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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이롭고 황홀하며 아름다운 산호초가 끔찍하고 급격하게 죽어간다 <산호초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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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 포스터. ⓒ넷플릭스



지구 생태계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은 익히 오래전부터 들어 알고 있다.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고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무자비한 개발을 위한 열대우림의 눈에 보이는 인위적 파괴, 이산화탄소 흡수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열대우림 파괴는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한 걷잡을 수 없는 지구온난화와 겹쳐 빙하가 녹을 것이다. 때문에 빙하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종이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020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국제협약 '파리협정'이 채택되었다.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인 기후합의로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주요 목표이다. 한편, 지난해 2018년 10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가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해서는 답이 나오질 않고,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잠정적 답을 내린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빼먹었거나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이 있다. 열대우림도 빙하도 사라지는 마당에 바다에서는 산호초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지난 5월 유엔 생물다양성 과학기구 총회에서 채택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산호초 33%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여 충격을 주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산호초


산호초가 무엇인지 잘 모를 것이다. 산호가 모여 있는 곳을 통칭하는 말일까? 정확히는 '산호충의 골격, 분비물, 유해인 탄산칼슘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암초'라는데, 그래도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뜻을 풀어보자면, 산호를 이루고 지탱하는 기관, 산호가 내뿜는 물질, 산호가 죽어 생긴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물 속 바위라는 말일 테다. 그렇다면 산호초는 지구 해양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존재일까? 산호초는 바다의 1%도 채 되지 않지만 전체 해양동물의 25%를 지탱할 정도로 중요한 존재라고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산호초를 따라서>는 급격히 사라지는 산호초에 대한 경각심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산호초에 대해 잘 몰랐던 광고쟁이와 산호초 덕후와 사라지는 빙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은 감독 등이 모였다. 그들은 함께 몇 개월 동안 전 세계 산호초를 카메라에 담았다. 경이롭고 황홀하며 아름다운 산호초와 끔찍하고 급격하게 죽어가는 산호초가 겹쳐졌다. 


산호초 중 가장 크고 유명한 곳은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라고 한다. 2000km 이상 펼쳐진 이곳은 생물이 쌓아올린 구조물로 세계 최대이며, 당연히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 이보다 큰 건 없다고 한다. 그런 이곳이 지구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미 지난 2016년 말쯤 6개월 동안의 현장조사로 북쪽 쿡타운 인근 해상 약 700km 지점에서 산호의 67%가 죽었으며 일부 산호초는 완전히 사라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주지했다시피 현재는 전 세계 산호초 33%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산호와 산호초


<산호초를 따라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산호와 산호초에 대해 자세하게 파고들며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산호초가 죽어가고 있는 끔찍한 실상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종의 투 트랙으로, 아름다움과 끔찍함의 정반대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설득하려 한 것일 테다. 아름다운 산호초를 끔찍하게 죽도록 놔둘 생각인가?


산호는 먹이의 일부만 촉수로 잡아먹고 대부분의 먹이를 공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에게서 얻는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햇빛으로 광합성을 해 영양분을 만들어 내는데, 때문에 산호는 햇볕이 풍부하고 깨끗한 곳에서 많이 자란다. 자연스레 산호가 있는 곳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깨끗하여 많은 바다생물들이 모여든다. 바다의 보고이자 바다생물의 보금자리인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산호와 산호초는 아름다운 관광지뿐만 아니라 암 치료제 성분이 들어 있기도 하고 보석의 주성분이 되기도 하며 산호의 각질이 바다 밑에 쌓여 만들어진 석회암은 시멘트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또한 파도나 해일을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도 훌륭히 수행한다. 바다생물에 있어서나 인간에게 있어서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물인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산호가 식물성 플랑크톤을 통해 하는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만들어내는 일일 것이다. 같은 면적의 열대우림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한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우선 수중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일정한 장소에서 촬영해야 하는데, 그 사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없고 기계가 잘 해주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면 보다 좋은 기계로 다른 곳에서 다시 시행해야 한다. 또한, 


산호초가 죽어가는 이유


<산호초를 따라서>에 출연한 어느 학자의 말에 따르면, 화석 연료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대기층으로 올라가는데 이산화탄소는 열을 가두는 특성이 있어서 지구에 더 많은 열이 갇히게 된다고 한다. 대기층에 갇힌 열은 93%가 바다로 가는데, 인류가 대기로 내보내는 이산화탄소 양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산호는 스트레스를 받고 공생조류 배출과 단백질 탈색으로 인해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이후로도 스트레스가 계속되어 백화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산호는 죽고 만다. 


평균 수온은 자연적인 변화로 해마다 오르락 내리락 해왔지만, 이젠 지구온난화로 평균 수온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최초의 광범위한 백화는 40여 년 전인 1980년대 초에 이미 일어났고, 1997~8년엔 최초의 전 지구적 백화가 발생했으며, 겨우 12년 만인 2010년에 다시 두 번째 지구적 백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5년 만인 2015년에 세 번째 백화가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작품 속 또 다른 학자가 말하고 있다. <산호초를 따라서>가 2017년에 선보였고, 이후 전 세계적인 산호초 보호운동이 시작되었지만, 지금 현재 2019년과 2020년 이후 산호초가 어떻게 되어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팩트는, 백화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동시에 발생주기가 급격히 단축된다는 건 산호초가 자연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듬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도로 제한하든 1.5도로 제한하든 상승을 막을 순 없다는 점이다. 즉, 산호초의 백화현상은 계속될 테고 산호초는 계속해서 사라질 것이다. 


<산호초를 따라서>는 다소 추상적으로 말한다, 기후 변화를 제어할 수 있다고. 작품은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산호초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면 미래의 종자은행이 될 산호초를 발견하고 보호하자고. 또한 작중 인물을 통해 의미 있는 캠페인도 선보이려 한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계속 유지하면 지구가 훨씬 더 살기 좋아질 거라는 확고한 생각으로 아이들과 바다 투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린 바다에 보다 훨씬 관심을 보여야 하고 바다에 대해 보다 훨씬 더 많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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