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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

하나의 공간, 하나의 세계, 하나의 우주를 둘러보는 것 <인 디 아일> [리뷰] 난 '마트'와 인연이 깊다. 아빠와 엄마가 조그마한 슈퍼를 운영해 10대를 온전히 보냈고, 20대 중반에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 현지 대형 마트에서 야간 청소를 해봤고 이후 한인 마트에서 반 년 이상 일했으며, 20대 후반에는 편의점에서 주말 야간 알바로 일 년을 일했다. 누구보다 마트를 잘 안다고 할 순 없겠지만, 마트의 앞뒤상하좌우를 왠만큼 안다고 할 순 있을 것 같다. 매장과 창고를 오갔고 돈이 오고 가는 것도 관리했으고 마트의 시작과 끝을 지켰으며 닫고 열 때까지의 시간도 알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니 수많은 사건들이 생기고 수많은 사연이 있는 그곳 마트, 생각 외로 고객들 간의 또는 직원과 고객 간의 일보다 직원들 간의 일과 사연이 많다. 그곳, 그들, 그일을 들여다보는 건 .. 더보기
환상적인 오락 세계, '나쁜'놈과 '틀린'놈 <주먹왕 랄프> [오래된 리뷰] 지금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하 "디즈니 애니")의 만듦새와 평가, 인기와 흥행이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지만 10년 전만 해도 전혀 그렇지 못했다. 과거 2~3번의 침체기를 겪었던 디즈니 애니는 10년 전 부터 다시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시기, 2006년에 월트 디즈니와 한 가족이 된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은 승승장구 으로 이어지는 흥행과 비평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2012년 디즈니 애니는 굉장히 '픽사'스러운 를 내보이면 같은 해에 픽사가 내보인 굉장히 '디즈니'스러운 와 비교당한다. 결과는 흥행에선 의 소소한 승, 비평에선 의 앞승. 이후 디즈니 애니는 로 이어지는 최전성기를 보낸다. 물론 픽사는 이전과 비교해 부침이 있었지만 와 같은 명작을 내놓았다. 착한놈.. 더보기
100년이 지났음에도 우리를 괴롭히는 1차 대전의 유산 <왜 제1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가> [서평] 지난해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이었다. 정확히는 11월 11일, 우리에게는 그저 빼빼로데이로 인식되는 그날에 독일 제국의 항복으로 4년간의 혈전이 막을 내린 것이다. 우리에겐 광복의 결정적으로 작용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이 더 익숙하지만,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하 "1차 대전") 종전은 이듬해 2.1무오독립선언, 2.8독립선언, 3.1독립선언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다. 1차 대전 종전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미국 의회에서 발표한 '14개조 평화 원칙', 그중 하나가 각 민족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귀속, 정치 조직, 운명을 결정하고 타민족이나 타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을 것을 천명한 민족자결주의다. 이는 1차 대전 사후 처리를 위한 국제 회의인 파.. 더보기
"절대, 절대 눈가리개를 벗지마, 알아들었니?" <버드 박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절대, 절대 눈가리개를 벗지마, 알아들었니?" 멀레리(산드라 블록 분)는 두 어린 딸과 아들에게 주지시킨 후 먼 여행을 떠난다. 눈가리개를 하곤 바깥으로 나와 숨겨놓은 보트를 꺼내 강을 항해한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눈을 떠도 자살하지 않는 안전하다는 곳이다. 5년 전, 전 세계에 재앙이 닥친다. 미지의 '악령'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알 수 없는 재앙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창문을 모두 가린 채 집안에만 있는 것 또는 눈가리개로 눈을 가린 채 집밖을 나오는 것.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종말로 치닫는 세계, 5년이 지났음에도 변함없이 그대로인 세계. 눈을 가리면 '안전'한 세계인데 눈을 뜨고도 '안전'하다는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인가,.. 더보기
어느 중년 부부의 난임 해결 고군분투 이야기, 그리고 사사로운 삶 <프라이빗 라이프>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사는 40대 예술가 부부, 극연출가 리차드(폴 지아마티 분)와 극작가 레이첼(캐서린 한 분)은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아이를 가져보려 애쓴다. 체외수정까지 온갖 방법을 다 써보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입양도 쉽지 않다. 관심 끌어보려는 어린 친구의 사기 행각에 몸과 마음만 다쳤을 뿐이다. 의사는 최후의 방법이자 최고의 가능성이 점처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난자를 기증받는 것. 레이첼은 극구 반대하고 리차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득한다. 결국 난자를 기증받기로 한 부부, 하지만 생판 모르는 여자의 난자를 기증받아 임신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건 차마 못할 짓 같다. 차라리 아는 사람이나 친척의 난자라면 모를까. 그때 마침 리차드의 형 찰리의 의붓딸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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