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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

심각한 문제의식을 인상적인 외형으로 보여주다 <위!> [신작 영화] 벨랑겐동크 스캔들이라 불리는 논란의 재판이 열리는 재판장, 청년 한 명이 증인으로 나와 선서를 하고 있다. 이내 '시몬'이라는 이름의 파트가 시작된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국경의 작은 동네, 남자 4과 여자 4으로 구성된 십대들이 함께 아무도 찾지 않는 아지트를 꾸리곤 돈 벌 구상을 한다. 그들의 구상은 다름 아닌 포르노 사이트, 가면을 쓰고 직접 포르노를 찍는다. 두 번째 파트는 '루스', 시몬처럼 역시 8명의 십대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지루하기 짝이 없고 정형화되어 있는 세상과 삶에 반기를 들고자 했다. 어김없이 친구들과 야하게 놀다가, 펜케라는 여자친구가 죽고 만다. 때문에 일행에 여자는 루스만 남게 되는데, 그들은 그 자리를 다른 십대 여자들로 채울 뿐이다. '리즐'이라는 이름의 세.. 더보기
영국 팝스타 찰리 XCX가 제작한 여성 밴드 이야기 <우리가 바로, 내스티 체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찰리 XCX, 영국 출신으로 2008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팝스타이다. 그녀는 2014년 영화 의 테마곡 'Boom Clap'으로 유명하거니와, 그쯤 아이코나 팝의 'I Love It'과 이기 아잘레아의 'Fancy'를 피처링하며 거대한 성공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 자신 다양하고 다채로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섭렵하기로 유명한데, 하여 단순히 반짝 스타가 아닌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녀가 매니저 에미와 함께 멘토이자 제작자로 참여해 만든 밴드가 있다. '내스티 체리(Nasty Cherry)'. 데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신인 밴드로, 구성원 4명 모두 여성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이력이 매우 독특한데, 기타리스트 클로이는 '키튼'이라는 뉴욕 밴드 보컬 출신이고,.. 더보기
평범한 노인 존 뎀얀유크 vs 잔혹한 학살자 <공포의 이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해 11월 말경, 독일 검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에 설치한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있었던 '한스 H'를 기소했다. 유대인 학살을 도운 혐의다. 나치 독일 패망 70년이 지났음에도 홀로코스트 조력자를 추적해 처벌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몇 년 전에도 아우슈비츠 경비원 출신 2명에게 유죄를 판결한 바 있다. 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1년 '존 뎀얀유크' 유죄 판결이 나온다. 본래, 나치 전범에게 유죄를 판결하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확실한 조력 또는 행위의 증거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 판결을 계기로 홀로코스트 조력자 처벌 가능 범위가 넓어졌다. 물론 지금에선 살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거니와 살아 있어도 90세를 전후한 .. 더보기
감독으로서 성적을 내고, 마라도나로서 기행을 삼가라! <시날로아의 마라도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디에고 마라도나, 펠레와 더불어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이견이 없는 그 이름. 그는 아르헨티나에서의 10대 데뷔 때부터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표팀과 프로팀에서의 활약과 그에 따른 우승 전력이 태양처럼 빛났던 것이다. 그리고, 80년대 중반 그는 가히 축구의 신으로 우뚝 선다. 84년 최고의 팀 바르셀로나에서 중위권 팀 나폴리로 이적했고, 86년 월드컵에서 우승은 무리인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었다. 결과는, 나폴리에게 유이한 세리아A 우승과 유일한 유럽대항전 우승을 안겨주었고 86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게 두 번째 우승을 안겼다. 축구는 11명이 함께 팀을 이루어 하는 스포츠이지만, 오직 마라도나에겐 그 개념이 통하지 않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 더보기
홍콩 도박느와르의 시작이자 상징 <지존무상> [오래된 리뷰] 1980년대 홍콩영화는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그 인기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끼쳐서 당시 한때 미국영화 보다 더 우월한 포스를 뿜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할리우드영화'처럼 '홍콩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단어이자 콘텐츠였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할 운명이었다. 89년엔 예기치 못한 천안문 사태가 발발했고, 97년엔 홍콩 반환이 예기되어 있었다. 90년대 초에 기울기 시작해 90년대 말이 되기 전에 쇠퇴하고 만다. 그 짧은 시기, 성룡으로 대표되는 무술, 주윤발로 대표되는 홍콩 느와르, 주성치로 대표되는 개그, 으로 대표되는 무협판타지 등의 장르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들은 성공에 힘입어 수많은 후속작 또는 아류작를 양산했는데 확대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선 장점으로 작용했을지 모르나 결국 가.. 더보기
꿈과 현실 사이에 여성이 자리잡았을 때 <와일드 로즈> [모모 큐레이터'S PICK]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로즈 린은 미국 내슈빌에서 컨트리 가수로 스타가 되는 게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보다도 못한데, 마약 사건에 타의로 휘말려 감옥에 1여 년간 수감되어 있었고 20대의 어린 나이임에도 아빠 없이 두 아이의 엄마로 있다. 성격은 불 같아서, 예전에 활약했던 클럽에 다시 찾아가서는 전과자를 받아주지 않는다 하여 깽판치고 나오기도 했다. 로즈 또한 아빠 없이 엄마 마리온이 생활 전반을 도와주는데, 엄마 친구를 통해 로즈는 부잣집 청소도우미로 취직할 수 있었다. 가수의 꿈은 언제 어디서든 꿀 수 있는 것, 주인 수잔나가 나가 있는 사이 집을 누비며 노래를 불렀는데 딸과 아들이 와서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수잔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고,.. 더보기
도망치고 싶은 진실과 선의에 가 닿은 거짓, 그 사이에서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알렉스 18세, 사고로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는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완전한 백지 상태. 그가 기억하는 건 오직 하나, 쌍둥이 형제 마커스이다. 마커스는 알렉스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알려주고 가르친다. 특히 잃어버린 어린시절을 재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들은 평범한 부모님의 중산층 가정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돌아가신다. 알렉스는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이상하면서도 충격적인 사진을 발견한다. 알렉스와 마커스의 어린 시절 해변에서 나체로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머리 부분이 잘려나가고 없었다. 알렉스는 낌새를 느끼고 마커스에게 물었고, 마커스는 진실의 끄트머리를 건넨다. "우리가 .. 더보기
괴물이 만든 괴물, 괴물을 물리친 가족, 가족이 된 생면부지 이야기 <괴물> [오래된 리뷰] 영화 으로 1000만 명 신화를 쓴 봉준호 감독,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가려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 큰 이슈가 되진 못했지만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26번째 대기록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13년 전에 대기록을 작성한 적이 있으니, 이 그 작품이다. 자그마치 1300만 명 기록의 이 영화는, 당시 역대 4번째로 1000만 명을 돌파하였고 2019년 현재까지도 역대 8번째로 마크하고 있다. 그야말로 센세이션. 봉준호 감독의 일곱 연출작 중 을 1순위로 뽑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의 출현에 이은 대박으로 순위가 더욱 밀렸을 거라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 중 이만큼 다양한 매력을 갖춘 작품도 없다. 가족의 의미를 묻는 동시에 답하고, 그 자장 안에서 직간접적 사회 풍..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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