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열전/신작 영화

완벽한 고전 명작 반열에 오른,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

singenv 2025. 8. 11. 14:41
반응형


[영화 리뷰] <죠스>

 

영화 <죠스> 포스터. ⓒ롯데컬처웍스 롯데시네마

 

스티븐 스필버그의 초기작 <죠스>가 개봉 50주년을 맞이했다. 반세기라는 압도적 시간 차가 주눅 들게 하는데, 정작 영화를 보면 더 강하게 느낄 것이다. '50년 전에 이런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지?'라는 생각에 매몰될 수도 있을 정도다. 1970년대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흥미진진할 줄은 몰랐다.

<죠스>는 흔히 '세계 최초의 블록버스터'로 불린다. 1천만 달러가 되지 않는 제작비로 북미에서만 2억 6천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전 세계적으로 4억 8천만여 달러를 벌어들였다. 개봉 당시 세계 영화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의 압도적 흥행을 이룩한 것이었다. 비로소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이 영화는 특히 '따단 따단 따단따단따단'으로 유명한 존 윌리엄스의 메인 테마곡이 일품이다. 누구나의 머릿속에 암약하는 공포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이 정도면 전지구적 전래 민요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여 <죠스>는 고전 명작 또는 유명 영화 이상의 위상을 지녔다 할 수 있겠다.

 

여름 휴양지를 덮친 식인 상어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의 작은 섬 아미티, 본격적으로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에 여대생 하나가 실종되었다가 처참한 몰골의 시체로 발견된다. 경찰서장 브로디는 감시관과 함께 시체를 살피곤 상어의 습격 때문이라는 걸 깨닫는다. 사태를 좌시할 수 없을 터, 그는 시장에게 진상 조사와 함께 해변 폐쇄를 건의한다.

하지만 시장은 여름휴가 한철 장사로 먹고사는 아미티의 특성을 들이밀며 해변 폐쇄를 거절한다. 시장이 검시관도 이미 매수해 놨으니 브로디로선 별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일련의 사람들이 해변에서 즐기고 있던 와중에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긴다. 브로디는 해양학자 후퍼를 초빙해 진상을 조사한다.조사 결과 상어의 습격이 확실해졌고 시장에게 보다 확실하고 강경하게 해변 폐쇄를 건의하지만, 시장은 이미 상어 포획에 현상금을 걸어 자체 해결을 시도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좌절하는 브로디, 한편 한 무리가 상대적으로 작은 상어 한 마리를 포획한다. 후퍼가 보기엔 식인 상어가 아니었으나 시장은 좋아라 한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여름휴가철이 시작되고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브로디와 후퍼는 앞으로의 끔찍한 사태가 예견되면서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과연 거대 식인 상어는 또 한 번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을 것인가. 브로디와 후퍼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마을의 상어 사냥꾼 퀸트와 함께할 것인가.

 

부패한 자본주의 시스템을 향한 일침

 

<죠스>를 보면 거대 식인 상어가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없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다분히 의도한 바, 보이지 않는 미지의 것으로 공포를 더 극대화한 것이다. 특히 오프닝이 압권인데, 상어 지느러미도 보이지 않고 그저 여대생이 피를 흘리며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을 뿐이다. 상어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것.

이 영화가 '완벽하다'는 찬사를 듣는 건 단지 상어에게서 기인하는 서스펜스 때문만은 아니다. 자본주의와 결탁한 부패한 정치의 모습도 정확하게 나온다. 시의적절했던 건 1970년대 초 미국은 격동의 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다. 미국은 베트남전쟁, 오일쇼크 등으로 영향력이 급하강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미 분위기가 우위를 점했다. 미국의 대위기.

극 중에선 상어의 습격으로 사람이 죽을 게 분명한 사항을 두고 경찰서장이 시장에게 해변 폐쇄를 제안하지만, 시장은 확실한 자본의 수급을 이유로 거절한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다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돈 돈 노래를 부르다가 자본 수급 자체를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시스템이 무너져 버리고 말 테니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70년대 데뷔해 지금까지 시대를 대표할 만한 작품들을 무수히 만들어 왔다. 그중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작품도 존재하고, 시간이 더 흐르면 그의 모든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오를지 모른다. 50주년을 맞이한 <죠스>가 그 시작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그의 시대는 조금씩 저물고 있지만 그는 조금씩 영원의 지대로 향하고 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