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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

2018년 문학계를 돌아보다 한국 문학계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날이 하향세인 모양새입니다. 지난 2015년, 당시 한국 문학계의 대들보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이 크나큰 파장을 몰고 왔었죠. 문단 권력이 실체를 드러냈고, 여파로 주요 출판사들은 문예지 편집위원을 교체하고 새로운 문예지를 창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문학 지형도가 크게 바뀌었죠. 2016년에는 이른바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이 이어졌습니다. 보다 크고 근본적인 일이 터질 전주곡 같은 느낌이었죠. 1년여 후 에 실린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라는 시를 통해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집니다. 당시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미투 캠페인이 전 세계를 강타하기 시작했죠. 이듬해인 올해 초,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로 미투 캠페인이 한국에서 커다란 사회.. 더보기
절체절명의 순간,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 <포스 마쥬어> [오래된 리뷰] 살아가면서 자주 입에 담는 말이 있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의 힘에 의해선 도무지 어찌 해볼 수 없는 불가항력을 말한다. 서양에서는 'Force Majeure'라고도 하고 'Act of God'이라고도 한다. 신의 영역에 있는 걸 당연히 사람이 할 순 없을 테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는 참으로 무책임한 변명이지만 무책임이 전제가 되는 말이다. 영화 로 제7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에도 개봉되는 등 큰 화제를 낳은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2014년도 작품 은 제목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듯이 불가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불가항력에 대한 궤변 또는 변명을 진지하게 들을 수 있다. 더불어 영화에서 불가항력의 주인공이 한 가정의 가장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성인.. 더보기
'쇼'로 양산된 싸움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피해자... <안개 속 소녀> [리뷰] 형사 보겔(토니 세르빌로 분)은 사고를 일으킨 채 하얀 셔츠에 피를 묻히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경찰은 정신 감정을 위해 정신과 의사 플로렌스(장 르노 분)을 부른다. 보겔은 플로렌스에게 이곳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의 전말을 들려준다. 외딴 산골 마을, 성탄절을 이틀 앞둔 새벽 한 소녀가 사라진다. 박수만 몇 번 쳐도 주민들이 나와서 쳐다볼 정도로 조용하고 또 서로가 서로를 속속들이 알 정도로 밀접한 동네이기에 그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도시에서 수사를 하러온 형사 보겔은 이 사건이 그냥 묻혀버릴 게 뻔하다는 걸 알아채고는 소녀의 부모와 동네 경찰을 설득해 '쇼'를 시작한다. 그는 언론이 벌 떼 같이 몰려오게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법을 잘 아는데, 얼마전 테러 사건에서 잘못 이용하는 .. 더보기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역사의 주요 길목길목들 <역사는 식탁에서 이루어진다> [서평] 얼마전 회사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었다. 시작과 끝은 어김없이 식탁이다. 우리 회사 대표님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점심 시간엔 밥을 함께 하며, 저녁 시간엔 술을 함께 하며 그렇게 결정된다. 회사가 오래 살아남아 역사라고 칭할 만한 게 만들어진다면, 주요 길목길목마다 역사가 식탁에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식탁에서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이자 고로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의식주 중 없으면 절대적으로 안 되는 게 바로 '식'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얼 왜 어떻게 하든 인간은 먹어야 한다.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인간의 역사 속에 먹는 거야말로 가장 깊게 아로새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훑어본다. 아내와의 결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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