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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

신혼여행에서 헤어지는 커플 이야기, 그 고전적 매력 <체실 비치에서> [리뷰] 줄리언 반스와 더불어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현존 작가 이언 매큐언, 데뷔한 지 40년이 넘은 지금도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초창기의 그는 특이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특이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전하길 즐겼다. 독보적인 방식으로 명성을 쌓은 그는 스타일을 바꾼다. 가장 평범하고 무난한 이야기를 가지고 오기 시작한 것. 그 절정에 이른 작품이 소설 제목으로는 로, 영화 제목으로는 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가히 그 묘사와 문체와 구조와 반전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시기적으로 절대 오래된 작품이 아니지만, 이미 영국의 고전 중 하나로 칭송받고 있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들은 1990년부터 10편이나 영화화되었다. 이번에 한국에도 소개되어 천천히 은은하게 사랑받고 있는.. 더보기
볼 때마다 아내가 "고마워!"를 연발한 책 <썅년의 미학> [서평] 아내가 고맙다고 말할 때가 있다. '결혼해줘서' 고맙고, 돈 벌어 오느라고 '고생해줘서' 고맙고, 집안일을 '도와줘서' 고맙고... 그럴 때마다 어깨가 으쓱하지만 한편으로 쓰윽 내려가는 무언가가 있다. 사실 난 잘 난 게 없는데, 인간 대 인간으로 나보단 아내가 훨씬 능력이 뛰어난대... 하는 자격지심 비슷한 것들. 아내가 요즘 가장 고마워할 때가 있다. 그런 내 생각을 전할 때,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난 '한국의 전형적인 남자'처럼 자존심 쎄고 능력 있어 보이려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굉장히 소심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인데, 가끔 그런 모습이 요즘의 남자와 여자 또는 여자와 남자 사이의 조류와 맞게 보이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런 나조차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 깊숙이 받.. 더보기
위기의 암담한 일본, 일본 남자의 삶과 죽음 <하나-비> [오래된 리뷰] 기타노 다케시의 일본이 낳은 전천후 예능인 기타노 다케시, 그는 1970년대 초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진출해 그야말로 평정하다시피 하고는 1980년대 후반 큰 사건을 치르고 난 후 돌연 영화계로 진출한다. 그 전에도 간간이 영화에 얼굴을 비췄지만, 이번에는 감독과 주연을 맡은 것이다. 물론이라고 해도 될 만큼 처음엔 반응이 별로였지만, 계속해서 감독과 주연을 맡은 좋은 작품들을 내놓아 빛을 보았다. 그는 1990년대만 7개의 작품을 내놓는다.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은 작품들 말이다. 주연만 맡은 작품은 물론 더 있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들은 2000년대 이후일 것이다. 주연을 맡은 이라던지, 여지없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라던지. 아마도 일본 영화가 1998년 말에야.. 더보기
네트워크 혁명의 뿌리와 과정과 역사가, 여자와 콤플렉스와 돈? <소셜 네트워크> [오래된 리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그가 손을 댄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 한 번의 미스도 없었다. CF 감독으로 출발해 광고계를 평정하고 할리우드의 눈에 들어 1992년 으로 데뷔한다. 3년 만에 들고온 으로 평단과 흥행 대박, 이후 그가 들고온 작품들에게서 실망과 실패의 기운을 느낄 수 없다. 천재 감독 데이비드 핀처 이야기다. 감각적인 스릴러로 이름을 드날린 후 드라마로 선회해 2008년 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세련된 영상미와 감각적인 편집은 어디 가지 않고 상향되었다. 2년 뒤 나온 또 다른 드라마 는 데이비드 핀처의 연출 능력이 최상위로 극대화된 작품이다. 2010년 당시 페이스북는 유례없는 상종가에 있었다.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 더보기
어른을 위한 소년만화, 그 완벽한 모범 <강철의 연금술사> [지나간 책 다시읽기] 어릴 때 족히 수천 권을 봤을 일본 만화들,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니 남는 건 별로 없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된 만화도 그 피해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도 만화 편력도 그와 함께 변해가는 중일 테고. 그럼에도 여전히 나의 서재를 차지하고 있는 만화책들이 있다. 어김없이 매해 다시 본다. 웹툰책을 제외하고 순수 만화책은 손에 꼽는다. 데즈카 오사무의 , 우라사와 나오키의 , 그리고 아라카와 히로무의 가 그것이다. 정도 들여놔야 하는데, 솔직히 이제는 예전만큼 재미있지가 않다. 를 위시해 일명 '소년 만화'들이 이젠 시시하달까? 일본 만화계의 수장 '소년 점프'는 1980년대부터 익히 말 한만 만화들을 쏟아냈는데, 1990년대에 이르러.. 더보기
흥미로운 설정에 인간 심리를 건드리는 변주... 그 끝은? <양의 나무> [리뷰] 내세울 건 사람들도 좋고 생선도 맛있는 것뿐인 평화롭고 작은 어촌 마을 우오부카, 6명의 낯선 이들이 신규로 전입온다. 시청 직원 츠키스에(니시키도 료 분)는 상사의 지시로 거주지도, 근무지도 정해져 있는 그들의 정착을 돕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의 정체를 의심을 품게 된 그는 상사에게서 여러모로 충격적인 사실을 듣는다. 지자체가 고용과 주거를 보장하면 신원보증인 없이 수감자들을 가석방시킬 수 있게 정책이 바뀌면서, 인구 과소의 어촌 마을 우오부카가 이를 받아들였고 그들은 최소 10년간 우오부카 소속의 시민이 되어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모두 갖가지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살인범이었다는 사실... 어느 날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 새로 전입 온 6명이 살인범이었다는 걸 .. 더보기
혼란 평정과 평화 구축의 모양새, 근본이 백성이길 <묵공> [오래된 리뷰] 중국 전국시대 한복판 BC 370년, 전국 칠웅 중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조는 천하제패의 한 걸음으로 역시 전국 칠웅 중 하나인 연을 치기 위해 십만 대군을 파견한다. 조에서 연으로 가는 길목에 있던 소국 양은 항전이냐 항복이냐의 위기에 빠진다. 이에 침략에 반대해 수성(守城)으로 명성이 자자한 묵가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조의 선봉대가 코앞까지 진군했건만 아직 오지 않은 묵가로 인해 양은 혼란에 빠진다. 왕세자는 결사항전을 외치고, 대신들은 절대항복을 외치며, 장군들은 왕의 지시만 기다릴 뿐이다. 왕은 십만대군 앞에 모든 이를 합쳐도 고작 사천뿐인 성의 분수를 알고 일찌감치 항복하기로 한다. 그때 모습을 드러내는 묵가의 혁리, 그는 활 한 발로 조의 선봉대를 물리친다. 그러곤 왕.. 더보기
열정의 '적절한 균형'에 대하여 "자네, 해봤나?" 현대그룹을 만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명한 말이다. 기업의 제1의 가치를 '도전'으로 치는 그의 정신이 집약되어 있는 한 마디라 하겠다. 그 한 마디가 지금의 현대를 만들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 그의 또 다른 명언들을 보탠다. 현대만이 아니라 가히 지금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만든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만이 해낸다." 누구라도 들으면 힘이 나며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리고 기필코 해내고야 말 것 같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말이다. 그런데, 이 명언은 너무 간 것 같다. 도전과 열정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보고 한 말인 것 같다. 너무나도 좋은 의미의 '도전'과 '열정'을 무식하리만치 한 데 모아놨다. "길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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