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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

'최고의 음악 영화' 이전에 '드라마의 총집합' <샤인> [오래된 리뷰] '음악 영화'는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지만 그 양상은 시대에 따라 꾸준히 변화해왔다. 공통적으로 음악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인간과 인간이 사는 세상을 보여주려 했다. 그들은 항상 고군분투하는데, 80~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토리가 부각되고 스토리 속 인간보다 환경이 부각되는 듯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인간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양상이 달라진다. 인간이 부각되는 듯하지만, 잘 짜여진 스토리와 변하지 않는 환경이 주를 이룬다. 2007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유명세가 자자한 몇 편의 음악 영화들이 나온다. 하나같이 이후 음악 영화의 공식이 된 작품들이다. 가 그 작품들이다. 이듬해에는 가 나와 대성공을 거두며 뮤지컬 음악 영.. 더보기
권리를 되찾고 의무를 다한, 여성서사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리뷰] 고립되고 오래된 저택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의 사건을 다루는 '고딕 미스터리' 장르, 20세기 미국 소설가 셜리 잭슨이 선구자격으로 대표적이다. 그녀의 이름을 딴 셜리 잭슨상이 2007년에 재정되어 2017년 편혜영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는 쾌거를 얻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작이라 할 만한 이 번역출간된 바 있다. 1965년에 사망한 셜리 잭슨의 마지막 소설 작품은 로, 2018년 영화로 개봉하였고 2019년 7월 한국을 찾아왔다. 이 소설 작품 역시 고딕 미스터리의 대가다운 필치와 분위기로 유명한데, 영화에서 어떻게 살렸을지 혹은 죽였을지 궁금하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걸 극대화시켰을지,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걸 극대화시키는 데 몰두했을지, 더할 건 더하고 집중할.. 더보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한 남자의 근원을 찾아 <행복도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대만 미래의 어느 날, 중년의 장둥링은 어딘가로 향한다. 사람들이 둘러싼 가운데 두 중년 남녀가 자못 야하게 춤을 추고 있다. 장은 그중 남자에게 다가가 얼굴에 주먹을 지른다. 상대 여자는 다름 아닌 아내 위팡이다. 장은 쫓겨나 환락가로 향한다. 그곳에서 몰래 권충을 구입한다. 이제 복수의 시간이다. 현재 아내와 붙어 먹은 놈, 과거 아내와 붙어 먹은 놈을 제거하고자 한다. 아내는? 한편, 장은 딸아이도 만난다. 그녀는 버젓이 좋은 회사를 다니고, 결혼할 남자친구도 있으며, 가망없는 이 나라를 떠나려 한다. 특별할 것 없는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는 그들, 영영 헤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장은 환락가에서 젊은 유럽 여성도 만난다. 그녀가 그의 젊었을 적 아내 아닌 사랑했던 .. 더보기
현시대적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그린 신화적 로맨스 <조> [모모 큐레이터'S PICK] 그리스 신화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의 이야기가 전한다. 그는 키프로스의 여인들을 경멸했다고 하는데, 매춘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는 게 그 이유였다. 현실 여성을 멀리한 채 조각에만 몰두한 피그말리온, 너무나도 아름답고 이상적인 여인 조각상을 만들고는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는 그것에게 정성을 쏟으며 사람 같은 대우를 해주었고 급기야 아프로디테 신에게 간청해 그것은 그녀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피그말리온은 그녀 갈라테이아와 결혼해 자식까지 두면서 잘 먹고 잘 살았다.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수많은 예술 작품으로 리메이크되었고 또 모티브가 되기도 하였다.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고,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좋은 영향을 미처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는.. 더보기
운명의 피해자들이 운명의 피해지 갤버스턴으로... <갤버스턴> [리뷰] 세기말에 프랑스에서 영화배우로 데뷔하여 조연으로 차근차근 입지를 쌓고 주연으로 발돋움 후 미국 할리우드에 진출한 것도 모자라 메이저 영화 주연을 꿰찬 배우. 데뷔한 지 10여 년 후에는 감독으로도 데뷔하여 단편 필모를 쌓은 후 다큐멘터리와 장편까지 섭렵한 감독. 물론 각본도 직접 쓴다. 그런가 하면 가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멜라니 로랑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녀는 올해는 활동 소식이 없지만 작년까지 매해 숨막히는 활동을 해왔다. 그 최신작 중 하나가 우리를 찾아왔다. 유명 미드 시리즈와 영화 각본을 썼던 닉 피졸라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벤 포스터와 엘르 패닝이 함께 한 이다. 멜라니 로랑이 감독으로 참여했다. 잔잔하지도 파괴적이지도 않은 애매함과 잔잔하기도 하고 파괴적이기도 한 풍성함 사.. 더보기
브라질 정치 양상으로 민주주의의 근본 위기 들여다보다 <위기의 민주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일명 '룰라'는 브라질 제35대 대통령으로 2003년 취임하여 재선에 성공 2010년까지 나라를 이끌었다. 하지만 채 10년이 안 된 2018년 체포되어 감옥으로 향한다. 사실 그는 2018년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고 상대가 누구든 여유있게 당선될 만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결과가 나온 지금 2019년에는 물거품처럼 사라진 신기루였다는 걸 잘 알지만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는 룰라가 체포되기 직전의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 장면은 브라질의 가장 최근 현대사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 영화의 핵심을 이룰 것이다. 그를 둘러싸고 룰라를 지키자는 시민들과 룰라를 감옥에 보내자는 시민들의 격렬한 대치가 또 하나의 핵심을 이룬다. .. 더보기
죽었다 다시 살아난 라짜로의 자본주의 세상 여정 <행복한 라짜로> [모모 큐레이터'S PICK] 칸 영화제 철이긴 한가 보다. 매년 2월말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춰 수상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매년 5월달에 열리는 칸 영화제에 맞춰 역시 수상작들이 쏟아져 나온다. 수상작뿐만 아니라 노미네이트된 작품과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들도 매우 많다. 올해도 봉준호 감독의 을 필두로, 등 주로 작년 또는 재작년 수상작 및 진출작들이 대거 개봉했다. 의미있는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건 정도다. 와중에 이탈리아 영화 가 2019년 칸 영화제 버프 시즌의 거의 마지막으로 함께 했다. 2018년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으로, 알리체 로르와커라는 신예 감독의 작품이다. 그녀는 5년 전 두 번째 장편 극 영화 로 2014년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을 수상.. 더보기
세상은 생각보다 '덜' 무섭고 '덜' 폭력적이며 가망없지 않다 <팩트풀니스> [서평] '확증편향'이라는 개념이 있다. 자신의 선입관 또는 선입견을 확증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 및 탐색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이 개념은 인류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을 오류에 빠뜨렸지만, 소셜미디어가 삶을 지배하다시피 하게 된 지금 더욱 증가하였고 집단화 되었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만 소위 '친구'를 맺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는 아예 상종을 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에 과도히 치중하면 '진실'을 놓치기 십상이다. 내 생각과 다른 곳 또는 편에 진실이 있다 해도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진실이 필요없고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서 사람들이 그렇게 되어가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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