는 독자적으로 커뮤니티 틀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했고 더 나아가려 한다. 하여 신입사원을 모집하려는데 1만 명 이상이 지원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6명, 그룹 토론으로 합격자를 고르기로 한다. 토론 수준에 따라 6명 전원 합격도 가능하다. 6명의 경쟁자들은 매주 일요일에 모여 함께하기로 한다.
남자 넷, 여자 둘. 게이오, 와세다 등의 명문대. 리더십, 근성, 도전 정신, 외국어 등의 전문성. 그들은 한 달간 열심히 해서 모두 합격하는 걸 목표로 한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한편 둘도 없는 절친으로 거듭난다. 그런데 마지막 모임이 있었던 날 밤에 회사로부터 메일이 온다.
단 1명만 합격할 수 있고 의제도 '6명 중 누가 채용되어야 하는가'로 바뀌었다는 것. 그렇게 최종 시험 당일 한자리에 모인 6명. 하타노의 제안으로 15분마다 무조건 투표를 하기로 한다. 그때 눈에 들어온 정체불명의 봉투, 별생각 없이 열어보는데 6명 중 누군가의 불순한 과거가 적혀 있는 게 아닌가. 과연 누가 최후의 1인이 될 것인가?
서로를 믿을 것인가, 의심할 것인가
어제까진 같은 꿈을 꾸던 동료였는데, 오늘부터는 단 하나의 자리를 두고 맞서야 하는 적이 된다면? 일본 영화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은 바로 이 불편한 딜레마에서 시작한다.
“모두 함께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을 믿으며 서로의 장점만을 나누던 여섯 명. 하지만 최종 순간, 단 한 명만이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게다가 그 ‘한 명’을 뽑는 주체가 기업이 아닌 바로 그들 자신이라면? 이 설정만으로도 긴장감은 팽팽하다. 토론의 형식으로, 웃으며 나누던 우정은 단숨에 의심과 견제로 뒤바뀐다. 취업 준비생의 절박한 현실에 추리, 범죄, 서스펜스까지 얹혔으니,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되는 건 당연하다.
영화가 주는 서스펜스는 상당한 편이다. 취업 면접이라는 상황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 안 되면 다른 곳에 지원하면 될 게 아닌가 하고 말하기 쉽지만 실상 전혀 그렇지 않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야말로 인생을 걸고 임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이 작품에 좀 더 빠져들 수 있다.
채용의 무대, 스릴러가 되다
한편 기업의 채용 절차가 주된 이야기니 만큼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인재상은 대동소이하다. 말 잘 듣고 일 잘하고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 모든 세부 사항이 세 가지에서 파생되고 기업마다 우선시하는 부분이 있다. 채용 방식은 대체로 일방적이다. 면접자와 피면접자가 서로를 면접 본다지만 기업이 개인을 면접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최종 면접에는 기업이 끼어들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선 꽤 모험적인 판단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들이고 싶어 하는 게 인정상정인데, 그 기회를 저버렸으니 말이다. 한편 면접자들 입장에선 곤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손으로, 동료를 탈락시켜야 한다는 전제는 누구에게나 잔혹하다.
"차라리 기업이 뽑아주면 욕이라도 덜 먹을 텐데…"라는 불평이 절로 나오지만, 선택은 피할 수 없다. 관객은 마치 그 무대 위에 함께 앉아 있는 것처럼 숨이 막히는 긴장감을 체감한다. 작은 말실수, 숨겨둔 과거, 조금의 눈빛만으로도 모든 판이 뒤집히는 순간들이 몰아친다.
특히 전반부는 압권이다. 서로의 과거 잘못이 폭로되고, 그 진실을 둘러싼 추리가 꼬리를 물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다만 결말부로 갈수록 힘이 조금 빠지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 면접을 이렇게 스릴러로 바꿔낼 수 있다니!"라는 놀라움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