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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아쉬움 속에 빛나는 유망주들의 연기 [리뷰]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해 본다. 이제 막 21세기에 들어선 그때, 생전 처음 느껴보는 남자들만의 세계인 남(자)고(등학교)라는 생소함과 막연한 두려움은 어느덧 '이런 게 바로 학창시절이지'라는 생각을 스스로 하게 만들 만큼의 재미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공부만 열심히 하는 조용한 학생이었는데, 당시 한창 유행했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뭉쳐진 우리는 매일 같이 몰려 다녔다. 우리들은 싸움이면 싸움,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게임이면 게임 못하는 게 없었다. 한마디로 어딜 가든 무서울 게 없었다. 청춘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그때의 우리들에게는 빛이 났다. 영화 는 바로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다. 같은 고등학생이라도 1학년, 2학년, 3학년이 다른데 18세인 2학년이 제일 방황하기.. 더보기
<강철 폭풍 속에서> 전쟁의 속살 만을 지독하게 파헤치는 소설 [서평] 2차 세계 대전을 그린 최고의 역작 는 10부작 드라마이다. 그 중에서 7번째 챕터는 미국군 공수부대가 숲 속에서 독일군의 대포격을 받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참호를 파고 무작정 버티고 지키는 미국군과 이를 뚫고자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독일군. 수많은 희생자를 낳는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최고의 공수부대조차 이 무차별 포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안 그래도 추위와의 싸움으로 녹초가 되어가는 그들이었다. 이 와중에 포격으로 인한 불빛과 쓰러지는 나무를 보고 어이 없는 웃음을 짓는 이가 있다. 그는 어떤 연유로 그런 웃음을 짓는 것일까. "파다 만 참호 안에서 생각나는 거라곤 꼬마 때 1월 4일 뿐이었다. 난 딱총이나 폭죽을 만드는 걸 즐겼다. 그걸로 흙더미나 병을 날려버리는 게 그렇게 신 .. 더보기
<땅뺏기>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 거대한 범죄의 본질은? [서평]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는 또 다른 이유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에 속하는 나라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이며 전 세계 동식물 5%의 원산지이기도 하다. 또한 전 세계 동식물 중에서 75% 이상이 이 섬에만 존재한다. 한마디로 '자원의 보고'이다. 이 나라는 2009년 큰 위기를 겪었고, 한 가운데에 대한민국 기업 '대우'가 있었다. 2008년 11월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대우 그룹과 정체 경지 면적(250만 헥타르)의 절반이 넘는 130만 헥타르에 이르는 땅의 농지개발권을 99년 간 무상으로 빌려주는 협정을 체결하였다. 야당 세력은 "부정직한 거래가 있었으며 이는 새로운 식민주의의 형태이고 자국 땅을 팔아먹는 행위'라고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당시 마다가스카르는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였.. 더보기
<장서의 괴로움> 종이책 시대가 저물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런 책이? [서평] 장서의 즐거움을 처음 느낀 적은 초등학생 때였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위인전기 한국편과 세계편을 사주셨는데, 동생과 대결을 벌이며 서로 좋아하는 위인의 전기를 각자 가져갔다. 그때까지는 책이 좋아서라기보다 위인이 좋아서였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 행동이 장서 활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최초로 나의 의지 하에 이문열의 를 구입하게 되었다. 빌려볼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사달라고 졸랐던 거였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방과 후에 학교 근처 책방에 가서 라는 책을 한 권씩 사봤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부터 독서가에서 장서가로 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장서가가 된 후에도 변화는 계속되었다. 10 여 년 동안 꾸준히 책을 사모으다보니 예전에 산 책이 늙기 시작했.. 더보기
<공룡 이후> 불확실성의 미래, 인간도 사라질 수 있다? [서평] 신생대에 대한 개괄서 공룡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 있는 '캐릭터'이다. 할리우드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시리즈(조만간 4편이 나온다고 한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음에도 끝없이 확대재생산 되고 있는 엄연한 문화콘텐츠 시리즈 등은 공룡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들이 아니더라도 공룡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돋우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지금은 사실상 인간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이 지구상에,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공룡들이 활보했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적으로 그 존재의 유무가 판단되었다 할지라도, 다분히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 또한 그 가늠할 수 없는 강함과 크기에 끌리는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존재하지 않기에 더 알고.. 더보기
<CSI IN 모던타임스> '마리 퀴리'가 발견한 원소, 사람을 죽였다? [서평] 추리소설은 즐겨 보지만, 셜로키언(셜록 홈즈의 팬 또는 연구자)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의 소설을 한 편이라도 접하는 것이 예의이기에 초기작 '주홍색 연구'를 보았다. 셜록 홈즈가 최초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셜록 홈즈는 문학, 철학 지식이 전무하지만 독극물에 해박하고 금세기 중범죄에 대해 낱낱이 알고 있으며 바이올린을 수준급으로 켜는 괴짜로 그려진다. 때는 19세기 말. 아직 독극물에 대한 연구가 완벽하지 않았던 만큼, 그의 능력은 돋보였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언제나 법의학자 왓슨이 있었다. 이들 콤비는 추리 탐정 소설의 상징이 된다. 이 시리즈가 미친 영향은 가히 어마어마하다. 한 세기를 훌쩍 넘어 지금도 셜록 홈즈의 이름을 내세운 영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 더보기
<독서만능> 책읽기에 대한 오래 되었지만 새로운 패러다임 [서평] 단군 이래 최고의 불황이라는 요즘의 출판계. 이 말이 나온지가 20년이라고 하지만,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에 파고들기 시작한 2010년대부터는 더 이상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 않게 되었다. 정말로 책은 우리들한테서 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떤 책들이 나와야 할까? 어떤 책으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한 문제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책읽기에 관한 책이 어느 때보다도 많이 출간되는 모양새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책 읽는 방법론을 설명하는 건 애초에 어불성설이니 주로 어떤 책을 읽으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인지 논하는 편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책을 읽지 않아도 읽은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요량으로, 책서평 모음집도 많은 출간되.. 더보기
에릭 홉스봄과 함께 재즈 여행을 떠나보자 [서평] 재즈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흑인들의 음악, 하위 계층에서 탄생한 음악, 상류층만 즐기는 고급 음악, 슬픔과 애환, 트럼펫, 피아노, 루이 암스트롱, 찰리 파커, 빌리 홀리데이 등. 재즈는 단적으로 정의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결코 평범하지도 평면적이지도 않다는 것만은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재즈의 특징은 매우 복잡하다. 재즈는 여러 음악 분야 중에서도 '예술'적 측면이 강해보인다. 이는 곧 상대적으로 대중친화적이지 않으며 마니아적이고 전통적이며 자본에 종속되지도 않았다는 뜻일 게다. 흑인 하위 계층에서 탄생했다고 알려진 재즈는 왜 이렇게 소수 마니아를 위한 음악처럼 되어버린 것일까? 어떻게 평범한 음악이 비범한 음악으로 변한 것인가? 에릭 홉스봄의 (포노)는 재즈 역사를 바꾼 아티스트들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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