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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

천재성은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모차르트의 진짜 모습을 찾아보자 <모차르트> [서평] 자그마치 20여 년 전 중학교 2학년 음악 시간, 선생님께서 영화 를 보여주셨다. 참고용으로 부분만 발췌한 게 아닌 영화 전체를 보여주신 것. 제대로 된 '영화'를 처음 본 게 아닌가 싶은 기억이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지금까지도 최고의 영화로 남아 있다. 이 영화는 장장 180분의 러닝타임으로 1984년 아카데미에서 8개 부문에서 수상한 걸작으로, 지난해 4월에 작고한 밀로스 포만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그는 등의 걸작을 남긴 명감독이기도 하다. 영화는 살리에르가 모차르트를 독살했다는 설을 기반으로 쓰인 피터 셰퍼의 동명의 희곡을 바탕으로 하는데, 모차르트보다 살리에르가 주인공 격이었다. 워낙 강렬한 영화 덕분인지 때문인지 모차르트의 음악 아닌 삶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천재'라는 .. 더보기
아는 여자와의 평범한 사랑, 결이 다른 코미디 영화 <아는 여자> [오래된 리뷰] 장진 감독, 자타공인 2000년대 한국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영화들을 각본, 감독, 제작하였다. 데뷔작은 아니지만, 으로 영화판에 이름을 날렸고, 로 흥행감독 반열에 올랐다. 이후 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진식' 코미디 영화로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사실 연출보다 각본에서 더 두드러진 행보를 보였으니, 각본에만 참여한 등이 그 좋은 예이다. 그건 오히려 그런 영화들이 장진만의 연극 작가주의적 연출을 하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영화계에 진출하기 전 연극판에서 거물급 영향력을 끼친 어린 천재였는데, 영화계로 진출하면서 연극적 요소를 가감없이 거의 그대로 가져왔었던 것이다. 2010년대 와서도 오래된 자기 복제의 철 지난 영화들을 연달아 내놓아 탄.. 더보기
세상에 홀로 남게 된 열여섯 살 소녀의 성장물 <히치하이크> [모모 큐레이터'S PICK] 열여섯 정애(노정의 분)와 효정(김고은 분)은 무작정 길을 떠난다. 정애는 집 나간 엄마를, 효정은 이름만 알고 있는 친아빠를 찾으려 한다. 먼저 효정의 친아빠를 찾으러 서울에서 강화로 간 그들, 하지만 이름과 주소만으로는 찾기가 요원하다.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았지만 헛탕을 치고 밤 늦게 히치하이크에 성공해 서울로 향한다. 뭔가 이상하다, 인신매매인가? 무작정 도망치고 결국엔 경찰에 의해 무사히 구출된다. 그런데 담당 경찰 이름이 현웅(박희순 분)이다. 효정이 찾는 이름만 알고 있는 친아빠와 똑같은 이름, 사는 곳도 비슷하니 정애는 확신한다. 반면 효정은 반신반의, 대면대면. 사실 효정은 얼마 후 새아빠가 생길 예정이다. 반면, 정애는 아빠가 많이 아프다. 더군다나 아빠는 .. 더보기
이보다 사랑스럽고 필요하고 바람직한 리더가 있을까 <패딩턴 2> [오래된 리뷰]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은 영화에도 통한다. 수많은 영화들이 여러 면에서 여러 종류의 성공을 거두곤 여지 없이 속편 작업에 착수해 잊어버릴만 할 때 내놓는다. 하지만 개중에 많은 것들이 '왜 만들었냐'는 말을 듣는다. 그럼에도 속편을 내놓는 건 돈 때문이다. 물론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화로 못 이기는 척 내놓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욕을 먹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전편의 확실한 성공의 후광으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게 불 보듯 뻔하기에 그러는 것이다. 여기, 위대한 속편들이 있다. 위대한 속편이 있으려면 위대한 오리지널도 있어야 하는 바, 오리지널도 괜찮지만 속편이 더 괜찮은 영화들이다. . 챙겨보니 많지 않다. 형만 한 아우가 되기란 그만큼 어렵다. 영국 영화 에 '위대'를 붙이.. 더보기
아트하우스 모모의 간판, '모모 큐레이터' [기획] 예술영화계를 지탱하는 이들 블록버스터 상업영화나 블록버스터급 큰 영화를 보기에 지친 분들을 위한 탈출구, 예술영화, 다양성영화, 독립영화 등으로 불리우는 작은 비상업영화만 취급하는 영화관이 있죠. '예술영화관'이라고 불리는 이곳,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꽤 많이 있습니다. 아트하우스 모모, 시네큐브, 아트나인, 필름포럼, KT&G 상상마당 시네마, KU시네마테크, 더숲 아트시네마, 이봄시어터, 에무시네마 등이 서울에 있고 경기도에는 명필름아트센터, 부산에는 영화의전당, 전주에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등. 국내 최초의 예술영화상영관은 1994년 서울 대학로에서 문을 연 동숭시네마텍이라고 해요. 90년대 예술영화 붐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죠. 하지만 1993~2000년에 대형 멀티플렉스가 차례로 문을 열.. 더보기
승리나 영광 없는 2018 F1 그랑프리를 들여다보다 <F1, 본능의 질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리뷰] 90년대 국내에 방영된 수많은 일본 만화 중 '영광의 레이서'도 있었다. 이후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라는 원래 제목으로 방영을 계속하였다. 당시 '아일톤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의 역대 최고 라이벌전이 한창이었던 포뮬러 1 그랑프리의 인기가 반영된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다. 이후 2000년대를 화려하게 평정할 '미하엘 슈마허'가 등장한 때도 이 즈음이다. F1,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를 향한 동경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또 그때부터 집 안방 TV에서 F1 그랑프리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얼핏 장난감 같아 보이기도 하는 그 모습이 시속 500km에 육박한다느니 다른 차원의 세계에 진입한다느니 하는 만화의 황당무계한 내용과 결합하여, 오히려 상상의 나래를 .. 더보기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사회파 영화 교과서 <7월 22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폴 그린그래스 감독, 영화를 참 잘 만든다. 리얼리티를 기본 장착하고 사회성 짙은 소재를 가져와 현장감 있게 연출하는 데에는 도가 텄다. 비록 2편부터 참여했지만 할리우드 액션촬영편집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가 대표작이다. 정녕 한결 같은 스타일을 2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관객을 찾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다분히 상업적이지만 마냥 상업적으로만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게 그의 영화들이다. 그의 최신작 은 오히려 처음으로 돌아간 듯한 정도이다.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를 비롯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테러 사건, 동일 인물이 정부 청사에는 폭탄 테러를 노동당정치캠프가 한창이던 우퇴위와섬에는 총기난사 테러를 일으킨 희대의 충격 사건이었다. 감독은 이 사건의.. 더보기
대문호 체홉이 들여다본 '아내'의 사랑과 욕망 <체홉, 여자를 읽다.> [공연 리뷰]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안톤 체홉'(본래 '체호프'라 읽어야 하지만, 이 리뷰에서는 '체홉'이라 읽겠다), 소설과 희곡 가릴 것 없이 900편을 남겼다. 그의 영향력은 러시아를 넘어 서는데, 그를 일컬어 '현대 단편소설의 완성자' '현대 희곡의 선구자'라고 하는 이유다. 체홉은 삶의 단면을 칼로 잘라 보여주는 듯한 인상의 작품을 많이 남겼다. 개중엔 진지한 것도 많았지만 유머러스한 것들도 제법 있었다. 주지한 것처럼 900편에 이르는 글이 모두 발표된 건 아니었을 테다.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는 것처럼 미발표 글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했을 테다. 그의 사후 10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들은 수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단편소설의 거장이지만, 희곡에서는 셰익스피어와 쌍벽을 아니 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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