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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에일리언> 모든 비극의 시작점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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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에일리언>


<에일리언> ⓒ21세기폭스



35년 된 영화가 있다. 어릴 때부터 TV에서 수없이 봐왔던 이 영화는 언젠가부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볼 때마다 느꼈던 건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여러 특성 중 지니고 있는 대표성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분이었던 바, 제대로 된 감상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 새삼스레 다시 감상한다 한들 그때의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크게 SF 장르로 분류되고 있지만, 자세히 감상해보면 SF를 비롯해 공포, 액션, 스릴러, 어드벤처,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제목은 누구나 익히 들었을 법하다. 에일리언 시리즈의 시초, <에일리언 1>이다. 북미에서는 1979년에 개봉했고, 우리나라에는 1987년에 비로소 개봉한다. 8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생명력이 있는 영화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생명력은 지금까지 이어지거니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우주선 노스트로모호는 광석을 싣고 지구로 귀환 중이다. 그런데 어떤 문제 때문에 궤도를 상당히 벗어나게 되었고, 그 와중에 외딴 행성에서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내온다. 분석 결과, 구조 신호라는 결론을 도출하였고 규정에 의해 행성에 착륙하여 3명의 선원이 탐험에 나선다.


<에일리언>의 한 장면. ⓒ21세기폭스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의 탐험은 필히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 것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눈앞에 펼쳐지는 미지 세계와의 조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과도한 호기심과 열정은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위기에 빠뜨리게 하고 만다. 결국 나머지 두 명이 한 명을 부축해서 돌아온다. 그 한 명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 생명체에게 얼굴을 뒤덮인 채였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드러나는 사람마다 다른 위기 대처 행동을 살펴 본다. 크게 3가지의 입장을 보인다. 부상 당한 1명을 부축해서 온 2명은 의무실로 어서 빨리 보내야 한다는 이유로 문의 개방을 요구한다. 이에 3등 선임 장교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은 검역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대답한다. 비록 그로 인해 1명이 죽게 될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모두 죽을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과학 장교 애쉬가 스스로의 판단 하에 문을 열어버린다. 그 역시 1명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고 말한다. 모든 비극의 시작점이다.  


이 딜레마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이론과 주장과 사례를 통해 제기되어 왔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영화에서는 하필 1등 장교와 2등 장교가 동시에 탐험을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손 치더라도, 규정을 어겨 놓고도 큰 소리를 치는 이도 이해할 수 없다. 한 사람을 희생해서 모든 이를 '더' 좋은 쪽으로 인도하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억측이라고 생각되지만,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모든 사람이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건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물론 모두가 죽게 되는 결과를 알고 말하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말이다. 


<에일리언>의 한 장면. ⓒ21세기폭스



영화는 급격히 공포 장르로의 전환을 꾀한다. 부상 당한 1명이 다행히 깨어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외계 생명체(이하 "에일리언")가 배를 뚫고 튀어 나온 것이다. 그는 죽었고, 그 에일리언은 도망간다. 이후 어째서 인지 혼자 남게 되는 선원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에일리언에게 죽고 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연달아 혼자 처리하려다가 죽게 되는 1등 장교.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 간다.  

사실 이 모든 건 과학 장교 애쉬의 음모였다. 그는 사실 로봇이었고, 프로그램 되어진 바에 따라 엄청난 전투 능력을 자랑하는 에일리언을 지구로 가져가 이용하려는 수작이었던 것이다. 이를 간파한 리플리는 그것을 부셔 버리고 탈출을 꾀한다. 하지만 그러는 도중에도 선원들은 계속해서 죽어 나가고 결국은 그녀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 된다. 


모두 함께 대처해도 가능할까 말까 인데 왜 혼자서 대응하려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죽임을 당한 선원을 제외하고 아무도 그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만만히 봤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살인까지 당한 마당에 어떻게 그런 무모하고 어설픈 대응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위기란 실체를 완전히 파악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는 법이다. 위험의 징후를 알아차리고 그에 맞는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위기나 위험에 대한 시스템은 갖춰져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음에 있지 않을까 싶다.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른 판단과 기본에 입각한 대처를 실행하기만 해도 어느 정도는 타파할 수 있는 것이다. 


<에일리언>의 한 장면. ⓒ21세기폭스



영화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며 많은 궁금증들을 증폭 시켜 놓은 채 끝난다. 에일리언의 정체와 에일리언이 사는 행성은 무엇인지, 이 에일리언을 이용하려는 조직의 실체는 무엇인지, 과연 리플리는 무사히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무엇보다 이 강렬한 충격이 시리즈 내내 계속될 수 있을 것인지. 


한편 리플리 역의 시고니 위버를 위시해 낯익은 얼굴이 보여 반가웠다. 제일 먼저 죽은 2등 장교 케인은 <설국열차>에서의 '길리엄' 존 허트였고, 과학 장교 로봇 애쉬는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에서의 '빌보' 이안 홈이었다. 가히 명불허전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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