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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

'특별'한 마녀이자 '평범'한 소녀의 성장과 좌절 <마녀 배달부 키키> [리뷰] '마녀'가 되기 위해선 13살에 고향 마을을 떠나 1년간 다른 곳에서 정착해 수행해야 한다. 13살 견습마녀 키키는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아직 제대로 타지도 못하는 빗자루를 타고 길을 나선다. 바다를 낀 거대한 마을에 도착한 키키와 지지, 하지만 환영받지 못한다. 풀이 죽어 길을 돌아다니다가 빵집의 오소노 아줌마를 도와주게 되고, 이내 오소노의 도움으로 머물 곳을 마련한다. 빵집에서 머물며 빵집 일도 도와주고 날아다니는 능력을 이용해 배달부 일도 한다. 성심성의껏 고객들을 응대하며 마녀로서의 수행도 하고 마을에도 적응해 나간다. 하지만, 키키에게는 이 거대한 마을에 도착했을 때부터 계속되어온 못마땅함이 자리잡고 있다. 시골 고향 마을에서 출발하면서 돈 몇 푼에 무채색 칙칙한 옷 한 벌 정도만.. 더보기
이렇게 웃기고 현대적인 좀비영화라니... <좀비랜드> [오래된 리뷰] 좀비영화는 끝없이 나온다. 공포물로서, 액션물로서, 드라마로서, 코미디로서, 심지어 로맨스로서, 좀비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장르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016년 을 시작으로(물론 그전에도 소소하게 좀비영화를 만든 한국 영화계이다) 작년 과 올해 이 나왔는 바, 좀비영화의 원조 미국에는 훨씬 더 많고 다양한 좀비영화들이 선보여왔다. 주지했던 것처럼 장르도 참으로 다양한데 공포 스릴러 액션물 , 코미디물 , 액션물 , 드라마 , 로맨스 등이 대표적이다. 무조건 좀비가 나와 좀비를 죽이든 좀비한테 죽든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공포와 액션이 결합되어 있긴 하다. 와중에 코미디를 기반으로 한, 뭐라 단정짓기 힘든 좀비영화가 하나 있다. 와 코미디 좀비영화 쌍벽으로 칭.. 더보기
원작과 같은 듯 또 다른, 충분하고 충분한 영화 <알라딘> [리뷰] 지난 2014년 로 '디즈니 실사영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1년에 한 편 이상씩 선보였는데, 까지 이어졌다. 과 의 기록적 흥행으로 힘을 받아 2018년, 2019년 2편 이상을 선보일 계획을 세웠지만 2018년에는 망했고 2019년 첫 주자 도 맥을 못추렸다. 하지만 '필살기'가 있었으니 2019년 7월 개봉 으로, 의 존 파브로 감독이 또 한 번의 역대급 대박을 준비하고 있다. 그 바로 전 6월에는 이 개봉했는데, 의 개봉 전 이벤트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감독은 가이 리치로, 20여 년 전 로 데뷔와 동시에 할리우드 최고 기대주가 되면서 10살 연상 마돈나와 결혼까지 했지만 곧바로 추락한 이력이 있다. 2010년대에 들어 시리즈로 재.. 더보기
문학적 철학적 신화적 질문들을 던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나의 마더>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인류가 완전히 멸망한 다음 날, 인류 재건 시설에서 인간 여자아이 한 명이 태어난다. 시설에는 63,000개의 인간 배아가 있는데, 로봇 하나가 모든 걸 관리한다. 태어난 인간 아이의 양육도 그의 몫, 로봇은 '엄마'가 되고 인간 여자아이는 '딸'이 된다. 시간이 지나 인류가 완전히 멸망하고 13867일이 지났다. 그런데 딸은 10대 중반에 불과한 듯하다. 수십 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엄마와 딸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무엇보다 딸은 엄마의 다방면에 걸친 완벽한 교육으로 모르는 게 없고 못하는 게 없다. 나아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윤리적인 문제까지 낱낱이 짚고 넘어간다. 이보다 완벽한 인간이 있을 수 없을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딸은 바.. 더보기
리메이크하면서까지 전하고픈... 수평적 세상에의 바람 <업사이드> [모모 큐레이터'S PICK] 가석방 상태로 일자리를 찾는 무일푼 가장 델(케빈 하트 분), 여기저기 형식적으로 면접으로 보다가 어느 대저택에 이른다. 그곳에서는 억만장자 필립(브라이언 크래스톤 분)을 24시간 보살펴줄 보조사 면접이 진행 중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들어가 필립과 함께 면접을 진행 중인 이본(니콜 키드먼 분)에게 면접 봤다는 사인만 부탁하고 나오려 한다. 필립은 자신을 수직적 아닌 수평적으로 대하는 그 모습에 끌려 그 자리에서 델에게 일자리를 제안한다. 아내와 아들에게 면목없는 남편이자 아빠이기도 한 델은 현실을 직시하고 다음 날부터 필립의 24시간 생활 보조사가 되어 일을 시작한다. 아내와 무리하게 패러글라이딩을 타다 사고를 당해 아내를 잃고 자신은 목 아래 전신 마비가 된 필립,.. 더보기
한국 고유의 서정시 시조를 한영대역으로 선보이다 <시조, 서정시로 새기다> [편집자가 독자에게] 지금은 문학 편집자로 밥 벌어 먹으며 일하고 있지만, 학창 시절엔 국어 시간이 가장 싫었다. 국어 실력이 형편 없기도 했었는데, 국어를 못해서 국어 시간이 싫었던 건지 국어 시간이 싫어서 국어를 못했던 건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전자이지 않을까 싶다. 왜 국어를 못했을까. 고3 중요한 때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소설 책을 보다가 걸려 선생님께 압수당하기까지 할 정도로 글을 읽는 건 좋아했는데 말이다. 글을 읽으며 감상하고 나름의 정답 없는 해석을 생각하며 즐기는 대신, 글을 읽고 정해진 해석에 맞춰 정답을 찾는 게 맞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하고 끼워맞추기 식으로 생각해본다. 문학 작품을 접하고는 '아, 좋다!'가 아닌 '저자의 의도가 뭘까? 이 작품에 숨겨진 주제와 소재는?'을 생각하.. 더보기
'질투' '완벽'의 섹슈얼심리 공포스릴러 <퍼펙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유서깊은 배코프 음악 아카데미 출신의 촉망받던 천재 첼리스트였던 샬럿, 쓰러진 엄마의 병 수발로 10년 동안 떠나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배코프로 돌아가고자 한다. 배코프를 운영하는 앤턴과 팔로마 부부에게 소식을 전하고, 배코프 4년 기숙 장학생을 뽑기 위한 대회 최종전이 열리는 상하이로 향한다. 앤턴은 본인이 키운 현역 최고의 신인 첼리스트 엘리자베스 웰스와 함께 샬럿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한다. 샬럿과 웰스는 섹슈얼한 관계로 돌입하고, 웰스의 2주간 휴가에 함께 한다. 숙취 때문에 유난히 고생하는 웰스, 그래도 흔치 않은 장기간 휴가이기에 억지로라도 나가야 한다. 허름한 버스를 타고 상하이에서 통리로 향하는 그들, 웰스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빠질 뿐이.. 더보기
세계를 이루는 또 다른 무엇들... 현실이 된 동심 <이웃집 토토로> [리뷰] 아내가 아직 여자친구였을 때, 그러니까 20대 중반쯤 아내가 몇 번인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스무 살 때까진 동물과 얘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이다. 훨씬 어렸을 때는 남들 눈엔 안 보이는 걸 볼 수도 있었다고 한다. 난 어렸을 때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이 뜻하는 바를 느끼게 된다. 때론 귀여운 느낌으로, 때론 뼈저리게. 동심을 느낄 때면 행복에 졌지만 절대 돌아갈 수 없는 그때를 생각하면 슬프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비단 나나 아내뿐만은 아닐 테다. 만화의 천국 일본에서도 굴지의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해 전 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사실적 판타지를 선사한 미야자키 하야오도 그래했나 보다. 50세에 가까운 나이, 1988년에 같은 작품을 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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