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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

위대한 맬컴 X도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거대 합작 사기극 <누가 맬컴 X를 죽였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65년 2월 21일, 미국 뉴욕 할렘가의 오두본볼룸에 여느 때처럼 맬컴 X는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남자가 소란을 피웠고, 맬컴 X가 진정시켰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남자가 산탄총으로 맬컴 X를 쏘았고, 쓰러진 그를 향해 두 남자가 권총으로 16발을 쏘았다. 맬컴 X는 즉시 콜롬비아 장로교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사망한 후였다. 3명의 범인 중 한 명인 토머스 헤이건은 탈출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자신이 총을 쏘았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노먼 3X 버틀러와 토머스 15X 존슨이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다른 2명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체포되었다. 그 둘은 체포 당시에는 물론 1980년대 가석방된 후에도 줄곧 자신들이 맬컴 X에게 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 더보기
두 졸병의 극악한 여정으로 들여다보는, 개인의 정체성과 위대함 <1917> [실시간 명작 리뷰] 샘 멘데스 감독이 20년 만에 일을 냈다. 지난 1999년 세기말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미국 중산층의 민낯을 정교하게 까발린 데뷔작 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는 그다. 당시 미국과 영국의 수많은 영화 시상식들은 모두 샘 멘데스와 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스릴러, 전쟁, 드라마 등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두 편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리고 2019년, 세상에 정식으로 공개되기도 전에 평론의 압도적인, 아니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영화계에 충격을 던진 영화가 있으니 샘 멘데스의 7번째 작품 이다. 아카데미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골든글러브와 크리스틱초이스에서 각각 작품상, 감독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더보기
흑백의 성혜를 통해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직시하는 청춘 <성혜의 나라> [신작 영화] 스물아홉 성혜는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새벽 신문배달 일을 하는 공무원 준비생이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바 앞날이 창창했다. 하지만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하곤 신고 절차를 밟았는데, 반강제로 퇴사당하고 말았다. 이후 그녀는 회사 면접에서 족족 떨어졌는데, 성추행 사건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걸로 생각된다. 한편, 그녀에겐 7년 동안 사귀고 있는 찌질한 남자친구 승환이 있다. 그도 그녀처럼 공무원 준비생인데, 바쁜 성혜를 훼방놓질 않나 구차하게 모텔비 얘기를 꺼내질 않나, 하등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녀는 고향에 있는 부모님께 매달 돈을 부치는데, 용돈이 아니라 아버지의 병원비이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먹는 거라곤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뿐인 성혜가 힘든 .. 더보기
본능이 시킨다, "불편한 건 없애버려" <미스틱 리버> [오래된 리뷰] 클린트 이스트우드, 1930년생으로 90세이지만 여전히 최전선에서 종횡무진하는 현역이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미 서른 작품을 연출했고 최근의 까지 80대 2010년대에만 여덟 작품을 내놓았으니 2020년대에도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 같다. 한편으론 그가 계속 작업하는 게 믿기 힘들지만, 한편으론 그가 더 이상 작품을 내놓지 않는 게 믿기 힘들다. 50년대 연기 경력을 시작해 연기자로 60~70년대 최고 전성기를 보낸 후 70~80년대 상대적으로 감독으로서 암흑기라고 할 만한 시기를 지난 후 90년대 안정을 찾는다. 2000년대 들어선 왠만한 사람이라면 은퇴할 나이인 70대에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꽃을 피운다. 2010년대에도 이어진 감독으로서의 전성기에 그는 수많은 걸작들을 .. 더보기
가공할 만하게 보여 주는 '돈으로 흥한 자 돈으로 망한다' <언컷 젬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사프디 형제(조슈아 사프디, 벤저민 사프디), 2008년 형 조슈아가 단독 장편으로 데뷔한 후 이듬해 형제 명의로 데뷔한다. 데뷔하자마자 평단의 지지를 받은 사프디 형제, 이후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2017년(한국 개봉은 2018년), 우리에게도 알려진 으로 평단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거니와 일반 대중의 눈에도 들었다. 로버트 패틴슨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에서 엿볼 수 있는 사프디 형제'만'의 연출 특징이라 한다면, 거칠고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몽환적인 OST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대사라 하겠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특징들이다. 2년 만에 돌아온 , 결론부터 말하면 사프디 형제만의 특징이 극대화된 작품이라 하겠다. 이번.. 더보기
테일러 스위프트를 잃지 않는 행보 속, 내딛는 정치적 올바름 <미스 아메리카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테일러 스위프트, 2006년 데뷔 이후 2010년대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앨범 판매, 투어, 어워드, 평단 모든 부분에서 빼어난 성적을 보인다. 컨트리 음악에서 시작해 팝으로 성공적 전향을 이룩해낸 그녀는, 종종 영화에도 출연하는데 얼마전 오랜만에 주연으로 열연한 가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처참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오점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만은 역시 최고였다. 그녀의 영향력과 인기는 SNS로도 가늠이 가능하다. 인스타그램 1억2천만 팔로워, 트위터 8500만 팔로워, 유튜브 3700만 구독 등으로 어마무시하다. 그녀의 자산은 어떤가, 일례로 2018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여성 부호 100위에 선정된 유일한 20대였다. 같은 해엔 역대 여가.. 더보기
고통을 영광으로 승화시키는 예술적인 방법 <페인 앤 글로리> [실시간 명작 리뷰] 페드로 알모도바르, 현대 스페인 영화를 홀로 대표하다시피 하는 감독으로 1980년에 데뷔해 40년 동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선명하고 세련된 색감과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한 스토리로 전 세계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은 바, 80년대부터 꾸준히 10년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1980년대 , 90년대 , 2000년대 , 2010년대 까지. 그에겐 1980~90년대와 1990~2000년대 확고한 페르소나로 누구나 알 만한 두 남녀 배우가 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그들이다. 그들은 알모도바르와 작업하여 '연기'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후, 헐리우드에 진출하여 '흥행'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는 스페인으로 돌아와 2010년대에는 셋이서 함께 작업한 작.. 더보기
재미와 메시지를 만족시키는, 세련된 오락영화 <벌룬> [신작 영화 리뷰] 1976~88년까지 38,000여 명의 동독시민이 서독으로 탈출하려다 실패했고 그중 46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1979년 독일민주공화국(동독) 청소년 헌신의 날 포즈넥 시, 평범해 보이는 피터네 가족은 하늘로 날아간 풍선이 서쪽으로 향하는 걸 보고는 퀸터를 만난다. 벌룬(열기구)도 준비되어 있으니 타기만 하면 독일연방공화국(서독)으로 탈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퀸터는 모든 걸 다 계산해봤는데 너무 위험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결국 퀸터네는 남고 피터네는 탈출을 계획한다. 어렵지 않게 벌룬을 타고 하늘로 오른 피터네, 문제 없이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국경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추락하고 만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빠르게 대처해 뒷수습 후 집으로 돌아올 수 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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