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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

아쉬운 점과 미덕이 뒤섞인, '테일러 쉐리던'의 평작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신작 영화 리뷰] 할리우드를 대표할 만한 각본가에서 연출자로 만족스럽게 진출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의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이 선례를 보였고, 의 각본가 아론 소킨이 뒤를 따랐다. 두 각본가는 각각 와 이라는 빅 타이틀로 감독으로서의 명성도 드높였다. 그들 사이에 테일러 쉐리던이 있다. 테일러 쉐리던, 20여 년 동안 단역 활동을 전전하다가 2015년 로 일약 주목받는 각본가 반열에 오른다. 이듬해 로 명성이 수직 상승했고, 다시 이듬해 로 연출(각본도 맡음) 데뷔까지 훌륭하게 해냈다. 그리고 또다시 이듬해 각본까지 마쳤다. 4년 사이에 각본가 데뷔, 명망 있는 각본가, 연출가 데뷔까지 이뤄 낸 것이다. 그리고 2021년 전격적으로 연출(각본도 맡음)작 한 편과 각본작 한 편을 선보였다. 과 , 두 편 .. 더보기
21세기에도 필요한 혁명 찬가의 목소리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신작 영화 리뷰] 1960년대는 격동의 시대였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베트남 전쟁이 극으로 치달았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가 독립했다. 프랑스에서 68혁명이 일어났고,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다.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큼지막한 일들에 미국이 연관되지 않은 경우를 찾기 힘든데, 미국 내부도 유례없는 격동이 휩쓸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인권운동, 히피운동, 여성해방운동 등이 진행되었고 역사에 길이 남을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암살당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마틴 루서 킹 목사, 맬컴 엑스 등이 비명횡사했다. 그리고 또 한 명 프레드 햄프턴은 FBI의 습격으로 침대에서 사살되었다. 그는 1966년 결성된 흑표당의 일리노이주 지부.. 더보기
소외된 이가 소외된 이를 들여다보는 역설의 위로 <무브 투 헤븐>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소방관 출신의 한정우는 아들 한그루와 함께 '무브 투 헤븐'이라는 업체를 운영하며 유품정리사로 일한다. 한정우는 몸이 좋지 못하고 아내는 일찍 세상을 떠났으며 한그루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길 건너편 치킨볼 가게 딸 윤나무가 한그루를 편견 없이 대하는 유일한 친구다. 한정우와 한그루의 마지막은 갑자기 다가온다. 낌새가 좋지 않았는지 변호사를 통해 아들의 후견인을 정하고 오는 길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한정우, 혼자가 된 한그루에게 어느 날 갑자기 조상구가 찾아온다. 한정우가 살아생전 한그루의 후견인으로 정해 둔 그의 배 다른 동생이었다. 한그루에겐 삼촌인 셈인데, 행색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그는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이제 막 감옥에서 출소해 오는 길이었고 뒷.. 더보기
국민의 저항은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내일은 온 세상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 만하임, 대학교 법학과를 다니는 루이자는 친한 친구를 따라 반 나치·반 파시스트 활동단체 'P-31'에 들어간다. P-31은 그들만의 아지트를 두고 그곳에서 숙식하며 전략전술을 짜는 등 공동체 생활을 영위한다. 루이자는 귀족 집안의 여식으로, 부모님은 그녀의 활동을 용인하며 '서른 살 이전에 좌파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거고 서른 살 이후에 좌파면 뇌가 없는 거다' 정도로 치부해 버린다. 어느 날 파시즘 성향의 정치인이 정치 연설을 하는 현장에 나가게 된 P-31 그리고 루이자이다. 현장에서 루이자는 어느 파시즘 활동단체원이 동영상을 찍는 핸드폰을 주워 도망가다가 파시스트한테 붙잡혀 심한 폭행을 당한다. 그녀를 구한 건 다름 아닌 P-31 내 강경파 수.. 더보기
2021년 최고의 애니메이션이다!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종종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에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곤 한다. 이게 이렇게 재밌을 만한 영화인가 싶기도 하면서도,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은 것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영화를 볼 때 느끼곤 하는데,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을 향한 선입견에서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린이들이나 보는 것 그래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란 선입견 말이다. 나아가 요즘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가 대세이기도 하고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와, 개중에 제대로 된 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종종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애초에 아동용인지 어른을 아우르는 용인지 분간하기가 너무 힘들다. 와중에 기억남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시리즈 아닌 단편)이 있는데, 등이다. 이들 애니메이션은 디즈.. 더보기
대책 없이 즉흥적이기만 한데, 힐링이 된다 <스프링 송> [신작 영화 리뷰] 배우 유준상을 논할 때 '연기력'이나 '흥행력'을 가장 앞에 내세우진 않을 것 같다. 너무나 많은 곳에서 얼굴을 비추기 때문인 것 같은데, 달리 말하면 '꾸준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는 1995년 SBS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후 25년 넘게 다방면에서 쉴 새 없이 일했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의 세 축을 기본으로 예능, 교양, CF까지도 말이다. 그러던 그가 2016년에 제작, 감독, 각본, 주연까지 도맡은 음악 영화를 들고 왔는데, 20대 기타리스트 이준화와 함께 만든 프로젝트 밴드 그룹 '제이앤조이 20(J n joy 20)'의 이야기를 담았다. 3년 후에도 제이앤조이 20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영화를 내놓는 저력을 보였다. 두 작품 다 흥행과는 별개로 영화제.. 더보기
지금 이 시점, 최대한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러브 앤 몬스터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세상이 종말의 위기에 처했을 땐 어김없이 일말의 부족함 없는 영웅이 나타났다, 슈퍼맨이 그랬다. 그러다가 부족함이나 결핍이 있는 영웅이 나타났다, 아이언맨이 그랬다. 찌질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영웅도 나타났다, 스파이더맨이 그랬다. 종국엔 여러 영웅들을 한데 모았다, 어벤저스가 그랬다. 이 패턴은 돌고돌 것이다. 여기, 세상이 종말을 맞이한 후 느닷없이 나타난 찌질이가 있다. 그는 당연히 영웅이 아닌데, 그렇다고 평범 이상이거나 평범하지조차 않다. 평균 이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이고 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가 세상의 종말 이후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평균 이하의 겁쟁이이자 찌질이라서이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 더보기
어른들이 보내야 하는 속죄에 대하여 <어른들은 몰라요> [신작 영화 리뷰]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은 한국독립영화계에서조차 일찍이 찾아보기 힘든 '날것'을 보여 주며 파란을 일으켰다. 극렬히 갈린 호불호 때문인지 흥행에선 처참하게 실패하지만, 참으로 오래토록 남을 이야기와 캐릭터와 장면을 전했다. 영화가 한창 개봉 중인 당시 유명 유튜버 고몽이 리뷰를 했는데, 1000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비공식 타이틀이 전해 지기도 했다. 배우 생활을 오래토록 하다가 단편영화 연출 이후 으로 장편 연출 데뷔를 이룩한 이환 감독은, 3년 만에 2편이라고 해도 좋을 작품을 들고 우리를 다시 찾아왔다. 이유인즉슨, 에서 화영의 집에 기거하고 있는 몇몇 가출 청소년들 중 하나인 '세진'이 후속작에서 주인공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즉, 는 의 스핀오프 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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